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정체가 궁금한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철민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0.25 15:19:07
  • 호수 13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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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사기꾼? 누구냐 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정치인들에게 조폭 꼬리표는 상당히 치명적이다. 특히 여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직폭력배와 오래전부터 인연을 이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제마피아파 출신인 박철민씨는 이 지사가 조직폭력배로부터 20억원의 돈을 건네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직폭력배 연루설을 둘러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과 관련해 “대통령 빽 믿고 조폭이 설치는 나라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국제마피아파 
현직 아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가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측근으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20억원가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은 그 근거로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철민씨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서와 현금 다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박씨와 소통하고 있다는 장영하 변호사는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씨가 직접 작성한 5장의 사실 확인서와 그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는 “박씨가 증언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본인 사진을 공개했다”며 “모자이크할 필요도 없다고 했으며, 박씨가 자신의 증언이 허위사실일 경우 허위사실 유포죄든 명예훼손죄든 얼마든지 처벌받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 이날 이 지사를 상대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가 열린 날이었다. 장 변호사가 박씨 사진을 공개할 때쯤 김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국제마피아파가 이 지사 측에 20억원 가까이 지원했다”고 폭로하면서 박씨가 썼다는 사실 확인서와 진술서 등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성남시의회 1, 2, 3대 의원과 부의장을 했던 박승용씨 아들 박씨와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 등은 모두 국제마피아파 소속 핵심 조직원”이라며 “장영하 변호사를 통해 박씨로부터 이 지사에 관한 공익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실 확인서를 통해 박씨는“저는 약 12년간 국제마피아파 핵심 행동대장급 일원이었다”며 “국제마피아파 이재명(경기도 지사), 은수미(성남시장) 의혹과 관련한 명확한 정황은 의혹이 아니고 사실임을 정확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 지사는 2007년 전부터 국제마피아파 원로 선배분들하고 변호사 시절부터 유착관계가 있었고, 수천 개 사건 중 하나일 뿐이라고 대답을 회피하지만 국제파 조직원들에게 사건을 소개받고, 커미션을 주는 그런 공생관계였다”며 “이재명 시장 선거 때 이태호 국제마피아파 큰 형님이 합류하게 되면서 인연은 더욱 더 깊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준석 형님이 토토(불법 사설 사이트)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사실을 알고 스폰이 돼 달라고 했고 이 지사는 코마트레이드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의 도박 사이트 자금 세탁의 회사인 줄 알면서도 특혜를 줬다”며 “불법 사이트 자금을 이 지사에게 수십차례에 걸쳐 20억원 가까이 지원했다”고 부연했다.

“조직 돈 20억원 건넸다” 일관적인 증언
‘돈다발 폭로’ 이를 보스라고 부른 사이?

진술서에는 특히 “저희끼리 부르는 이 지사의 또 다른 호칭이 ‘이재명 보스’였을 정도로 조직을 잘 챙겨줬다. 이 지사는 도지사가 아니라 국제마피아파 (4조1항) 수괴급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할 만큼 국제마피아파와 유착관계가 긴밀하다. 이 사실이 허위사실일 경우 저 박철민이 허위사실 유포죄로 처벌받겠으며, 명예훼손죄로 처벌받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이 지사는 “어디서 사진을 찍었는지는 모르겠지만(야당 의원이) 노력은 많이 한 것 같다”며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 명백한 허위사실을 국민 앞에 틀어서 보여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찬대 이재명 캠프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깡패·조폭 말을 믿는 ‘조폭 대변인’ 김 의원은 비겁하게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기자회견을 통해서 입장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김 의원이 조폭 대변인을 자처한 이상 국민의힘은 ‘조폭 비호당’ ‘깡패연합당’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이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은 2018년 경찰 조사에서 이미 불기소로 끝난 건”이라며 “김 의원은 국정감사를 이 지사를 향한 마녀사냥식 망신주기, 인신공격의 장으로 전락시켰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거짓을 생산하고 국민을 현혹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씨는 자신이 사실 확인서를 작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 “(차기 대선은)5년 동안 국정을 책임질 대한민국 정상을 뽑는 중대한 일”이라면서 “이런 사실을 국민이 전혀 모르고 좋은 이미지로 포장된 이재명만을 보고 표심을 준다면 악의 무리와 결속해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보다 더한 국정 농단을 펼치며 자기 영리와 자기 사람만을 위해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주춤거리는 이유’를 언급하며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든 본인이든 선처해주기로 해서 협조했는데,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고 정치적 보복은 제가 감수해야 할까 봐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뭉치 사진 
정치권 공방

코마트레이드의 코마는 “코리아의 ‘코’ 마피아의 ‘마’를 줄여 코마로 이름 짓게 됐다”고 이 지사가 만들어준 회사 약칭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조직원을 통해 뇌물을 공여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 지사가 이용한 대포통장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식회사 코마홀딩스 ▲주식회사 코마트레이드 ▲주식회사 코마 ▲주식회사 코마네트웍스 ▲주식회사 엠포유 ▲주식회사 모바일포유 ▲주식회사 코마리테일 ▲코마 로지스틱스 ▲제이에스 홀딩스 등 법인회사가 토토 사이트 불법자금을 세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박씨가 박정우라는 다른 이름으로 2018년 11월21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글과 사진을 공개하며 박씨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해당 사진은 김 의원이 제시한 돈뭉치 사진과 동일하다.

박씨는 해당 글에서 “1년 전. 정장 한 벌 사서 한 분 한 분 뵙고 조언을 얻어 광고회사 창업, 렌터카 동업. 라운지 바 창업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이제는 이래저래 업체에서 월 2000만원의 고정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주신 멘토분 감사드립니다”라고 게시했다.

이 계정의 프로필 사진은 박씨가 당일 언론에 공개한 것과 동일하다.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 제보자였던 박씨는 실제로 국제마피아파에 몸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본인 주장처럼 ‘행동대장급’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과거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으로 10여년 정도 활동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현재 활동하는 ‘관리 대상’ 조폭이 아닌 ‘관심 대상’으로 분류돼있다”며 “현직 조폭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도 지난 18일 열린 경기남북부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박씨는)경찰 관리대상(조직폭력배)이 아니고 행동대장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통상 폭력조직원으로 현재 활동 중인 인물을 ‘관리 대상’으로, 폭력조직원 생활을 하진 않으나 다시 활동할 가능성이 있거나 폭력 조직원을 추종하며 따라다닐 경우 ‘관심 대상’으로 분류한다. 박씨는 몇 년 전 국제마피아파를 탈퇴해 ‘관심 대상’으로 분류됐다고 한다.

본인 사진 
공개 이유는?

탈퇴 이후에도 조직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박씨는 지난 2019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수원구치소에 수감돼있다. 지난달 27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1심 판결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매년 폭력조직원들을 관찰해 ‘관리’ ‘관심’ 여부 등을 결정하는데 박씨는 조직을 탈퇴한 이후 전혀 활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씨는 공동공갈, 상해, 폭행, 마약류 관리법 위반, 재물손괴, 특수폭행, 업무방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성 공범에게 범행 대상으로 삼은 남성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잠자리를 하도록 한 뒤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신고하겠다고 협박, 돈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2018년 6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0명에게서 2억3000여만원을 뜯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박씨는 이른바 ‘공적팔이’로 수감 중 금품을 속여 빼앗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적팔이는 수사기관에 공무원의 뇌물·성접대 등 비위 사실을 제보하고 구형량을 깎는 이른바 재소자들 사이에서 통하는 은어다. 박씨는 검찰청에 제출할 ‘사건 제보서’를 대신 작성해주고 수억원을 뜯어내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구치소 안에서 ‘공적팔이’로 재소자들의 지인으로부터 금품을 속여 빼앗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사기 등 혐의로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2019년 10월 당시 재소자 A씨에게 ‘경찰관 비리, 연예인 마약 관련 범죄를 검찰에 대신 제보해주고 구형에 선처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A씨의 아내로부터 4차례에 걸쳐 합계 1억93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구치소 안에서 호언장담한 공적팔이는 실제로 이뤄졌다. 박씨는 A씨 이름으로 서울북부지검에 경찰관 뇌물과 성접대 사건을 제보한다는 사건제보서를 작성해 보낸 것으로 공판 과정에 드러났다. 구형에 선처받고자 하는 재소자들의 이 같은 행위를 ‘구형 작업’이라고 칭한다.

“2007년부터 유착관계” 주장
‘코마’ 사명 이재명이 작명?

또 박씨는 2019년 3월 성남시 수정구의 한 집합건물에서 필로폰 약 0.08~0.12g을 물에 희석해 복용하고 같은 해 4월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필로폰 희석액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은 또 여자친구와 함께 모텔에서 재차 필로폰 희석액을 복용하는 등 총 3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이보다 앞선 2018년 11월 중순경 성남시 중원구의 한 식당에서 지인과 술을 마시다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는 이유로 옆 테이블의 20대 2명을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상해)도 받는다. 이때 박씨는 상의를 벗고 문신을 보여주며 피해자를 위협하고 ‘열중쉬어’를 시킨 뒤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지인 B씨가 싸움을 만류하자 그를 칭찬하면서 환심을 샀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이들은 아는 여성과의 술자리에 B씨를 불러내 술을 먹인 뒤 성관계를 유도해, 박씨는 여성과 공모해 B씨를 성폭행범으로 몰아붙이며 ‘강간 피해 보상금’을 요구해 26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성남 국제마피아파 후배 조직원을 폭행한 혐의, 호텔 주차장에서 아무 이유 없이 K5 승용차를 때려 부순 혐의(재물손괴), 횟집에서 술을 마시다 후배를 폭행한 혐의, 일행이 탄 택시가 출발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결심공판에서 박씨에게 징역 13년 등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고인 측은 폭행 혐의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을 부인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인수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단독 판사는 “폭력 범행 등으로 다수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누범 기간 중에 수회 폭력행위를 저지른 점, 여성과 신체적 접촉을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돈을 갈취하는 방식,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한 공갈 범행으로 갈취한 금액이 거액이라는 점 등 범행 방법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필로폰을 여러 차례에 걸쳐 투약하고, 피고인이 2차례에 걸쳐 구속집행정지 기간에 도주한 점을 양형 조건에 참작했다”며 “한편 피해자들과 일부 합의한 점, 수사 단계에서 상당수 범행을 인정하며 대체적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친부 둘러싼
배후 의문도 

박씨 아버지가 성남시의회 1~3대 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소속 정당인 박용승씨란 점도 눈길을 끈다. 박씨는 2008년 총선 때 친박연대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고, 지난해 4·15 총선 때 함께 치른 성남시의원 ‘라’ 선거구 보궐선거에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로 공천됐다가 피선거권이 상실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출마하지 못했다.

당시 지역 언론에 따르면 그는 다섯차례에 걸친 무면허운전(도로교통법위반)으로 2017년 12월 실형(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피선거권 제한으로 후보등록이 불가한 데도 미래통합당이 공천했다. 박씨는 지난 4월24일,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회 청년위원장으로 임명됐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씨와 소통’ 장영하 변호사 누구?

장영하 변호사는 판사(1981년 사법고시 23회) 출신으로, 15년 전인 2006년부터 선거에 출마했다.

2006년 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성남시장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맞붙기도 했다.

당시 두 사람 모두 현직 시장이었던 한나라당 이대엽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장 변호사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당적을 바꿔 국민의당 후보로 성남시 수정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성남시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석패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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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