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를 만나다> ‘우여곡절’ 송중기의 다시 서기

“힘들었던 시기 <승리호> 타고 이겨냈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대중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 송중기가 돌아왔다.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를 통해서다.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결혼한 연인 송혜교와 이별한 후 첫 작품이다.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송중기는 <승리호>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한다. 겉은 까칠하지만, 순수한 내면을 가진 태호를 준수하게 표현한다. 주인공으로서 또 한 번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송중기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 배우 송중기 ⓒ넷플릭스

지난해 최대 기대작이었던 영화 <승리호>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반도>와 더불어 <승리호>는 2019년 기대작 0순위 작품이었다. <반도>는 여름에 개봉해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지만, 투입된 예산이 더 컸던 <승리호>는 간판을 올리는 것을 미뤘다.

0순위
기대작

여름 개봉을 예정했다가, 코로나19가 장기화 되자 다시 추석으로 연기했다. 극장가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승리호>는 겨울 대목도 포기하고 올해로 바통을 넘긴 뒤 결국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250억원 가량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으로 인해 내린 결정이었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승리호>의 넷플릭스 행을 두고 여러 말이 돌았다.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60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품의 질이 좋지 않을 것이란 예견이 대다수였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현시점에서 600만 관객 동원은 쉽지 않겠지만, 평상시였다면 국내 극장가에서 600만 관객은 그리 높은 장벽은 아니다. SF 판타지물을 좋아하는 국내 관객들의 입맛에 맞을 뿐 아니라 송중기와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과 같은 신뢰감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점도 이 영화가 기대작인 이유였다. 


코로나19 상황만 나아지면 기대치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벌어들일 작품으로 보였다. 국내 최대 관심을 받는 작품을 고작 제작비에 10%+@ 수준의 금액에 넷플릭스 공개로 바꾼 건 그만큼 작품의 질적인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지난 5일 베일을 벗은 <승리호>는 영화계의 우려를 깨고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할리우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였음에도 불구하고, <스타워즈>를 비롯한 미국 내 최고의 SF 장르의 CG 기술에도 밀리지 않는다. 

배우들은 한국적인 느낌의 색채를 분명히 띠며, <타짜> <도둑들>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작품처럼 대사가 오고 가는 흐름이 빠르며, 이야기의 전개도 박진감 있다. SF 액션 등 볼거리가 많을 뿐 아니라, 종말에 가까운 환경을 생명력으로 극복해나간다는 설정도 신선하다. 

<늑대소년>과 <탐정 홍길동>에서 보여준 조성희 감독 특유의 유머도 드러난다. 아역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조 감독은 이번에도 장기를 발휘하며 아역 배우를 통해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적절하게 환기한다. 전 세계적으로 다인종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늘 영웅화됏던 백인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 최초 SF 블록버스터 호평 
넷플릭스로 190개국 동시 개봉

영화는 2092년을 배경으로 한다. 지구는 생명력을 잃은 쓰레기장에 불과하다. 우주 위성 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UTS가 만들어졌다. 어디서든 생명력을 발휘하는 품종을 개발해 우주를 지구와 같은 공간으로 만든 것. 이를 만든 설리번(리차드 아미티지)은 UTS의 경제적인 능력을 기준으로 시민권을 받는다.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살기 힘든 지구에서 억지로 삶을 이어간다. 

승리호는 우주 공간에 떠도는 폐기물을 주워 처리하는 우주 청소단이다. 장 선장(김태리 분)을 중심으로 조종사 태호(송중기 분), 엔지니어 기술자 타이거 박(진선규 분), 정체성이 여성이길 바라는 로봇 업동이(유해진 분)가 한 팀이다. 
 

▲ 송중기 ⓒ넷플릭스

서로 각자 원하는 바가 뚜렷한 오합지졸에 가까운 집단이다. 서로가 번 돈을 도박을 통해 벗겨 먹고, 죄의식도 갖지 않는 사람들이 모였다. 어느 날 사고 우주정을 수거한 승리호는 대량살상 무기로 알려진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고, 거액의 돈과 맞바꾸기 위해 거래를 계획한다. 하지만 뒤에서 도로시를 노리는 또 다른 집단이 있었고, 어마어마한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극 중에서 송중기가 맡은 태호는 UTS 내 기동대 에이스로서 부와 권력을 누리던 상위 0.1% 계급이었다. UTS로 몰래 잠입하려던 인간들을 처치하던 중 갓난아기 순이를 발견하고, 부성애를 느껴 몰래 키우기 시작한다. 시민이 아닌 인간을 키우는 것은 UTS 내에서 법으로 금지됐지만, 이를 무시했던 태호는 훗날 경찰에 알려지게 되고 시민권을 박탈당한다.

그간 벌어놓은 돈을 놀음으로 날리던 도중, 지구에 우주 쓰레기가 떨어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순이를 잃어버린다. 순이가 우주에서 떠돌아다닌다는 것을 안 태호는 시신이라도 구출해보려 하지만, 수천만원가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때 승리호를 알게 되고 여기서 돈을 벌려 하지만, 노력을 하면 할수록 빚만 쌓이는 현실에 괴로움이 커진다. 

제작비
250억원

<승리호>는 국내 최초 SF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엄청난 분량을 CG로 만든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는 배경이 저승이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승리호>가 국내 최초다. 송중기는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에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10년 전 <늑대소년>을 촬영할 때 감독님께서 <승리호> 류의 영화를 준비한다고 했어요. 당시에 얘기를 들으면서 재밌겠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있었죠. 감독님이 10년 만에 대본을 주시면서 제안을 해주셨어요. 이 영화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어요. 그때랑 지금이랑 내용이 다르긴 했어요. 10년 전이나 <승리호> 시나리오에서나 충격적이고 신선한 것은 공통점이에요.”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던 <승리호>의 결과물 중 눈에 띄는 부분은 CG다. 흠잡을 곳이 없다. 250억원대의 제작비라고 하기엔 수준이 엄청나다. 수백 배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할리우드 영화에 뒤처지지 않는다. 초록색 크로마키 세트를을 배경으로 연기한 배우들도 최근에 시사회로 영화를 확인했다. 만족도가 상당했다. 

“CG 팀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상상하면서 촬영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예쁘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특히 초반부에 우주 쓰레기를 승리호가 탁 거는 장면이 있는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CG는 정말 기대해도 좋아요. 홍보를 위해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좋아요.”

송중기는 태호 역을 통해 이 작품에서 중심을 잡는다. 여자 리더인 장 선장이 카리스마를, 거친 이미지의 타이거 박은 속으로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상반된 이미지를, 로봇 업동이는 배우 유해진의 모습이지만 정체성은 여자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 배우 송중기 ⓒCJ ENM

튀고 재밌는 세 캐릭터가 돋보이려면, 태호 역이 현실적이 느낌을 줘야 한다. 그래야 작품에 힘이 생긴다. 송중기는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 태호는 자포자기한 사람이라고 느껴졌어요. 삶의 모든 걸 내려놓고, 생각도 많지 않은 정체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오합지졸인 크루들을 만나면서 삶의 끈을 부여잡았다고 생각하고 표현했어요.”

끈끈한 
동료애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한 송중기는 2010년 KBS <성균관 스캔들> 구용하 역으로 빠른 시기에 인기를 얻은 스타로 거듭났다. 2011년에는 단 4회까지만 등장한 SBS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영화 <늑대소년>과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연기력과 대중성까지 겸비한 스타로 떠올랐다. 대사도 없었던 단역으로 데뷔한 후 불과 4년 만이다.

군 제대 후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tvN <아스달 연대기>를 거치며 송중기는 명실상부한 스타가 됐다. 배우 송혜교와 결혼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2019년 여름 갑작스럽게 이혼 소식을 알린다. 이후 방송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승리호> 촬영만 했을 뿐이다. 그 당시 자신의 모습과 순이를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태호의 모습이 겹쳤다고 한다. 

“촬영할 때 인간 송중기와 태호는 비슷한 면이 많았던 거 같아요. 태호가 인생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며 살고 있었는데, 저 역시 힘들었었어요. 팀워크가 오합지졸이라고 하지만 속으로 태호도 이들에게 의지를 많이 한 거 같아요. 저도 동료 배우들과 촬영을 하면서 힘을 많이 얻었고요.”

영화 홍보차 진행된 기자간담회와 예비 관객들을 대상으로 열린 ‘<승리호> 보이는 라디오’에서 네 사람의 모습은 굉장히 활기차다. 연배가 높은 유해진을 중심으로 진선규, 김태리, 송중기가 끈끈한 동료애를 보인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정말 좋았어요. 특히 유해진 선배님이 재밌게 해주셨어요. 선배님 덕분에 저희 촬영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선배님이 아재 개그를 한다고 하는데, 아재 개그가 아니에요. 그냥 개그예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으세요. 여행을 간다고 하면 해진 선배랑 가고 싶어요. 생각하는 게 깊으시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줄 모르겠어요.”

“신선하고 충격적…시나리오 읽기 전 결정”
“새해 선물 같은 영화…잠시나마 행복하길”


유해진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친해졌다면, 반대로 조성희 감독과는 인연이 깊다. 두 사람은 10년 전 개봉한 <늑대소년>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당시 송중기 역시 검증이 되지 않은 배우였고, 조 감독에게 <늑대소년>은 장편 데뷔작이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작품으로 7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다. 

이 수치는 조 감독에게 있어서는 능력 있는 신인 감독의 명성을, 송중기에게는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라는 기댓값을 줬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서로에게 상당한 애정이 엿보였다는 게 주변 배우들의 증언이다. 
 

▲ ▲배우 송중기 ⓒ넷플릭스

“조 감독님하고 저는 두 번째 작업인데, 멋있는 역할을 준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승리호>에서는 꼬질꼬질하게 기름을 묻히고, <늑대소년>에서는 흑을 묻히고요. 제가 그런 캐릭터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겉은 지저분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말끔하고 순수해요. 그래서 조 감독님 작품을 좋아해요. 10년 만인데 전혀 달라진 게 없어요. 주위에서 간혹 <늑대소년>의 철수는 어떻게 살 거 같냐고들 물어보세요. 여전히 그 자리 있을 것 같다고 대답하는데, 감독님이 제게 그런 존재예요. 그 자리에 그대로 일관되게 계시는 분이요. 감독님만의 개성을 그대로 갖고 계시고, 말수는 없지만 자신감은 넘치시고요. 그런 부분들이 처음 뵀을 때랑 똑같아요.” 

<승리호>는 극장 관람용으로 만들어졌다. 사운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 수록 영화의 재미가 더 배가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운드 면에서 아쉬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울러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지 못하는 것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송중기는 설렘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면도 있죠. <승리호> 개봉을 예정했던 시점에서 많이 늦어졌어요. 배우의 일이라는 게 상업 예술을 하는 것이고,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일이에요. 저는 사실 하루빨리 만나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솔직히 떨려요. 왜냐면 한국 관객뿐 아니라 190개국의 관객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거잖아요. 나라마다 반응이 다를 거고요. 그 반응이 궁금해요. 극장 개봉을 못 한다는 것에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하루빨리 만났으면 좋겠네요.”

“촬영하면서 
힘 얻었죠”

아직도 코로나19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잠식하고 있다.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서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코로나 레드 현상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으며, 경제적인 타격도 심하다.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 많은 분이 힘드실 거예요. 힘든 상황을 다 같이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영화가 그 힘든 분들의 모든 걸 다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두 시간 남짓한 시간만큼은 큰 설렘과 행복을 드렸으면 합니다. 새해 좋은 선물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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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