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궁과 월지, 월정교

신라 천년의 밤을 만나다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18호)는 왕자가 거주한 곳이자,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연회를 베푼 곳이다. 676년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규모가 크고 호화로운 시설을 갖췄다. 674년 월지를 만들고, 5년 뒤인 679년에는 궁궐을 정비하고 동궁을 지었다.

▲ ‘한국관광공사 야간 관광 100선’에 오른 경주 동궁과 월지

<삼국사기>에 “(문무왕 14년) 궁 안에 못을 파고 못 가운데 3개 섬과 못의 북·동쪽으로 12개 봉우리 산을 만들었으며, 화초를 심고 기이한 동물을 길렀다”는 기록이 있다. 발굴한 토기 조각에서 이곳을 월지라 불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동국여지승람>에 “안압지 서편에 임해전이 있다”는 기록이 보인다.

안압지

조선 시대에는 월지를 안압지로, 동궁을 임해전으로 부른 것이다. 신라가 패망한 뒤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폐허가 된 월지에 오리와 기러기만 날아다녔기에, 기러기 안(雁), 오리 압(鴨) 자를 써서 안압지라 했다. 신라가 번성할 때 월지는 화려하고 위엄 있는 곳이었으나, 멸망한 뒤엔 시인 묵객만이 안압지의 본모습을 알아봤다.

월지는 사각형으로 조성했는데, 서남쪽은 직선으로 건물을 들이고, 동북쪽은 곡선으로 3개 섬과 무산12봉을 연상케 하는 언덕을 만들었다. 직선 공간에는 동궁의 화려함이, 곡선 공간에는 자연의 수려함이 돋보인다.

1975년 월지의 물을 빼고 발굴 조사를 했는데, 여기서 유물 3만여점이 쏟아져 나왔다. 월지에 떠다녔을 나무배를 비롯해 금동초심지가위(보물 1844호), 금동삼존판불, 놀이용 주령구(주사위) 등 생활용품이 대부분이다. 월지에서 출토된 유물은 국립경주박물관 월지관에서 볼 수 있다.


동궁과 월지는 첨성대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야간 관광 100선’에 오른 명소로, 어둠이 내린 뒤에 진가가 드러난다.

▲ 고대 교량 건축 기술의 백미, 월정교 야경

월정교는 통일신라 때 남천(옛 이름은 문천)에 세운 다리다. 월정교가 있는 남천 주변이 경주 춘양교지와 월정교지(사적 457호)다. <삼국사기>에 “(경덕왕 19년) 궁의 남쪽 문천에 월정과 춘양이라는 두 다리를 놓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1986년 복원에 필요한 발굴 조사 과정에 월정교지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월정교의 세굴 방지목이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다리 양쪽 교대와 날개벽, 4개 주형 교각이 있으니 길이가 60m 정도로 추정되며, 교각 사이에서 발견된 기와 조각으로 보아 다리 위는 기와지붕을 인 누각이었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증을 거쳐 복원한 월정교는 고대 교량 건축 기술의 백미로, 길고 곧게 뻗은 회랑과 웅장한 2층 문루가 장관이다.

▲ 낮에 본 월정교

월정교는 경주 월성(사적 16호) 남쪽을 휘감아 흐르는 남천 위로 조성해 월성과 남산을 이어준다. 월정교 관련 기록이 고려 충렬왕 때인 1280년에도 등장하니, 500년이 훨씬 넘게 남아 있었다. 남천은 원효대사의 파격적인 행보가 이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신라 관리가 왕의 칙명을 가지고 오자 원효대사는 일부러 남천에 빠졌고, 관리들이 원효를 모시고 요석궁으로 가 옷을 말리게 했다. 원효는 궁에 있던 요석공주와 하룻밤을 보냈고, 이어 설총이 태어났다고 한다.

월정교와 이웃한 곳에는 김유신의 집터로 알려진 재매정(사적 246호)이 있는데, 장군이 천관녀를 만나기 위해 천관사로 갈 때도 월정교를 건너야 했다. 신라에 유리구슬을 전한 아랍인이나 신라군의 출정 대열도 월정교를 건넜으리라.

▲ 굵은 기둥이 늘어선 월정교 회랑

월정교는 주차장 방면이나 교동 방면 어디서든 갈 수 있다. 넓은 진입 공간 너머로 월정교 현판을 단 문루가 우뚝 섰다. 문루를 지나면 남천 너머 기다란 회랑이 이어진다. 굵은 기둥이 늘어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교각 위로는 남천과 어우러진 풍경이 드러난다. 서쪽으로 남천 너머 선도산과 벽도산이, 동쪽으로 월성이 보인다.

한국관광공사 야간 관광 100선
화려하고 위엄 있는 신라의 모습

문루 2층은 월정교홍보관으로, 월정교의 역사와 복원 관련 내용을 전시한다. 옛 월정교의 세굴 방지목을 보면 1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월정교는 최근 야경 명소로 인기다. 월정교를 비추는 빛에 화려한 문루와 단아한 회랑이 돋보인다. 월정교 앞 징검다리나 교촌교에서 바라보는 월정교의 풍경도 일품이다.

▲ 황금빛으로 물든 첨성대

경주 첨성대(국보 31호)는 선덕여왕 때 만든 것으로 보이는 관측대다. 정사각형 기단 위로 술병을 닮은 원통형으로 돌을 27단 쌓고, 정상부에 ‘정(井) 자형’ 석재를 얹었으며, 높이 약 9m에 이른다.

옛 기록에 따르면 사다리를 놓고 원통형 중심의 네모난 창으로 들어간 뒤, 다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하늘을 관측한 것으로 보인다. 밤이 되면 첨성대에 경관 조명이 빛을 발한다. 첨성대가 경주의 8색(적·홍·황·녹·청·자·금·흑색)으로 변신한다.

월정교가 있는 곳이 남천이고, 월성 북쪽으로 북천이 있다. 북천 건너편에 자리한 황성공원에 지난해 12월, 빛누리정원이 개장했다. 장미와 수국 꽃을 형상화한 2만여개 LED 조명과 화려한 연꽃 조형물이 눈에 띈다. 잔잔하면서도 웅장한 음악과 함께 천천히 바뀌는 LED 조명이 아름답다.

▲ 파도소리길 주상절리전망대에서 본 부채꼴 주상절리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경주 문무대왕릉(사적 158호) 남쪽에 경북동해안지질공원의 지질 명소 양남 주상절리군(천연기념물 536호)이 있다. 여기서 만나는 부채꼴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희귀하다. 용암이 흐르다 둥그런 구덩이에 갇히거나, 둥근 통로를 따라 용암이 솟아오르다 식어 생긴 흔적이라고 한다.

부채꼴 주상절리를 제대로 보려면 파도소리길 주상절리전망대로 가자.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1.7km 해안 산책로인 파도소리길은 지난해 태풍으로 일부 구간이 유실돼, 현재 주상절리전망대에서 하서항까지 출입을 통제한다.

양남 주상절리군

부채꼴 주상절리를 형상화한 주상절리빵도 맛보자. 베이킹파우더와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고, 물 대신 우유와 생크림으로 반죽한다. 구운 호두와 통팥 앙금이 들어가 마들렌 풍의 건강하고 맛 좋은 빵이다. 양남 주상절리군으로 가는 길에 본점이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파도소리길→문무대왕릉과 이견대→감은사지→국립경주박물관→대릉원→동궁과 월지→월정교→첨성대→빛누리정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경주박물관→대릉원→황룡사지와 분황사→동궁과 월지→월정교→첨성대→빛누리정원 
둘째 날: 선덕여왕릉→신문왕릉→원성왕릉→장항리 사지→골굴암→감은사지→문무대왕릉과 이견대→파도소리길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경주문화관광 https://www.gyeongju.go.kr/tour 

문의 전화
- 경주시청 왕경조성과 054)779-6136~7
- 동궁과 월지 054)750-8655
- 빛누리정원(황성공원) 054)779-8772
- 주상절리전망대 054)775-6366
- 경주역관광안내소 054)772-3843 

대중교통
[버스] 서울-경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8회(08:10〜22:00)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6회(08:40〜19:00) 운행, 약 4시간 소요. 경주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 경주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1번·602번·604번·605번·607번 일반버스 이용, 동궁과월지 정류장 하차. 경주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 경주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60번·61번 일반버스 이용, 황남초등학교 정류장 하차, 월정교까지 도보 약 80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경주고속버스터미널 054)741-4000 경주시외버스터미널 1666-5599 
[기차] 서울역-신경주역, KTX 하루 17~20회(05:15~21:3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신경주역 정류장에서 700번 좌석버스 이용, 동궁과 월지 정류장 하차. 신경주역 정류장에서 60번·61번 일반버스 이용, 황남초등학교 정류장 하차, 월정교까지 도보 약 80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자가운전
동궁과 월지: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약 5km 직진→배반네거리에서 시청 방면 좌회전→박물관네거리에서 250m 직진, 우회전→동궁과 월지
월정교: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서라벌대로 약 2.1km 직진→오릉네거리에서 오릉 방면 좌회전→700m 직진, 국립경주박물관 방면 우회전→월정교

숙박 정보
- 리버틴 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경주시 태종로685번길, 054)620-8988 
- 블루보트 게스트하우스(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경주시 원화로, 010)2188-9049 
- 한옥인(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경주시 포석로1050번길, 054)749-8090 
- 신라가족모텔: 경주시 산업로, 054)743-8288 
- 지지관광호텔: 경주시 태종로699번길, 054)701-0090 
- 토함산자연휴양림: 양북면 불국로, 054)750-8700 
- 라마다호텔&리조트 경주감포: 감포읍 동해안로, 054)741-3000


식당 정보
- 국시집(손국시): 경주시 북문로, 054)773-3050 
- 백리향 황성본점(굴짬뽕): 경주시 황성로69번길, 054)741-0100 
- 고색창연(한우떡갈비정식): 경주시 보불로, 054)748-0952 
- 팔우정해장국(해장국): 경주시 태종로, 054)742-6515

주변 볼거리
경주 김유신묘, 경주 포석정지, 불국사, 석굴암, 황리단길, 경주 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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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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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