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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29일 17시38분

사회


코로나19가 낳은 원격진료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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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주문하듯 약도 뚝딱?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서정 기자 =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 맞춰 한시적으로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시행했다.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감염원으로부터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원격의료의 틀을 세워보겠다고 나선 비대면 진료서비스의 최근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2019년 12월 처음 등장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제공되며 뉴노멀(new normal)의 세계로 진입했다. 바이러스 감염 방지와 격리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철통같던 의료 분야에서도 비대면 시스템 도입이 논의됐다. 

5분 만에…

이후 지난해 12월 감염병 예방법이 개정돼 재난 발생 시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화나 화상으로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진료가 허용됐다. 정부가 지난해 2월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는 이때 마련됐다.

하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에서 혁신과 기존 업계 질서 사이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 A씨는 원격진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 병원에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고 싶다는 요청을 보냈다. 병원에선 이전에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 물었고 ‘향정신성’으로 분류되는 약 이름을 대자 바로 한 달 치 가격을 계산해 알려줬다.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별도로 없었으며, 문자로 보내온 ‘복용 동의서’에 부작용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달 25일 오후 B씨는 원격진료 앱을 통해 의사에게 불면증 증세를 호소했다. 의사는 졸피뎀을 처방해주겠다고 했다. 졸피뎀은 불면증 단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뇌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강화시켜 수면효과를 유도한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 번에 졸피뎀을 28알 이상 처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복용 시 환각과 두통 증세가 나타나는 부작용이 있고 의존성이 강해 ‘향정신성’으로 분류돼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B씨가 원격진료 앱을 통해 졸피뎀 10알을 처방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이었다.

모바일 원격진료·처방약 배달 앱 ‘닥터나우’는 비대면 원격진료 이후 처방전을 내려준 뒤 약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앱에 접속하면 먼저 비급여 진료와 급여 진료가 구분돼 뜬다. 비급여 진료엔 다이어트, 여드름, 사후피임약, 발기부전, 탈모 등이 있다.

언택트 서비스 뉴노멀시대
아직 갈길 먼 비대면 의료

급여 진료에 속하는 증상은 정신과 공황장애, 방광염 질염, 감기, 복통, 통증, 만성질환 등이다. 해당 증상을 선택하면 연결된 병원에서 원격진료와 약 배달이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앱으로 비대면 원격진료를 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편리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닥터나우는 구글 앱스토어에서 5위, 애플 앱스토어에서 3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닥터나우에 따르면 월평균 이용자는 9만명이며, 현재까지 국내에서 닥터나우를 통해 원격진료를 받은 건수는 211만건을 넘어섰다.

앱 내 비대면 원격진료 후 작성한 리뷰에는 “일사천리로 진행돼 편리했다” “신세계를 경험했다”는 내용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앱을 통한 비대면 원격진료는 어디까지나 제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에 약식으로 이뤄진다. 그 때문에 개인 특성에 맞지 않는 처방을 내릴 우려가 높다. 기존 대면 진찰 시 의사는 환자의 유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통 오진-문진, 시진, 청진, 촉진, 타진을 한다.

반면 비대면 원격진료는 눈으로 보는 진료만 가능해 진단에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하기 어렵다. 대면 진찰에 비해 오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서울 성동구에 소재한 병원의 한 의사는 “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진찰이 약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대면 진찰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 1일 장기간 복용하던 통풍약을 처방받고자 앱을 통해 비대면 원격진료를 받은 C씨는 동명이인의 처방전을 받았다. 병원과 몇 번의 전화통화가 오고 간 후 자신의 처방전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이어트, 탈모, 발기부전…
약물 오·남용 문제 불거져

약물의 오·남용 문제도 따른다. 전문가들은 편리성을 무기로 다이어트 약·탈모 약·발기부전제 등 전문의약품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약물이 오·남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인 대부분인 만큼 더욱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 지침을 틈 타 플랫폼에서 의원의 진료와 약 배달 등이 성행했다. 특히 비급여 처방의 경우 의약품 안심 서비스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의약품 처방·조제 시 중복 처방의 우려가 있다”며 “약국에서는 마약류를 관리하는 통관시스템에 입력한다고 하더라도 이전 단계에서 스틸녹스나 졸피뎀 처방 등을 걸러낼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5일부터 올해 8월22일까지 비대면 진료 건수는 132만건, 원외 처방 건수는 87만 건이다. 향후 코로나19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진료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선포했다. 이에 비대면 원격진료를 정규 의료서비스로 편제하기 위한 방안 역시 모색될 예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속에 비대면 원격진료에 따른 부작용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약사는 “위드 코로나로 나아간다면, 이에 맞춰 비대면 진료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부작용이 큰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 등을 제외 하는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정부에 위드 코로나가 ‘단계적 일상 회복’인 만큼 비대면 진료 중단 등을 건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도 논란이 지속되자 대책을 강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보건의료발전협의체 회의를 열고 마약류 또는 오·남용 의약품의 비대면 처방 제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시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가 큰 의약품의 비대면 처방 제한 방안과 의료현장 내 불법 의료행위 근절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책은?

또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제기한 우려에 대해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필수 의료와 긴급한 경우에 한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의한다”면서 “저런 상황(무분별한 의약품 처방이나 택배 배송)이 발생되지 않도록 논의하고 진행해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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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 든' 문정부 부동산 정책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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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의도는 선했지만, 결과는 악한 경우가 있다. 특히, 정치인들이 정책을 시행할 때 이런 경우를 많이 겪는다. 문재인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정부는 서민들의 집값 걱정을 해소하겠다는 선한 의도로 부동산 정책을 다양하게 시행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오히려 집값이 역대 최고로 뛰었다. <일요시사>는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못됐는지 짚어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반 년 남겨 놓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아픔을 달래주겠다며 등장한 문재인정부는 집권 후 국민의 바람을 하나둘 이루며 임기 내내 높은 국정 지지를 받았다. 높은 지지율은 반짝 사라지지 않았다. 끝까지… 아킬레스건 문정부는 5년 차 2분기 여론조사에서 39%의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레임덕 없는 최초 정부’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과거 정부들이 같은 분기에 평균 10% 안팎의 지지율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렇게 인기 높은 문정부도 한 가지 아킬레스건을 안고 있는데 바로 ‘부동산 정책’이다. 문정부를 평가하는 정계 전문가들은 외교와 안보, 경제 등의 분야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중이지만,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만큼은 하나가 돼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조차도 그간 부동산 정책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지난 21일 문 대통령은 KBS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 출연해 국민들로부터 26개의 질문을 받았다. 질문 하나하나를 차분히 대답하던 문 대통령은 15번째 패널에게 청년 실업과 부동산 대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멋쩍게 웃으며 “드디어 어려운 문제로 들어갔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두고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를 했다”며 “조금 더 부동산 주택 공급에 더 많은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국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앞서 2019년 <‘국민이 묻는다’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 해결에 자신 있다. 꼭 주택 가격을 잡겠다”고 호기롭게 말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음을 직접 시인했다. 실제로 문재인정권이 출범한 후에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왔다. 다만, 상승률 변동 폭은 조사기관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조사된다. 공기업인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의하면, 문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6월 이후, 올해 11월까지 서울의 아파트값은 약 16%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17년 6월 87.9%(21년 6월 100%기준)였던 아파트 가격이 21년 11월, 103.7%까지 올랐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서 완패 어디서부터 어디가 잘못인가 김진광 한국부동산원 통계부 팀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해당 자료는 표본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고, 실거래가와 여러 가지 참고자료를 비교해 작성한다. 구체적인 가격은 밝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이하 경실련) 측의 자료를 보면, 변동 폭은 많이 달라진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7년 30평형 아파트 평균값은 약 6억2000만원에서 올해 1월에 11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약 78% 오른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올해 11월)과는 달리 올해 초까지만 반영한 수치인데도 약 62%의 차이가 난다. 정택수 경실련 부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가격은 서울 주요 지역 표본 아파트들의 시세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가격은 평균치라고 보면 된다”며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와 차이 나는 점은 우리도 잘 모르겠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는)현실 물가와 동떨어진 수치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의 말대로 현실 물가는 경실련 자료에 더욱 가깝다. 현재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 상승률은 매우 가파르고, 이는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0일 관훈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며 “3기 민주당정부가 100% 잘한 건 아니다. 문재인정부, 민주당 정부에 실제로 참여한 일원으로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현 정부와 거리를 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왜, 어떻게 집값 폭등을 야기했을까? 정확한 인과 관계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실과 결과만 놓고 보자면 그동안 문정부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24개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고, 그때마다 집값은 계속 상승했다. 집값을 잡겠다고 발표한 공약이 하나도 먹혀들지 않은 셈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구매 욕구를 너무 쉽게 본 게 패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집값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책의 방향성과 이념이 섞여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정부가 적극 개입해 부의 불평등을 개선하고 싶었겠지만, 문정부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고,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가 아닌 강남 등 고가 주택 지역 우선 규제 같은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투기꾼들과 맞섰다”고 총평했다. “가격 잡겠다” 2년 만에 만세 김 소장이 말하는 문정부의 첫 단추는 2017년 6·19 부동산 정책을 말한다. 이 대책은 문정부에서 내놓은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이었다. “집값을 잡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온 문 대통령이 내놓은 첫 번째 대책이었기에 대중은 큰 관심을 가졌지만, 후에 규제 자체도 강하지 않고 실효성도 떨어진 점을 알고 혹평을 쏟아냈다. 6·19는 쉽게 말해 ‘집을 사고 팔기 어렵게’ 만들기 위한 대책이었다. 투기 규제 지역을 확대(경기도 광명, 부산 기장군·진구 추가)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였다. 수요를 줄게 해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였지만, 결과는 정부의 예상을 빗나갔다. 특정 지역에 대한 대책만 내놓으면서 사람들은 6·19 대책을 ‘핀셋 규제’라 조롱했고, 규제를 피해간 지역에는 역으로 투기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오히려 규제 전보다 집값이 더 상승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문정부는 두 달이 지난 8월2일, 더욱 강력한 규제를 담은 두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6·18 대책’이 예고편이었다면, ‘8·2 대책’은 본편이었다. 이때 문정부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를 명확히 했다. ‘8·2 대책’은 6·18 대책과 결을 같이 했지만, 정도가 훨신 강했고 규제 종류도 더 다양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규제 카테고리의 세분화다. 기존엔 ‘조정대상지역’이라는 항목 하나만 도입해 규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했었지만, 문정부는 ‘투기지역과 투기 과열지구’란 항목을 추가 도입해 규제를 세분화해 적용하기 시작했다. 서울 11개 구와 세종시가 투기지역에, 서울 14개 구와 경기도 과천시가 투기 과열지구에 들어갔다.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도 시행됐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고 논란이 된 항목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부활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란 살던 집이 재건축돼 시세가 올라 돈을 벌었을 경우, 그 시세 차익 만큼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8·2 대책 후 조금씩 호평 예를 들어, 지금 살고 있는 6억원짜리의 집이 재건축되어 10억으로 가격이 올랐다면, 집 주인은 4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한다. 세율은 최대 5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양도세를 대폭 강화한 것도 8·2 대책의 주요 특징이다. 8·2 대책을 기점으로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에 ‘2년 이상 거주’란 조건이 추가됐다. 기존엔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2년 이상 보유만 하면 9억원 이하까지는 비과세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실거주를 2년 이상 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8·2 대책 시행 직후, 문정부는 호평을 받았다. 꼼꼼하고 광범위한 정부 규제로 집값이 한동안 안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뒤 잠깐의 안정이 일시적인 착시효과였다는 게 드러났다. 착시효과를 깬 사람들은 지방의 유지들이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은 지방의 집을 팔거나 담보대출을 받아 서울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등장한 용어가 바로 ‘갭투자’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집값이 올랐고, 지방은 집값이 내려갔다. 이때 서울 지역의 부동산 매매가 평균값은 1년 새에만 평균 6%가 올랐다. 재건축 재개발 규제로 인해 주택 공급이 줄어든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규제로 재건축 사업성이 없어진 건설업자들은 공사를 중단하거나 작업을 뒤로 미뤘고, 시행일인 18년1월 이후에 서울 시민들은 주택 공급 절벽을 마주했다. 이후 1년간 서울의 집값은 계속 상승했다. 정부는 7개의 추가 대책을 내놨지만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집값 그래프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24전 24패’ 모두 자책골 공급확대 방향 틀어 호평 그러던 집값이 소폭 하락한 시점은 2018년 9월21일과 12월19일 대책이 발표된 직후였다. 큰 폭은 아니지만 서울의 집값은 이때 처음 하락했다. 정부가 그전과 달리 구체적인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9·21 대책에서 정부는 5년간 수도권 지역에 “주택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고, 12·19 대책에서는 15.5만호 추가 공급 계획과 광역 교통망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실수요자들이 반응했다. 장래에 공급될 주택에 안심하고 수요를 멈춘 것이다. 비록 발표 얼마 후 입맛에 정확히 맞는 지역과 시기, 규모가 아니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집값은 다시 상승곡선을 탔지만 문정부 ‘최초’의 공급 대책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해 8월4일, 더욱 정교한 주택 공급 방안이 나온다. 정부는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협업으로 26.2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했고, 공급 대상을 실수요자에 집중시켰다. 방법도 구체적이었다. 정부 부지(군부지, 이전 기관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도심 내 낙후된 지역에 재건축을 시행하겠다는 주장이다. 상암과 마곡, 천왕2가 개발될 정부부지 후보로 떠올랐다. 그후 6개월이 지난 올해 2월4일,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일명 ‘2·4 대책’이라 불리는 이 대책은 압도적인 물량 공급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25년까지 서울에만 32만호, 전국에는 83만 호의 주택 부지를 추가공급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의 공급 대책의 배가 넘는 규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요즘의 집값 안정세가 2·4 대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석한다. 2·4 대책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정책이 어느정도 진행된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정리하자면, 문정부는 처음 내놓은 6·19 대책과 8·2 대책의 방향대로 지난 4년간 수요 억제를 통해 집값을 잡으려 애썼다. 25전째 1승 기대 하지만 갭투자나 풍선 효과 같은 부작용을 낳으며 집값이 치솟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에 공급 확대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 이제 6개월가량 남은 임기에서 나온 늦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다음 정부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만큼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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