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억 ‘혈세 먹는’ 공공앱 현주소

시민이 모르는 ‘시민 위한 앱’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정부 및 지자체의 공공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공공앱) 운영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구잡이식 앱 출시로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되면서, 사전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행정안전부가 2017년부터 공개한 모바일 대민서비스 앱 성과 측정 및 정비계획 검토 결과를 전수 분석한 결과,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교육청 등이 5년간 개발한 공공앱 중 635개가 폐기 또는 폐기 예정·권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개 폐기

이들 공공앱 개발에 들어간 예산만 총 188억8579만원에 달한다.

정부는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국민들이 공공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공앱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공공앱 개발로 인해 다른 기관이나 민간과 중복되는 앱이 다수 출시되거나, 활용도가 저조한 공공앱은 업데이트 없이 방치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7년부터 공공앱 성과관리 결과를 발표해 공공앱 개발 실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 의원은 행안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공공앱 운영실태는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공앱 폐기율은 2017년 17.0%(895개 중 152개)에서 2021년 10%(738개 중 74개)로 감소한 반면, 지난해 새로 만들거나 유지된 공공앱은 90%(664개로) 오히려 늘어났다.

무분별한 공공앱 개발 실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정리되는 공공앱보다 새로 만들어지거나 유지되는 공공앱이 더 많다는 것. 

게다가 업데이트 실적이 전혀 없이 방치되는 공공앱도 2017년 347건에서 2021년 424건으로 증가했다. 비율로 따지면 2017년 38.8%에서 2021년 57.5%로 18.7%p 늘어난 셈이다.

용 의원은 “전수분석을 위해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자료 외 ▲계약현황 ▲평균 이용자 수 ▲앱 개발비 등을 요구했지만, 행정안전부는 자료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앱 개발비만 추가로 작성해 자료를 제출했다”며 “공공앱 개발비조차 해마다 평균 189건의 자료가 미비한 상태로 실제 공공앱 폐기로 낭비된 예산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안부의 부실한 공공앱 관리 실태는 이미 이달 초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감사원은 이달 초 행안부의 공공앱 성과관리 체계를 감사한 결과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일부 측정 대상 및 측정값이 누락되는 등의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지난 2019~2021년 3년간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복지부 등 112개 기관은 ▲누적 다운로드 수 ▲전년 대비 설치율 ▲업데이트 최신성 등 318건의 성과측정값을 잘못 산정했으나 행안부는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잘못된 측정값에 기초해 공공앱 성과를 평가한 만큼, 퇴출돼야 할 공공앱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보안 문제도 심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수가 100만 이상인 36개 공공앱의 보안 실태를 조사했는데, 무려 30개(83.3%)의 공공앱은 보안 약점에 대한 진단·제거를 제대로 하지 않아 앱별로 최소 1건에서 최대 3192건의 보안약점이 검출됐다. 

공공앱의 보안 취약성만큼 행안부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2020년 정보시스템에 포함된 32개 행정·공공앱의 보안약점만 조사했을 뿐, 전체 956개 공공앱 중 나머지 924개(96.6%)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다. 

보안 취약·서비스 중복…행안부 관리 부실 지적
지자체·문화재청 공공앱 예산 낭비 심각한 수준

민간 서비스와 중복되는 공공앱도 적지 않다. 특히 ▲관광 ▲배달 ▲주차 ▲택시 ▲버스 등 문화관광·교통 분야에서 민간과 중복되는 공공앱이 다수 발견됐는데, 대부분 행안부가 사전협의 과정에서 민간과의 중복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거나 행안부의 지적을 지자체가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였다.

실제 ‘경상남도 스마트투어’의 경우 행안부가 공공앱만 별도 파악하는 과정에서 민간서비스 침해 여부를 검토하지 못했다. 군산시 ‘배달의 명수’나 ‘수원e택시’ 등의 앱은 행안부가 민간서비스와의 중복 여부를 지적했음에도 사업을 추진한 사례다.

‘제주버스정보’는 민간과의 중복 문제로 행안부가 서비스 폐지를 권고했음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용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공공앱 예산 낭비가 가장 심각한 곳은 지자체다. 지난 5년간 지자체에서만 401개의 공공앱이 폐기돼 98억6489만원의 예산이 낭비됐는데, 건수로 보면 서울시가 65개(8억7167만원)로 가장 많은 공공앱을 폐기했으며, 예산은 경남이 가장 많은 16억4964만원(35개 폐기)을 낭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문화재청이 내손안의덕수궁·경복궁·종묘·불국사 등 유사·중복앱 7개를 개발하는데 18억7600만원을 지출해 가장 예산 낭비가 심한 부처로 꼽혔다. 공공앱을 관리·감독하는 행안부 또한 7개의 공공앱을 만들었다가 폐기해 6억5700만원을 소모했다.

용 의원은 “공공앱 예산 낭비는 이용자가 필요로 하지 않은 대민서비스를 남발하는 전시행정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윤석열정부 들어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국정과제로 강조하며 민간과 협업해 공공앱은 물론 앱스토어까지 만든다곤 하지만, 부실 운영부터 개선하지 않으면 오히려 공공앱 개발만 남발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전수조사로 행정안전부의 공공앱 사전심사 및 점검 조치가 부실하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이용자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모바일 대민서비스만 제작될 수 있도록 계획·등록 단계에서부터 사업성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파일럿 테스트 등 실제 검증 과정을 사전에 도입해 예산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앱이 외면받는 건 공공서비스 소비자인 국민의 니즈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지자체·기관별로 일단 만들고 보자식 분위기가 형성된 탓이 크다.

188억 공중분해

업계 관계자들은 “누구를 위해 만든 앱인지 의아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 편의를 위해 출시했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정작 국민들은 실생활에서 그 ‘편의’에 대한 별다른 필요성을 못 느끼는 상황이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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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종합특검 ‘국정원 공소장’ 오류? 막전막후

[단독] 종합특검 ‘국정원 공소장’ 오류?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2·3 내란에 가담한 국정원 고위직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종합특검팀은 이들이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내란에 가담했다고 결론 냈다. 법조계와 정보기관에서는 종합특검팀의 판단에 의문을 던졌다. 일부 사실관계를 오인해 공소장을 적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내란 특검팀도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국가정보원 정무직은 국정원장을 포함해 기획조정실장, 1·2·3차장으로 이뤄진다. 이번에 기소된 인물은 3차장을 제외한 전부다. 가장 주목받았던 인사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다. 그는 국정원 고위 관계자 중 유일하게 윤석열씨의 지시를 거부하고 헌법재판소와 내란 재판 증언대에 섰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홍 전 차장을 정의로운 인물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고 봤다. 전시·사변 훈련이 왜 국정원 고위 관계자 중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은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다. 조 전 원장은 지난달 19일 직무유기, 국정원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위반, 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위증 등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홍 전 차장이 조 전 원장에게 정치인 체포 관련 내용을 보고한 사실을 인정하고, 조 전 원장이 이를 윤씨의 지시로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홍 전 차장의 비화폰 계정을 삭제해 통화기록 등 전자정보를 없앤 증거인멸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은 비화폰 계정 삭제로 통화기록 등이 삭제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박종준 전 경호처장과의 공모 관계도 인정했다. 안전 가옥(이하 안가) 회동에서 윤씨가 ‘비상한 조치’를 언급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 진술, 계엄 선포문을 보거나 전달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한 진술 등에 대해서도 위증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안가 회동을 포함해 일부 내용은 종합특검팀이 수사한 내용과 겹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국정원 정무직들의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2024년 3월 말~4월 초순경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대통령 안가에서 윤씨,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김용현 전 대통령실 경호처장 등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윤씨가 ‘시국 상황이 걱정된다’ ‘군이 나서야 되지 않느냐, 군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나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등의 발언 사실을 알았다. 같은 해 8월19일부터 22일까지 실시된 을지연습 때는 2024년 1월1일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로 인해 계엄 상황 발생 시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에 국정원 직원을 파견하는 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조 전 원장은 2차장 산하 안보조사국과 다수의 국정원 직원을 합수본에 파견하는 도상연습(2024년 8월19일 을지명령 제2호)을 실시하고 같은 해 9월3일 을지연습 강평에서 계엄 시 국정원 직원을 합수본에 파견이 가능하도록 국방부가 계엄사령부직제(대통령령)의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계엄 선포 시 합수본에 국정원 직원을 파견하는 방안을 미리 검토했다.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후 2024년부터 합수본 파견 불가능해져 국방부, 국정원 합수본 파견 가능케 계엄사 직제 개정 작업 진행 조 전 원장은 12·3 내란 당일 오후 9시10분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접견실로 나오면서 윤씨로부터 교부받은 문건을 접어서 상의 안주머니에 넣었다. 종합특검팀은 이 문건이 비상계엄 수행 관련 조치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조 전 원장은 국정원 청사로 복귀해 같은 날 오후 11시30분 홍 전 차장과 황원진 전 2차장, 윤오준 전 3차장, 김남우 전 기조실장 등을 불러 정무직 대책회의를 개회하고 “우리가 그간 을지연습 때 논의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지금 하면 될 것 같다”며 “을지연습 때 했던 대로, 고민했던 대로 그에 준해 부서에 맞게 준비하자”고 했다. 조 전 원장이 정무직 회의에서 ‘을지훈련’을 말한 건 다른 의미였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국정원은 계엄 매뉴얼이 없다. 계엄 하에 국정원이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태용 전 원장의 질문에 대해 기조실장이 확인해 보겠다고 한 후 을지훈련이 비슷하지 않겠냐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국정원장 직할의 감찰 담당 부서는 을지훈련 때 했던 충무사태별 조치 사항을 참고했다. 담당 책임관들은 ‘계엄 상황에서 국정원 내부 안정과 결속력 강화가 필수적이고 국정원 주둔 계엄군 대상 보안조치 강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계엄 수행 방안을 내용으로 하는 ‘계엄 상황 下 감찰부서 수행업무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55분에 내부 이메일을 통해 소속 부서 간부 4명에게 전송했다. 종합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정무직 대책회의 참석을 마치고 김모 전 해외정보국장 등 1차장 산하의 부서장들을 불러 산하 부서장 회의를 개최해 조 전 원장의 계엄 수행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각 부서별로 계엄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을 순차적으로 지시했다고 결론 냈다. 홍 전 차장이 산하 부서장들에게 지시한 내용은 ▲국제범죄조직이 준동할 수 있음 ▲보안시설 내 사보타주, 무기 탈취 등이 우려됨에 따라 사전 안전·예방 활동을 철저히 시행해야 함 ▲경찰청과 안전부 부서장이 직접 컨택 채널을 구축해야 함 ▲경찰청, 지방청과 협조해 안전부 부서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최대 현안 ▲경찰청 상황실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예방 중요 ▲앞으로 다가올 대전에서 안전단 중심으로 시위 관련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함 ▲지역담당 지부에도 똑같이 전파해 본부와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함 등이다. 대테러 부서장은 2024년 12월4일 오전 12시42분 부서 간부 회의를 열고 “합조팀 즉시 출동 태세를 유지하고, 본부뿐 아니라 지부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계엄 매뉴얼 따로 없다 대테러 부서장 직속 국가보안 담당 사무실은 같은 날 오전 1시19분 국가보안시설 담당자의 계엄사 참여·정보수집 활동 수행, 국가보안시설 무기고 통제 및 무기 불출 준비 등 내용의 ‘계엄 시 국가보안담당 사무실 업무’ 문건을, 상황실은 오전 1시48분 계엄사에 국정원 직원 파견 등 내용의 ‘대테러상황실 긴급 상황 처리 방안’ 문건 등을 각각 작성·배포했다. 홍 전 차장이 산하 부서장 회의에서 ▲해외 분석 ▲해외 수집 ▲경제 안보 담당 부서장들에게 “해외 분석 담당 부서는 계엄 배경을 작성해 해외 수집 부서에 전달하도록 하고, 해외 수집 담당 부서는 이를 주한 거점들에게 전달해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 “경제 안보 담당 부서는 해외 반응, 향후 경제 반응을 일보 체계로 작성, 안정화될 수 있는 방향을 잡을 것” 등이라고 지시하면서 비상계엄을 수행했다는 게 종합특검팀의 의심이다. 공소장에는 김 전 국장이 홍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부서 간부 회의에서 산하 직원들에게 위의 내용을 전파하고 외교부 전문 방송망을 통해 해외 거점 파견 직원들에게 비상계엄에 관한 미국 등 각국의 반응을 수집해 일일 단위로 보고하도록 했다. 해외 수집 부서 정보협력 책임관은 CIA(미 중앙정보국) 측과 통화 후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뒤 시그널로 다른 CIA 관계자와 연락하면서 “계엄이 해제됐으니 양 기관 협력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국장은 같은 날 비화폰으로 홍 전 차장에게 “회의 때 지시한 바와 같이 CIA 관계자에게 ‘한미 간 정보협력 채널은 이상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고 조치 결과를 보고했다. 오전 6시50분에는 관련 내용을 최종적으로 보고받고 국정원장 비서실 산하 정보 부부서와 홍 전 차장의 보좌관들에게 전달했다. 다만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이 실제 홍 전 차장이 지시한 내용인지는 다툼의 여지가 존재한다. “계엄 상황에서 매뉴얼이 없는 국정원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정리해 다음 날 보고하라”고 했던 조 전 원장의 유일한 지시에 대해 부서장들이 홍 전 차장이 일부 언급한 내용을 다이어리에 섞으면서 포함된 내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종합특검팀은 국정원이 여론조작에도 나서려 했다고 판단했다. 홍 전 차장은 산하 부서장 회의에서 인지전 대응 담당 부서장과 공개정보 담당 부서장에게 ‘계엄 관련 왜곡·과장된 사실의 SNS 전파 여부 및 국내 언론과 댓글, SNS 등의 계엄 관련 특이 여론 수집’을 지시했다. 공소장에는 일부 직원들이 이 과정에서 반발이 있었음에도 홍 전 차장이 독촉했다고 적시돼있다. 인지전 대응 부서는 적국 또는 외국이 국내에 여론 조성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 차단하는 걸 임무로 하는 부서다. 통상 영향력 행사를 가짜 뉴스, 영상 유포, 선전 선동 등을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 등 SNS를 통해 사이버상에 유포되고 있어 이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게 인지전 대응 부서의 통상 업무다. 잘못된 해석 두 부서는 홍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비상계엄 선포에 관한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의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같은 날 오전 7시30분 그 결과를 ‘비상계엄 관련 가짜 뉴스 유포·허위 선동 동향’ 제하 보고서로 작성해 내부 이메일을 통해 비서실 산하 정보 담당 부부서 및 홍 전 차장의 보좌관에게 전송했다.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인지전 담당은 1차장이 아닌 3차장 산하라고 지적한다. 즉, 공소장에 적힌 홍 전 차장이 인지전 대응 담당 부서장과 공개정보 담당 부서장에게 지시한 것은 단순 ‘동향 모니터링’일 뿐 사이버 여론 조작 및 공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실제 사이버 여론조작이나 공작을 준비해 비상계엄에 도움이 되려 했다면 3차장 산하 직원들도 있어야 했다. 3차장은 기소되지도 않았고 산하 직원들도 마찬가지”라며 “종합특검팀의 말대로 인지전 대응 담당과 공개정보 담당 부서장에게 계엄 관련 특이 여론 수집을 지시한 부분은 정보기관으로서의 통상 업무라고 볼 수 있다. 계엄 사무와는 관련이 없다. 직원들이 반발한 부분은 상황이 민감한 상황이기에 그렇게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김모 전 방첩 담당 부서장에게 “지금 경방·방산은 큰 의미가 없고 계엄 상황에 집중해야 할 것” “방첩사와 컨택 포인트 구축” 등의 지시를 하고 이 부서장은 “종북 좌파 등의 특이 동향도 밀착 감시하겠음”이라고 보고했다. 김 부서장은 부서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방첩 담당 부서 책임관과 방첩공유센터 책임관을 불러 홍 전 차장의 지시를 전달했다. 이후 방첩담당 부서 산하 각 부부서는 같은 날 오전 1시45분 ‘비상계엄 下 방첩업무 추진방안’ 문건과 ‘비상상황 下 부부서 주요업무 추진 방향’ 문건을 작성하고 1시간 뒤에는 ‘국가 비상상황 下 부부서 업무 추진계획’ 보고서를 각 부부서와 전략 담당 사무실에 배포했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는 “실무관 다이어리에 ‘정무직들도 갑자기 닥친 일이라 생각이 많지 않음’ ‘원장님은 그간 을지연습 때 논의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지금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심’ ‘지금 당장 뭘 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답도 없음’ 등 다들 정신이 없었다는 내용이 언론에서 즐비하게 보도되지 않았냐”며 “정말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왜 이런 부분은 공소장에서 제외된 거냐”고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각 정무직 산하 각 산하 부서장들이 실무 회의에서 지시를 별도로 혹은 독립적으로 내리고 생성된 문서들은 집행력이 없거나 혹은 집행을 예정하고 있는 보고서들이 아니다. 계엄 하에서 국정원이 해야 할 수도 있고 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들을 무작위로 실무 라인에서 생성해 보고용으로 작성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을지훈련 관련성 2차장 산하 안보조사국 담당 “타 부서 알 수가 없다” 공소장 일부 내용 와전? “인지전 3차장 관할…동향 모니터링과 달라” 황 전 차장은 2024년 12월3일 정모 전 안보조사국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대공수사권 폐지로 합수본에 직원을 파견하는 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2024년 을지연습’을 통해 인지했음에도 “합수본에 직원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황 전 차장은 조 전 원장에게 정무직 대책 회의에서 “합수본이 만들어지면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정 전 국장에게 “현 계엄법 하에서 안보조사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 있을지 검토해 봐라”라고 지시했다. 정 전 국장은 부서 간부 회의에서 “충무계획을 참고하고, 계엄사 요청이 있을 시 계엄사 합수본에 연락관이나 조사관 파견 인원 선발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황 전 차장은 구내전화로 다른 간부에게 “대공수사권이 회복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생각해 봐라. 대공수사권이 생기면 곧바로 수사해야 할 텐데, 누구를 수사해야 할지도 포함해서 정 전 국장과 상의해라”고 언급했다. 이 간부는 판단○○처 간부들을 불러 “충무계획 상 부서의 임무를 구체화해 국정원 지휘부와 용산(대통령실) 보고용 보고서 작성 및 계엄사나 용산이 자료를 요청하면 수사권 부여를 상정한 수사 대상자 선정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안보○○처 책임관은 “계엄사에 연락관 파견은 가능하지만 합수본에 파견은 불가하며 국정원 충무계획에 따라 활동한다”는 ‘계엄상황 下 안보조사 담당부서 활동 근거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49분 정 전 국장에게 보고했고 정 전 국장은 5분 후 황 전 차장의 보좌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신원조사 담당 부서도 황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아 신원조사 접수·회보 절차 이행’ ‘비상 운영체제 전환’ 등 비상 업무체제 운영 계획 보고서를 작성해 윗선에 보고했다. 김 전 실장은 행정 담당 부서장으로부터 “비상계엄이 발생하면 연락관을 파견해야 하는 것으로 돼있다. 수사 분야와 북한 분야에서 각각 보내야 하는 것으로 돼있다”고 보고받고 합동참모본부에서 “계엄상황실 연락관 파견 요청이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인사 담당 부서장은 김 전 실장의 지시에 따라 황 전 차장의 선임보좌관을 통해 협조를 요청했다. 이 부서장은 안보조사국과 대북 담당 부서에서 각각 2명씩 총 4명의 파견 대상 후보 인원을 통보받은 후 김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 이 같은 결론은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수사보다 한 발자국 앞서 나갔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종합특검팀은 ‘능력’이다. 결과적으로 종합특검팀은 과거 3대 특검팀(김건희·내란·채 해병)에 비해 수사 성과와 압수수색·구속영장 발부율 모두 처참했다.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하면서 수사만큼 재판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법원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기소한 내란 사건들에서 몇몇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있는 점도 해당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무죄·공소기각 가능성도 국헌 문란 목적을 알지 못한 채 계엄에 가담했다면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쉽게 말해 계엄 선포 이후 절차를 검토해 매뉴얼대로 움직였다는 것만으로 내란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대법원도 상부 지시나 매뉴얼에 따른 단순 가담은 내란죄로 보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5·17 내란 사건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신군부 수뇌부를 내란죄로 처벌했지만, 광주에서 시위를 진압한 계엄군에 대해선 “국헌 문란의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명령에 따른 계엄군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