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 대표팀 이대론 올림픽 ‘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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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7.13 09:41:49
  • 호수 13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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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뉴스] 여자 배구 대표팀이 네덜란드전을 마지막으로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21일 이탈리아로 출국해 25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5주간의 대장정을 펼쳤고, 16개팀 중 3승12패(승점 10)로 지난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15위를 차지했다. 

실험?

대회 첫 주차에 한국은 중국, 일본, 태국을 만나 1승2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2주차부터 폴란드, 도미니카공화국, 벨기에, 이탈리아, 독일, 미국, 러시아에 연속으로 패했다. 그 후 4주차에 세르비아와 캐나다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대회 마지막인 5주차에 대표팀은 브라질, 터키, 네덜란드를 차례로 상대했다.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대표팀은 10승2패를 기록 중이던 브라질을 만나 0-3으로 패했다. 1세트 한국과 브라질은 7-7로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연속 4실점을 허용하면서 18-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는 14-21로 벌어진 경기를 연속 8득점으로 22-21로 역전하며 저력을 보여줬지만, 브라질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막지 못해 세트를 내줬다. 3세트도 15-16으로 끝까지 따라붙었으나 끝내 전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어 터키와 네덜란드에도 패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터키에 대한 전력분석을 바탕으로 1세트를 23-21로 앞서는가 하면, 2세트를 25-20으로 따냈다. 그러나 많은 범실(25개)로 어려운 경기를 펼친 끝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마무리
3승12패 16개 팀 중 15위 머물러

네덜란드와의 최종전은 풀세트로 치러졌다. 1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2세트를 25-23으로 가져왔다. 이어 3세트와 4세트도 나눠 가지며, 두 팀은 마지막 세트로 향했다.

5세트 초반 한국은 김연경을 앞세워 7-4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공격 범실과 상대 블로킹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김연경이 20점, 박정아가 24점을 올렸고, 이소영과 양효진도 18점과 10점으로 힘을 보탰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네덜란드전을 마지막으로 한국은 3승12패 승점 10점으로 16개 팀 중 1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도쿄올림픽을 두 달 앞두고 열리는 전초전이었지만, 한국의 경우 당장의 성적보다는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한 실험 성격이 강했다. 대표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오랫동안 국제대회를 치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대표팀과 비교해 주전의 상당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9년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멤버 중 4명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그동안 주축 역할을 해왔던 쌍둥이 자매가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김희진, 김수지, 강소휘 등의 선수들은 부상으로 이탈하며 사실상 대표팀을 새롭게 꾸려야 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승리보다는 다양한 조합과 새 얼굴을 테스트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대표팀은 대회 초반 연패를 겪으며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지만, 조직력이 살아나며 4주차와 5주차에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전성기가 지났다고 평가받는 김연경이 지난 2019년 대회보다 52점 많은 196점을 기록하며 전체 득점 11위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 김희진이 빠진 라이트 공격수 자리는 박정아와 정지윤이 생각보다 공백을 잘 메워줬다. V리그 MVP인 이소영도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했고, 관심을 모았던 세터 포지션에서도 안혜진과 김다인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높이와 수비에서는 부족한 면이 드러났다. 양효진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신예 박은진과 이다현으로는 베테랑 김수지의 역할을 완벽히 메우기는 어려워 보였다. 주전 리베로로 출전한 오지영은 약점을 노출하며 목적타 서브를 받기도 했다. 

한유미 KBS 해설위원은 “리베로, 센터 포지션에서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런 것들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는 게 가장 첫 번째인 것 같고, 블로킹이 높이가 낮아졌으니까 상대 분석을 치밀하게 해서 수비 대형 등을 미리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중계를 통해 현재 대표팀의 취약점을 진단했다.

주장 김연경은 경기 후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시합도 못하고, 훈련을 못했는데 그게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껴진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잘되지 않았던 부분을 최대한 보완해서 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브라질, 터키, 일본은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여자부 결선라운드에 진출했다. 미국은 14승1패로 남다른 전력을 선보였다. 이어 브라질이 13승2패, 일본이 12승3패, 터키가 11승4패로 2~4위를 차지했다. 이 중 브라질과 일본은 도쿄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맞붙을 예정인 팀들이다.

마찬가지로 올림픽 본선 같은 조에 속한 도미니카공화국은 9승6패로 6위, 세르비아는 4승11패로 13위에 올랐다. 

취약점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는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2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보름간 열린다. 한국 대표팀은 25일 브라질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케냐(27일)-도미니카 공화국(29일)-일본(31일)-세르비아(2일)를 차례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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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