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를 만나다> ‘우여곡절’ 송중기의 다시 서기

“힘들었던 시기 <승리호> 타고 이겨냈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대중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 송중기가 돌아왔다.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를 통해서다.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결혼한 연인 송혜교와 이별한 후 첫 작품이다.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송중기는 <승리호>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한다. 겉은 까칠하지만, 순수한 내면을 가진 태호를 준수하게 표현한다. 주인공으로서 또 한 번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송중기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 배우 송중기 ⓒ넷플릭스

지난해 최대 기대작이었던 영화 <승리호>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반도>와 더불어 <승리호>는 2019년 기대작 0순위 작품이었다. <반도>는 여름에 개봉해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지만, 투입된 예산이 더 컸던 <승리호>는 간판을 올리는 것을 미뤘다.

0순위
기대작

여름 개봉을 예정했다가, 코로나19가 장기화 되자 다시 추석으로 연기했다. 극장가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승리호>는 겨울 대목도 포기하고 올해로 바통을 넘긴 뒤 결국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250억원 가량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으로 인해 내린 결정이었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승리호>의 넷플릭스 행을 두고 여러 말이 돌았다.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60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품의 질이 좋지 않을 것이란 예견이 대다수였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현시점에서 600만 관객 동원은 쉽지 않겠지만, 평상시였다면 국내 극장가에서 600만 관객은 그리 높은 장벽은 아니다. SF 판타지물을 좋아하는 국내 관객들의 입맛에 맞을 뿐 아니라 송중기와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과 같은 신뢰감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점도 이 영화가 기대작인 이유였다. 


코로나19 상황만 나아지면 기대치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벌어들일 작품으로 보였다. 국내 최대 관심을 받는 작품을 고작 제작비에 10%+@ 수준의 금액에 넷플릭스 공개로 바꾼 건 그만큼 작품의 질적인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지난 5일 베일을 벗은 <승리호>는 영화계의 우려를 깨고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할리우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였음에도 불구하고, <스타워즈>를 비롯한 미국 내 최고의 SF 장르의 CG 기술에도 밀리지 않는다. 

배우들은 한국적인 느낌의 색채를 분명히 띠며, <타짜> <도둑들>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작품처럼 대사가 오고 가는 흐름이 빠르며, 이야기의 전개도 박진감 있다. SF 액션 등 볼거리가 많을 뿐 아니라, 종말에 가까운 환경을 생명력으로 극복해나간다는 설정도 신선하다. 

<늑대소년>과 <탐정 홍길동>에서 보여준 조성희 감독 특유의 유머도 드러난다. 아역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조 감독은 이번에도 장기를 발휘하며 아역 배우를 통해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적절하게 환기한다. 전 세계적으로 다인종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늘 영웅화됏던 백인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 최초 SF 블록버스터 호평 
넷플릭스로 190개국 동시 개봉

영화는 2092년을 배경으로 한다. 지구는 생명력을 잃은 쓰레기장에 불과하다. 우주 위성 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UTS가 만들어졌다. 어디서든 생명력을 발휘하는 품종을 개발해 우주를 지구와 같은 공간으로 만든 것. 이를 만든 설리번(리차드 아미티지)은 UTS의 경제적인 능력을 기준으로 시민권을 받는다.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살기 힘든 지구에서 억지로 삶을 이어간다. 

승리호는 우주 공간에 떠도는 폐기물을 주워 처리하는 우주 청소단이다. 장 선장(김태리 분)을 중심으로 조종사 태호(송중기 분), 엔지니어 기술자 타이거 박(진선규 분), 정체성이 여성이길 바라는 로봇 업동이(유해진 분)가 한 팀이다. 
 

▲ 송중기 ⓒ넷플릭스

서로 각자 원하는 바가 뚜렷한 오합지졸에 가까운 집단이다. 서로가 번 돈을 도박을 통해 벗겨 먹고, 죄의식도 갖지 않는 사람들이 모였다. 어느 날 사고 우주정을 수거한 승리호는 대량살상 무기로 알려진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고, 거액의 돈과 맞바꾸기 위해 거래를 계획한다. 하지만 뒤에서 도로시를 노리는 또 다른 집단이 있었고, 어마어마한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극 중에서 송중기가 맡은 태호는 UTS 내 기동대 에이스로서 부와 권력을 누리던 상위 0.1% 계급이었다. UTS로 몰래 잠입하려던 인간들을 처치하던 중 갓난아기 순이를 발견하고, 부성애를 느껴 몰래 키우기 시작한다. 시민이 아닌 인간을 키우는 것은 UTS 내에서 법으로 금지됐지만, 이를 무시했던 태호는 훗날 경찰에 알려지게 되고 시민권을 박탈당한다.

그간 벌어놓은 돈을 놀음으로 날리던 도중, 지구에 우주 쓰레기가 떨어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순이를 잃어버린다. 순이가 우주에서 떠돌아다닌다는 것을 안 태호는 시신이라도 구출해보려 하지만, 수천만원가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때 승리호를 알게 되고 여기서 돈을 벌려 하지만, 노력을 하면 할수록 빚만 쌓이는 현실에 괴로움이 커진다. 

제작비
250억원

<승리호>는 국내 최초 SF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엄청난 분량을 CG로 만든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는 배경이 저승이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승리호>가 국내 최초다. 송중기는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에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10년 전 <늑대소년>을 촬영할 때 감독님께서 <승리호> 류의 영화를 준비한다고 했어요. 당시에 얘기를 들으면서 재밌겠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있었죠. 감독님이 10년 만에 대본을 주시면서 제안을 해주셨어요. 이 영화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어요. 그때랑 지금이랑 내용이 다르긴 했어요. 10년 전이나 <승리호> 시나리오에서나 충격적이고 신선한 것은 공통점이에요.”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던 <승리호>의 결과물 중 눈에 띄는 부분은 CG다. 흠잡을 곳이 없다. 250억원대의 제작비라고 하기엔 수준이 엄청나다. 수백 배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할리우드 영화에 뒤처지지 않는다. 초록색 크로마키 세트를을 배경으로 연기한 배우들도 최근에 시사회로 영화를 확인했다. 만족도가 상당했다. 

“CG 팀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상상하면서 촬영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예쁘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특히 초반부에 우주 쓰레기를 승리호가 탁 거는 장면이 있는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CG는 정말 기대해도 좋아요. 홍보를 위해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좋아요.”

송중기는 태호 역을 통해 이 작품에서 중심을 잡는다. 여자 리더인 장 선장이 카리스마를, 거친 이미지의 타이거 박은 속으로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상반된 이미지를, 로봇 업동이는 배우 유해진의 모습이지만 정체성은 여자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 배우 송중기 ⓒCJ ENM

튀고 재밌는 세 캐릭터가 돋보이려면, 태호 역이 현실적이 느낌을 줘야 한다. 그래야 작품에 힘이 생긴다. 송중기는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 태호는 자포자기한 사람이라고 느껴졌어요. 삶의 모든 걸 내려놓고, 생각도 많지 않은 정체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오합지졸인 크루들을 만나면서 삶의 끈을 부여잡았다고 생각하고 표현했어요.”

끈끈한 
동료애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한 송중기는 2010년 KBS <성균관 스캔들> 구용하 역으로 빠른 시기에 인기를 얻은 스타로 거듭났다. 2011년에는 단 4회까지만 등장한 SBS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영화 <늑대소년>과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연기력과 대중성까지 겸비한 스타로 떠올랐다. 대사도 없었던 단역으로 데뷔한 후 불과 4년 만이다.

군 제대 후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tvN <아스달 연대기>를 거치며 송중기는 명실상부한 스타가 됐다. 배우 송혜교와 결혼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2019년 여름 갑작스럽게 이혼 소식을 알린다. 이후 방송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승리호> 촬영만 했을 뿐이다. 그 당시 자신의 모습과 순이를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태호의 모습이 겹쳤다고 한다. 

“촬영할 때 인간 송중기와 태호는 비슷한 면이 많았던 거 같아요. 태호가 인생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며 살고 있었는데, 저 역시 힘들었었어요. 팀워크가 오합지졸이라고 하지만 속으로 태호도 이들에게 의지를 많이 한 거 같아요. 저도 동료 배우들과 촬영을 하면서 힘을 많이 얻었고요.”

영화 홍보차 진행된 기자간담회와 예비 관객들을 대상으로 열린 ‘<승리호> 보이는 라디오’에서 네 사람의 모습은 굉장히 활기차다. 연배가 높은 유해진을 중심으로 진선규, 김태리, 송중기가 끈끈한 동료애를 보인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정말 좋았어요. 특히 유해진 선배님이 재밌게 해주셨어요. 선배님 덕분에 저희 촬영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선배님이 아재 개그를 한다고 하는데, 아재 개그가 아니에요. 그냥 개그예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으세요. 여행을 간다고 하면 해진 선배랑 가고 싶어요. 생각하는 게 깊으시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줄 모르겠어요.”

“신선하고 충격적…시나리오 읽기 전 결정”
“새해 선물 같은 영화…잠시나마 행복하길”


유해진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친해졌다면, 반대로 조성희 감독과는 인연이 깊다. 두 사람은 10년 전 개봉한 <늑대소년>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당시 송중기 역시 검증이 되지 않은 배우였고, 조 감독에게 <늑대소년>은 장편 데뷔작이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작품으로 7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다. 

이 수치는 조 감독에게 있어서는 능력 있는 신인 감독의 명성을, 송중기에게는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라는 기댓값을 줬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서로에게 상당한 애정이 엿보였다는 게 주변 배우들의 증언이다. 
 

▲ ▲배우 송중기 ⓒ넷플릭스

“조 감독님하고 저는 두 번째 작업인데, 멋있는 역할을 준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승리호>에서는 꼬질꼬질하게 기름을 묻히고, <늑대소년>에서는 흑을 묻히고요. 제가 그런 캐릭터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겉은 지저분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말끔하고 순수해요. 그래서 조 감독님 작품을 좋아해요. 10년 만인데 전혀 달라진 게 없어요. 주위에서 간혹 <늑대소년>의 철수는 어떻게 살 거 같냐고들 물어보세요. 여전히 그 자리 있을 것 같다고 대답하는데, 감독님이 제게 그런 존재예요. 그 자리에 그대로 일관되게 계시는 분이요. 감독님만의 개성을 그대로 갖고 계시고, 말수는 없지만 자신감은 넘치시고요. 그런 부분들이 처음 뵀을 때랑 똑같아요.” 

<승리호>는 극장 관람용으로 만들어졌다. 사운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 수록 영화의 재미가 더 배가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운드 면에서 아쉬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울러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지 못하는 것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송중기는 설렘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면도 있죠. <승리호> 개봉을 예정했던 시점에서 많이 늦어졌어요. 배우의 일이라는 게 상업 예술을 하는 것이고,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일이에요. 저는 사실 하루빨리 만나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솔직히 떨려요. 왜냐면 한국 관객뿐 아니라 190개국의 관객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거잖아요. 나라마다 반응이 다를 거고요. 그 반응이 궁금해요. 극장 개봉을 못 한다는 것에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하루빨리 만났으면 좋겠네요.”

“촬영하면서 
힘 얻었죠”

아직도 코로나19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잠식하고 있다.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서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코로나 레드 현상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으며, 경제적인 타격도 심하다.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 많은 분이 힘드실 거예요. 힘든 상황을 다 같이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영화가 그 힘든 분들의 모든 걸 다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두 시간 남짓한 시간만큼은 큰 설렘과 행복을 드렸으면 합니다. 새해 좋은 선물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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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