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완성한 김명민의 빙의

드라마 끌어올린 엄청난 파괴력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의 기원은 무당이다. 접신을 할 수 없겠지만, 접신에 가깝도록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 김명민이 오래전부터 지녀온 연기관이다. 어떤 역할을 맡든, 무당이 신에 빙의한 듯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덕분일까, 그 작품에선 언제나 김명민은 사라지고 오롯이 캐릭터만 남는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로스쿨>에서도 인간 김명민은 완전히 지워졌다. 

유튜브 채널 ‘JTBC Drama’에 올라온 JTBC 드라마 <로스쿨> 1화 메이킹 필름 영상을 보면 배우 김명민의 연기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접신

3분22초부터 7분45초까지, 무려 4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대사와 액션을 원테이크로 연기한다. 검사 출신 로스쿨 형법 교수 양종훈을 분한 그의 대사에는 익숙지 않은 법률 용어가 상당하다. 아울러 강솔A(류혜영 분)를 잡아먹을 듯이 압박하는 과정에서 전달되는 긴박감은 숨 쉴 틈조차 없이 강렬하다. 

연기력을 인정받는 류혜영이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이 신만 넘겨내면 <로스쿨> 다 찍은 것이나 다름없어요”라며 큰 숨을 들이쉴 정도로 어려운 신이다.

김명민은 연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이 장면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다른 법률 드라마와 비교해 총 10배 가까이 대사 연습을 했다는 김명민의 노력이 유의미하게 작동한 장면이다. ‘컷 오케이’라는 김석윤 PD의 외침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의실에 있던 후배 배우들은 하나 같이 손뼉을 쳤다. 


그 박수의 의미는 수십명 넘는 후배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아야 하는 중압감 속에서, 누가 봐도 쉽지 않은 미션을 완벽히 극복한 선배 배우에 대한 존경심이지 않을까. 

김명민은 영화보다는 드라마에서 특히 강점을 발휘해온 배우다. 그를 처음으로 알린 KBS1 <불멸의 이순신>과 신드롬을 일으킨 MBC <하얀거탑>과 <베토벤 바이러스>, 사극에서도 강점을 발휘한 SBS <육룡이 나르샤>까지, 그에 진가는 드라마에서 더 돋보였다.

영화가 대체로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현실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데 반해, 드라마는 더욱 극적인 이야기와 연극적인 연기를 요구한다. 김명민은 현실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데 장기를 발휘한 배우다.  

성공을 목표로 거침없이 질주한 의사 장준혁이나 성격적 장애가 있는 듯 완벽과 사투를 벌인 강마에가 대표적인 예다. 그의 손 모양마저 화제가 될 정도로 그의 디테일은 놀라울 정도였다. <로스쿨>에서 연기 중인 양종훈 교수도 앞선 두 인물과 궤를 같이한다. 

<로스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석윤 PD는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김명민 외에 다른 배우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로스쿨>이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매우 연극적인 요소가 강해서다. 강의실과 법정 등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장면이 매우 많을 뿐더러,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법률 대사들이 무수하고,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정의로운 강자를 현실감 있게 표현해줄 이가 많지 않다. 

김 PD는 “이 작품은 김명민의 출연 여부가 성패를 가르는 작품이었다”고 할 정도로 김명민에 거는 기대가 컸다. 김명민은 제작진의 기대에 부합하는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검사 출신 교수 역 오차 없는 연기 찬사
아이러니 인물에 완벽히 불어넣은 당위성

김명민이 맡은 양종훈은 판타지 같은 인물이다. 처자식으로 인해 정의로운 검사가 되지 못할 것을 생각해 ‘비혼’을 실행했으며, 선배 검사의 잘못을 드러내고자 검사복을 벗고 변호사가 됐다. 겉만 보면 매우 정의로울 것 같지만, 학생들에게는 ‘양크라테스’로 불릴 정도로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기법을 활용해 강의를 진행한다.

“이 사건의 쟁점은?”으로 시작해 답이 끝나기도 전에 계속 질문을 던지는데, 강한 압박에 말문이 막힌 학생을 쥐잡듯이 다그친다. 교수의 압박을 못이긴 학생이 구토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친분이 깊은 로스쿨 교수 서병주(안내상 분)와 관련된 미제 사건을 강의에 활용할 뿐 아니라, 자신이 연관된 살인사건마저도 교재로 사용한다. 노블리스의 위선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겐 ‘저게 말이 돼?’라는 질문이 나올법한 설정이다. 

아울러 마음은 누구보다도 선하고 정의롭지만, 언행은 악으로 가장돼있다. 타인에게 예민하고 까칠하며, 독단적인 듯 보이면서도 때론 매우 부드럽다. 김명민은 아이러니하고 복잡한 이 인물에 당위성을 불어넣고 있다. 

초반 5% 이하의 시청률로 출발한 <로스쿨>은 회를 거듭하며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국내 인기 콘텐츠 부문 단연 원탑이다. 

이 드라마는 워낙 빠른 전개 속도로 인해 한 회만 놓쳐도 이해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내용 자체도 어렵고 인물관계도도 매우 복잡하다. 여타 드라마와 비교해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그런 가운데서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건, 그만큼 작품성이 훌륭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신인 배우들은 모두 하나 같이 자신의 임무 이상을 해낸다. 김범과 류혜영, 이다윗 등 경력이 많은 배우는 물론, 고윤정, 이수경, 김민석, 이강지 등 신인급 배우들도 수준급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이정은, 우현, 길해연, 정원중과 같은 선배 배우들이 깊이 있는 연기로 작품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명민이 있다. 판타지와 같은 인물에게 현실성을 불어넣는 두 가지 롤을 완벽히 수행하면서, 보는 재미와 함께 작품의 무게감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주연 배우의 건강한 영향력이 신인 배우들에게도 올바르게 끼치고 있는 듯 하다.

진입장벽

김명민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렇듯 아이러니한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으며, 복잡한 법의 세계에 빠져들게 할 수 있을까. 빙의에 가까운 노력으로 인물을 소화하겠다는 배우의 태도가 시청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intellybeast@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명민 실제 성격은?

김명민이 걸어온 길은 대체로 전문직 계통의 권위적인 인물이다.

<하얀거탑>의 장준혁이나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를 비롯해 조선으로 가면 이순신 혹은 정도전이었고, 음모가 도사리는 조직을 파헤치는 탐정이었다.

악역을 맡아도 공무원이거나, 법무법인 사무장이었다. 

스마트하면서 날렵한 인상이 어쩌면 전문직과 유독 잘 어울렸기 때문일 테다.

하지만 실제 김명민은 예민하거나 까칠한 작품 속 이미지와는 정반대다.


매우 나이스하고 소탈하며, 유머를 자주 구사한다. 그의 유머는 상당히 고급스러울 뿐 아니라 꽤 큰 웃음을 터뜨리는 수준이다. 

<로스쿨> 관계자는 “김명민 배우는 실제 매우 소탈하다. 모든 사람들과 격없이 지낼 뿐 아니라 매우 웃긴다. 예능에 나가지 않지만 예능에서도 매우 뛰어난 감을 발휘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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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