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그렇게 떠나간 조동연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2.06 14:46:16
  • 호수 13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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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도 꼭…출발부터 삐걱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의 외부 ‘인재 영입 1호’ 인사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30대 워킹맘으로 화제가 된 조동연 서경대학교 교수가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지 이틀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숱한 의혹 제기를 버티지 못한 조 교수는 결국 짐을 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인재 영입 1호였던 조동연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가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항공우주계
“누구냐 넌”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3일 “조 교수가 아침에 전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제발 아이들에 대한 공격은 멈춰달라 전해왔다”면서도 일부 언론을 통한 조 교수 가족에 대한 신상이 유포되는 데 대한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전날 조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짊어지고 갈 테니 죄 없는 가족들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며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하다. 안녕히 계세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누굴 원망하고 탓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발버둥 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안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중심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것이 아닌 조 교수와 페이스북상 ‘친구’ 관계인 사람만 보이도록 처리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교수는 자신의 사생활 의혹을 인정한 후 잠적에 들어갔고 민주당은 연락이 닿지 않자 실종 신고를 했다. 

조 교수를 찾아낸 경찰 관계자는 “실종 신고를 받고 조 교수 자택으로 출동했고, 집에 안전하게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철수했다”며 “수색 방법과 투입 인원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제20대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거대 양당은 외부 인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방·과학 전문가인 조 교수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국민의힘도 스트류커바 디나 라파보 대표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양당이 최근 영입한 외부 인사는 여성들로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들로 여야 모두 ‘젊은 여성층’을 잡기 위한 포석이었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선후보는 민주당 영입 발표식에서 “조 교수는 우주항공 분야의 전문가”라며 “우리는 앞으로 성장하는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 그 핵심은 미래 산업인데 그 중심에 항공우주 산업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제가 페이스북 본인 소개 글을 읽어봤는데 ‘조금이라도 나누며 살기’라는 표현을 해놨더라”면서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의 사람을 잊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나누며 살기를 실천하려 노력하시는 점에 대해 저 역시 많은 공감이 갔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조 교수에게 “민주당의 뉴페이스가 돼주시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캠프 영입 1호 우주 전문가 
임명 이틀 만에 자진 사퇴

민주당은 조 교수에 대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지만 ‘항공우주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우주에 관한 서적을 출간한 바 있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보고 우주에 관련된 책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KBS에 출연한 조씨는 “통상 제일 먼저 받는 질문이 육군 장교가 어떻게 우주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느냐”라고 언급했다. 그는 “육군 정책실에 근무하면서 ‘육군 비전 2050 개념안’을 작성했다”며 “30년 후에 대한민국 육군이 어떤 방향을 보고 뭘 준비해야 되는지 방향성을 고민하는 숙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일론 머스크가 참여한 토론을 봤다는 게 조 교수 설명이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미국 공군과 우주 관련 스타트업이 다 모인 행사가 열렸고, 사비를 들여 이틀간 행사에 참석했다”며 “3·4성 장군과 머스크가 참석했는데, 미래에 전쟁은 어떻게 수행하고 같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굉장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생각을 2년 전부터 했으며 2년간 준비해서 책을 썼다. 혼자서 다 쓴 것은 아니며  군 관계자를 만나서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교수의 이력 중 우주와 관련된 것은 고작 책 한 권 쓴 것이 전부였다. 조 교수를 두고 ‘우주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붙은 데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생겼다. 

관련학계에선 “(조 교수에 대해)전혀 모르는 분”이라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지난 2일 항공우주학계에 따르면 해당 업계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우주산업·국방 전문가로 발탁한 조 교수에 대해 금시초문이란 반응이 나왔다. 

우주항공 분야는 기술적 난도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연구 개발 활동과 현장경험이 있어야 전문가로 인정받는 분야다. 실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사이언스온을 통해 검색한 결과 조 교수 이름으로 낸 논문이나 보고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복무 시절
겸직 의혹

사이언스온은 논문·특허·보고서 등 과학기술정보 1억5000만건을 데이터베이스화한 국가 정보 인프라다.

지난해 육군을 전역한 조 교수는 서경대 군사학과에 임용됐으나 학생들은 가르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과 내에서 군인 출신 교수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과는 대조된다. 조 교수는 채용 당시 산학협력 중점 추진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군사학과 소속으로 산학협력단 내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을 맡고 있다. 


군 내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한 육군 우주 분야 전문가는 ”육군 내부에선 현재도 우주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 없다”며 “심지어 조 교수는 정보병과였고 미래혁신연구센터에서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적은 있지만 군에서 우주나 항공 분야 경력을 쌓은 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주 분야 연구개발이나 현장 경력 없이 서적 1권으로 전문성을 평가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다수다. 한 연구계 관계자는 “항공우주 분야 석사 학위가 있거나 연구개발 경력 10년 이상이 있어야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된다”며 “조 교수에 대해서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안민석 의원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금 그분이 30대지 않느냐”며 “전문가들 내에서도 또 진짜 전문가들이 있고, 아직 젊은 전문가들이 있는데 조금 관대한 시선으로 보고 앞으로 그분이 30~50대 전문가로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지 않나. 그렇게 보면 그런 것들은 크게 개의치 않을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5년 전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한 바 있다. 앞서 2016년 6월 <시사인> 리더십 포럼에 초대돼 강사로 나섰던 그는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삶을 청년들에게 들려줬다. 

이날 조 교수는 힘들었던 시절을 공개했다. 중학생 때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무릎을 꿇고 학업을 그만두기를 권했고 당시 그는 수긍해야 했다. 조 교수 가족은 빚쟁이의 협박으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했다.

조 교수는 다른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의기소침해졌다. 그럴수록 참고서와 문제집을 독학으로 깊이 파면서 공부에 몰두했다. 조 교수의 경제적인 상황을 알게 된 한 교사가 그에게 학비가 지원되는 고등학교를 찾아다녔다.


이혼 사유
한방에… 

해당 교사 덕분에 조 교수는 전액 장학금을 받고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우울했던 그에게 희망이 생겼고 ‘억지로라도 웃자’라는 생각으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계획을 정하고 실천하다 보니 웃을 일이 더 많아졌다. 

조 교수는 학생들에게 “무슨 일이든지 해보지 않으면 후회한다.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해라.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만의 인생지도를 만들고 전문성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흙수저 마케팅으로 청년들에게 어필하나 싶었지만, 강용석 변호사가 가로세로연구소을 통해 조 교수에 대한 사생활 의혹을 제기하면서 상황은 180도로 달라졌다.

강 변호사는 “조 교수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워낙 육사 출신들 사이에 알려진 내용이라 네다섯 군데를 통해 크로스체크했는데 거의 비슷하게 알고 있더라”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이와 함께 조 교수의 이혼 사유가 담긴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글을 공유했다.

민주당은 조 교수와 관련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 등 강력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김진욱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출입 기자들에게 “(조 교수와 관련한)강 변호사 페이스북 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선대위 총괄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안 의원도 지난 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강 변호사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혹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법원 사건검색을 통해 조 교수 사생활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했다”며 “민주당은 조 교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결국 거짓 해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층 잡기·흙수저 마케팅
사생활 논란에 결국 집으로

민주당 선대위 측이 정확한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법적 대응 운운하다 체면만 구긴 셈이다. 조 교수 영입이 일주일 만에 급박하게 이뤄지면서 제대로 된 인사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난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조 교수는 지난 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생활로 인해서 많은 분이 불편함을 분명 느꼈을 것이고 분노를 느꼈을 텐데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사생활이지만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부터 좀 기울어진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양쪽 다 상처만 남은 채로 결혼생활이 깨졌다”며 “그리고 약 10년이 지났다. 개인적으로 군이라는 굉장히 좁은 집단에서 그 이후에 숨소리도 내지 않고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저 같은 사람은 20년, 30년이 지난 이후에 아이들에게 좀 더 당당하게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허락받지 못하는 것인지, 저 같은 사람은 그 시간을 보내고도 꿈에 도전할 기회조차 허락받지 못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조 교수에 대한 논란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조 교수는 군 복무 시절 미국 법인의 한국 지부 임원을 맡았다는 기록이 확인돼 겸직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 3일 미국 예일대 월드 펠로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기록된 조 교수 소개에는 그가 미국 A사의 한국지부의 임원(Director)으로 근무했으며 “한국과 그 너머 지역에서 A사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적혀있다.

조 교수는 육군 정책실에서 근무하던 2018년 예일대 월드 펠로에 선정돼 예일대 잭슨 국제문제연구소에서 방문학자로 수학했다. 월드 펠로는 예일대가 전 세계 인재를 초청해 강연과 리더십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일대는 조 교수의 신분을 A사 한국지부 임원으로 소개했지만 당시 그는 현역 군인 신분이었다. 군인의 경우 군인복무규율에 따라 겸직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군인복무규율 제16조(영리행위 및 겸직금지)는 ‘군인은 군무 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거나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돼있다. 다만 직무가 ‘정치적·반사회적 또는 영리적이 아니고 겸직해도 군무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만 국방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겸직이 가능하다.

A사는 항공·우주산업 분야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영리활동을 하는 사기업이기 때문에 조 교수가 2018년 당시 해당 회사를 위해 근무한 것이 사실이라면 겸직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 될 수 있다. 이에 민주당 측은 “법인 설립 전 회사에 자문을 해준 것일 뿐”이라며 실제 취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김병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조씨에 대해 ‘전투복에 달린 예쁜 브로치’에 비유해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 발언에 “군인과 전문직 여성의 명예를 훼손한 망발”이라고 비판했다.

“나 같은 사람
기회도 없냐”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조 교수에 대해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적절한 비유는 아닌데, 전투복 비슷한 거 입고서는 거기에 아주 예쁜 브로치 하나를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액세서리?’라고 되묻자 김 위원장은 “액세서리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이분이 지금 보기는 좋은데 그동안 대규모 조직을 운영한 경험도 없고 학자로서 자기 역량을 다 보여주신 분도 아직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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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