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인구 데드크로스 대책 필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나경원 부위원장이 말하는 저출산의 심각성

[기사 전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

저출산 고령사회 문제는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작년에 대한민국 인구가 데드크로스됐어요. 뭐냐면, 사망자 숫자가 출생자 수보다 더 많아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거거든요. 그리고 출산율은 둘이 만나서 한 명도 안 낳는... 지금 0.8명이 깨졌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지금이 왜 중요하냐?

90년대생까지만 해도 한 해 60만명씩은 태어났는데 2000년대생이 되면서 40만명으로 대폭 줄어듭니다. 부모가 되는 세대의 숫자가 줄어들고 나면 우리가 출산율을 아무리 제고해도 태어날 수 있는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거죠. 그래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이제 고령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가 2025년, 2026년에는 돌입한다고 보기 때문에, 고령사회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게 어려운 부분 아닙니까. 그래서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이다.


그동안에는 부처가 다 따로따로, 돈은 어마무지하게 썼어요. 300조원을 썼다는 추산도 있고, 400조를 썼다는 추산도 합니다. 어쨌든 올해도 40조원가량 돈이 들어갑니다. 근데 나아지는 게 없어요.

2100년이 되면 인구가 3000만명이 날아가요, 이 추세면. 우리 5000만 인구가 2000만명으로 준다는 걸 상상하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은 존속 불가능한 나라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한 군데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전 국민이 같이 관심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나 혼자 사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해”가 돼있어요. 그래서 <나 혼자 산다> 예능프로그램이 마음에 안 들어요.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게 많은 사람의 생각으로, 그것이 트렌드로 잡혔는데... 그것이 아니라 “결혼해서 아이 낳아 사는 것이 행복하다” 그런 사회로 바꿔줘야 되고. 그런 인식의 변화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전 국민이 캠페인에 같이 돌입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꼭 좀 써 달라는 거고, 이걸 많이 강조해야 돼요. <일요시사>도 MOU 좀 하지. (MOU 잡담)정말 아이를 낳아야지 행복할 거 같은 그런 얘기들을 많이 써서 캠페인하자고 건의 좀 하세요.

-최근 이집트 출장을 갔다 왔는데?

사실 인구 문제하고 또 하나 중요한 대한민국의 미래 아젠다가 ‘기후’예요. ‘기후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사실 대한민국의 생존, 인류의 생존 문제고 미래 먹거리의 문제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UN 당사국 총회였습니다. ‘COP 27’인데요. ‘대한민국이 어떻게 탄소중립의 사회로 갈 거냐’는 것과 ‘국제사회서 대한민국이 어떤 기여를 할 것이냐’ 이 두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왔고요. 그 밖에 녹색해운목표 정상급 행사하고, 그건 존 케리 특사가 주도한 거였고요.


영국이 주도하는 산림기후 고위급 정상회의가 있었고, 또 하나는 슐츠 독일 총리가 주도하는 기후클럽 고위급 회의가 있었는데 3가지 세션에 참석해서 발표하거나 토론했습니다. 전체적인 기후 대응에 있어 우리가 선도하는 부분은 아직 부족하지만, 해운 및 산림 부문에 있어서는 “우리가 주도하겠다” 의지를 표명했고요.

우리의 과제가 굉장히 어려워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탄소를 감축해야 되는 건 굉장히 어려운 과제예요. 우리는 신재생을 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이에요. 태양광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풍력밖에 없는데, 다행히 원전도 일종의 ‘그린에너지’로 인정하는 쪽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잘 병행해서 에너지 전환을 해야 되고.

다음으로 우리 산업이... 일종의 굴뚝 산업들이 많이 있는 그런 구조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탄소 감축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그렇게 도전적으로 해야지만 녹색 기술, 탄소중립 기술들이 개발되고 그것이 발전되는 거예요.

앞으로 세계가 전부 다 탄소감축으로 가기 때문에 개발·발전되는 기술이 우리가 앞서면, 우리가 선도국이 되기 때문에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되는 거예요. 다행히 배터리 등 몇 가지 산업에 있어 우리가 앞서가는 게 있어요. 대기업들이.

유럽은 지금 순환 사업, 플라스틱 재생이라든지 이런 산업에서 굉장히 앞서가려고 하고 있어요. 유럽이 그걸 만들고 표준을 만들면 우리는 그냥 그 기술을 써야만 하거든요. 윤석열정부가 “100대 녹색기술을 개발하겠다, R&D를 확대하겠다”고 입장 표명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꼭 해외 감축을 우리가 해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국제사회서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그린 ODA(녹색공적개발원조) 확대를 얘기하고 왔어요.

-최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야 3당이 띄우는데.

요즘 정치를 보면 ‘정치가 참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왜냐면 말도 너무 거칠어져서 하루에 한 건 이상 막말 사고가 나는 거 같아요.

영국 시의회 건물은 굉장히 좁은데도 일정 부분 여당과 야당이 거리를 두고 있어요. 그 거리가 어떤 걸 기준으로 하는지 아시나요? 검을 들고 상대방을 찌르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요.

우리나라는 너무 막말하니까, 막말이 나오면 스피커 꺼지는 것 좀 해야 되나... 정말 정치가 국민들을 너무 불편하게 만들고 있어요. 이런 (이태원 참사)재난이나 추도를 정치에 팔아먹고 이용하려는 거 같은 게 너무 보이는 거예요.

최근에 희생자들 명단을 마음대로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사실 인권침해고 명예의 침해예요. 돌아가신 분들, 또 그리고 그 유족에 대한 명예와 인권의 침해라고 보거든요. 근데 그런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사실 추도라고 하지만 주말에 촛불집회에 ‘윤석열 퇴진이 추도다’ 그 문구 하나만으로 모든 걸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지금 국정조사도... 사실 경찰이 수사하고 있어요. 저도 국정조사 많이 해봤지만 강제 수사력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요. 자료가 잘 오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경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미진하다면 국정조사도 할 수 있고 그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이걸 너무 정치화하고 일종의 추도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이용하는 거 같은 느낌? 이런 거는 ‘참 볼썽사납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상황을 타개하려면?

사실 새 정부는 좀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하고 실행하는 힘을 보여줘야 하는데, 여소야대도 지나친 여소야대니까 그 실행이 안 되는 거죠. 예컨대 뭘 하겠다고 하지만 통과시켜준 법이 단 한 건도 없으니 국민들은 “뭘 한다는데 하긴 하는 거야?” 이렇게 느껴지는 거고요.

사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가 ‘승복하지 않는 정치’로 바뀌었어요. 선거를 이겼으면 (기존 당에서는)웬만한 정치적인 이유로 임명된 자리는 다 그만둬야 하는 거예요. 무슨 이유로 그것이 정의인 것처럼 버티고 있습니까? 철학이 다른데.

마치 본인들이 엄청난 능력이 있어서 된 것처럼 앉아있는 분들은 참 부끄러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대선)불복하는 거예요. 저는 미국처럼 대선을 이긴 측이 한꺼번에 그런 자리들에 다 들어와서 새롭게 국정철학을  반영하고 일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진짜 두 발목에 모래주머니 몇 십kg은 달고 있는 거 같아요. 그걸 좀 정리해야지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및 정진상 14시간 조사 등에 대해

지난번 검찰 공소장 등을 보면 상당히 많은 범죄 혐의가 이재명 대표에게 보여진다고 봐요. 저는 ‘이재명 대표는 전당대회를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 ‘사실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만둘 예의가 있는 분이라면 전대 자체를 안 나왔겠죠.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데요.

저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한민국 정치는 더 국민들께 불편만 주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한 마디.

사실 인구와 기후,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의 존망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아젠다입니다. 이건 부위원장만이, 또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민관이 같이 해야 되는 것이고, 보수·진보나 나이 드신 분이나 젊은 분들이나 모두 힘을 모아야 되는 과제입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이 두 과제에 모두 힘을 모아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고요.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정말 정치를 외면하고 싶게 만드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좀 더 정치가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또 국민들의 신뢰를 더 받아갈 수 있도록 ‘저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더 노력하겠다’는 말로 드리고 싶은 말씀을 대신하겠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촬영&편집: 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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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