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설 물가 점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1.18 11:46:04
  • 호수 13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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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 식음료 품목이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밥상 물가가 올라가면서 서민 지갑은 더 얇아지고 있다. 정부는 가계를 걱정하는 서민들의 우려를 덜기 위해 물가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정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치솟는 생활물가를 잡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5%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정부가 안간힘을 쏟고 있다.

농산물 가격↑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농·축·수산물, 공업 제품, 개인 서비스 등이 일제히 1년 전보다 오르며 전년 동월 대비 3.7%의 상승률을 보였다. 연초부터 버거킹, 스타벅스, 동서식품 등 식품업계가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딸기, 상추 등 농산물 가격도 고공행진 하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딸기 100g(상품) 평균 소매가는 2591원으로, 평년보다 71.1% 높은 수준이다(지난 11일 기준). 이는 한 달 전보다 27.8%, 1년 전보다 64.5% 각각 오른 수치다. 

최근 생활물가가 오른다는 얘기가 나오자 기획재정부는 물가 안건에 고민하고 있다. 정부는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우선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는 오는 28일까지 16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물량(20만4000톤)으로 공급한다. 지난해 설과 비교했을 때 약 31%(4만 8000톤) 증가한 수준이다.

16대 성수품은 배추, 무, 사과, 배, 밤, 대추 등 농산물과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등 축산물, 고등어, 갈치, 오징어, 명태, 조기, 마른 멸치 등 수산물 등이다. 쌀도 수급관리 품목에 포함된다.

가격 강세인 배추는 평시 대비 1.6배 많은 2550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인 무는 평시 대비 1.5배인 4080톤 을 각각 공급한다. 사과는 2.5배 많은 1400톤, 배는 1250톤 공급한다. 농협 계통 매장을 통해 중소 과일 10만 세트를 온·오프라인으로 오는 28일까지 할인 판매한다.

쌀은 생산량 증가(전년 대비 10.7%↑)가 가격에 반영되도록 관리한다. 대형마트 등과 연계한 쌀 할인행사가 설까지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경기, 강원, 수도권 등의 지역에 대해서는 명절 전에 집중적으로 할인 판매를 추진한다.

소고기는 평시보다 1.5배 많은 1870톤, 돼지고기는 6720톤 공급한다. 설 기간 한우 암소 도축 수수료는 마리당 15만원, 돼지 상장·도축 수수료는 마리당 2만원 지원한다. 또 수산물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품목 중심(명태·고등어 등)으로 정부 비축물량(최대 6166톤)을 최대 30% 할인 가격으로 방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설 물가를 잡기 위해 물가관계차관회의 중심으로 범부처 총력 대응 체계를 구축해 성수품 공급·가격 동향을 매주 점검하고, 필요 시 보완 방안을 마련한다.

농수산물은 가격·수급 동향에 따라 비축물량 등을 활용해 명절 기간 중 제때 공급을 도모하고 모니터링 및 수급 조절 체계 강화를 추진한다. 산지 동향조사·생육 실측(주 1회) 등을 통해 한파로 인한 농산물 피해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할 때 즉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허리 휘청∼’ 정부 밥상 물가 잡는다
성수품 20만4000톤…수입란 등 대비도

축산물의 경우 설 명절 기간 소·돼지고기 도축 지원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고 명절에 소비가 많아지는 계란은 수입란 도입 등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대비할 예정이다. 계란은 가격 형성 과정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판장 2곳의 운영을 개시한다.

기획재정부는 가격 동향 모니터링을 지속해 추가 가격 안정화가 필요한 품목에 대해 대형마트 자체 할인을 유도하며 업계 지원 및 가격 정보 공개 확대 등으로 가공식품, 외식물가 안정에도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폭리를 취하는 중간업자를 제재하기 위해 설 기간 중 가격표시제 이행 등 관계기관 특별합동 점검도 5회 진행될 예정이다. 

성수품·선물 등 가격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바로정보’ 홈페이지를 통해 알뜰 소비 정보를 수시로 공개할 방침이다.

먹거리 안전을 위한 조치도 취해진다. 이달 안으로 농·축·수산물 원산지 관련 부정 유통행위 특별단속이 시행되고, 설 성수품과 관련한 제조·판매업체(2800여개소) 대상으로 한 위생점검과 수입 명절 식품의 통관·유통검사가 강화된다.

정부는 소상공인·중소기업 등 취약 계층의 조속한 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소외계층 맞춤형 보호를 병행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총 6조5000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 3대 패키지가 집행된다. 방역지원금(100만원, 320만 소상공인)과 방역물품 현물지원(최대 10만원)은 설 연휴 전 최대한 지급 목표에 맞춰 추진될 전망이다.

소비쿠폰 할인행사에는 대형마트뿐 아니라 중소형 마트 등 전국 2195개 유통망이 참여해 명절 소비자물가 안정에 동참한다. 

또 명절을 앞둔 소비자의 가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농·축협·산림조합 등 생산자 단체가 주관하는 할인·특별기획전을 개최하고 소비자의 성수품 구매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551개소), 오프라인 장터(바로마켓, 내고향 장터 등 30개소)도 개설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성수품 가격 등 알뜰 소비 정보 제공 확대와 유통 질서 확립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생계 부담 완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설을 맞이해 모든 국민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안전한 환경 조성과 함께 서민·취약계층의 물가·생계부담 완화 등 민생 어려움 해소를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며 관계부처 담당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외식 물가는?

외식 부담이 한층 커졌다. 버거킹은 지난 7일부터 버거류를 포함한 제품 33종의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와퍼(단품)는 6100원에서 6400원으로, 와퍼 주니어는 4300원에서 4400원으로 올랐다.

앞서 롯데리아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렸다.

이들 업체는 글로벌 원자재 생산 차질과 물류난,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증가를 가격 인상 이유로 들었다. 


동서식품도 지난 14일부터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7.3% 인상했으며 매일유업은 새해 들어 컵 커피 제품값을 10% 안팎 올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12월 서울·경기 지역에서 39개 생필품과 가공식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64%인 25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밀가루(8.3%), 간장(4.2%), 생리대(3.9%), 콜라(3.3%), 세탁세제(2.9%) 등의 상승 폭이 컸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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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