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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30일 22시20분

<창간 26주년 특집 - 윤석열에 바란다!> 강선화·정은애 성소수자부모모임 위원

“레즈비언 엄마로 살아봤나요?”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성소수자인 것을 밝히는 행위를 ‘커밍아웃’이라 표현한다. 자신의 틀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간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자신의 틀을 깰 때,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갈 때 함께 딸려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그들의 ‘가족’이다.

<일요시사>가 취재 중 만난 성소수자들은 커밍아웃을 할 때 가장 신경쓰였던 부분이 가족들의 의견이라고 했다. 그들은 ‘자신의 결정이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걱정돼서’ 커밍아웃을 한참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을 대변하며 세상의 편견과 대신 싸우는 가족들도 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성소수자들의 부모들이 주축이 돼 이뤄진 단체다. 여기서 활동하고 있는 운영위원 강선화(활동명 비비안)씨와 정은애(활동명 나비)씨는 각각 성소수자 자녀를 두고 있다. 다음은 강·정 위원과의 일문일답.

-자녀가 성소수자인 것을 언제 알게 됐나요?

▲(강) 제 아이는 남자아이인데, 21살 때 커밍아웃을 했어요. 저희 아이는 이성에게 뭔가 관심이 생기고 끌리기 시작하는 시기인 14살 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들이 다 남성을 향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본인이 굉장히 충격을 받아 ‘나는 동성애자가 아닐 거야’라고 자기를 부정하는 시간(7년)을 겪은 후 결국 저에게 편지로 말하더라고요.

(정) 제 아이는 여자애였는데, 어릴 때부터 레즈비언인 것을 알고 있었어요. 여자아이한테 계속 연애편지를 쓰는 것을 봤거든요. 서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가 24살이 됐을 때 함께 성소수자 부모 모임에 나가게 됐고,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레즈비언의 엄마’로 저를 소개했어요. 그런데 아이는 그 자리에서 자기는 트랜스젠더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당시 자녀에게 어떻게 반응하셨는지?

▲(강) 사실 처음에는 충격이었어요.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확실히 좀 놀라웠던 것 같아요. 성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알고 있었기에 ‘선택의 문제’가 아닌 것을 알고, 아이에게 “너가 맞는 것”이라고 얘기해줬어요. 부모 모임에 나와서 그때 받았던 충격도 틀렸던 것이구나를 깨달았어요. 저도 모르게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내재돼있단 것을 깨달았죠. 이 편견이 어디서 왔는지를 진지하게 따져봤는데 사회로부터 왔더라고요.

‘철옹성’ 종교계 조금씩 변화
차별금지법 조속한 도입 기대

(정) 저는 비교적 덤덤하게 받아들였어요. 중학교 때 레즈비언 친구를 이미 한 번 봤었거든요. 그래서 아마 거부감이 덜했던 것일 수도 있어요. ‘성소수자가 될 수도 있지’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책이나 기사로 접할 때 저는 눈으로 본 거죠. ‘내 가까이에도 있구나’란 경험을 이미 한 번 해본 상태라 크게 놀랍진 않았던 것 같아요. 

-새로운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강·정) 저희가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은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도입이에요. 새로운 정부에서 관심있게 지켜봐주고 도입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에 사람들이 왜 관심을 가져야 하나요?

▲(강) 저희도 사실 커밍아웃을 받기 전이었다면 좀 무관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따지고 보면 저희도 소수자잖아요? ‘여성’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있는 소수자들이요. 남성도 예외가 아니에요.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노인이 돼요. 또한 살아가며 피치 못할 경우가 생겨 소수자가 될 수도 있고요. 결국은 모든 사람이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정) 차별금지법은 그런 모든 소수자들을 위한 법안이에요. 현존하고 있는 전반적인 차별을 금지하는 취지니까요. 지금 정치하시는 분들 보면 본인은 어떤 소수자로 살 확률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차별금지법은 정말 모두를 위한 법안이라 생각해요. 누구를 처벌하는 법이 아니거든요. 내가 어떤 차별을 받았을 때 ‘나 차별 받았어요’하고 말할 수 있는 법이에요.

-현재 피부로 느끼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강) 주위에 성소수자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거요. 저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활동은 ‘가시화’ 운동이에요. 우리 눈에 보여야지 그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더 생각할 수 있잖아요. 과격하게 반대하시는 분들을 만날 때 ‘주위에 소수자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저런 말을 못 할 텐데’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아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

저희가 국회 앞에서 계속 집회·시위를 하고 있는데 보기에도 민망한 문구를 써서 들고 오시기도 해요. 어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그러니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개념이 없으신 것 같더라고요.

(정) 저도 동감해요. 한국은 실제 몇명의 성소수자가 한국에 살고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요. 저희가 답답해서 다른 나라의 경우를 대입해서 추산해봤어요.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가 성소수자라고 해요. 이것을 한국의 예로 들여오면 약 250만명이라는 수가 나오거든요. 우리나라 공무원이 120만명, 현역 군인이 60만명인데, 이들을 합친 수보다 많은 숫자에요. 이렇게나 많은데 왜 사람들은 없다고만 생각할까요?

-그래도 변화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강·정) 철옹성 같던 종교계에서 조금씩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매달 정기모임을 하는데, 종교 쪽에 계시는 분들이 참여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종교 내부에서 뭔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지금 제가 느껴요. 이와 더불어 전체적인 의식도 상향됐어요. 예전에 부모님들이 ‘아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면 요즘은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더라고요.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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