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인구 데드크로스 대책 필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나경원 부위원장이 말하는 저출산의 심각성

[기사 전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

저출산 고령사회 문제는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작년에 대한민국 인구가 데드크로스됐어요. 뭐냐면, 사망자 숫자가 출생자 수보다 더 많아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거거든요. 그리고 출산율은 둘이 만나서 한 명도 안 낳는... 지금 0.8명이 깨졌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지금이 왜 중요하냐?

90년대생까지만 해도 한 해 60만명씩은 태어났는데 2000년대생이 되면서 40만명으로 대폭 줄어듭니다. 부모가 되는 세대의 숫자가 줄어들고 나면 우리가 출산율을 아무리 제고해도 태어날 수 있는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거죠. 그래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이제 고령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가 2025년, 2026년에는 돌입한다고 보기 때문에, 고령사회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게 어려운 부분 아닙니까. 그래서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이다.


그동안에는 부처가 다 따로따로, 돈은 어마무지하게 썼어요. 300조원을 썼다는 추산도 있고, 400조를 썼다는 추산도 합니다. 어쨌든 올해도 40조원가량 돈이 들어갑니다. 근데 나아지는 게 없어요.

2100년이 되면 인구가 3000만명이 날아가요, 이 추세면. 우리 5000만 인구가 2000만명으로 준다는 걸 상상하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은 존속 불가능한 나라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한 군데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전 국민이 같이 관심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나 혼자 사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해”가 돼있어요. 그래서 <나 혼자 산다> 예능프로그램이 마음에 안 들어요.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게 많은 사람의 생각으로, 그것이 트렌드로 잡혔는데... 그것이 아니라 “결혼해서 아이 낳아 사는 것이 행복하다” 그런 사회로 바꿔줘야 되고. 그런 인식의 변화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전 국민이 캠페인에 같이 돌입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꼭 좀 써 달라는 거고, 이걸 많이 강조해야 돼요. <일요시사>도 MOU 좀 하지. (MOU 잡담)정말 아이를 낳아야지 행복할 거 같은 그런 얘기들을 많이 써서 캠페인하자고 건의 좀 하세요.

-최근 이집트 출장을 갔다 왔는데?

사실 인구 문제하고 또 하나 중요한 대한민국의 미래 아젠다가 ‘기후’예요. ‘기후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사실 대한민국의 생존, 인류의 생존 문제고 미래 먹거리의 문제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UN 당사국 총회였습니다. ‘COP 27’인데요. ‘대한민국이 어떻게 탄소중립의 사회로 갈 거냐’는 것과 ‘국제사회서 대한민국이 어떤 기여를 할 것이냐’ 이 두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왔고요. 그 밖에 녹색해운목표 정상급 행사하고, 그건 존 케리 특사가 주도한 거였고요.


영국이 주도하는 산림기후 고위급 정상회의가 있었고, 또 하나는 슐츠 독일 총리가 주도하는 기후클럽 고위급 회의가 있었는데 3가지 세션에 참석해서 발표하거나 토론했습니다. 전체적인 기후 대응에 있어 우리가 선도하는 부분은 아직 부족하지만, 해운 및 산림 부문에 있어서는 “우리가 주도하겠다” 의지를 표명했고요.

우리의 과제가 굉장히 어려워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탄소를 감축해야 되는 건 굉장히 어려운 과제예요. 우리는 신재생을 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이에요. 태양광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풍력밖에 없는데, 다행히 원전도 일종의 ‘그린에너지’로 인정하는 쪽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잘 병행해서 에너지 전환을 해야 되고.

다음으로 우리 산업이... 일종의 굴뚝 산업들이 많이 있는 그런 구조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탄소 감축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그렇게 도전적으로 해야지만 녹색 기술, 탄소중립 기술들이 개발되고 그것이 발전되는 거예요.

앞으로 세계가 전부 다 탄소감축으로 가기 때문에 개발·발전되는 기술이 우리가 앞서면, 우리가 선도국이 되기 때문에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되는 거예요. 다행히 배터리 등 몇 가지 산업에 있어 우리가 앞서가는 게 있어요. 대기업들이.

유럽은 지금 순환 사업, 플라스틱 재생이라든지 이런 산업에서 굉장히 앞서가려고 하고 있어요. 유럽이 그걸 만들고 표준을 만들면 우리는 그냥 그 기술을 써야만 하거든요. 윤석열정부가 “100대 녹색기술을 개발하겠다, R&D를 확대하겠다”고 입장 표명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꼭 해외 감축을 우리가 해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국제사회서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그린 ODA(녹색공적개발원조) 확대를 얘기하고 왔어요.

-최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야 3당이 띄우는데.

요즘 정치를 보면 ‘정치가 참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왜냐면 말도 너무 거칠어져서 하루에 한 건 이상 막말 사고가 나는 거 같아요.

영국 시의회 건물은 굉장히 좁은데도 일정 부분 여당과 야당이 거리를 두고 있어요. 그 거리가 어떤 걸 기준으로 하는지 아시나요? 검을 들고 상대방을 찌르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요.

우리나라는 너무 막말하니까, 막말이 나오면 스피커 꺼지는 것 좀 해야 되나... 정말 정치가 국민들을 너무 불편하게 만들고 있어요. 이런 (이태원 참사)재난이나 추도를 정치에 팔아먹고 이용하려는 거 같은 게 너무 보이는 거예요.

최근에 희생자들 명단을 마음대로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사실 인권침해고 명예의 침해예요. 돌아가신 분들, 또 그리고 그 유족에 대한 명예와 인권의 침해라고 보거든요. 근데 그런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사실 추도라고 하지만 주말에 촛불집회에 ‘윤석열 퇴진이 추도다’ 그 문구 하나만으로 모든 걸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지금 국정조사도... 사실 경찰이 수사하고 있어요. 저도 국정조사 많이 해봤지만 강제 수사력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요. 자료가 잘 오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경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미진하다면 국정조사도 할 수 있고 그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이걸 너무 정치화하고 일종의 추도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이용하는 거 같은 느낌? 이런 거는 ‘참 볼썽사납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상황을 타개하려면?

사실 새 정부는 좀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하고 실행하는 힘을 보여줘야 하는데, 여소야대도 지나친 여소야대니까 그 실행이 안 되는 거죠. 예컨대 뭘 하겠다고 하지만 통과시켜준 법이 단 한 건도 없으니 국민들은 “뭘 한다는데 하긴 하는 거야?” 이렇게 느껴지는 거고요.

사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가 ‘승복하지 않는 정치’로 바뀌었어요. 선거를 이겼으면 (기존 당에서는)웬만한 정치적인 이유로 임명된 자리는 다 그만둬야 하는 거예요. 무슨 이유로 그것이 정의인 것처럼 버티고 있습니까? 철학이 다른데.

마치 본인들이 엄청난 능력이 있어서 된 것처럼 앉아있는 분들은 참 부끄러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대선)불복하는 거예요. 저는 미국처럼 대선을 이긴 측이 한꺼번에 그런 자리들에 다 들어와서 새롭게 국정철학을  반영하고 일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진짜 두 발목에 모래주머니 몇 십kg은 달고 있는 거 같아요. 그걸 좀 정리해야지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및 정진상 14시간 조사 등에 대해

지난번 검찰 공소장 등을 보면 상당히 많은 범죄 혐의가 이재명 대표에게 보여진다고 봐요. 저는 ‘이재명 대표는 전당대회를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 ‘사실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만둘 예의가 있는 분이라면 전대 자체를 안 나왔겠죠.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데요.

저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한민국 정치는 더 국민들께 불편만 주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한 마디.

사실 인구와 기후,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의 존망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아젠다입니다. 이건 부위원장만이, 또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민관이 같이 해야 되는 것이고, 보수·진보나 나이 드신 분이나 젊은 분들이나 모두 힘을 모아야 되는 과제입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이 두 과제에 모두 힘을 모아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고요.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정말 정치를 외면하고 싶게 만드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좀 더 정치가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또 국민들의 신뢰를 더 받아갈 수 있도록 ‘저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더 노력하겠다’는 말로 드리고 싶은 말씀을 대신하겠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촬영&편집: 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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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