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사실상 종신형’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7.18 11:36:52
  • 호수 13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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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거짓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1조원대 펀드사기 혐의로 구속된 김재현 옵티머스 자산운용사 대표가 징역 40년의 중형을 받았다. 1년여간 경찰 수사에 확인된 피해자만 약 3200명으로 사기 금액만 1조원이다. 이 가운데는 법인이나 단체도 있어 실제 직·간접적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4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특정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벌금 5억원과 추징금 751억7500만원도 그대로 유지된다.

25년서
40년으로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씨는 2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5억원, 옵티머스 이사였던 윤석호 변호사는 징역 15년에 벌금 3억원이 확정됐다. 송석희 옵티머스 사내이사는 징역 8년과 벌금 3억원이 유지됐다. 자금책으로 불린 유현권 전 스킨앤스킨 고문은 대법원 징역 17년과 벌금 3억원을 확정했다.

김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으로 형이 훨씬 가중됐다. 1심은 김 대표가 한국 방송 통신전파진흥원 등 투자자를 속여 306억여원을 가로챈 부분은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봤지만, 항소심은 증인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1심 무죄를 파기하는 등 일부 혐의를 추가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3년 넘게 사모펀드를 운용하며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금 명목으로 총 1조3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편취한 초대형 금융 사기 범행”이라며 김 대표에 대해 “장기간 격리해 평생 참회하며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들 투자금은 대부분 타당성 없는 것에 투자돼 회수할 수 없게 됐고 현재까지 그 피해가 지속돼 회복이 힘든 상태”라며 “특히 김재현, 윤석호 피고인은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문서를 위조하는 범행까지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펀드 환매 불능 상황에 직면하자 증거인멸을 위해 상호 역할을 정하고 금감원, 검찰, 법원에 대응하는 전략을 논의해 초기 수사 과정에 막대한 혼란을 줬다”며 “다수의 선량한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재산적‧정신적 충격을 주고 금융시장 신뢰성을 심각하게 손상시켜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사태’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2조원의 피해를 발생시킨 라임 자산운용 사태에 이은 한국의 대형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다.

라임 사태 이은 대형 사모펀드 사건
피해자 3200명에 사기 금액만 1조원

이 회사의 정식 명칭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운용이란, 회사가 펀드를 설정하고 판매사에 판매를 위탁해 투자자를 모은 다음 펀드를 운용해 이익을 내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한 이익은 정기적으로 투자자에게 알려주고 이익금을 분배한다. 쉽게 말해서 ‘나 대신에 내 돈을 굴려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라임 자산운용은 업계에서 아주 유명했지만, 옵티머스는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았다. 

옵티머스는 2009년 6월15일 이혁진 전 대표가 설립한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의 전신이다. 2015년 6월30일에는 에이브이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7년 6월30일 옵티머스 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김 대표가 취임했다. 이때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김 대표가 취임을 하고 6개월이 지난 12월부터 사모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소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주식과 채권, 기업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펀드다.

옵티머스 사모펀드는 상품 구조가 좋았다. 일반인들이 알기에 보통 사모펀드에 가입을 하면 4~5%, 많은 곳은 6%까지 수익률이 간다. 그러나 옵티머스 사모펀드는 2~4%의 정도의 수익률이었다. 김 대표는 2017년 12월부터 사모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옵티머스사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3%의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사모펀드 상품은 최고 위험군 상품을 1등급, 제일 안전한 상품은 5등급으로 정한다. 옵티머스사의 사모펀드는 5등급으로 구성될 정도로 안전했다.

털어 보니
모두 사기

옵티머스사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3%의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NH 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의 증권사는 이를 믿고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옵티머스사가 이 상품을 구조대로만 팔았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처음부터 다른 데 있었다. 

김 대표는 사모펀드로 안전한 공공기관의 매출채권(기업이 상품을 매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권으로 외상매출금과 받을 어음)을 구입한다고 해 놓고 조직폭력배 출신인 옵티머스사 2대 주주 이씨의 ▲씨피엔에스 ▲비상장기업 ▲대부업계 ▲부동산 등에 투자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였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공공기관에 투자하겠다는 말은 거짓말이었고, 말도 안 되는 기업에 투자를 한 것이다. 또한 투자를 받은 회사는 투자금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상장 주식 ▲코스닥 주식 ▲코스닥 상장사 인수합병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펀드 돌려 막기에도 이용됐고, 김 대표는 자신의 증권 계좌에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도 금융감독원에 포착됐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가능했던 것일까. 옵티머스사는 수탁기관과 사무관리기관, 판매사가 모두 분리돼 업무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수탁기관인 하나은행에 비상장기업인 아트리파라다이스의 사모사채를 사도록 하고, 사무관리기관인 한국예탁 결제원에는 사모사채가 아닌 부산광역시 매출채권 등이 편입된 것으로 이름 변경을 요구했다.

판매사인 증권사들에는 옵티머스사의 사모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자들은 이를 믿고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이런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하는 등의 일을 하기도 했다.


알고도
넘어가

이런 상황에 옵티머스사는 2017년에 자본 적기 시정 조치 유예를 받는다. 자본 적기 시정 조치는 금융 감독 당국이 금융회사가 부실한 징후를 발견하면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 전에 해당 금융회사의 경영개선을 유도‧강제하는 등 여러 가지 시정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부실 징후를 보이는 금융회사는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는 조치다. 자본 적기 시정 조치는 금융회사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한국 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사의 펀드를 750억 구매해 위기를 넘어갔다.

결국 옵티머스사는 2020년 6월17일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그해 6월25일 서울중앙지검은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6월30일에는 금융위원회에서 옵티머스사를 상대로 영업정지 조치를 했고, 7월7일에는 김 대표‧이 대표이사‧윤 변호사 등 옵티머스사 관계자가 구속됐다.

이 사태가 일어나고 가장 큰 비판을 받은 것은 금융감독원이다. 금융회사를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사가 펀드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걸 확인하고도 현장 검사를 실시하거나 수사기관과 금융위원회에 통보하지 않았다.

또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95% 이상 투자하겠다”는 보고서와 달리, 일반 회사에 투자하는 내용의 집합 투자 규약을 첨부했는데도 인정했다.


옵티머스 펀드에 문제가 있다는 국회의 지적에도 무사안일하게 대응했다. 옵티머스사의 설명만 듣고 국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감사원은 45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하고, 금융감독원 직원 4명과 한국예탁결제원 직원 1명에겐 징계, 17명의 임직원에겐 주의, 24건의 기관 통보를 의결했다.

한편 옵티머스 사태로 인해 NH투자증권 및 하나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에서 발견된 위법사항에 대해 업무 일부정지 및 과태료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선량한 사람들에 막대한 충격 줬다”
대법원 징역 40년 선고 원심 확정

금융감독위원회는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부당 권유가 있었고, 설명 내용 확인 의무와 투자광고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사모펀드 판매를 3개월 정지하고, 51억72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결국 금융감독원의 안일한 대처에 피해자만 양성시킨 꼴이다. 올해로 76세인 유혜경씨는 지난해 겨울까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유씨는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의 피해자다.

피해 사실을 알고부터 계속 시위를 한 것이다. 옵티머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청사 앞은 물론 NH투자증권 본사와 금융감독원, 국회, 청와대 등 관련 기관을 돌며 마라톤 시위도 했다.

유씨는 2019년에 먼저 떠난 남편의 유산 5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넣었다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평생 사치 한 번 안 하고 검소하게 살며 모은 돈이다. 남편이 남긴 돈을 생활비 삼아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노후를 보내려 했지만 펀드 사기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은 유씨처럼 노후자금을 날린 고령자들이다. 생업, 몸이 불편해서 등 시위에 동참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은 유씨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아들의 전세금 2억원과 부모님 노후자금 2억원을 잃은 A씨도 있었다. A씨는 “지금 이 사건을 저하고 저희 아버지밖에 모른다. 어머니는 모르시고 자식들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사연을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옵티모스 피해자들은 시위에서 만나 자신들의 사연을 공유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A씨는 “저희가 시위도 많이 했다. 시위하면서 NH증권 정영채 사장을 자주 봤다. 비대위 대표들이 만나서 실제 회의도 했다. 그런데 웃으면서 ‘우리도 피해자’라고 말했었다. 그 말에 피해자들이 매우 격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울부짖는
피해자들

피해자들은 피해를 낸 제품을 판매한 회사의 물건을 팔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A씨는 “우리가 슈퍼에서 물건을 샀는데 물건이 변질됐으면 변상이나 교환을 요구한다. 우리가 생산자한테 찾아가서 요청할 수 없지 않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고위험 상품 권유 금지

앞으로 금융기관은 일반 금융소비자에게 장외 파생상품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고난도 상품 등 고위험 상품을 권유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을 입법 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소비자의 요청이 없는 경우 방문·전화 등을 활용한 투자성 상품의 권유를 금지하는 ‘불초청 권유 금지’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는 시행령에서 넓은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장외 파생상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성 상품에 대한 불초청 권유가 가능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비자의 구체적‧적극적인 요청이 없는 불초청 권유의 경우 방문 전 소비자의 동의를 확보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동의를 확보했더라도, 일반 금융소비자에 대해서는 고난도 상품, 사모펀드, 장내·장외 파생상품을 권유해서는 안 된다. 

단 전문 금융소비자의 경우에는 장외 파생상품에 대해서만 권유가 금지된다.

개정안에는 선불‧직불카드에도 ‘연계서비스 규제’를 적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연계 서비스 규제에는 연계 서비스에 대한 설명 의무, 연계 서비스 축소‧변경 시 6개월 전 고지 의무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은 신용카드에만 이 규제가 적용돼 규제 차익이 있었다.

또 환율 변동 등에 따라 손실 가능성이 있는 외화 보험에 가입할 때 적합성‧적정성 원칙이 적용되도록 바뀐다.

기존에는 투자성이 있는 변액보험에만 적용됐던 원칙이 외화 보험에도 확대 적용되는 것이다.

적합성 원칙에 따라 소비자 성향에 부적합한 금융상품 권유는 금지되며, 적정성 원칙에 따라서는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상품이 소비자에게 부적정할 경우 고지 및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밖에 업계의 요청을 반영한 개선사항도 포함됐다.

금융소비자의 확인을 받을 수 있는 전자적 방식을 확대해 전자서명 방식만 허용한 기존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의 금소법 시행령 및 감독 규정 개정안을 향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 중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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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