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 재벌들 화려한 비상 막전막후

고래 삼킨 새우 ‘배 터질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얼굴 없는 재벌’들이 굵직한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모두 중견기업이라는 데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일각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대명화학이 로젠택배를 품었다. 연결 매출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대명화학과 수십여개 투자 브랜드, 자회사 코웰패션이 운영하는 모다아울렛은 모두 이번 로젠택배 인수로 물류 경쟁력에 날개를 달 전망이다.

숨은 강자들
손 뻗기 시작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코웰패션은 지난 7월9일 종속회사 씨에프인베스트먼트가 로젠택배 주식 1482만3496주를 3400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코웰패션은 대명화학이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로젠은 택배업계 점유율 4위 업체다. 코웰패션은 이번 인수 목적이 “온라인 경쟁력 강화 및 신규사업 진출”이라고 밝혔다.

대명화학의 핵심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코웰패션은 아디다스, 리복, 푸마 등 속옷 라이선스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주로 홈쇼핑을 통해 유통시키는 회사다. 거느린 종속회사의 수만 12개에 달한다. 

지난해 코로나19라는 패션업계 혹한에도 코웰패션은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8% 증가한 4264억원, 영업이익의 경우 5% 증가한 801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대명화학 역시 지난해 매출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도 1조1000억원에서 2000억원 늘었다. 그러면서 2019년 107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490억원으로 38% 껑충 뛰었다.

패션 재벌로 성장한 대명화학이지만 아직도 베일에 싸여있다는 평가다. 회계사 출신 권오일 회장이 지분의 90% 이상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도다. 대명화학은 2015년 코웰패션을 인수하며 패션업계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수십여개에 잇달아 투자해 대박을 내면서 M&A(인수·합병)와 투자의 귀재로 알려졌다.

중견 건설사들도 사세 확장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거침없는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3400억 로젠택배 품은 ‘패션재벌’ 대명화학
호남 중견 건설사들 ‘파격’ 대우건설 인수전

대우건설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도 모두 중견기업다. 지난 7월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지분 50.75%)는전날 중흥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중흥건설은 최종 경쟁자인 스카이레이크-DS네트웍스-IPM 컨소시엄을 모두 제치고 국내 시공 능력 순위 6위의 대우건설을 품에 안는 이변을 연출했다. 

중흥건설을 보유한 중흥건설그룹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시평) 35위 중흥건설을 포함해 15위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모두 30여개에 이르는 주택·건설·토목 부문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자산총액도 9조2070억원으로 재계 47위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M&A 결과를 두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시평 6위 대우건설을 계열사로 편입시키면 중흥건설그룹은 시평 순위가 5위 안팎으로 수직상승하게 된다.

피튀는 난투
최종 승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법적 소송설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되,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DS네트웍스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예비협상대상자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인수에서는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KDB인베와 중흥건설은 상세실사를 거쳐 연말까지 매각 절차를 종료할 계획이다.

DS네트웍스는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해외 인프라 투자사 IPM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전했다. 첫 본입찰 당시 대우건설 지분 50.75% 가치로 1조8000억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2조3000억원을 낸 중흥건설이 수정 제안을 요청하자 DS네트웍스도 2조원 안팎으로 가격을 냈다.

중흥건설도 가격을 낮추면서 양측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중흥건설은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에 대한 보상 조건을 내걸지 않았고,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이를 요구하면서 KDB인베는 중흥건설을 낙점했다.

DS네트웍스는 2017년에도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했고, 두산건설 인수를 추진했다가 부실 사업장 처리에 대한 이견으로 중단했다. 시행사로 출발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등 금융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시평 21위의 중견건설사 동부건설도 46위 한진중공업과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4월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 보유지분 5567만 2910주를 매입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매매 주식 지분율 66.85%로 절차가 마무리되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강력 후보 낙방
업계 우려는?

현재 본계약을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며, 3분기에 완료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한진중공업 인수가 마무리되면 동부건설은 국내 건설시장에서 경쟁력 확대와 함께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조선업과 친환경 분야도 적극 활용하는 사업 다각화를 노린다. 특히, 건설 분야에서 동부건설은 서울·수도권에서, 한진중공업은 경남에서 지역 브랜드의 강점을 갖고 있다.

또, 동부건설은 해상 풍력과 해상 태양광 같은 해양플랜트 신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어, 한진중공업의 해상 플랜트 기술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성정도 기적의 스토리를 쓰고 있다. 성정은 지난 6월17일, 이스타항공 우선 매수권을 행사해 중견기업 쌍방울그룹을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성정은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변방의 향토기업에서 일약 재계 메인무대로 나설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성정이 충남 향토기업인 데다 비상장기업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역시 ‘자금 조달 가능’ 여부다. 충남 부여군에 본사를 둔 성정은 토공 사업과 골프장 관리용역업, 부동산 관련업 등을 하는 종합건설업체다.

관계사로는 2008년 개장한 27홀 백제컨트리클럽과 토목공사업체 대국건설산업을 두고 있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는 형남순 회장이며, 성정은 장남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한다.

이스타 인수한 성정 ‘기적의 스토리’
‘대이변’ KH그룹의 알펜시아 공매 낙찰

성정·백제컨트리클럽·대국건설산업 모두 부채가 적은 알짜배기로 알려졌다. 1994년 세워진 대국건설산업은 건설 하도급 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할만큼 유동성이 좋다. 대전경찰청 청사 신축, 전남 일로~몽탄 도로 확장 공사 등을 진행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 59억원에 영업이익이 5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대목에서 재계 일각에서는 성정이 관계사 매출을 모두 합쳐도 400억원 정도인 만큼 부채만 200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을 품을 수 있을 지 물음표가 남아있는 상태다. 

여기에 KH 강원개발은 알펜시아리조트 공매 낙찰자로 선정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KH 강원개발은 알펜시아 인수를 위해 ‘KH 필룩스’와 ‘KH 일렉트론’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는 각각 전자부품 소재와 이어폰 등 음향기기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KH 그룹의 계열사들이다. 

이 중 KH필룩스는 4376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KH 일렉트론은 코스닥 상장 업체다. KH 강원개발이 속한 KH 그룹은 2019년 그랜드하얏트서울을 인수한 곳으로, 자산규모는 약 2조원이다. KH 강원개발은 지난해 10월 알펜시아리조트 1차 입찰과 6차 수의계약에 참여하는 등 확고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한우근 KH 강원개발 대표는 “지난 1년간 인수 준비와 개발계획 수립을 위해 많은 인원과 비용을 투입했다”며 “기존 리조트 사업을 강화해 대한민국 최고의 리조트로 발돋움하겠다”고 했다.

기대 반 
우려 반

KH 강원개발이 강원도, 강원도개발공사와 알펜시아리조트 양도·양수 기본협약을 맺기는 했으나 매각이 완료된 것은 아닌 만큼 인수자금 조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H 강원개발은 앞으로 실사 등을 거쳐 오는 23일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알펜시아리조트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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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