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뭐니뭐니 해도 머니' 돈 들어오는 미신 열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2.27 13:49:10
  • 호수 13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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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부자 되게 해주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미신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믿음이나 신앙이다. ‘다리 떨면 복 나간다’ ‘길에 떨어진 물건을 함부로 주워오지 않는다’ 등 여러 가지 미신들이 있다. 과학적인 근거 여부를 떠나 미신은 우리를 매우 흥미롭게 만든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돈과 관련된 미신이라면 믿는 사람이 많다. 미신을 믿음으로써 마음이 편안해지고 불편한 기분을 없애준다. 사람의 믿음을 강하게 심어주는 돈 부르는 미신을 정리했다.

현관은
집 얼굴

▲인테리어 = 현관은 집의 얼굴이라는 말이 있다.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곳이기 때문에 늘 단정하고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풍수 인테리어에서도 현관은 가장 중요한 곳이다. 안과 밖을 연결하는 현관을 통해 좋은 에너지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관 주변에 신발장 등을 잘못 배치해 ‘입구가 막힌 듯한 인상’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관을 조명이나 환한 색상의 그림을 활용해 분위기를 밝혀주는 것이 좋다. 또 현관에 분리수거함이나 쓰레기통을 두면 금전운이 달아난다고 하니, 최대한 깨끗하게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현관 주변에 거울이 있는 경우가 많다. 거울 위치에 따라 들어오는 복이 다르다. 현관에 들어섰을 때 거울이 정면으로 보이면 집안에 들어오는 행운을 바깥으로 돌려보낸다는 게 풍수지리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만약 현관문 주변에 거울을 놓고 싶다면 정면보다는 측면에 배치해야 한다.


거울을 왼쪽에 두면 재물운, 오른쪽에 두면 출세운에 도움된다. 

침실은 어두운 상태를 유지할수록 재물이 쌓인다고 한다. 재물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음’의 기운에 해당돼 차분하고 밝지 않은 톤으로 꾸며야 한다. 너무 화려한 침대와 이불을 사용하면 재물이 빠져나간다고 하니,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블라인드나 커튼을 활용해 좋은 기운을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조명은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의 간접 조명을 활용해야 한다. 

풍수 인테리어에서는 사람이 잠잘 때 머리를 어느 방향에 놓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잠자는 동안 사람의 기가 약해지기 때문에 거실에서 들어오는 기운이 직접 머리에 닿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머리의 방향이 문을 향하는 것보다는 창문 쪽을 향하도록 침대를 배치하는 것이 좋다.

주방에 창문 있어야 금전운
창가에 화분이나 시계 비치

거실은 현관으로 들어온 좋은 에너지를 각 공간으로 퍼뜨려주는 중심 역할을 한다. 집안에 사람이 없다면 거실과 이어진 모든 방은 항상 문을 열어놔야 기의 흐름이 원활해진다고 한다.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거실을 지나치게 채워 두는 것보다는 최대한 여백을 살리는 것이 좋다.

주방은 불의 기운이 강한 곳으로 가족의 금전운을 좌우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주방에 창문이 있으면 금전운을 모으기 좋다. 창가에 작은 화분이나 시계를 놓아두면 재물이 더 잘 쌓인다고 한다.


주방을 꾸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정반대의 기운을 가진 물건을 너무 가까이 배치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물과 불이 부딪히면 나쁜 기운이 생겨 불필요한 지출이 많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냉장고 주변에는 가스레인지, 오븐 등 불의 기운이 강한 제품을 배치하지 않아야 한다.

수납에도 요령이 있다. 그릇을 정리할 때 도자기와 유리그릇은 각각 다른 장소에 수납하는 것이 좋다. 흙으로 만든 도자기와 물의 성질을 가진 유리가 섞이면 좋은 기운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만약 정반대의 기운을 가진 물건을 어쩔 수 없이 한 공간에 보관해야 한다면 근처에 식물을 함께 두면 도움이 된다.

▲그림 =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해바라기다. 해바라기의 색은 노란색, 즉 금빛이기 때문에 금전운을 높여준다고 믿는다. 또 흙 속에서 피어나는 식물이기 때문에 결실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기존에는 해바라기꽃 생화를 사용했지만 여름에만 자라고 관리를 주기적으로 해줘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생화 대신 그림으로 대체하고 있다. 해바라기의 노란색은 돈을 상징하며 태양을 향해 높이 자라는 꽃 그림은 돈을 상징한다. 

한국 사람들
선호 액자는?

인터넷 쇼핑몰에 돈 들어오는 그림 혹은 돈 들어오는 액자를 검색하면 해바라기가 그림이 주로 나온다. 현재 해바라기 그림은 사람들에게 돈을 모으는 그림으로 인식돼왔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또 연예인들이 TV에서 자기 집을 소개 할 때 자주 등장하는 그림 중 하나가 사과 그림이다. 요즘 사과 그림은 사진으로 착각할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의 그림 스타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사진과 그림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작가의 수준이 굉장히 높이 올라와 있다. 

사과는 부를 상징하는 유명한 소재다. 사과만 그리는 작가도 많으며, 사과 그림이 잘 팔린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풋사과 그림을 걸어두면 밝은 기운과 돈을 부르는 기운이 강해진다고 한다. 밝고 싱싱한 사과 그림일수록, 사과 개수가 많을수록 재물을 끌어당기는 힘이 크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열매는 결실을 의미한다. 열매가 그려진 그림을 보면 사람이 노력에 쏟아부은 일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어떤 일을 마치고 보상을 얻는 의미로도 쓰인다. 

사과 그림은 점차 재물이 늘어나고 집안이 풍족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이 자손 대대로 이어져 점점 번성한다는 의미다. 푸른색 풋사과는 ‘재물’과 ‘번영’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있다. 강력한 금전운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면 푸른색 풋사과를 선택하는 게 좋다. 

반면 건강운을 챙기고자 하는 이들은 붉은 사과 그림을 골라야 한다. 붉은 사과 그림은 열정, 생동감, 행운과 연관돼 ‘부와 자손 번성’ 이라는 의미에다가 ‘건강’과 ‘행운’이라는 의미가 더해진 것이다. 

▲지갑 = 돈이랑 가장 밀접한 것은 바로 지갑이다. 지갑의 종류와 색깔에 따라 돈을 불러들일 수 있다. 재물을 모으기 위해서는 장지갑 사용을 권한다. 지폐가 반으로 접히는 반지갑이나 중지갑을 사용하는 것보다 장지갑을 사용하는 게 좋다.


돈을 반으로 접는 것은 마치 허리를 접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허리를 펴고 다리를 쭉 펴고 자는 것이 좋은 것처럼 돈도 접거나 구기지 않고 빳빳하게 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돈의 방향은 가지런히 맞춰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앞면은 앞면끼리 보도록 하고, 위 아래 방향을 동일하게 맞춰서 정리해야 한다. 통일성을 가지고 돈이 정리돼 있어야 돈도 지갑에 오래 머무르려는 습성이 생긴다. 

지갑을 사용할 때는 돈만 보관해야 한다. 간혹 영수증과 함께 보관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금전운을 하락시킨다. 지갑 속은 깔끔히 정리해야 하고 돈과 카드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게 좋다. 

빳빳 현금
장지갑에∼

최근 현금을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서 카드 칸이 많은 지갑이 나오고 있다. 카드 넣는 칸이 너무 많은 것도 피해야 한다. 또 장지갑 사용이 어려울 때는 카드 지갑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다만, 지폐를 비상용으로 필요한 소량만 카드 지갑에 넣고 다른 돈은 장지갑에 따로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갑 색깔도 중요하다. 빨간색 지갑은 전자나 불을 연상시켜서 재운을 날려 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붉은색이 재운을 끌어들인다고 일부러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빨간색 지갑은 활력이 넘치고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 많이 갖고 있다.


성격이 호탕하고 저돌적이기 때문에 물욕을 억제하거나 작은 돈 계산에 능하지 않은 경향도 있다고 한다. 

갈색은 흙의 색으로 돈에 안정감을 준다. 저축운이 상승하며 낭비를 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저축을 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색의 지갑이다. 

황금색은 돈이 들어오는 아주 좋은 운을 가지고 있다. 금의 기운과 재물을 모아주는 힘을 가지고 있어 좋은 지갑 색이다. 하지만 도박이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핑크색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지갑 색상이다. 자신의 힘보다 다른 사람의 힘을 의지해서 돈이 불어나는 의미다. 자신의 힘과 주변 사람의 힘이 합쳐져 더 큰 효과를 낸다. 기운과 기운으로 재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주부, 직장인, 학생 등 여성 누구에게나 어울리고 좋은 지갑 색깔이다.

검은색 지갑은 유행도 타지 않아 매우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지갑 색이다. 검은색은 돈을 지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더욱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원하는 사람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확실하게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색깔이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에게 검은색은 좋은 의미를 가진다. 

자주색과 보라색 지갑은 재물과 관련된 운보다는 사회적 지위를 높여주고 명예를 가져다주는 색이다. 갈색 지갑은 돈을 만들고 모아주는 힘이 있다.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특효가 있는 색깔로 알려져 있다. 갈색 혹은 브라운색 지갑은 베이지색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더욱 강한 금전운을 가지고 있는 색깔이다.

해바라기 노란색 돈 상징
생화 대신 그림으로 대체

녹색의 경우 열심히 일해야 돈이 들어오는 색깔이다.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만 돈이 들어오고 모이는 색이다. 파란색은 들어온 돈이 흘러나가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옅은 파란색은 돈을 불린다는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강한 청색은 금전과 관련해서 좋지 않다.

특히 여성에게 좋지 않은데 들어온 금전을 금방 소비하게 만들어 과소비 위험이 있다. 이 색은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승진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금전운에는 좋지 않다. 

검은색에 가까운 곤색은 저축을 의미한다. 하지만 강한 저축의 의지가 없다면 돈이 모이지 않는다. 짙은 곤색 지갑을 사용하면서 돈을 모으려면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흰색은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고 돈이 모이는 힘이 있는 지갑 색깔이다. 새로운 시작이나 분위기를 바꾸는 힘도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하거나 금전운을 바꾸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들어오는 돈이 큰 만큼 지갑이 오래 되거나 나쁘게 사용한다면 돈이 쉽게 나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파스텔 톤의 노란 색깔은 즐거움과 돈을 주는 색깔이다. 별다른 고생 없이 쉽게 돈을 벌어다 주는 색으로도 알려져 있다. 즐겁게 돈을 사용하며 편안한 인생을 주는 의미로 사업이나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부를 부르는 지갑 색깔이다.

노란색은 재물을 가져오는 효과가 강한 색깔이다. 하지만 많은 돈이 들어오는 만큼 나가는 돈도 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비슷한 계열의 색깔을 고르는 것도 좋은데 엷은 황토색이 혼합된 노란색 지갑을 고른다면 재물이 들어와서 쉽게 나가지 않는다.

돈을 많이 모으고 싶다면 파란색이 들어가 있는 노란색 계열의 지갑 색깔도 좋다.

색깔로
부 부른다

박종현 과학커뮤니케이터는 “사람의 뇌는 미신이나 초자연적인 힘 같은 것들을 믿을 수밖에 없도록 설계됐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리 미신을 믿지 않으려 해도 막상 4층에 있는 병실에 입원하자니 찝찝할 것이고 현실에서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이 우리가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착하게 살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을 거라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동물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다. 알고 보면 사람이 그렇게까지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는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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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