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나는 가족여행 ②대전 뿌리공원

가족이라는 이름의 힘

뿌리공원은 효를 테마로 꾸민 국내 유일한 공원이다. 11만9062㎡ 규모 공원에 244개 문중에서 기증한 성씨 조형물, 한국족보박물관, 예쁜 산책로와 아늑한 산림욕장 등을 조성했다. 잘 정돈된 잔디광장은 아이들 차지. 목조 파라솔이 있어 가족 피크닉 장소로 손색이 없다.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만성교를 지나면 뿌리공원이 활짝 열린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한국족보박물관이다. 족보는 한 가문의 계통을 정리한 책자로, 이름과 자(字)·호(號)는 물론 관직과 봉호(封號) 심지어 묘가 있는 곳까지 상세히 기록한다. 가계의 흐름을 이처럼 방대한 기록으로 남긴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이 공적 기록이라면, 족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기록’이다.

나의 뿌리

그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족보는 무엇일까. 처음 책으로 만든 족보는 문화 류씨의 <영락보>라는데, 실물이 전해지지 않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족보는 1476년 간행한 안동 권씨의 <성화보>다. 하지만 광개토대왕릉비에 시조 주몽부터 광개토대왕에 이르는 왕실 계보가 기록돼, 우리네 가계 전승의 역사는 그보다 훨씬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6개 전시실로 구성된 한국족보박물관에는 족보의 탄생과 제작법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아이들을 위해 만화와 영상으로 족보를 쉽게 소개하는 기획전시실도 인상적이다.

족보에 대해 배웠다면, 이제 ‘나의 뿌리’를 찾아 떠날 시간이다. 뿌리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성씨 조형물을 설치한 산책로는 한국족보박물관 3층 출구와 연결된다. 산책로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조형물 가운데 자신의 성씨 조형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간이 제한적이다 보니 우리나라 모든 문중의 조형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예술 작품처럼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성씨 조형물은 그 자체로 훌륭한 볼거리다.

산책로가 끝나는 삼남탑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 1997년 개장할 당시 충주 박씨와 양천 허씨 등 72개에 불과하던 성씨 조형물은 25년이 지난 지금 244개로 늘었다. 자신의 성씨 조형물을 만나지 못했다면, 뿌리공원 홈페이지(www.djjunggu.go.kr/prog/fanmOrgn/hyo/sub03_04/list.do)에서 아쉬움을 달래자. 공원에 조형물로 설치한 성씨 외에 1028  개 성씨의 유래를 상세히 정리했다.

성씨 조형물이 있는 숲길만큼 유등천을 따라가는 강변 산책로도 공원의 자랑이다. 잔디광장을 크게 도는 이 길에 ‘효심소원돌’이 있다. 대대로 장원급제자를 배출한 문중에서 기증했다는 효심소원돌은 영천의 돌할매처럼 돌이 들리지 않아야 소원이 이뤄진다니 재미 삼아 도전해도 좋겠다.

곳곳에서 만나는 따뜻한 문장은 이곳이 효를 주제로 꾸민 공원임을 다시 일깨운다. “아픈 데는 없니?” “엄마는 걱정하지 마” “너희가 잘사는 게 효도야” 같은 문장들. 어제도 들었고 오늘도 들었고 내일도 듣겠지만, 언제나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 이 문장들이야말로 뿌리공원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뿌리공원 운영 시간은 오전 6시~오후 10시(연중무휴), 한국족보박물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월요일, 1월1일, 명절 당일 휴관)이며, 두 곳 모두 이용료는 없다.

효를 테마로 꾸민 국내 유일 공원
가족 피크닉 장소로도 손색없어

만성교를 사이에 두고 뿌리공원과 나란히 자리한 한국효문화진흥원은 나의 뿌리 찾기로 시작한 여행을 효라는 최종 목적지로 이끄는 마침표 같은 곳이다. 특히 5개 전시실을 갖춘 효문화체험관은 체험형 전시물로 꾸며 아이들도 효의 의미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링컨·나폴레옹·정조·이순신 등 위인과 관련된 효 이야기, 아버지를 알루미늄 지게에 모시고 금강산에 오른 이군익 선생 이야기, 조선 철종 때 효자 도시복 이야기는 아이들과 찬찬히 읽어볼 만하다. ‘효나눔실’에는 녹내장·백내장 안경과 특수 복장을 착용하고 노화를 체험하는 시설도 있다.

아이들과 나선 봄나들이에 놀이동산이 빠지면 섭섭하다. 오!월드는 중부권 이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종합 테마 공원이다. 후룸라이드와 슈퍼바이킹 같은 놀이 기구, 호랑이와 재규어 등 맹수가 있는 주랜드, 버스를 타고 아프리카 밀림을 체험하는 아프리카사파리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주랜드에서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동물 먹이 주기를 진행한다. 먹이 앞에서 본능을 드러내는 맹수의 모습이 제법 볼만하다.

놀이 기구를 타고 육상동물을 만난 뒤에는 물속에 사는 친구들을 만날 차례다. 대전아쿠아리움은 방공호로 활용하던 대전 도심의 천연 동굴을 수족관으로 만들었다. 한국관, 아시아관, 아마존관 등 다양한 테마로 꾸민 수족관에 물범과 MBU복어, 김나르쿠스 같은 희귀한 물고기가 있다. 최대 5m까지 자라는 웰스메기와 온몸이 눈처럼 하얀 알비노 샴악어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전 세계에서 공수한 다양한 물고기 외에 아프리카가시거북, 루시스틱볼파이톤 같은 파충류도 있다.

다양한 볼거리

여행의 마무리는 역사적인 인물과 관련된 곳이면 더할 나위 없을 듯싶다. 단재 신채호 선생 고향이 대전 중구 어남동이다. 마침 한국족보박물관 기획전시실의 〈독립운동가 성씨별 인물 21人〉에서 선생에 대해 접했으니, 아이들도 낯설지 않을 것이다. 단재 선생은 열아홉 살에 성균관에 입학해 스물여섯에 성균관 박사가 됐으며, 을사늑약 후에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계몽운동과 언론 활동에 헌신했다. 단재신채호선생생가지(대전기념물)에 선생이 여덟 살 때까지 살던 집을 복원했다. 안채와 곳간채, 선생의 동상이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뿌리공원→한국족보박물관→한국효문화진흥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뿌리공원→한국족보박물관→한국효문화진흥원
둘째 날: 오!월드→대전아쿠아리움→단재신채호선생생가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중구문화관광 www.djjunggu.go.kr/tour/index.do
- 뿌리공원 www.djjunggu.go.kr/hyo/sub03_01_01.do
- 한국족보박물관 www.djjunggu.go.kr/hyo/sub04_01_01.do
- 한국효문화진흥원 www.k-hyo.kr
- 오!월드 www.oworld.kr
- 대전아쿠아리움 www.djaquarium.com  

문의 전화
- 중구청 문화체육과 042)606-6293
- 뿌리공원 042)288-8300
- 한국족보박물관 042)288-8312
- 한국효문화진흥원 042)580-9000
- 오!월드 042)580-4820
- 대전아쿠아리움 042)226-2100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대전역, KTX 10~20분 간격(05:05~23:30) 운행, 약 1시간 소요. 대전역(경부선)에서 목척교 정류장까지 도보 5분, 313번 일반버스 이용, 효문화마을·뿌리공원 정류장 하차, 뿌리공원까지 도보 약 7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대전교통정보센터 http://traffic.daejeon. go.kr
[버스] 서울-대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20분 간격(06:00~24:00) 운행, 약 2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9회(06:00~22:10) 운행, 약 2시간 소요. 복합터미널 정류장에서 201번 일반버스 이용, 중구청역 정류장에서 30번 외곽버스 환승, 보문산교통광장 정류장 하차, 뿌리공원까지 도보 약 8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대전복합터미널 1668-3300, www.djbusterminal.co.kr 대전교통정보센터 http://traffic.daejeon.go.kr

자가운전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안영 IC→대둔산로 대전 방면 우회전, 910m 직진→뿌리공원로 뿌리공원 방면 우회전, 457m 직진→하상주차장→뿌리공원

숙박 정보
- 크리스탈레지던스호텔: 중구 대종로452번길, 042)255-2933, www.crystalht.co.kr
- 대전하늘정원게스트하우스: 중구 보문로230번길, 0507-1408-7974, http://djskygarden.modoo.at
- 호텔7: 중구 문창로90번길, 042)242-4101

식당 정보
- 대전갈비집(돼지갈비): 중구 대흥로175번길, 042)226-9428
- 소나무집(오징어칼국수): 중구 대종로460번길, 042)256-1464
- 진로집(두부두루치기): 중구 중교로, 042)226-0914
- 사리원면옥 본점(냉면): 중구 중교로, 042)256-6506, https://sariwonfood.modoo.at

주변 볼거리
보문산, 창계숭절사, 유회당, 여경암, 무수천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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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