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폭리? '중국담배 밀수' 보따리상 변천사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8.23 14:31:40
  • 호수 13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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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주고 사서 3000원에 판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담뱃값 부담이 늘면서 반대급부로 담배 밀수가 늘고 있다. 중국산 담배가 은밀하게 밀수돼 불법거래되는 것이다. 담배를 화물인 것처럼 속이거나 임차 어선을 활용해 옮겨 싣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던 A씨에게 한 중국인이 “담배를 싸게 주겠다”며 접근했다. 중국인은 중국산 담배 몇 개비와 담배 구매처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A씨에게 건넸다. 담뱃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던 A씨는 받은 종이에 적힌 전화번호에 연락을 시도했다.

4500원인 담배 가격이 10년 내 8000원대로 인상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애연가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를 노린 담배 밀수가 늘어나고 있다.

89만갑
역대 최대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객이 줄면서 수출입 화물을 이용한 담배 밀수가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5월 1분기에 정상 화물을 가장한 담배 밀수입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13건, 179만갑(시가 72억원 상당)을 적발했다.

특히 중국산 담배 밀수가 89만갑으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단속 기간 동안 적발된 담배는 전년 동기 대비 2배가 넘는 양이다. 담배 밀수업자와 국내 유통업자 등 41명은 검찰에 고발됐다. 

관세청은 이들이 담배 밀수를 위해 단체, 집단을 구성한 점을 포착해 밀수 사건으로는 처음 관세법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했다. 이번 단속에서 정상화물에 뒤섞인 무신고화물로 밀수, 임차 어선을 이용해 공해상에서 옮겨 싣기(분선 밀수), 타인 명의를 이용한 품명 위장·커튼 치기 밀수, 반송수출 물품을 가장한 보세운송 중 물품 바꿔치기 등 다양한 밀수 유형들이 적발됐다.

정상화물에 섞는 무신고화물 수법은 가장 흔한 방법이다. 밀수업자는 보세창고, 운송업자 등과 결탁해 다른 정상화물과 뒤섞어 신고 없이 담배를 수입했다. 이들은 보세창고 반입 전 미리 준비한 차량에 밀수입 담배를 정상화물처럼 반출·적재해 국내 유통업자에게 바로 배송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밀수업자는 수출용 국산 담배, 가짜 담배, 중국산 담배 등 76만여갑(23억원)을 밀수입했다.

관세청은 의심 차량을 추적해 대구 교동시장 인근에서 유통업자에게 밀수 담배가 인계되는 현장을 적발, 통화내역 분석과 CCTV 분석 등 추가 조사를 통해 담배 밀수 조직원 15명을 모두 검거하고, 이 중 7명을 구속·고발했다.

임차 어선을 활용해 옮겨 싣는 방법을 분선밀수라 한다. 밀수업자는 임차 어선을 이용해 공해상에서 중국 선박으로부터 중국산 담배 53만여갑(28억원)을 넘겨받았다. 그는 국내로 밀수입 과정에서 수상한 운항 행태(공해상에서 배 두 대가 장시간 붙어 있거나, 통상적이지 않은 항로로 운항)를 보이는 선박을 감시하던 세관, 해경의 합동조사반에 적발됐다.

단체·집단화…관세법 아닌 특가법 적용
정상화물 혼합, 임차어선 이용 등 수법 

합동조사반은 해상 운반책을 구속하고, 통화내역·CCTV 분석 등 추가 조사를 통해 밀수 담배를 국내 외국인 식품점 등에 유통시킨 중국인 2명(구속)을 추가로 검거해 고발했다.

품명 위장은 타인의 명의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밀수업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의류 수입업자 명의를 이용해 마스크를 수입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는 컨테이너 안쪽에 밀수 담배를 넣고, 입구 쪽에 마스크 포장박스를 쌓는 일명 ‘커튼치기’ 수법으로 수출용 국산 담배 20만갑(8억원)을 밀수입하려다 세관 검사 과정에서 적발돼 구속됐다.

내용물이 비어있는 국산 담배와 바꾸기도 했다. 밀수업자는 캄보디아로부터 반입돼 부산항에 보관 중이던 수출용 국산 담배 15만갑(6억원)을 스리랑카로 반송 수출한다면서, 선적을 위해 인천항으로 보세 운송하는 것처럼 이동시키던 중 빈 담배갑과 바꿔치기해 밀수입했다.

이때 담배갑 케이스는 동일하고 안에는 스펀지로 형태를 유지하고 고무로 중량을 채웠다. 

관세청은 담배 반입과 수출 경로가 통상적이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수출 검사 과정에서 빈 담배갑을 확인하고, 이동경로를 역추적해 밀수입을 입증하고 밀수업자를 구속했다. 담뱃잎을 숨겨서 가져오는 사례도 있다. 복싱용 샌드백에 담배 13만갑 상당을 제조할 수 있는 중국산 파쇄 담뱃잎을 숨겨 밀수한 중국인도 있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4명을 붙잡아 벌금형에 통고 처분했다. 4명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중국산 파쇄 담뱃잎 1.3t을 복싱용 샌드백, 가정용 에어필터 등에 숨겨 약 2달 동안 103차례에 걸쳐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로 적발됐다.

빈 갑
바꿔치기

이들은 중국과 호주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에서 호주로 직접 수출 물품에 대한 검사가 강화되자 한국을 거쳐 원산지를 세탁한 뒤 중국산 담뱃잎을 밀수출하고자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밀수한 담뱃잎 중 412㎏은 한국산으로 둔갑해 호주로 다시 수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세관은 중국인들이 국내로 밀수한 뒤 보관한 담뱃잎 909㎏도 압수했다. 이들이 밀수한 담뱃잎은 중국에서 시가 130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담배 1갑에 3만원 상당인 호주에서는 39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담배 밀수는 해외에서 외국 담배를 밀반입하는 경우보다 국내 담배를 해외 수출로 위장했다가 국내에서 다시 판매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 담뱃값이 외국에 비해 싸기 때문에 해외에서 담배를 밀반입해봤자 국내에서 얻는 이득은 크지 않다.

대신 수출용 면세 담배를 수출하지 않고 국내에서 팔게 되면 면세분만큼 이익을 취할 수 있다.

합법적으로 담배를 수입하는 경우 관세와 부가세 외에도, 개별소비세,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건강증진부담금, 폐기물부담금의 세금폭탄을 맞기 십상이다. 관세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수업자 해외 구입 가격과 국내 밀수 담배 유통가격의 차이는 1갑당 2000원 상당(에쎄 기준)으로 20피트 컨테이너 분량인 35만갑 밀수 시 7억원의 부당 이득이 발생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문 보따리상에 의한 담배 밀수가 주를 이뤘다. 2003년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시가 10억원 상당의 가짜 던힐 45만갑을 매입한 뒤 유통시킨 담배 도매상과 알선책이 활개를 쳤다. 당시 중간도매상들은 던힐 1갑당 1800원에 구매해왔으나 500원이 싼 1300원에 살 수 있다는 꼬임에 빠졌고 던힐 제조사인 BAT 코리아가 7만5000갑을 회수해 소각한 점을 감안하면 37만5000갑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듬해 2월에도 부산항에 도착한 화물 중 진품 가격으로 10억원 상당의 가짜 말보로 담배 4만7000보루가 적발된 적 있다.

보따리상
4770여명

2006년부터 2011년에는 주로 선원, 승무원이나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자행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선원·승무원 214건 ▲여행자 328건 ▲정상화물 가장 58건 ▲기타 38건 등의 순이었다. ‘여행자·선원·승무원’ 유형의 단속 실적을 보면 여행자 등을 통한 밀수 적발 건수가 2012년 21건, 2013년 58건, 2014년 63건 이후 담뱃값이 오른 2015년부터 511건, 2016년 455건, 2017년 566건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담배 밀수 규모는 조직적이고 대형화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밀수 담배의 불법 유통이 늘어났다. 

관세청 추정 중국 보따리상은 총 4770명이었다(2019년 기준). 이들은 통상 1~2주에 한 번씩 한국으로 입국하며 담배를 몰래 들여왔다. 이들이 월 6회 입국해 1인당 면세 범위인 담배 10갑(1보루)만 반입했더라도, 월평균 약 38만1600갑이 이들에 의해 유통됐다고 볼 수 있다. 숨겨 들어온 밀수 담배까지 치면 그 양은 더 많다.

하지만 보따리상들의 활동이 막히면서 담배 밀수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화물에 숨겨 들어오는 등 좀 더 큰 규모의 전문화된 방식이 필요했다. 실제 이런 변화는 통계서도 드러난다.

관세청 따르면 2019년 보따리상 같은 여행자를 통한 담배 밀수는 2277건(99억원) 적발됐다. 32건(53억) 적발된 화물 밀수에 비해 액수는 약 2배, 건수로는 70배 이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담배 밀수 적발은 여행자 234건(11억원), 화물 22건(635억원)으로 역전했다.

특히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인 근로자는 한국 담배의 높은 세금 때문에 자국 담배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 수요를 원래 보따리상이 해결해줬다. 이 때문에 중국산 담배는 대부분 여행객을 통해 들여왔고 화물을 통한 밀수의 90% 이상은 국산 담배였다.

수출용 면세담배 되팔아
1갑당 2000원 부당 이득

하지만 보따리상이 막히자 화물에 숨겨 오는 중국산 담배가 많아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물 밀수 담배 중 절반인 49%가 중국산 담배로 나타났다. 

물론 이 막대한 세금이 모두 밀수업자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밀수 담배인 만큼 일반 담배보다는 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세청 조사에 따르면 밀수업자가 해외에서 산 담배 원가와 밀수해 국내에 유통한 가격은 1갑당 2000원가량 차이가 났다. 밀수 당시 담배 가격이 약 1000원 정도라고 하면 2000원을 더 붙여 3000원 정도로 유통한다는 얘기다. 

20피트 컨테이너 분량인 35만갑을 밀수하면 7억원가량의 부당 이득이 발생하는 셈이다. 2000원 이익 중 실제 밀수업자에게 떨어지는 금액은 절반가량인 800~1000원으로 관세청은 보고 있다. 나머지는 도매상과 소매상 수익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12월 국회 기획재정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적발된 밀수입 액수는 총 2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밀수입 주요 품목은 담배였다. 지난해 적발된 담배가 114억원어치였다면 지난 1월부터 8월에는 638억원어치가 적발돼 전체 적발 액수 증가를 견인했다.

홍 의원은 이 같은 밀수액 증가는 ‘해외 직구 목록통관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목록통관은 개인이 해외직구할 때 물품 가격이 150∼200달러 이하일 경우 통관 목록만 제출하면 수입신고를 생략하는 제도다.

국내 유통
추적 검거

관세청 관계자는 “밀수 수법이 지능화·다양화되는 만큼, 적발 사례를 정밀 분석해 담배 밀수 우범 경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밀수가 적발되면 국내 유통업자까지 추적·검거해 근원을 차단하겠다”며 “또 해외세관·국내 담배 관련 사업자와 정보교류를 확대해 주요 담배 밀거래 정보 수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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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