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해커’ 권석철 묻지마 흥망기

새빨간 거짓말에 다 넘어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1세대 해커로서 한때 국내 정보보안 업계 중심에 섰던 이가 있다. 바로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다. 그러나 오늘날, 과거의 영광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를 수식하는 단어가 ‘악덕 사장’ ‘사기꾼’으로 바뀐 지 오래다. 지난해 임금체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2심에서 가까스로 실형을 면했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다. 그는 2019년부터 불거진 암호화폐 사기 혐의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는 1998년 ‘하우리’를 설립하며 정보보안 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안랩의 후발주자이긴 했지만, 자체 개발한 백신 프로그램 ‘바이로봇’은 업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됐고 권 대표는 2000년 국무총리 표창에 이어 2003년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1세대 해커로서 전성기를 구가한 시기였다.

과거의 영광
드러난 진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굴지의 정보보안 회사로 성장하던 회사는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권 대표의 84억원 횡령 사실이 드러난 탓이었다. 당시 하우리는 권 대표 지인 회사에 투자하고 있었다. 무리한 해외 사업 확장을 일삼던 이 회사가 어려워지자, 하우리도 덩달아 자금난에 빠졌다.

권 대표는 사채업자에게 본인 몫의 지분을 맡기고 허위 증자까지 감행했다.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던 권 대표의 부인은 회사 통장에서 84억원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관했다. 결국 권 대표는 횡령 혐의로 1년 반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그 사이 하우리는 코스닥에서 퇴출당했다. 일부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는 출소 후 업계 복귀에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2010년에는 ‘큐브피아’라는 새로운 회사도 꾸렸다. 


2010년대에는 유독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잦았다. 권 대표는 지상파 방송과 각종 강연에 잇달아 출연하며 유명해졌다. 2015년에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었던 안철수 의원(현 국민의힘)의 초청을 받고 카카오톡 불법 열람‧전면 카메라 원격 작동 등을 시연하기도 했다.

당시 큐브피아는 여러 공공기관에 보안 프로그램을 공급하면서 매출을 올렸다. 국군사이버사령부를 비롯해 북한발 해킹 위협의 최전선에 있는 기관들도 큐브피아의 고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대표와 큐브피아가 자부하던 ‘기술력’에는 항상 의문부호가 따라붙었다. 권 대표는 몇 년에 걸쳐 “세계 최초로 해킹 무력화 기술을 개발해 제품화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제대로 입증해 보인 적은 없었다. 그는 회사의 기술력이 해커가 프로그램을 읽거나 분석하기 어렵게 만드는 ‘난독화’를 넘어 아예 데이터값을 읽지 못하게 하는 ‘불독화’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2013년 제품 발표회에서 불독화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진위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업계 선구자서 악덕사장·사기꾼으로
84억원 횡령·임금 체불로 잇달아 재판

한때 “CC(정보기술 보안 평가를 위한 공통평가 기준)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이라던 권 대표의 설명과는 달리, 불독화 기술은 상용화되기는커녕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이후 약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업계를 통틀어 불독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권 대표는 2019년 시작한 암호화폐 사업에도 실패했다. 그는 싱가포르에 푸카오글로벌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피코(PKO)코인’이라는 이름의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권 대표는 피코코인 수익을 빌미로 투자자에게 돈을 빌렸다.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돈을 갚지 않았다.


더군다나 권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상장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 한때는 극소수의 중소 거래소에 상장되기도 했지만, 상장폐지·입출금 금지 조치가 이어지면서 피코코인은 지난해부터 거래가 불가능하다. 해외 사이트에서는 2019년 하반기부터 일찍이 신용 사기(스캠) 코인 리스트에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일명 ‘복사 방지(Flu-Fake)’ 기술이 완성됐다고 주장해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 큐브피아가 개발했다고 주장한 ‘권가 온라인 매체 제어 솔루션’과 유사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권 대표 주장에 따르면 권가 온라인 매체 제어 솔루션은 불법으로 중요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할 경우 유출된 파일 자체를 가짜 파일로 변환‧전송하는 기술이다. 홍보 영상에서 소개된 복사 방지 기술과 ‘판박이’인데다, 권가 기술 자체도 진위 여부가 불분명하다.

투자자들은 이 점을 들어 권 대표가 투자를 실패한 것이 아니라‘투자 사기’를 저지른 걸로 확신하고 있다.

이외에도 권 대표는 “전 세계 암호화폐 지갑을 모두 풀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또 다른 허위 사실을 앞세워 투자금을 모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피코코인에 얽힌 정확한 피해 규모는 산정하기 어렵다. 다만 피해자가 수백명에 달하는 만큼, 그 금액은 최소 수억원에서 최대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권 대표는 또다시 법정에 섰다. 혐의는 근로기준법 위반. 직원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하고도 이를 수년간 지급하지 않았다. 그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임금체불 사건으로는 이례적인 실형 선고였다. 권 대표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곧바로 항소했지만, 세간이 이미 ‘임금체불 실형’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반성 없이
2차 가해

이 판결은 권 대표의 ‘악덕 사장’ 행적이 수면 위로 떠 오르는 신호탄이 됐다.

한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임금체불을 이유로 실형이 선고되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실형이 선고됐다는 건 상습적 임금체불 등 (피고인의)죄질이 특별히 불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실제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권 대표는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등의 처벌 전력이 있다”고 명시한 데 이어 “부실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할 능력이 없음에도 근로자들을 채용하고서는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사용자로서의 책임 의식이 극히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권 대표는 실제로 수차례 임금체불을 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직원들에게 각종 ‘갑질’을 이어온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일요시사>는 권 대표를 고소한 A씨와 연락이 닿았다. A씨는 수년간 큐브피아에서 각종 부조리에 시달리다 결국 퇴사했다. 

A씨 증언에 따르면 그는 2015년부터 2017년 초 사이에 총 13개월어치 임금이 체불됐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월급을 받지 못한 셈이다. 체불임금 중 일부는 퇴사 이후에, 나머지와 퇴직금은 형사 재판 2심 선고 전날에야 받을 수 있었다. 3000만원이 넘는 돈을 5년이 훌쩍 지나고서야 마지못해 넘겨준 셈이다. 


권 대표는 A씨에게 사업자금 명목으로 빌려간 1000만원도 갚지 않았다. 회사를 걱정하는 마음에 대출까지 받아 빌려준 돈이었다. 월급도, 빌려준 돈도 받지 못한 A씨는 신용불량자가 되고 말았다.

직장 내 괴롭힘 방관, 직원 개인정보 무단 도용 등의 만행도 이어졌다. 하지만 직원 대부분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2010년대 후반 당시 직원 중 상당수가 병역특례자로, 큐브피아에서 대체복무 중이었기 때문이다. 병무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큐브피아는 현재 병역지정업체 자격을 박탈당한 상태다.

A씨는 참다못해 권 대표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했다. A씨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여러 직원이 한때 권 대표를 신뢰하고, 임금체불 피해를 감내해가며 꿈을 키웠다”면서 “하지만 권 대표가 직원 사이를 이간질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 실망해 법적 책임을 묻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잠수 타고
연락두절

권 대표는 ‘진정취하서’를 앞세워 민형사 재판에서 각종 혐의와 채무를 대부분 부인했다. A씨가 재직 중이던 2016년 11월, 권 대표가 직원들을 압박해 사실상 서명을 강요한 문서였다.

권 대표는 “A씨가 (명시된 날짜에)앞서 퇴사했기에 그날 이후의 임금과 퇴직금 부분에 대해서는 지급 의무가 없고, A씨가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만큼 공소기각 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권 대표의 주장을 대부분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사직서를 작성해 권 대표에게 제출한 적은 있지만 그 뒤에도 계속 권 대표 회사에서 근무한 게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권 대표의 요청에 따라 진정취하서를 작성했지만, 당시에는 A씨가 권 대표를 진정(고소)하지 않았던 때인데다 수사기관에 제출된 바도 없으니 문건 내용과 달리 취하의 의미가 없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사정들, 곧 A씨는 ‘원심 법정에서 회사 측에서 재직 직원 전부를 모아놓고 회사가 어려운데 이 서류를 작성해 주면 투자를 받거나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니 써달라고 해 쓸 수밖에 없었고, 자신의 의지로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권 대표는 A씨에 대한 미지급 임금 등을 무려 5년이 지나도록 청산하지 않다가 선고 전날 피해자의 계좌에 위 금액을 입금했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지난 15일 징역 6월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막판 입금’을 통해 가까스로 실형은 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권 대표는 재판 내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재판 도중 법정 밖에서 ‘장외전’을 폈다. 그는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린 피해자를 겁박했다. 권 대표는 2019년 10월 A씨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권 대표는 “숨어서 비겁하게 글을 남긴다고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계속 그렇게 한다면 나도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용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번처럼 후회하지 마라”며 “2년 전 내게 제출한 서류를 잘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재판 직후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반성과 사과 대신 2차 가해를 늘어놨다. 당시 권 대표는 “제대로 근무하지 않은 직원들도 문제가 있다”며 “특히 A씨는 정신질환이 있고 평소 회사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논란이 일자 “그럴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었다. 개인적인 억울함을 토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위 기술로 투자금 모집…결국 못 갚아
사업 모두 실패…변제능력 사실상 전무

A씨는 민사소송에서도 사실상 승소했다. 민사 재판부는 “회사는 A씨에게 3100만원을, 권 대표는 A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 이후 권 대표는 A씨에게 일부 비용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자나 소송비용·차용금 등은 아직 상환하지 않았다.

권 대표는 형사 1심 판결 직후였던 지난해 8월 “임금체불 사건 등 논란들에 대해 모두 억울한 측면이 많다. 하지만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겠다”며 “2심 재판에서 반박자료가 소상히 다뤄져 의혹을 벗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일요시사>는 2심 판결 이후 권 대표 입장을 듣고자 다방면으로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 대표는 현재 모든 연락을 끊고 두문불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 재판에 성실히 출석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피해자 연락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큐브피아도 등기상으로만 남아있을 뿐, 사실상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인 등기에 기재된 큐브피아 사무실 주소로 찾아가 봤지만, 이미 다른 업체가 들어서 있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에 따르면 권 대표는 이미 지난해 3월 사무실을 비웠다. 

피해자들로서는 권 대표와 접촉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 결국 ‘권 대표의 형사 처벌’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권 대표에게 투자금 상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은 피해자들 사이에서도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한 피해자는 “냉정하게 금전 회수가 목적이라면 소송해도 어려울 것”이라며 “형사소송을 통해 법적 책임이라도 지게 하면 그나마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수억 이상
코인 사기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 또 어디서부터가 거짓이었을까. 거짓과 부정으로 점철된 권 대표의 20년에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다. 권 대표의 몰락만으로는 끝나지 않은 고통. 하지만 권 대표는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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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