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국민제안 투표로 불붙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란, 그들의 상생 가능성은?

[기사전문]

지난 7월 31일 종료된 첫 번째 ‘국민제안’ 투표.

국민제안이란 이번 정부의 대통령실에서 개설한 코너로, 국민이 직접 제안한 법안 중 우수한 안건을 골라 정책에 반영하는 프로그램인데요.

그중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무려 57만7천 명이라는 득표 수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란 2012년 1월부터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 통합개정안’을 말합니다.

해당 법안은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금지하고 한달 중 이틀을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는 골자를 가지며, 2012년 개정 및 적용 당시부터 숱한 논란을 낳았습니다.


유통산업발전법 통합개정안의 명분은 ‘대형마트 영업을 규제하여 재래시장을 비롯한 소상공인과 마트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가장 큰 반대 의견은 ‘대형마트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통계청의 통계에 의하면 2012년 이후,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의 시장점유율은 함께 감소했고, 그 빈 자리는 무섭게 성장한 온라인몰이 차지했습니다.

즉 “대형마트와 소상공인 중 어느 곳도 호황을 누리지 못했는데, 틈새를 노린 ‘배송 기업’만 큰 이익을 얻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또한 재래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소비자들도 있었습니다.

‘재래시장을 찾지 않는 이유는 대형마트 때문이 아닌, 재래시장 자체의 문제 때문’이라는 겁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재래시장의 위생관념 부족과 바가지, 주차 문제, 현금 강요 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구매자가 어려 보이면 무시한다’는 경험담도 많은 공감을 받았는데요.

이에 반해 대형마트는 물건의 질과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 보장되고,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소비자가 많았습니다.

 

Q. 대형마트 의무휴업, 역차별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이성원 사무총장: 대형마트들의 영업 매출이 하락하는 건 의무휴업 때문이 아니라 서로 과다경쟁, 과다출점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문제가 된 거거든요. 일례로 이마트가 작년에 최고 매출을 찍었지만 롯데마트 같은 경우에는 5년 연속 매출이 하락했어요. 이게 의무휴업 때문에 그런 게 아닙니다.

대형마트 관계자: 기본적으로는 ‘소비자 편의 측면에서 정책이 이루어져야 된다’라는 입장이고요. 십년 전의 프레임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대립하는 형태'였다고 하면, 지금은 그것보다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이 경쟁하는 구도라...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규제도 좀 형평성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에 불리하지 않도록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저희의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Q. 재래시장을 살리는 효과가 없으므로 필요 없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이성원 사무총장: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재래시장만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전체를 포괄하는 정책입니다. 의무휴업 이래로 ‘대형마트 대신 슈퍼나 마트, 편의점을 간다’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골목상권 보호에 효과적인 게 맞습니다.

 

Q. 대형마트와 소상공인, 상생하려면?

대형마트 관계자: 일단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락한 범위 내에서 신규 매장을 내고 있고요. 그 인근에 농민들, 그런 상인들이 파는 물건들을 직접 매입을 해서 '로컬푸드' 형태로 판다던지 하는 식의 상생 활동은 오래전부터 계속 하고 있습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이성원 사무총장: 지금 쿠팡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들의 무한한 사업 확장도 분명히 문제는 문제예요. 그래서 온라인플랫폼 규제에 관한 법률을 오히려 마트들이 중소상인들과 더불어 함께 만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이미 해외에는 다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중소상인들과 손잡고 규제를 해야지, '그게 너무 문제니까 중소상인을 보호하는 정책을 없애자'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Q. 이번 이슈에 대한 심경은.


대형마트 관계자: 일단은 뭐 아시다시피, 대통령실 발표로 (국민제안)투표 자체가 무산이 됐고... 거기에 대해서 뭐 의견을 표명하거나 가타부타 언급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이성원 사무총장: 지금 코로나에 이어 '3고 현상(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때문에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시점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을)폐지하려는 시도를 정부에서 한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요.

이런 거에 있어서는 인기투표 방식이 아니라 필요하면 치열하게 논의를 하고, 실제 얼마나 보호 효과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정확히 파악을 해서... 이런 행정은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제의 ‘국민제안 정책화’는 무산되었지만, 대형마트-소비자-소상공인-마트 노동자들의 팽팽한 입장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정책 담론의 방아쇠가 당겨진 셈입니다.

거센 찬반 논쟁을 촉발시킨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총괄: 배승환
기획&취재: 강운지
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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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