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보험금 사냥꾼 이은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4.26 10:19:48
  • 호수 13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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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놓치고 방송이 잡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보험 사기는 10년 전부터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최근 남편 보험금을 노린 잔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가족은 여러 차례 살해를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7년 전 ‘엄여인 보험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와 공범이자 내연남인 조현수가 지난 19일 인천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페이스쉴드와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한 채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이은해는 손에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이지 않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반면 포승줄에 결박된 조현수는 고개를 푹 숙이고 호송됐다.

8억 노린 
계곡 살인

이은해는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남편 윤모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가로채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부작위는 마땅히 해야 할 위험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형법은 부작위범을 결과에 의해 처벌하도록 했다. 따라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려면 피의자에게 사망이라는 결과를 방지할 의무가 있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저버린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해 12월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공개수배 18일째, 도주 124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날 이은해는 경찰 검거망이 좁혀오자 당일 오전 아버지에게 자수 의사를 밝혔고, 은신처인 오피스텔 건물 15층으로 오도록 했다.

이미 두 사람의 은신처 오피스텔 건물을 파악하고 탐문하던 경찰은 해당 건물 15층으로 가 복도로 나온 조현수를 만났고, 조현수 안내에 따라 22층 오피스텔 안에 있던 이은해까지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 실제 은신처인 22층이 아니라 15층으로 오도록 한 의도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19일 살인 및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등 혐의를 받아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은해와 조현수는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장으로 들어섰다. 이은해는 인천지검으로 압송된 뒤 “변호인이 없는 상태에선 조사를 받지 않겠다”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2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굉장히 어려운 사건이다”라며 “지금까지 온 길보다(가야 할 길이) 훨씬 멀어 보이는 사건”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지금부터 밝혀야 할 문제가 여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다”고 예상했다. 또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단(윤씨에게) 아무런 신체접촉이 없었다”며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물에 뛰어들어 결국 사망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은해는)피해자의 죽음에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인데, 이들도 처음에는 ‘자기들은 보험금을 못 받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남편 명의 생명보험 4건 계약
보험 실효 4시간 앞두고 숨져


이어 “(물에 빠진 윤씨에)도움을 줘야 할 상황인데 도움을 주지 않고 피해자를 사망케 했다면 ‘부작위 살인’으로 주장할 수 있지만 사실 ‘튜브를 던져줬다. 마지막 순간에는 못 봤다’고 한다면 그 장면이 CCTV에 안 잡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은해 범죄를 도와준 인원을 최소 4명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2명은 검찰이 이은해 등의 공개수배를 내린지 나흘 뒤인 지난 3일 이들과 함께 경기도 외곽으로 1박2일 여행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은 여행 중 숙박업소를 예약하는 과정에서 이은해가 결제한 신용카드의 명의자와 은신처로 사용된 오피스텔의 월세 계약자다.

다만 검찰은 이들에게 범인 은닉이나 범인 도피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조사 후 판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조직범죄의)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누가 지명수배된 사람과 1박2일 여행을 가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들 주변에는 굉장히 의심스러운 이가 많은데 아마 검거 전 텔레그램 등에서 수사에 대한 진행 상황과 법적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은해는 동료들과 보험 사기를 저질러 생계를 이어갔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일은 혼자 하기는 어렵다. 이은해가 2년간 혼인에 이를 정도로 애정이 깊은 다수의 남자들을 어디서 구한 것인지도 사실 이해가 잘 안 간다”고 했다.

지난 20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은해는 전날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A4 용지 2장, 1600자에 가까운 자필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은해는 A4 용지 2장 분량의 진술서 중 3분의 1을 복어 독을 이용한 1차 살해 시도를 부인하는 데 할애했다. 

검찰은 이은해가 조현수에게 텔레그램으로 ‘복어 피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했고,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이를 추궁하자 다음날 이은해는 도주했다.

이은해는 “너무나 나쁜 얘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복어를 사서 매운탕 거리와 회로 식당에 손질을 맡겼고,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해하려 했다면 음식을 왜 다 같이 먹었겠느냐”며 “식당에서 독이 있는 부분은 소비자가 요구해도 절대 주지 않는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사망 사건 당일에는 이은해 부부를 포함해 7명이 용소계곡으로 놀러갔다. 함께 간 지인 5명은 모두 이은해의 지인이었다. 그중에는 조현수도 있었다. 용소계곡은 수심 4m로 폭포 위에서 다이빙하기에 충분했다. 이은해 지인들은 다이빙하면서 놀았지만, 수영을 잘하지 못했던 윤씨는 내내 얕은 물에서만 있었다. 

4개월 도피
조력 최소 4명

지인들에 따르면 윤씨는 물을 무서워하기까지 했다. 당시에 7명이 함께 물놀이하다가 오후가 돼서 날이 쌀쌀해지고 추워지니까 남녀 한 쌍은 주차장으로 갔다. 해질 시간이 가까우지면서 주위 인파도 급격하게 줄었다. 저녁 8시경 계곡에는 이은해와 윤씨, 그리고 조현수와 부부 한쌍의 다섯 명만 남았다.


이은해는 돌아가기 전에 다이빙을 하자고 제안했다.

수영을 못하는 윤씨가 거절하자 이은해는 본인이 하겠다고 했다. 윤씨는 이은해를 말리고 본인이 하겠다고 태도를 바꾸며 다른 남성 2명과 함께 계곡을 건너 다이빙하기 위해 폭포 위로 올라갔다. 남성 2명이 물 속으로 다이빙한 뒤 마지막으로 윤씨가 다이빙을 했다. 윤씨가 물 위로 얼굴과 팔이 떠오른 걸 본 사람들은 당연히 물 밖으로 나오겠거니 생각하고 돌아섰다.

사람들은 윤씨가 물에서 나오지 않자 뒤늦게 사고라는 것을 인지했다. 119에 신고해 출동했지만 윤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윤씨는 보험 실효 4시간 전 가평 용소계곡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누구의 폭행이나 협박, 신체접촉도 없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윤씨를 구조하려고 시도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경찰이 해당 사건을 수사했지만 내사종결했다. 

해당 사건으로 이은해는 보험금 총 8억원을 수령하려 했지만 보험사의 거부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윤씨가 피보험자로 가입한 보험은 미납으로 해지될 뻔한 상황이 지속·반복되면서 간신히 계약이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직원은 이은해가 8억원의 생명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 사기, 즉 사고사가 아니라 타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급을 거절했다. 이후 이은해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리기도 했다. 


가평 계곡 익사 사건은 2020년 10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송돼 알려지게 됐다. 해당 방송은 놀랍게도 이은해가 SBS에 직접 제보해 전파를 탔다. 당시 이은해는 “보험사 측이 내가 보험금을 노렸다며 사망 보험금을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유가족과 당시 일행을 만나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보험사 횡포가 아닌 이은해와 조현수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취재 후 방영이 예정됐다. 그러자 이은해가 법원에서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패소했고 방송은 그대로 송출됐다. 시청자들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거 아니냐’는 의문을 품었다. 

결국 이은해는 SBS 상대로 “방송으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경찰은 이은해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는데 ‘부작위에 의한 살인’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수영에 익숙하지 않은 윤씨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였고 먼저 다이빙한 조현수는 튜브를 타고 있었지만 윤씨에게 던져주지도 않았다. 

돈 못 받자
직접 제보

과거 이은해가 윤씨를 살해하려고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9년 2월 이은해와 조현수가 강원도 양양의 펜션에서 복어 피와 정소 등을 섞은 음식을 윤씨에게 먹여 살해하려 했다. 치사량의 독성에 미치지 않아서 미수에 그쳤다.

3개월 뒤인 5월에도 용인의 한 낚시터에서 물에 빠트려 살해하려다가 지인이 잠에서 깨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이런 사실들이 포착되면서 용소계곡 건뿐만 아니라 두 건의 살인미수로도 추가 입건된 상황이다. 

윤씨 명의였던 생명보험은 가입 과정부터 수상했다. 이은해와 윤씨는 2017년 3월 혼인신고를 했고 5개월 뒤 윤씨 명의로 생명보험 4건에 가입했다. 사망 담보 위주의 설계였다. 보험금이 비싸서 부담되다 보니까 사망보험금은 유지하되 보험료를 낮춰달라면서 설계변경을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남편이 55세 이전 사망 시 8억원을 받지만 그 후에는 보험금이 급감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생명보험에 가입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윤씨가 사망했고 중간에 보험료를 지급하지 못하다가 겨우 되살리는 등 수상한 점이 발견됐다. 

사망 당시 40세였던 윤씨는 대기업 연구원으로 15년째 근무 중이었다. 11살 어린 이은해를 만나 2016년 가을에 결혼했다. 채널 A에 따르면 두 사람은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를 여행하면서 결혼사진을 찍고 현지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이은해는 경찰 조사에서 윤씨가 결혼을 강하게 원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하면 기초생활수급 자격과 한부모 보조금 혜택을 잃게 돼 미국에서 결혼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이은해는 이전에 사귀던 남성 사이에 낳은 어린 딸이 있었다. 하지만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윤씨의 보험금을 노리고 미국에 갔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에서 혼인신고해 사망보험금 수령이 불가능해지자 국내에서 재차 혼인신고를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은해는 윤씨에게 혼인신고를 하면 한부모 지원금을 못 받으니 자신이 원하는 만큼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당시 본가에서 받은 1억원에 대출금 4000만원을 더해 인천에 신혼집을 꾸렸고, 2017년 3월에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그런데 윤씨는 신혼집이 있는데도 수원에 월세 30만원짜리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사는 등 생활고를 겪었다. 

윤씨는 이은해와 결혼 후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거액의 채무와 수상한 금융거래 흔적까지 드러났다. 월급을 조현수에게 송금하기도 했다. 기본적인 생필품도 사지 못해 괴로워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본이 올라오기도 했다. “진짜 미안해” “전기금 끊긴다고 해서 3만8000원만 보내줘” “아껴 쓸게. 월급 탄 거 내가 다 보냈어. 돈이 하나도 없어 1만원만 입금해줘.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랑 생수 사 먹을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해외여행만 가면 가방 도난 신고
귀국 후 보험금 수차례 수령 흔적

윤씨가 장기매매로 돈을 벌려고 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던 시기에도 이은해는 해외여행을 계속 다니기도 했다. 과거 이은해는 여행자 보험금을 수차례 받았다. 2017년 9월 이은해는 당시 사귀던 남성과 일본 여행을 갔다.

혼인신고 6개월 후 “가방을 도난당했다”며 경찰에 허위신고한 후 피해 신고 접수증을 받아 귀국한 다음에 보험금 150만원을 받았다. 2019년 5월에도 조현수와 마카오 여행 때도 “가방을 도난당했다”며 200만원을, 같은 해 9월에도 마카오 여행을 가서 똑같은 수법으로 보험금을 수령했다.

이은해는 과거에도 남자친구 김모씨를 이용해 보험금을 받으려고 시도했다. 2010년 인천 미추홀구(당시 남구) 석바위사거리 한 도로에서 사고가 났다. 김모씨는 사망했고 이은해는 사망 보험금을 수령했다. 사고는 당시 단순 교통 사망사고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2010년경 ‘인천 석바위 사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관한 제보를 기다린다는 영상을 내보낸 적이 있다.

방송에 출연한 박지훈 변호사는 “(사고 당시 이은해가)동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범행, 사기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사망사고로 보험금을 수령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2014년 의문사는 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은해와 교제하던 이모씨는 파타야 산호섬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태국에서 이은해로부터 전화를 받고 사고 소식을 알았고, 이후 태국으로 건너가 이은해와 함께 장례절차를 진행했다.

태국 사고 현장에서도, 이은해와 동거하던 집에서도, 유품 중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은 “2년 가까이 사귀는 동안 이은해와는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다”며 “휴대전화 없이 유족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다”고 의심했다.

현지 경찰은 타살 가능성을 찾지 못했으며, 이씨의 사망은 사고사로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해의 과거 행적이 온라인상에서 잇따라 불거지면서 과거 사건들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손수호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은해 계곡살인 사건에 대해 “17년 전 엄여인 보험금 살인 사건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첫번째로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다. 남편인 윤씨 사망일에 촬영한 영상을 보면 윤씨가 괴롭힘을 당하고 이은해는 웃고 있었다. 엄여인 본명인 엄인숙도 사람들이 모두 사이코패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보험금을 노린 범죄로 보이는데 특히 보험 관련성도 있다. 이은해는 보험이 만료되지 않도록 관리했고 엄인숙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잠시 보험설계사로 일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세 번째로 심리적 지배 또는 기망이다. 엄인숙이 피해자를 극진히 간호하며 의심을 피했고 이은해는 남편을 지배한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은 본인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속이거나 기망 또는 지배했다”고 덧붙였다. 

이은해는 2002년 MBC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러브하우스>에 출연한 바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인 신동엽과 건축 디자이너가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찾아 집을 개조해주거나 선물해주는 프로그램이다.

2002년 <러브하우스>
11세 효녀로 출연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이은해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 중인 어려운 가정사를 공개했다. 이은해 부모는 “국가보조금 45만원으로 한 달을 버틴다”며 “은해의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해 잠을 못 잔다”고 호소했던 바 있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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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