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궁과 월지, 월정교

신라 천년의 밤을 만나다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18호)는 왕자가 거주한 곳이자,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연회를 베푼 곳이다. 676년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규모가 크고 호화로운 시설을 갖췄다. 674년 월지를 만들고, 5년 뒤인 679년에는 궁궐을 정비하고 동궁을 지었다.

▲ ‘한국관광공사 야간 관광 100선’에 오른 경주 동궁과 월지

<삼국사기>에 “(문무왕 14년) 궁 안에 못을 파고 못 가운데 3개 섬과 못의 북·동쪽으로 12개 봉우리 산을 만들었으며, 화초를 심고 기이한 동물을 길렀다”는 기록이 있다. 발굴한 토기 조각에서 이곳을 월지라 불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동국여지승람>에 “안압지 서편에 임해전이 있다”는 기록이 보인다.

안압지

조선 시대에는 월지를 안압지로, 동궁을 임해전으로 부른 것이다. 신라가 패망한 뒤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폐허가 된 월지에 오리와 기러기만 날아다녔기에, 기러기 안(雁), 오리 압(鴨) 자를 써서 안압지라 했다. 신라가 번성할 때 월지는 화려하고 위엄 있는 곳이었으나, 멸망한 뒤엔 시인 묵객만이 안압지의 본모습을 알아봤다.

월지는 사각형으로 조성했는데, 서남쪽은 직선으로 건물을 들이고, 동북쪽은 곡선으로 3개 섬과 무산12봉을 연상케 하는 언덕을 만들었다. 직선 공간에는 동궁의 화려함이, 곡선 공간에는 자연의 수려함이 돋보인다.

1975년 월지의 물을 빼고 발굴 조사를 했는데, 여기서 유물 3만여점이 쏟아져 나왔다. 월지에 떠다녔을 나무배를 비롯해 금동초심지가위(보물 1844호), 금동삼존판불, 놀이용 주령구(주사위) 등 생활용품이 대부분이다. 월지에서 출토된 유물은 국립경주박물관 월지관에서 볼 수 있다.


동궁과 월지는 첨성대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야간 관광 100선’에 오른 명소로, 어둠이 내린 뒤에 진가가 드러난다.

▲ 고대 교량 건축 기술의 백미, 월정교 야경

월정교는 통일신라 때 남천(옛 이름은 문천)에 세운 다리다. 월정교가 있는 남천 주변이 경주 춘양교지와 월정교지(사적 457호)다. <삼국사기>에 “(경덕왕 19년) 궁의 남쪽 문천에 월정과 춘양이라는 두 다리를 놓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1986년 복원에 필요한 발굴 조사 과정에 월정교지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월정교의 세굴 방지목이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다리 양쪽 교대와 날개벽, 4개 주형 교각이 있으니 길이가 60m 정도로 추정되며, 교각 사이에서 발견된 기와 조각으로 보아 다리 위는 기와지붕을 인 누각이었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증을 거쳐 복원한 월정교는 고대 교량 건축 기술의 백미로, 길고 곧게 뻗은 회랑과 웅장한 2층 문루가 장관이다.

▲ 낮에 본 월정교

월정교는 경주 월성(사적 16호) 남쪽을 휘감아 흐르는 남천 위로 조성해 월성과 남산을 이어준다. 월정교 관련 기록이 고려 충렬왕 때인 1280년에도 등장하니, 500년이 훨씬 넘게 남아 있었다. 남천은 원효대사의 파격적인 행보가 이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신라 관리가 왕의 칙명을 가지고 오자 원효대사는 일부러 남천에 빠졌고, 관리들이 원효를 모시고 요석궁으로 가 옷을 말리게 했다. 원효는 궁에 있던 요석공주와 하룻밤을 보냈고, 이어 설총이 태어났다고 한다.

월정교와 이웃한 곳에는 김유신의 집터로 알려진 재매정(사적 246호)이 있는데, 장군이 천관녀를 만나기 위해 천관사로 갈 때도 월정교를 건너야 했다. 신라에 유리구슬을 전한 아랍인이나 신라군의 출정 대열도 월정교를 건넜으리라.

▲ 굵은 기둥이 늘어선 월정교 회랑

월정교는 주차장 방면이나 교동 방면 어디서든 갈 수 있다. 넓은 진입 공간 너머로 월정교 현판을 단 문루가 우뚝 섰다. 문루를 지나면 남천 너머 기다란 회랑이 이어진다. 굵은 기둥이 늘어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교각 위로는 남천과 어우러진 풍경이 드러난다. 서쪽으로 남천 너머 선도산과 벽도산이, 동쪽으로 월성이 보인다.

한국관광공사 야간 관광 100선
화려하고 위엄 있는 신라의 모습

문루 2층은 월정교홍보관으로, 월정교의 역사와 복원 관련 내용을 전시한다. 옛 월정교의 세굴 방지목을 보면 1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월정교는 최근 야경 명소로 인기다. 월정교를 비추는 빛에 화려한 문루와 단아한 회랑이 돋보인다. 월정교 앞 징검다리나 교촌교에서 바라보는 월정교의 풍경도 일품이다.

▲ 황금빛으로 물든 첨성대

경주 첨성대(국보 31호)는 선덕여왕 때 만든 것으로 보이는 관측대다. 정사각형 기단 위로 술병을 닮은 원통형으로 돌을 27단 쌓고, 정상부에 ‘정(井) 자형’ 석재를 얹었으며, 높이 약 9m에 이른다.

옛 기록에 따르면 사다리를 놓고 원통형 중심의 네모난 창으로 들어간 뒤, 다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하늘을 관측한 것으로 보인다. 밤이 되면 첨성대에 경관 조명이 빛을 발한다. 첨성대가 경주의 8색(적·홍·황·녹·청·자·금·흑색)으로 변신한다.

월정교가 있는 곳이 남천이고, 월성 북쪽으로 북천이 있다. 북천 건너편에 자리한 황성공원에 지난해 12월, 빛누리정원이 개장했다. 장미와 수국 꽃을 형상화한 2만여개 LED 조명과 화려한 연꽃 조형물이 눈에 띈다. 잔잔하면서도 웅장한 음악과 함께 천천히 바뀌는 LED 조명이 아름답다.

▲ 파도소리길 주상절리전망대에서 본 부채꼴 주상절리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경주 문무대왕릉(사적 158호) 남쪽에 경북동해안지질공원의 지질 명소 양남 주상절리군(천연기념물 536호)이 있다. 여기서 만나는 부채꼴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희귀하다. 용암이 흐르다 둥그런 구덩이에 갇히거나, 둥근 통로를 따라 용암이 솟아오르다 식어 생긴 흔적이라고 한다.

부채꼴 주상절리를 제대로 보려면 파도소리길 주상절리전망대로 가자.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1.7km 해안 산책로인 파도소리길은 지난해 태풍으로 일부 구간이 유실돼, 현재 주상절리전망대에서 하서항까지 출입을 통제한다.

양남 주상절리군

부채꼴 주상절리를 형상화한 주상절리빵도 맛보자. 베이킹파우더와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고, 물 대신 우유와 생크림으로 반죽한다. 구운 호두와 통팥 앙금이 들어가 마들렌 풍의 건강하고 맛 좋은 빵이다. 양남 주상절리군으로 가는 길에 본점이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파도소리길→문무대왕릉과 이견대→감은사지→국립경주박물관→대릉원→동궁과 월지→월정교→첨성대→빛누리정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경주박물관→대릉원→황룡사지와 분황사→동궁과 월지→월정교→첨성대→빛누리정원 
둘째 날: 선덕여왕릉→신문왕릉→원성왕릉→장항리 사지→골굴암→감은사지→문무대왕릉과 이견대→파도소리길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경주문화관광 https://www.gyeongju.go.kr/tour 

문의 전화
- 경주시청 왕경조성과 054)779-6136~7
- 동궁과 월지 054)750-8655
- 빛누리정원(황성공원) 054)779-8772
- 주상절리전망대 054)775-6366
- 경주역관광안내소 054)772-3843 

대중교통
[버스] 서울-경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8회(08:10〜22:00)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6회(08:40〜19:00) 운행, 약 4시간 소요. 경주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 경주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1번·602번·604번·605번·607번 일반버스 이용, 동궁과월지 정류장 하차. 경주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 경주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60번·61번 일반버스 이용, 황남초등학교 정류장 하차, 월정교까지 도보 약 80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경주고속버스터미널 054)741-4000 경주시외버스터미널 1666-5599 
[기차] 서울역-신경주역, KTX 하루 17~20회(05:15~21:3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신경주역 정류장에서 700번 좌석버스 이용, 동궁과 월지 정류장 하차. 신경주역 정류장에서 60번·61번 일반버스 이용, 황남초등학교 정류장 하차, 월정교까지 도보 약 80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자가운전
동궁과 월지: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약 5km 직진→배반네거리에서 시청 방면 좌회전→박물관네거리에서 250m 직진, 우회전→동궁과 월지
월정교: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서라벌대로 약 2.1km 직진→오릉네거리에서 오릉 방면 좌회전→700m 직진, 국립경주박물관 방면 우회전→월정교

숙박 정보
- 리버틴 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경주시 태종로685번길, 054)620-8988 
- 블루보트 게스트하우스(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경주시 원화로, 010)2188-9049 
- 한옥인(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경주시 포석로1050번길, 054)749-8090 
- 신라가족모텔: 경주시 산업로, 054)743-8288 
- 지지관광호텔: 경주시 태종로699번길, 054)701-0090 
- 토함산자연휴양림: 양북면 불국로, 054)750-8700 
- 라마다호텔&리조트 경주감포: 감포읍 동해안로, 054)741-3000


식당 정보
- 국시집(손국시): 경주시 북문로, 054)773-3050 
- 백리향 황성본점(굴짬뽕): 경주시 황성로69번길, 054)741-0100 
- 고색창연(한우떡갈비정식): 경주시 보불로, 054)748-0952 
- 팔우정해장국(해장국): 경주시 태종로, 054)742-6515

주변 볼거리
경주 김유신묘, 경주 포석정지, 불국사, 석굴암, 황리단길, 경주 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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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