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윤캠프 새 수장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지고 있는 8회 구원투수 등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5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해촉을 포함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산을 발표했다. 대선을 63일 앞두고 후보 직할의 실무형 선거대책본부가 중심이 되는 쇄신안을 발표하며 ‘홀로서기’라는 승부수를 택했다. 선거대책본부장은 4선의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맡게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선대위와 당을 잘 이끌어 국민들께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모두 오롯이 후보인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메머드 선대위, 민심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캠프의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고도 했다.

김 ‘아웃’
권 ‘원톱’

윤 후보는 “새로운 선거대책본부를 꾸리겠다. 선거대책본부 본부장은 권영세 의원이 맡는다”고 알렸다. 선대본부장 단일 지도 아래 핵심 팀만 후보 직속으로 두는 초슬림형 조직을 운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윤 후보는 ‘윤핵관’(윤 후보의 핵심 관계자)을 언급하며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또 “2030 세대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국민이 기대했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가족 논란에 대해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부족함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드시는 회초리와 비판 달게 받겠다”며 “제가 일관되게 가졌던 원칙과 잣대를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겠다. 시간을 좀 달라. 확실하게 달라진 윤석열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당 사무총장도 겸한다. 윤 후보와의 직접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한편, 당 사무총장으로서 조직관리도 맡게 되면서 ‘원톱’으로 떠올랐다. 

권 의원은 1959년 서울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배재고등학교(92회),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 1983년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5기)에 합격해 검사로 근무했다.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지검, 독일 법무부 파견 등 검사로서 소위 ‘엘리트 검사’의 길을 걸었지만, 김대중정부 출범 후 검찰청 부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청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하버드 케네디 스쿨과 하버드 로스쿨로 유학, 전공 분야를 다시 한 번 점검하며 실력을 가다듬은 후,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당시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측으로부터 정계 입문 제의를 받고 본격적으로 정계에 뛰어들게 된다.

대선 63일 전 선대위 해산 ‘슬림화’ 선언 
새 선대본부장 4선 의원…이준석도 ‘찬성’

권 의원은 윤 후보와 오래전부터 가까운 사이로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면서, 대학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함께했다.

검사였던 윤 후보와 꾸준히 친분을 유지했고, 권 의원이 2013년 주중대사로 내정됐을 때 송별회를 함께하는 등 각별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입당을 고민할 때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으며 가교 역할을 했고, 최종 대선후보 선출 후 총괄특보단장을 맡았으며, 이번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역할을 대신할 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권 의원이 선대본부장으로 내정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윤 후보와 친분이 있지만 이를 내세우지 않고 뒤로 물러나 있는 모습을 보였던 점, 당내 ‘비토’ 세력이 거의 없다는 점 등과 함께 비강남권 유일의 서울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서울·수도권 표심을 잡지 않고는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권 의원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선거에서 당 사무총장과 상황실장을 맡아 대선을 이끌었던 경험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 현재 윤 후보의 선거를 돕는 사람 중 전면에 나서 대선을 치러 본 몇 안 되는 사람이다.

지난해 6월 중순,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로부터 받은 사무총장 제의를 고사하고 그 대신 대외협력위원장직 제안은 받아들였다. 당 외부 대선주자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자리다.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권 의원은 7월 초부터 본격적인 영입 행보를 시작했다. 

권 의원은 빅2인 윤 후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물론 ‘DJ(김대중 전 대통령) 적자’라 불리는 호남 출신의 장성민 전 의원(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과도 회동했고, 세 사람 모두 입당을 성공시켰다. 

서울법대 출신
입당의 고수

서울대 법대 77학번인 권 의원은 최 전 원장(75학번)의 2년 후배, 윤 후보(79학번)의 2년 선배다. 당내에서는 권 의원이 한 달 동안 두 유력 대선주자를 영입할 수 있었던 비결로 이 같은 인연을 꼽는다.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권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당 사무총장직을 제안받았는데 왜 거절했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아무래도 정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험 많은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고 싶어 했다”며 “그래서 사무총장을 해본 내게 요청을 했는데, 반대로 내 입장에서는 이미 두 차례(2008·2011년 한나라당)나 사무총장을 했기 때문에 또 사무총장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당을 돕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대외협력위원장을 수락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나와 굳이 같이 일하길 바랐던 이유는 내가 당내 다른 정치인보다 대선을 치러본 경험을 더 갖고 있으면서 현재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들과 인연 때문”이라며 “내가 이 대표에게 ‘타이틀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으니, 대선주자를 영입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그렇다면 대외협력위원장이 적절하지 않겠나’라고 해서 내부적으로 그렇게 결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세 차례 대선을 치러본 노하우가 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당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2007년과 2017년 대선에도 그는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권 의원은 과거 주중대사 시절 안현태 전 경호실장을 비판해 주목받은 바 있다.

권 의원은 당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장 대상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안현태씨는 물론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다른 공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5공 비리로 처벌받은 이상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것 자체가 국립묘지의 명예성을 훼손한다”며 “그런 점에서 심의기구에서 제대로 심의를 해줘야 된다고 보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17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여권이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가 교원 임용을 위해 과거 5개 대학에 허위 경력과 학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윤석열 후보가)김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털고 갈 건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털고 간다는 얘기는 본인이 인정하고 사과하고”라고 부연했다.

선대위 개편
산적한 과제

당시 권 의원은 김종인 ‘원톱’ 선대위에 대해 “그건 아마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관측했다. 권 의원은 당내 갈등 상황과 관련해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있기 때문에 사적으로 감정이 안 좋았던 분들이라 하더라도 윤 후보와 정권교체라는 두 화두를 중심으로 얼마든지 뭉칠 수 있고 또 뭉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윤 후보가 선거대책본부 개편 구상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이 대표와 정면으로 임명안을 두고 맞부딪혔다. 이 대표가 급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오늘 임명안 상정은 전면 거부”라고 했다. 다만 임명안은 최고위 의결사항이 아닌 협의사항인만큼 당무우선권을 가진 윤 후보가 이 대표가 반대해도 임명을 할 수 있는 사안이다.

선거조직 재구성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이 대표가 권 의원에 대한 사무총장 임명에는 찬성 입장을 밝혀 정면충돌은 피했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은 선거대책본부장과 사무총장을 겸임하게 됐고,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선대본 정책본부장으로 인선하는 안건도 무리 없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철규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에 임명하는 안건에 대해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이 의원은 당 내분에 대한 ‘이준석 책임론’을 제기해 이 대표와 불편한 관계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권영세 사무총장 임명에는 어떤 이견도 없지만, 나머지 사안에 대해선 큰 이견이 있었고 내 의견을 정확하게 이야기했다”며 이철규 부총장 임명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정치적인 상황”이라며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했다. 

반면 윤 후보는 “협의 절차는 임명권자가 의견을 구하는 것”이라며 “협의 절차가 끝났으니 임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강행 의사를 밝혔다. 

윤 대학 선배…세 차례 대선 경험
“단일화가 없이 이기는 것이 목표”

권 의원은 “이철규 부총장 지명에 대해 (이 대표가)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표도 선거 승리를 위해 같은 뜻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인 감정으로 반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적은 대선후보 단일화가 없어도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가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토론 제안에 “3회 법정 토론으로 부족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우리는 언제라도 준비가 돼있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주제는 (대장동 의혹을 넘어)한정 없이 하자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론은 혼자 할 수 없는 만큼 구체적인 부분은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 후보의 대장동을 비롯한 여러 개인 신상과 관련한 의혹, 공인으로 정책과 결정, 선거운동 중 발표한 공약들과 관련해 국민들 앞에서 검증하는 데 3번의 토론은 부족하다”며 “효과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실무진에게 법정토론 외에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오전 윤 후보가 산만한 조직에서 오직 일, 실무 중심의 선대위로 하는 내용을 말했다”며 “위원장도 없고, 병렬적 구조에 더해 밑에는 기능 단위로 상황실 등 일정, 메시지, 전략을 구성하는 실무적으로 꼭 필요한 (조직으로)구성되는 선대위로 개편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실무 단위를 구성하는 과정 중에도 꼭 필요한 기능 단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번 선거는 부침이 굉장히 많은 선거”라며 “주요 후보들이 비교적 정치 쪽에서 새롭게 등장한 분들이라 새로운 사실이 알려질 때마다 (지지율)흔들림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후보의 지지율이 연초 여론조사를 보면 조금 낮은 상황이지만, 그게 고착될 것으로(생각하지 않고) 이 자리도 ‘독배’를 받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골짜기에 있지만 조금 노력하고 진정성을 보이면 얼마든지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단일화 없다”
승리 자신감

권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그럴 필요가 절대, 전혀 없다고 본다”며 “우리 목적은 후보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기현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에 대해선 “윤 후보가 반려를 하겠다는 것이니 원내지도부는 유지된다. 김 원내대표가 대여 투쟁의 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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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