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홍준표에게 재도전 기회를!

문득 지난 19대 대선을 앞두고 <일요시사>를 통해 언급했던 내용이 떠오른다.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이 민주자유당으로 통합하는 과정에 당헌·당규팀의 실무 간사를 역임했던 필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후보를 내지 말라고 당부했었다.

그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으로 탄핵당한 일에 대해 국민들에게 겸허하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두 번째는 당선 가능성 제로인 상황을 역설하면서 차기를 노려야 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필자의 고언과는 달리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동 선거에 참여하는 우를 범했다.

만약 필자의 제안대로 당시 선거에 불참했다면 문재인정권의 실정을 기반으로 다가오는 20대 대선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바로 이 나라 국민 정서에 따른다. 우리 국민들은 진정한 반성에 대해 상당히 너그러운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시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명분으로 동 선거에 참여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제 당시 선거 상황 살펴보자. 선거를 앞두고 유력 여론기관은 물론 다수의 국민은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하리라 전망했었다.

그러나 필자는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앞지르리라 예견했었다. 물론 안 후보 지지 세력에 대한 분석에 따른다.

여하튼 동 선거에서 홍 후보는 선전을 펼쳤고 지지율 24%로 안 후보를 제치고 2위에 올라 자유한국당은 체면치례에 성공했다.

이 시점에 이런 생각을 해본다. 홍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후보로 나섰어도 그런 성과를 거뒀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필자 입장에서는 단호하게 ‘노’다. 홍준표였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즉 그가 얻은 표는 엄밀하게 언급해서 홍준표 개인에 대한 지지표다. 왜냐? 당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차치하고 지금까지 홍 의원의 행적을 살피면 답이 나온다. 


각설하고,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뒤 탈당했던 홍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을 계기로 “국가 정상화와 더 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국민이 행복한 선진강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제 20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필자의 견해를 밝힌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은 홍 의원에게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세 가지만 간략하게 언급하자.

첫째, 국민의힘은 홍 의원에게 적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뒤졌다면 지금의 국민의힘은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의 생리상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정체를 살피면 선거 직후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흡수통합됐었을 터다. 

둘째, 홍 의원에게는 적극적 거부 세력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물론 필자가 언급한 내용은 중도층에 국한된다. 비록 나대기는 해도 속된 표현으로 잔머리 굴리지 않고 매사 당당하게 처신하는 그의 행동은 오히려 정겹게 느껴질 정도다.

셋째는 재도전의 이점 때문이다. 앞서 국민정서를 언급했지만 이 나라 국민들은 실패했던 사람에게 연민을 지닌다.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지니게 된다.

이 경우 문정권의 실정이 커다란 득이 될 수 있다.

간략하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지만 그 본질은 홍 의원이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그렇다. 정치는 정치인이 해야 옳다. 괜히 되도 않을 외부의 딴따라들에게 기웃거리지 말고 홍 의원에게 다시 기회를 줌이 정도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