영등포역 러닝머신 타는 미국인 빈센트씨 사연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12.12 13:20:59
  • 호수 1405호
  • 댓글 4개

“아이들이 보고 싶습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한겨울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러닝머신을 타는 외국인이 있다. 그의 얼굴은 사뭇 진지하다 못해 외로워 보인다. 그의 이름은 시치 잔 빈센트(Sichi John Vincent). 함께 미국에서 살던 아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들어와 사라져 버렸다. 그는 두 아이를 찾기 위해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은 2012년 12월13일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가입했다. 이에 앞서 이행을 위한 이틀 전인 12월11일 법률 제11529호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헤이그법)을 제정해 2013년 3월1일 발효했다. 헤이그 국제 아동탈취협약은 한쪽 부모가 일방적으로 불법 탈취한 아동을 신속히 본국으로 반환하고 면접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약으로 세계적으로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면서 만들어졌다. 

계속되는 
제자리걸음

특히 문제는 국제결혼의 파탄 때 발생한다. 이혼 시 한 명의 배우자가 아동을 해외로 탈취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한 명의 부모가 아동의 신원을 확인조차 하지 못하고, 아동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상황에 처한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은 이런 방식으로 불법 탈취된 아동의 신속한 반환과 면접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만 이 협약이 아동의 양육권‧면접교섭권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한국은 이 협약이 적용되는 사안에 대한 아동의 소재를 발견하면 즉시 협약 적용과 관련한 국내 법률의 일반적 정보 제공을 해야 한다. 그 밖에 협약에서 규정한 지원 등 행정적 지원업무는 법무부 법무실 국제법무과에서 담당한다.


한국 헤이그법 4조에는 한국은 법무부 장관을 지정하고, 위 법률 제3조는 각 국가기관이 헤이그 아동탈취사건에 관해 신속한 처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총 65개 나라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가입했다. 따라서 한국은 국제아동탈취 사건에 관해 신속히 처리해 탈취된 아동이 반환되도록 협조해야 할 국제법, 국내법상의 의무를 진다. 특히 주무 부서인 법무부는 각 국가기관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아동이 신속하게 반환되도록 감독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특히 헤이그법 제14조에는 ‘법원은 아동 반환에 관한 사건의 심판 청구일 또는 조정 신청일부터 6주 이내에 결정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청구인 또는 법무부 장관의 신청에 따라 그 지연 이유를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고 기재돼있다.

하지만 한국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을 지키고 있지 않다. 미국 국무성이 지난 6월 발행한 ‘헤이그 아동탈취협약 체약국 협약 이행 연례 보고서’에는 한국이 15개 불이행 국가 중 하나로 등재돼있다. 

토니 블링큰(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6월 위 미국 국무성 연례 보고서에서 “협약국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유로 그들의 약속을 저버리는 국가가 있다. 우리는 기술지원, 훈련 및 정보 공유를 통해 이들 국가가 협약상의 의무를 준수하도록 돕고자 한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증명하듯이 우리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지서 살던 아내 두 아이 데리고 한국행
그 뒤 감감무소식…가족 찾으려 1인 시위

이날 헤이그협약 체약국 중 불이행 국가로 한국을 포함한 11개 국가인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벨리즈 ▲브라질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온두라스 ▲페루 ▲루마니아 ▲트리니다드도바가 등재됐다. 비체약국 국가 중에는 ▲요르단 ▲이집트 ▲인도 ▲아랍에미리트를 문제 국가로 등재했다.


위 연례 보고서에는 ‘지난해에도 한국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을 불이행했다. 한국의 법 집행관은 반복적으로 탈취 건에 대한 집행에 실패했다. 이런 실패의 결과로 헤이그 아동탈취협약에 따른 탈취 아동 반환 요청의 50%가 12개월 이상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고 지적됐다.

특히 한 개의 사건은 법 집행관이 반환 명령의 집행에 실패해 12개월 이상 정체됐다. 남겨진 부모는 반환 명령의 집행을 위한 법 절차에서 몇 달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럼에도 반환이 지연되고 있다. 아동을 탈취한 부모가 자발적으로 협약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는 이상 지난해에 이어 헤이그 아동 반환 사건의 판결은 전혀 집행되지 않았다. 이는 한국이 불이행 국가에 등재된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돼있다.

미 국무부 연례 보고서가 지적한 ‘12개월 이상 정체된 사건’은 바로 52세 미국인 남성 시치 잔 빈센트(Sichi John Vincent)의 사건이다. 그는 2013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로 여행 온 한국인 여성 A씨와 결혼했다. 2017년 1월29일 첫째 아이가 태어났고, 2018년 12월10일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 A씨는 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얻었다.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2019년 11월11일이다. A씨는 빈센트씨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잠시 다녀온다며 미국을 떠났다. 그 후로 A씨는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거절했다. 

당시 곧 둘째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이었다. 빈센트씨는 A씨에게 “2019년 12월10일에는 미국으로 돌아와달라. 그리고 상황이 안 되면 크리스마스 전이라도 돌아와달라”고 이메일로 부탁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다가가고
싶어도…

빈센트씨는 형인 스티브와 함께 한국으로 향했다. A씨를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둘째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을 함께했다. 마침내 A씨는 아이들과 함께 미국으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빈센트씨는 A씨의 약속을 믿고 2019년 12월13일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A씨가 아이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표는 2020년 3월2일자 샌프란시스코행 항공권이었다. 빈센트씨는 아이들과 A씨가 함께 미국 집으로 돌아올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출국 이틀 전, A씨는 일방적으로 비행기 표를 취소했다. 

빈센트씨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법원으로 향했다. 아이들의 양육권을 얻고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A씨는 온라인으로 재판에 참여했다.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A씨에게 “미국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온다면 A씨도 양육권이 있는 것으로 판결을 내리겠다. 하지만 만약 A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오지 않으면, 양육권은 빈센트씨가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A씨는 끝내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거부했다. 2020년 8월4일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빈센트씨에게 아이들의 법적‧물리적 양육권을 단독으로 부여했다.


이렇게 빈센트씨는 두 아이의 법적인 보호자가 됐다. 이제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빈센트씨는 바로 미국 국무부에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을 신청했고, 이 같은 사실은 한국 법무부에도 전달됐다. 동시에 아동 반환에 관한 소송이 한국 법원에서도 진행됐다.

한국 법원은 “A씨는 빈센트씨가 알코올중독자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본인과 아이들이 미국으로 반환될 경우 육체적·정신적 위험이 가해지거나 견디기 힘든 상황에 처할 거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독 양육자
만날 수 없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제출한 자료는 빈센트씨가 알코올중독자라고 주장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헤이그법 제12조 제4항 제4조는 적절한 연령을 따져 아동의 의견을 고려해 반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사건 본인의 나이는 만 4세, 만 2세로 반환 청구를 기각할만한 사유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A씨는 아이들과 본인이 이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서 반환 예외 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헤이그법 제12조 제4항 제1조에 따른 것인데, 심판청구가 불법적인 이동으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판결은 지난 6월2일에 결정났다.

법원의 판결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났다. 빈센트씨는 아직도 아이들을 미국으로 데려가지 못했고 만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강제적 집행을 하지 않았다.


극단적인 상황이다. 빈센트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소송 중에는 오히려 면접교섭을 할 수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10월부터 빈센트씨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일요시사>는 지난 6일, 서울시 지하철 영등포역 2번 출구 앞에서 시위 중인 빈센트씨를 만났다. 빈센트씨는 영등포역 2번 출구 앞 길 한복판에 가정용 러닝머신을 가져와서 타고 있었다. 러닝머신에는 서툰 글씨로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라는 글씨가 크게 붙어있다.

빈센트씨는 러닝머신을 타고 있었고, 러닝머신 앞에는 아이들의 사진이 패널로 세워져있었다. 길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빈센트씨를 보고 무슨 시위인지 물었다. 

실효성 없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미 불이행 국가 낙인” 내용이 뭐길래…

몇몇 시민은 빈센트씨에게 “힘내세요” “아이들을 꼭 만날 수 있을 거예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자신이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 물어보는 시민도 있었고 러닝머신을 타면서 힘을 주기도 했다.

빈센트씨는 <일요시사>에 “지금 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에 가거나 아이들을 못 보는 상황”이라며 “특히 10일은 둘째 아이의 생일이다. A씨 측 변호사에게 아이의 선물을 전해달라고 했는데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 길거리에서 러닝머신을 타는 것은 ‘제자리걸음 시위’다. 나의 현실이 러닝머신을 타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는 것과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내가 아동 반환 청구소송에서 승소했으니, 법원 관계자가 동행해 아이들을 데려와야 한다. 보통 미국은 헤이그법에 따라 한 달 안에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며 “아이들이 빨리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서 적응해야 된다는 취지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과 나는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그렇다고 법원이 A씨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서울가정법원은 A씨가 아동 반환 의무를 불이행해서 감치로서는 최장기간인 30일의 감치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여전히 빈센트씨와 자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현재 빈센트씨는 A씨와 아이들의 거주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 대해 IPG Legal 법률사무소 민지원 변호사는 “한국은 유아 인도나 유아 반환 집행인이 평소 유체동산 인도, 부동산 명도‧철거‧퇴거 등을 동시에 집행한다. 그러니 집행인이 아동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어 유아 인도나 유아 반환이 실효성 있게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부모의 권리만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 변호사는 “집행관이 아이들에게 ‘엄마가 좋니, 아빠가 좋니’ ‘누구랑 살고 있니?’ 등 질문으로 함께 살 사람을 결정하도록 한다. 부모를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아동학대에 가깝다”며 “법원은 아동복지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했는데, 집행관이 아동심리에 무지해 아동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행 자체가 
아동학대 과정”

그러면서 “그런데도 법을 개정하거나,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없어 상황이 매우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일요시사>는 A씨 측 법률사무소에도 질문을 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원은 학계에서 정립된 법을 따르고, 강제집행은 법원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강제집행에 대해 소극적이다. 아이가 현장에서 집행을 거부하면 집행할 수 없다. 이 부분은 가족법이 바뀌어야 해결된다”고 답했다.


<alswn@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