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기는 액티비티 ③의암호 자전거길·물레길

춘천의 바람을 즐기는 두 가지 방법

미국의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은 “친구를 얻는 가장 좋은 길은 스스로 친구가 돼주는 것”이라고 했다. 둘이 떠나는 여행조차 부담스러운 요즘, 길 위에서 자신과 친구가 되면 어떨까.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것이 익숙하던 액티비티도 홀로 도전해보면 자신을 더욱 믿고 사랑하는 계기가 된다. 아름다운 자연과 상쾌한 바람이 함께 달려줄 춘천 의암호 자전거길과 물레길은 나 홀로 액티비티를 시도하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의암호는 1967년 의암댐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다. 의암리 옷바위 근처 협곡을 막아서 의암호라 이름 붙였는데, 이를 계기로 산악 도시 춘천이 호반 도시로 탈바꿈했다. 의암호는 경관이 수려한 삼악산 자락과 그림처럼 떠 있는 상중도, 하중도, 붕어섬 등이 어우러져 자연호 못지않은 풍광을 자랑한다. 타원형 호수 둘레를 따라 마련된 자전거길은 약 30㎞에 이르는 코스 대부분이 완만해서 초보자도 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 도시

춘천은 자전거 도시로 유명하다. 북한강부터 소양강까지 조성된 낭만자전거길에서도 의암호자전거길이 가장 인기다. 쉬엄쉬엄 달려도 3시간 정도면 넉넉하게 다 둘러볼 수 있고, 소양강처녀상과 소양강스카이워크, 애니메이션박물관 등 명소를 끼고 있어 알짜배기 춘천 여행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내내 눈에 들어오는 의암호의 평화로운 풍경과 상쾌한 바람은 힐링 그 자체다.

호수 둘레를 따라 자전거대여소와 공기 주입기 등 편의 시설도 잘 갖췄다. 순환형 코스이기 때문에 춘천역이나 공지천, 소양강스카이워크 주변 자전거대여소를 출발점으로 삼는 게 편리하다. 이때 춘천사랑상품권도 사용이 가능하다. 일부 구간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구분되지 않아, 사람이 지나가면 속도를 늦추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의암호자전거길에서는 호수를 밖에서만 바라보기만 했다면, 의암호물레길에는 가까이에서 호수를 즐길 수 있다. 현암리 선착장에서 나무 카누를 타고 출발해 하중도 옆에 붙은 아담한 무인도를 돌아보는 코스로, 하얀 줄기가 이국적인 자작나무 숲과 물오리 서식지 등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짙푸른 초목이 울창한 무인도와 하중도 사이 수로는 의암호물레길의 하이라이트다.


통나무 가운데를 파서 만든 카누는 신석기시대부터 사용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된 이동 수단이다. 그 자연스러운 매력 덕분인지 오직 팔의 힘으로 물살을 가르며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가는 재미가 특별하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속도를 맞춰야겠지만, 혼자 속도를 온전히 즐기니 바람결마저 느껴지는 것 같다. 파란 하늘과 잔잔한 호수, 부드러운 바람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초보자도 쉽게 라이딩 즐기는 곳
평화로운 풍경·상쾌한 바람 힐링

의암호물레길은 3개 코스(자작나무물숲길, 물오리둥지길, 무인도일주)로 나뉘며, 각 코스를 도는 데 50~60분 걸린다. 수로를 감상하려면 무인도일주 코스를 선택해야 하고, 물오리둥지길은 서식지 상황에 따라 접근할 수 있다. 하절기에는 오후 6시30분에 노을카누잉도 운영한다.

카누 투어에 앞서 간단한 안전 교육과 강습을 받아야 한다. 패들링 원리가 단순한 편이라 초보자도 익히기 쉽다. 혼자 패들링하다가 지치거나 방향을 잘못 잡으면 안전 요원이 보트를 이용해 끌어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1인 체험이 어려울 수 있으니 평일 방문을 추천한다. 요청하면 안전 요원이 탑승해 보조해주기도 한다.

의암호스카이워크는 자전거에서 내려 잠시 호젓한 풍경을 감상하기 맞춤한 장소다. 스카이워크 입구에 있는 슬리퍼를 신고 입장하면, 투명한 바닥 아래로 의암호가 훤히 보인다. 전망대에선 바람에 일렁이는 의암호와 병풍처럼 그림자를 드리운 삼악산 비경을 함께 담을 수 있다. 의암호자전거길에서도 호수 위를 지나는 수상 자전거도로 곁에 자리해, 관광객보다 라이더나 산책 중인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덕분에 한적한 여유를 만끽하기 제격이다.

땀 흘린 뒤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당기기 마련이다. 지난 5월에 문을 연 ‘감자아일랜드’는 강원도 대표 작물인 감자와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토종 효모를 사용하는 맥주 양조장이다. 소양강 복숭아를 활용한 말랑피치사워, 마음씨가 부드러운 우두동 사람들을 떠올리며 만들었다는 우두동 사람들처럼 맥주 이름만 봐도 춘천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소고기 감자 볼을 매콤한 로제 소스에 올린 감자둥둥섬은 직원들이 ‘강추’하는 안주이자 시그니처 메뉴다.


춘천에서 특별한 한 끼를 맛보고 싶다면 육림고개로 가자. 뉴트로 여행지로 관심을 모으는 이곳은 과거 춘천 시민들이 저녁거리를 사러 다닌 친근한 상권이었다. 

감자아일랜드

1990년대 들어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가, 최근 이곳에 청년 창업가들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국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부터 복고 감성 물씬 풍기는 주점, 사랑스러운 디저트 카페까지 눈과 입이 절로 즐거워진다. 30년 전통의 메밀전집이나 추억의 떡볶이집,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방앗간 등 지역 상권과 어우러진 모습이 구경하는 재미를 더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의암호자전거길→의암호스카이워크→의암호물레길→감자아일랜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의암호자전거길→의암호스카이워크→애니메이션박물관→감자아일랜드 
둘째 날: 의암호물레길→강원도립화목원→육림고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춘천에서낭만여행(춘천 관광 포털) tour.chuncheon.go.kr
- 의암호물레길 joymullegil.co.kr
- 감자아일랜드 gamjaisland.com

문의 전화
-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3089
- 의암호물레길 033)242-2006
- 감자아일랜드 070-8098-0621 

대중교통
[버스] 서울-춘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0회(06:50~21:0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춘천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약 420m 이동, 춘천우체국 정류장에서 100-1번 간선버스 이용, 춘천역 정류장 하차, 의암호자전거길 춘천역 자전거대여소까지 도보 약 150m. 춘천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약 420m 이동, 춘천우체국 정류장에서 3번 지선버스 이용, 중앙시장환승센터에서 서면2-1번 마을버스 환승, 현암리 정류장 하차, 의암호물레길까지 도보 약 220m. 춘천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의암호물레길까지 택시 이용, 약 12k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춘천고속버스터미널 033)256-1571


[기차] 용산역-춘천역, ITX청춘 하루 18~26회(06:00~22:48) 운행, 약 1시간15분 소요. 1번 출구에서 의암호자전거길 춘천역 자전거대여소까지 도보 약 150m. 춘천역에서 도보 약 780m 이동, 춘천농협 정류장에서 서면2-1번 마을버스 이용, 현암리 정류장 하차, 의암호물레길까지 도보 약 220m. 춘천역에서 의암호물레길끼지 택시 이용, 약 12km. *문의: 레츠코레일 www.letskorail.com, 1544-7788


[수도권전철] 상봉역-춘천역, 경춘선 15~25분 간격(05:10~23:16) 운행, 약 1시간20분 소요. 
*문의: 서울교통공사 www.seoulmetro.co.kr, 1577-1234

자가운전
[의암호자전거길] 서울양양고속도로→남춘천 IC에서 남춘천 방면→남춘천IC삼거리에서 양평·춘천 방면→광판삼거리에서 춘천·김유정역 방면→온의사거리에서 소양강댐 방면→춘천역 자전거대여소 

[의암호물레길] 서울양양고속도로→남춘천 IC에서 남춘천 방면→남춘천IC삼거리에서 양평·춘천 방면→광판삼거리에서 춘천·김유정역 방면→팔미교차로에서 서울·가평 방면→의암리·의암댐 방면→화천·춘천댐 방면→의암호물레길


숙박 정보
- KT&G상상마당 춘천스테이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033)818-4200 
- ORA춘천베어스호텔: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033)245-4300 
- 춘천센트럴호텔: 춘천시 중앙로68번길, 033)257-1900

식당 정보
- 수아마노(강원도감자뇨끼: 춘천시 중앙로77번길, 033)257-5532 
- 우성닭갈비 본점(닭갈비): 춘천시 후만로, 033)254-0053 
- 감자밭(춘천감자빵·강원도옥수수빵): 신북읍 신샘밭로, 1566-3756 

주변 볼거리
해피초원목장, 제이드가든, 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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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