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세상 떠난 '문제인물'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09.10 1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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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종교인'이었나 '희대의 사기꾼'이었나?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통일교의 창시자이면서 전 세계에 300만 신도를 거느린 '자칭 메시아'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성화했다. 문 총재는 그가 쓴 자서전에서 자신을 평한 바대로 항상 논쟁을 몰고 다녔다. 그 결과 '세계적 참 종교인'에서 '희대의 사이비 교주'까지 사람들의 평가가 극에서 극을 달리는 인물이 됐다. <일요시사>에서 그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굴곡진 인생여정을 돌아봤다.

"나는 이름 석 자만 말해도 세상이 와글와글 시끄러워지는 세상의 문제인물입니다. 돈도 명예도 탐하지 않고 오직 평화만을 이야기하며 살아왔을 뿐인데 세상은 내 이름자 앞에 수많은 별명을 덧붙이고 거부하고 돌을 던졌습니다."

문선명 통일교 총재는 자서전 서문에서 자신의 인생을 이처럼 회고했다. 문 총재는 시끄러운 세상을 뒤로하고 지난 3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성화(인간이 부끄럼 없이 살다가 성스럽게 영계에 간다는 의미)했다.

김일성 장례 이후
18년만의 13일장

문 총재는 지난달 14일 폐렴으로 시작된 합병증으로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받았으나 현대의학으로 병세 호전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에 따라 지난달 31일 경기 가평군 청심국제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오다 별세했다.

통일교 측은 고인의 장례를 13일장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13일장은 1994년 사망한 김일성 북한 주석의 장례 이후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은 이례적인 일. 통일교 관계자는 13일장으로 치르는 이유에 대해 "문 총재 생전에 주로 13일로 큰 행사를 치렀다"며 "그 뜻을 기리기 위해 13일장을 치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선명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화식(天宙聖和式)'이라는 명칭의 성화식은 오는 15일 오전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에 위치한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 장소는 문 총재의 빈소가 마련된 곳으로 3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부터 5일까지 전 세계 통일교 신도들이 각 지역 처소 등에서 문 총재를 기리는 '특별정성기간'을 가진 후 6일부터 13일까지 8일간은 마련된 빈소에서 신도와 일반 조문객의 참배가 이뤄진다. 또 15일에 한해 문 총재의 시신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문 총재는 통일교를 단 50여 년 만에 세계적인 신흥종교로 일으킨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그는 전 세계에 걸쳐 약 300만 신도를 거느리고 있었으며 총 6조원으로 추정되는 어마어마한 자산을 굴렸던 재력가였다. 

'자칭 메시아' 생전에도 극명하게 엇갈렸던 평가
언론·외교·교육 등 전방위 걸쳐 국제적 영향력

뿐만 아니라 문 총재는 미국의 닉슨·레이건, 소련의 고르바초프 등 당대 최고의 정치권력과 교분을 맺으며 외교적 다리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으며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의형제 관계를 맺으며 평화로운 남북관계에 일조하기도 했다. 이렇게 문 총재는 혼란스러운 시대에 태어나 그 이름 석 자를 세상에 널리 알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문 총재에 대한 평가는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다. 통일교 신도를 비롯해 상당수 사람들이 문 총재를 두고 '세계에서 인정한 큰 종교인' '한국의 예수' '이 시대의 선각자' '남북을 넘나든 통일 사업가' 등의 찬사를 보내는 한편, 개신교 세력을 중심으로는 '자칭 메시아' '이단의 교주' '자신을 신이라 칭한 희대의 사기꾼' '종교 팔아 개인의 영달을 추구한 자' 등의 비난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종교적 관점을 빼고 순수하게 그의 일생과 업적만 놓고 보았을 때 어떤 인물일까? 그의 굴곡진 인생 여정을 돌아봤다.

그는 1920년 1월 6일 8남매 중 차남으로 평안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서전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에서 어린 시절의 자신을 두고 "눈이 작아 '쪼금눈이'로 불리고, 한번 울기 시작하면 하루 종일 울어서 '하루울이'라고 불리는 고집불통"이라고 회상했다.

'자칭 메시아' 문선명
'하나님 나라' 향한 여정

그는 15세가 되던 해에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한다. 불과 1년 뒤 16세가 되던 해인 1936년 4월 부활절 아침 기도 중에 예수가 나타나 인류구원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문 총재에게 직접 당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세계평화를 위한 긴 노정이 시작되었다고 문 총재는 자서전에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20대 중반 또 한 번 영적 체험을 하면서 통일교의 논리와 교리를 가다듬었고 '천일국(天一國·하나님 나라)'을 건설하겠다는 뜻을 세웠다고 말한다.

그는 18세에 정주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경성상공실무학교 전기과에 입학하여 예수교회 명수대예배당의 반사로 신앙생활을 했다. 1941년엔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와세다대학 부설 고등공업학교 전기과에서 공부했다.

문 총재는 1946년 평양에 개척교회를 세우면서 본격적인 종교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2년 만인 1948년 공산당에 의해 '사회질서 문란죄'로 구속돼 5년형을 선고 받고 흥남감옥에서 옥고를 치렀다. 그러던 중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해 문 총재 가족도 피난길에 올라 월남하게 된다.

남쪽의 끝 부산까지 내려와 터를 잡은 문 총재는 1954년 5월 스스로를 '메시아'라 칭하며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현 통일교)를 창립했다. 그리고 예수가 이루려다 실패한 이상세계를 문 총재 자신이 지상에서 이루겠다는 교리를 내세웠다.

이때 문 총재는 기성 교회에 염증을 느끼던 기독교 신자들을 주로 흡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55년 이화여대 여성 신학자 김영운 교수가 통일교로 개종한 사건을 계기로 기독교재단인 이화여대와 연세대의 학생 및 교수 20여명이 통일교에 입교한 것이 밝혀졌고 재단 측은 이들 모두를 퇴학·퇴직시켜버렸다. 그 여파로 문 총재도 이듬해 구속됐다.

절대순결, 절대사랑
3만쌍 합동결혼식 화제

개신교 세력의 거센 탄압에 국내 선교가 막혀버린 문 총재는 돌파구를 찾아 1958년 일본에, 1959년엔 미국에 각각 선교사를 파견해 본격적인 해외선교에 나섰다. 1961년엔 오랫동안 통일교에서 2인자로 군림했던 박보희씨가 주미대사관 무관보좌관으로 발령받으면서 통일교는 미국 선교에 날개를 달게 됐다. 미국에서의 왕성한 선교활동으로 1970년대엔 4000만달러를 지불하고 뉴욕의 43층짜리 호텔 건물을 사들여 통일교 세계본부로 사용할 만큼 자금 규모를 키웠다.

또 당시 미국에서 강조된 반공정책에 동조해 대도시에서 대규모 반공시위를 이끌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 문 총재는 1982년부터 <워싱턴타임즈>를 창간해 극우보수 인사들의 입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활동 중 그는 탈세 혐의로 댄버리교도소에 수감돼 13개월 동안 복역하고 85년 출소하기도 한다. 통일교에 따르면 문 총재는 평생 6번 옥살이를 하는 시련을 당했다고 한다.

문 총재는 1990년에 이르러선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 세계평화 등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문 총재는 자서전에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과 수교할 것을 촉구했다고 언급했다.

한 해 뒤인 1991년 11월30일 평양을 방문해 당시 북한에 생존해 있던 여동생을 상봉하고 흥남까지 헬기를 타고 가 '마전 주석공관'에서 김일성 주석과 만났다. 당시 문 총재는 김 주석과 금강산 개발투자 등 다양한 대북투자 사업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재는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북한에 조화를 보내기도 했다.

2001년 미국 뉴욕에서 9·11 테러가 발생하자 문 총재는 2003년 9월부터 2004년 5월까지 7차에 걸쳐 '이스라엘 평화대행진'을 열기도 했다. 이는 예루살렘 성지를 두고 오랜 갈등을 겪어온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시크교·힌두교 등 각 종단 대표자들이 이스라엘에 모여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또 2003년부터 시작된 세계클럽축구대회인 '피스컵'도 9·11 테러 이후 평화를 염원하는 문 총재에 뜻에 의해 열린 것이라 한다.

문 총재는 2005년 천주평화연합(UPF)을 창립한 데 이어 2010년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된 유엔을 대체할 평화기구가 필요하다면서 '부모 유엔'을 창설하기도 했다. 이렇듯 문 총재는 세계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교, 나아가 세계의 연례행사가 된 '합동결혼식'도 그 규모가 엄청나져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합동결혼식은 1960년 스물세 살 연하인 한학자(둘째 부인)씨와 함께 통일교 내 '참부모'가 된 후 '순결한 가정'을 기치로 열게 된 것으로 1961년에는 참여자가 36쌍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수만 쌍으로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1992년 8월 서울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3만쌍 국제 합동결혼식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2001년엔 아프리카 잠비아의 가톨릭 밀링고 대주교가 문 총재가 맺어준 한국인 여성과 합동결혼식을 했는데 이에 로마 교황청이 반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통일교에 따르면 지금까지 비신자를 포함해 5억쌍이 절대순결과 절대사랑의 참가정 서약을 하는 축복결혼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것도 통일그룹 것이라고?…종교단체야 재벌이야?
그가 떠나며 남긴 300만 신도와 수조원대 자산

통일교의 경전으로 불리는 <원리강론>에 따르면 통일교는 기독교 교리에 세계평화와 철학을 보태고 그 바탕은 가정의 순결이라는 교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행복한 가정과 평화를 원하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통일교에 입교해 신도수가 늘었다는 것이 통일교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통일교는 성경이나 예수의 가르침보다는 문 총재의 가르침에 더 초점을 두어 교단 설립 당시부터 이단 논쟁을 달고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여 년 만에 전 세계에 걸쳐 300만 신도를 거느린 신흥종교로 성장한 것이다.

통일교의 교세가 이토록 급증할 수 있었던 것은 통일교의 교리도 훌륭하지만 문 총재의 반공성향이 박정희 및 레이건 부시 2대의 반공코드와 잘 맞았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통일교는 종교집단으로 시작해 경제, 문화, 예술, 언론, 교육 등 다방면에 사업을 확장하며 거대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통일그룹의 계열사로는 일화, 일신석재, 세일중공업, 성일기계 등 15개 분야의 기업 외에도 국내 일간지 <세계일보>, 미국 일간지 <워싱턴타임즈>, 세계 4대 통신사 중 하나인 <UPI통신> 등 세계 각지에 굵직한 언론사를 거느리고 있다. 또 경복초, 청심국제중·고, 선화예고, 선정고, 선문대 등 여러 학교를 운영 중이고 의료법인 청심국제병원과 리틀엔젤스예술단, 유니버설발레단 등 문화예술단체도 소유하고 있다.

통일교의 총자산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대략 한국 2조4000억, 일본 2조, 미국 1조, 기타 5000억원 해서 총 6조원 상당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 소유한 주요 부동산만 해도 여의도 통일교 세계본부 건축예정지(약 1500억), 세계일보 부지(약 1000억), 청평유원지(약 500억), 선문종합대학(약 500억), 도원빌딩, 강남 센트럴시티, 강남 신세계 백화점, 반포 메리어트호텔 등이 있다.

전 세계 6조원 자산
누가 어떻게 관리하나?

문 총재는 14남매를 두었다. 통일교회의 핵심축인 종교부문은 7남 문형진(33) 통일교 세계회장이 맡고 있다. 문 총재는 생전에 유서를 통해 7남 문 회장을 자신의 종교적 후계자로 지명한 바 있다. 3남 문현진(43)씨는 통일교 산하 기업군인 UCI 회장이고, 4남 문국진(42) 통일그룹 회장은 교계 재단 산하 기업들을 맡고 있다. 5남 문권진씨는 미국 체류 중이며 장남과 차남, 6남은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마지막으로 한학자씨는 선문학원 이사장과 세계평화여성연합 총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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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