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이재명 VS 윤석열 설 이후 대선 판세 대예측

하늘도 헷갈리는 안갯속 용호상박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여야 대선후보들은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럴수록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 사이에서 유권자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곧 한쪽으로 판세가 굳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당시 대선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가 대결을 펼쳤던 제16대 대통령선거는 세대갈등이 표출된 첫 선거라고 회자된다. 2030세대는 노 후보를, 5060세대는 한나라당 이 후보를 지지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당시 일각에서는 캐스팅 보트로 여겨진 세대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노 후보가 당선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과거에도 쟁점 사안은 본인 리스크를 포함한 정권교체가 화두였다.

계속되는
샅바 싸움

한나라당 이 후보의 경우 두 아들의 병역 문제로 하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두 아들 리스크를 이 후보가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노 후보 역시 YS 시계 사건, 김홍업 사건 등으로 본인에게 타격이 가해졌다. 후보 본인에게 생긴 리스크가 지지율 상승에 발목을 잡은 셈이다. 다만 노 후보는 자신의 리스크를 빠르게 수습해 한나라당 이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현재 판도 역시 지난 16대 대선과 비슷한 전개로 흘러가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중 여론조사만으로는 확실한 1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독주하지 못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가진 리스크가 큰 탓이다. 


이런 탓에 두 거대 양당은 연일 폭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의 향후 행보에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에는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한발 앞서 나간다는 평가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안한 1위라는 말이 나온다. 

올해 초만 해도 이 후보는 윤 후보를 앞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지속적인 내홍이 터졌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한때 40%대를 오갔고 윤 후보의 지지율은 급속도로 하락해 20%대를 기록했을 만큼 격차가 났다. 이 후보가 윤 후보의 실책이 이어지는 사이 반사이익을 얻었던 셈이다. 

이와 함께 윤 후보가 늘 앞서던 청년층 표심 역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 이 후보에게 양분되기 시작됐다. 윤 후보에게 위기가 찾아온 순간이었다.

일각에선 이 후보가 골든크로스를 맞이했다고 평가했으나 그는 오히려 윤 후보가 데드크로스를 맞이한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위기를 의식한 윤 후보는 지지율 회복을 위해 발 빠르게 선대위 쇄신에 나서며 반격을 준비했다.

수습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현재 윤 후보는 이 후보와 백중세를 기록할 만큼 지지율을 회복했다. 지지율이 더 이상 유의미하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전 여론조사 결과로 판세가 기울 가능성이 다분하다.

전례 없는 진흙탕 혼전 “1%도 아쉽다”
민심 겨냥 TV토론 부동층 표심 분수령

정치권에서도 설이 지난 뒤 선거운동이 펼쳐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대선 판도가 굳어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오는 대선이기 때문에 설 민심은 추석 민심에 비해 더욱 의미가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정부는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정부가 설 이후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위한 추경을 다급하게 추진하게 된 배경도 이 후보의 지지율 회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는 최근 새해 예산안 집행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추경을 편성했다. 유권자 중 중요하게 여겨지는 층인 자영업자를 염두에 둔 셈이다. 

과거 대선에선 자영업자들의 표가 쏠리는 후보가 당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이 후보 역시 설이 되기 전 추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가 정부와 함께 입을 맞추는 이유는 자영업자 지원 분야에서 윤 후보보다 먼저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이 후보가 현 정부와는 정책 차별화를 시도한 점과 다른 양상이다.

다만 이 후보가 여전히 현 정부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부동산 문제 등에 있어서 연일 문재인정부를 타격하면서 자신만의 정책을 내세워서다. 최근 그는 현재 지지율 답보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연일 정권 재창출을 띄우고 있지만 윤 후보가 가진 정권교체라는 명분을 뛰어 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라는 점에서 친문(친 문재인)을 배제하고 반문 정서만을 끌고 가기에도 부담으로 느껴지는 모양새다.

독자노선을 택했다고 해서 현재의 민주당 부동층 결집을 배제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설 민심이
대선 민심

내홍으로 하락하던 윤 후보의 지지율 역시 안 후보에게 일부 빼앗기면서 완전히 흡수하지 못했다. 이런 탓에 외연 확장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중도층 확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 둘 다 중요한 사안이다. 외연 확장에서는 윤 후보가 이 후보에게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는 정권교체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존재감을 연일 부각시키고 있다. 호남의 막강한 지지를 받는 이 전 대표와 함께 민주당 지지층 결속을 한층 더 강화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풀이된다.  

최근에는 외연 확장을 위해 수도권에 밀집한 중도층 민심 공략에 나서는 중이다. 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약도 과감하게 수용했다. 유 전 의원은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는 민생과 경제가 다음 대통령에게 중요해진 까닭에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앞세워 중도층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선판에서 설 이후 더 이상의 세 결집은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 보트로 여겨지는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연일 고군분투 중이다. 현재 윤 후보의 2030세대 지지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회복했다.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띄우자 이 후보는 발 빠르게 여성층과 청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정책으로 맞대응했다. 

윤 후보가 다소 극단적인 전략을 내놓자 이 후보는 직종과 세대별 핀셋 공약을 내놓으면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여성과 청년 등을 대상으로 한 생활밀착형 정책을 제시하면서 청년층 표심을 가져오겠다는 복안이다.  

대선 레이스 내내 이 후보에게 대장동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다는 점에서 당내에도 불안함이 감지된다. 본격적인 대장동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이 후보에게 또다시 대장동은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박스권 지지율 털어내야 승산
반문 정서와 외연 확장 결합 필요

이 같은 연유로 대장동 수사의 향방이 이 후보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장동 키맨’들의 폭로가 향후 그의 지지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대장동 수사를 받던 인물들의 사망 소식도 이 후보를 향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청년층이 도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이 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과거에 있었던 형수 욕설 논란이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160분에 달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즉각 고개를 숙여 빠른 진화에 나섰다.

해당 녹취에는 이 후보의 욕설과 함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거론된다. 이 같은 상황에 당내에서도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해당 논란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다면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더 이상은 힘들다는 관측이다. 

리스크는 비단 이 후보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후보가 본인 리스크가 크다면 윤 후보는 연일 아내 리스크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는 학력 위조 논란부터 최근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했던 7시간 분량의 녹취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리스크가 부각된 모양새다. 

앞서 이미 지지율 하락세를 기록 중이던 윤 후보에게 김씨의 허위 경력 논란이 동시에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김씨가 직접 사과에 나섰으나 소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 같은 상황은 자칫 중도층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농지법 위반을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앞으로도 이른바 처가 리스크가 재차 촉발된다면 윤 후보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그는 과거와 달리 논란에 대해 빠른 사과와 대처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수습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했음에도 중도층 확장은 풀어야 할 숙제다.

떠나갔던 청년층 표심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여전히 남아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띄운 이른바 ‘세대 결합론’을 강화하면서 세를 다지고 있지만 중도층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분주해진 
캠프 셈법

이에 윤 후보는 호남 등 자신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지역을 집중 공략해 가는 중이다.

이 후보가 호남에서 앞서고 있지만 압도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 후보에게 호남 공약이 실종됐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를 활용해 윤 후보가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호남을 중점적으로 품으면서 외연 확장과 동시에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전략과 대응 방식을 발 빠르게 수정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무속인 논란이 재차 촉발됐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윤 후보는 손바닥의 왕(王) 자 논란, 천공 스승 등 무속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에는 지지자가 손바닥에 적어준 것뿐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건진법사라고 불리는 전모씨가 네트워크본부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려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윤 후보는 즉각 네트워크본부를 해체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앞서 김씨와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역술인 이야기가 나왔던 만큼 ‘무속 논란’을 사전에 종식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에게 의존해 국정 농단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트라우마가 재현될 수 있다는 걱정스러운 시선도 존재한다. 

이런 점에서 박 전 대통령 역시 윤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대목 중 하나다. 올초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되자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했고, 급기야 후보 교체론까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윤, 아내 리스크 수습해야
홍준표 합류 여부도 관건

박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윤 후보를 향한 어떤 메시지도 내놓고 있지 않다. 만일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타격한다면 보수층이 분열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보수 분열이 현실화된다면 윤 후보가 주장하는 정권교체는 물 건너 갈 수 있다.

보수 결집을 위해 언급되는 사안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합류다. 홍 의원은 지속적으로 윤 후보를 맹렬 비판해왔지만 최근 들어 잠잠해졌다. 홍 의원 합류를 두고 당 일각에서 여러 말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고문으로만 이름을 올렸을 뿐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또다시 선대본부에 재차 합류할 것을 촉구하며 홍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서 퇴장한 후로 당내에는 무게감 있는 인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런 탓에 홍 의원이 김 전 총괄위원장의 사퇴 후 당내 무게감 있는 스피커 역할을 할 인물로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의원은 청년층 표심을 꽉 쥐고 있는 만큼 선대위에 합류하게 된다면 안 후보에게 일부 흡수됐던 청년층 표심까지 돌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홍 의원에 대한 끊임없는 구애는 윤 후보에게서 떨어져 나간 보수층 결합을 위한 카드로 보인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무리한 외연 확장 시도로 인해 해체된 상황까지 겪었다는 점을 비춰볼 때 그의 합류 효과로 중도층까지 끌어안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최종 경선 당시에도 홍 의원은 중도층의 막강한 지지를 받았다. 이를 통해 윤 후보가 설을 기점으로 골든크로스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홍 의원이 비공개 회동 자리에서 윤 후보에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종로 공천을 제안한 뒤 분위기가 급반전된 점은 변수다.  

이 밖에도 판세를 가져올 요소로 TV 토론이 꼽힌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후보가 TV 토론에서는 한수 앞선다는 평가가 다분하지만, 이 같은 연유로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윤 후보가 그동안 토론 실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이 후보가 토론에서 실수할 경우 판세가 급격히 기울 가능성이 다분하다.

윤 후보도 TV 토론에서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이 후보에게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 

아직 모른다
최후 승자는?

이와 관련해 여야는 각자의 후보가 설 이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설 전후 (대선후보)능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때가 온다고 본다. 우리 후보가 40%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 대표는 “최근 추세가 지속된다면 설을 기점으로 윤 후보가 재차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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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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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