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추적 앱 젠리 vs 오빠믿지 전격 비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4.08 10:54:29
  • 호수 13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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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어디야?”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기술의 발전은 때론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생기면서부터 위치 추적이 가능해졌다. 위치 추적을 기반으로 한 앱 ‘젠리’가 Z세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2년 전에도 위치추적 앱 ‘오빠믿지’가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일요시사>는 두 앱을 비교해봤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만큼이나 사용하는 메신저도 금방 바뀐다. 과거 MSN 메신저, 네이트온, 버디버디 등이 인기가 많았지만 종적을 감춘 지 오래다. 카카오톡도 이제 기성세대의 메신저가 되어버렸다. 10대와 20대 초반 사용자들은 왓츠앱, 페이스북 등 새로운 메신저를 찾기 시작했다. 

위치 공유

최근 젊은 층에서 각광받는 메신저 앱이 있다. 위치 추적 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메신저 역할을 하는 ‘젠리’다. 이 앱은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이용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젠리를 통해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주변인과 공유한다.

젠리는 2015년 프랑스 앱 개발자 앙투안 마틴이 만든 앱으로, 2017년에 사진 공유 앱 ‘스냅챗’으로 유명한 스냅이 인수했다. 이 앱의 핵심은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자신의 위치와 친구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기능이다. 친구로 저장된 프로필 대상자 배터리 상태, 이동 경로와 속도, 한 공간에 머무른 시간, 함께 있는 친구까지 확인할 수 있다.

메시지나 이모티콘을 보낼 수 있으며 유령 모드로 설정해 자신의 위치를 비공개할 수도 있다.


젠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5000만회 이상, 리뷰 40만개, 별점 4.2점을 기록했다.소셜 부문 인기 앱·게임 8위일 정도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젠리 친구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화면에 불꽃이 표시된다. ‘불타는 사이’라는 의미다. 집이나 학교, 직장에서 만나는 경우는 제외된다. 예를 들어 형제자매가 집에 있을 때는 젠리 이용자들이라 해도 ‘모임’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모임을 자주 갖는 친구는 추후 젠리가 ‘영혼의 단짝’으로 지정해준다. 

이때 휴대폰을 흔들면 공통으로 친구관계인 이들에게 “A님과 B님이 함께 있다”는 알림이 간다. ‘범프(Bump)’ 기능이다. 쓸데없는 걸 알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처럼 여럿이서 즐길 수 있는 기능 때문에 Z세대의 필수앱으로 불린다.

친구로 추가하고 싶은 친구와 만나 동시에 젠리를 켜고 범프하면 친구 추가도 가능하다.

하지만 위치 추적은 부작용을 낳는다. 과도한 사생활 침해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젠리 앱을 깔아두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내 위치가 다 보이기 때문이다. 젠리를 쓰다가 사생활이 남에게 노출되는 게 싫어서 그만둔 경우도 많다. 

해당 앱을 며칠 사용하면, 듣거나 방문한 적 없는 친구의 집 주소는 물론 그의 직장까지 알 수 있다. 반대로 상대방도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직장상사의 감시는 물론, 자녀를 향한 부모의 감시도 가능함을 의미하며, 나아가 스토킹 등으로 악용돼 인권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자녀를 감시하기 위해 부모 연령대인 40대 가입자 수가 많아지고 있다. 아이들이 위험한 곳에 가지는 않는지, 있어야 할 곳에 잘 있는지 감시하기 위해서다. 젠리는 친밀한 사람들 간의 현재 위치 공유가 즐거움의 요소다.


하지만 종속관계에서 해당 앱을 사용하게 되면 누군가는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 수 있다. 

배터리·이동경로 등 파악
자녀 향한 감시될 수 있어

사실 위치 추적 앱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0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앱 ‘오빠믿지’다. 오빠믿지는 연인 간 서로 위치를 확인하고 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있는 무료 메신저 앱이다. 당시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한 이 앱을 사용하면 상대방의 위치를 200m 범위 내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일부의 경우엔 어느 건물에 있는지 까지도 확인 가능하다. 무료 앱으로 출시되자마자 앱스토어 1위까지 오르는 등 사용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이 앱도 부작용이 나타났다. 아무리 연인 간이라도 위치 추적을 하는 것은 사생활을 침해하는 문제다. ‘위치 숨김’ 기능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감출 수도 있지만 상대방에게 ‘경고 메세지’가 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의심을 살 수 있다.

오빠믿지는 연인 간 불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악마의 앱’으로 불리기도 했다. 예를 들어 잊고 싶은 옛 애인이 새로운 사람를 만나고 있는 데 있거나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친한 기숙사 룸메이트가 우연히 근처를 지나간다면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감기에 걸렸다고 회사를 빠졌는데 상사가 잠시 들른 카페에 본인이 있다면 그야말로 낭패다.

악마의 앱 오빠믿지는 홍역을 겪기도 했다. 오빠믿지를 제작한 개발자들이 입건되기도 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이 앱을 무료로 배포해 수십만명에게 개인 위치정보가 불법으로 제공되도록 한 혐의로 김모씨 등 앱 개발자와 4개 서비스업체 대표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위치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앱 개발자 및 제작자들은 약 6개월간 애플사와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장터 ‘앱스토어’에서 스마트폰 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해당 스마트폰의 위치정보를 타인에게 알려주는 앱을 무료 배포한 혐의를 받았다.

조사 결과 이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이용한 서비스(LBS)를 제공하려면 방통위에 사업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이 앱은 재출시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악용 우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Z세대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익숙하고, 그 속에서 끈끈한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는 점을 노린 앱으로 보인다”며 “다만 왕따나 데이트폭력, 스토킹 등 여러 범죄에 위치 공유 앱이 악용된 많은 사례가 있었다. 단순히 이용자들이 동의하고 사용한다고 해서 넘길 문제가 아니다. 개인 프라이버시에 점차 무뎌지는 게 사회적으로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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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