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나다> 예쁨을 지운 한소희

“다음엔 연쇄살인마 해보려고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한소희는 한동안 ‘국민 상간녀’로 불렸다.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미워할 수만은 없는 내연녀 여다경을 훌륭히 표현한 덕분이었다. 상간녀에게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었던 건 그의 연기에 매우 호감을 느꼈다는 것을 방증한다. <부부의 세계> 종영 후 ‘여다경을 넘어서는 게 숙제’라고 밝힌 한소희는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으로 숙제를 풀어냈다.

학창 시절 미술을 전공한 배우 한소희는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여성이 하는 필라테스도 집중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몸은 뻣뻣했고, 날렵하지도 않았다. 이제껏 출연했던 작품도 몸보다는 감정을 썼다. 그러던 중 만난 인물이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의 윤지우다.

피나는 노력

작품 속 윤지우는 아버지 윤동천(윤경호 분)이 눈앞에서 죽는 것을 목격한 뒤 복수만을 위한 집념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오갈 데 없는 처지일 때 윤동천과 식구였던 마약 밀매 조직 동천파의 수장 최무진(박희순 분)에게 몸을 의탁한 뒤부터는 강해지는 데 모든 것을 건다. 

동천파는 조직원이 되고자 하는 신입들을 체육관에 모아놓고 매달 최고의 파이터 1인을 뽑는다. 우승자에게는 조직원이 될 기회를 주며, 생활도 돕는다. 윤지우는 체육관에서 지내며 남자들과 똑같이 싸움에 임한다. 남자들의 괄시를 받던 그는 피나는 노력 끝에 우승을 차지한다. 

윤지우는 매회 최소 두 차례의 큰 액션신이 있기 때문에, 남자 못지않은 뛰어난 액션 연기가 필요한 인물이다. 스스로 말하길 ‘운동의 운 자도 모르는’ 운동신경을 갖고 있던 한소희는 김진민 PD로부터 두 가지 질문을 받는다.


“<마이네임> 할래요?”와 “액션 훈련 할 수 있어요?”였다. 한소희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대본 2화까지 보고 감독님을 만났는데, 작품이 정말 좋아서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감독님께서 테크닉보다는 감정을 담길 원하셨어요. 액션에도 감정을 담길 바라셨죠. 무조건 자신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고생을 많이 했죠. 저는 운동과 담쌓았던 사람이었거든요.”

작품을 선택하고 나서는 훈련에 매진하는 정공법밖에 없었다. 다행히 좋은 무술팀과 UFC 선수 출신인 안보현으로부터 많은 코칭을 받았다. 좋은 연기를 하고자 하는 진심이 통해서였을까? 부담감만 가득했던 한소희는 어느덧 액션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실제로 작품 내에서 한소희가 보여주는 액션은 ‘한국의 샤를리즈 테론’이라 부를 정도로 눈부시다. 고난도의 움직임이 다채롭게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남자 배우도 버거워하는 롱테이크 액션신도 매우 자연스럽다.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스마트한 액션도 선보인다.

훌륭한 액션이 뒷받침되자 복수를 향해 돌진하는 윤지우의 삶이 설득력을 갖는다.

한국의 샤를리즈 테론이 된 ‘국민 상간녀’
“잔꾀 안 부리고 진심 다 하니까 통하네요”

“이번 작품으로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느꼈어요. 가장 크게 느낀 건 진심은 통한다는 거였어요. 마음을 던져서 촬영에 임하고, 잔꾀를 부리지 않고 수를 쓰지 않고 열심히 하면 성장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실 저는 액션 능력이 0도 아니고 마이너스였거든요. 어느 순간 제가 액션을 즐기더라고요. 몸이 부서지는 듯 고통스러운 순간도 많았지만, 그만큼 희열도 컸어요.”


한소희가 <마이네임>에서 좋은 연기를 보이고자 하는 진심은 곳곳에서 엿보인다. 조직에서 인정받은 윤지우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언더커버로 마약수사대 형사가 된다. 아버지의 복수만이 전부인 것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장면을 민낯으로 소화했다. 심지어 입술에 색도 칠하지 않는다. 

생기 없는 화장과 어둑어둑한 패션, 그리고 10kg 이상 증량해 통통해진 얼굴 등 미모 하나만으로 광고계 블루칩을 만든 그의 이미지를 지워버린다. 이 대목에서 현실성이 대폭 증가한다. 대중은 “예쁘지 않아서 더 좋았다”고 반응하는 중이다.

“모니터링하면서 립밤이라도 바를 걸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하하. 대체로 아름다움이라는 정의가 외면에 치우쳐져 있잖아요. 저는 그게 싫었던 것 같아요. 아름다움의 의미를 내면으로 갖고 오고 싶었어요. 날것의 외모로 작품에 나오는 게 시청자의 시선과 더 근접할 것이라고 여겼어요. 늘 보여주던 얼굴 대신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는 점이 만족스러워요.”

정통 누아르는 대체로 어둡고 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따라서 남성이 모든 역할을 담당해왔다. 여성은 대체로 장치적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마이네임>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앞세운다. 어둡고 딱딱한 정서는 기존 누아르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작품 전반에 감정이 녹아있다는 건 다른 점이다.

클리셰라 불릴만한 누아르의 공식을 따라가지만, 감정이 잘 녹아있어 뻔한 작품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후반부 진실이 밝혀지고 지우가 복수해나가는 과정에서는 보는 이조차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휘말린 채 시청하게 된다. 마지막 최무진과의 1:1 싸움신은 복수의 쾌감보다 슬픔이 더 짙다. 작품이 끝난 뒤에는 강한 여운에 한동안 멍하니 있게 된다.

복수의 쾌감

“지우에게 복수는 신념과 인생의 목표였어요. 무모하고 계획 없이 감정적으로 부딪치며 결국은 끝까지 그 싸움을 이겨낸 인물이죠. 시퀀스마다 치밀하고 세세하게 연기하려 했고, 작품 내내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상보다 호평을 받고 있네요. 한동안 누아르만 보다 보니 잔인한 장면에 면역이 많이 된 것 같아요. 다음에는 연쇄살인마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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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