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이력서> (55·56) 땅콩, 메추리알

작지만 영양 만점

오이, 쑥갓, 가지… 소박한 우리네 밥상의 주인공이자 <식재료 이력서>의 주역들이다. 심심한 맛에 투박한 외모를 가진 이들에게 무슨 이력이 있다는 것일까. 여러 방면의 책을 집필하고 칼럼을 기고해 온 황천우 작가의 남다른 호기심으로 탄생한 작품 <식재료 이력서>엔 ‘사람들이 식품을 그저 맛으로만 먹게 하지 말고 각 식품들의 이면을 들춰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나름 의미를 주자’는 작가의 발상이 담겨있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인해 인간이 식품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pixabay

땅콩

이덕무의 작품이다. 
 
柳彈素 琴 饋李雨村所贈落花生(유탄소 금 궤이우촌소증낙화생)
유탄소, 금이 이우촌에게 받은 낙화생을 보내오다 

樹有嵇含狀外名(수유혜함장외명)
혜함의 책에 이름 없는 이것을 심으니
辭枝結子落花生(사지결자낙화생)
가지 떨어져 열매 맺으니 낙화생이네
從君手裏傳吾口(종군수리전오구)
그대의 손 거쳐 내 입에 전해지니
別樣香津心肺淸(별양향진심폐청)
향기로운 진액으로 심장과 폐 맑아지네

제목에 등장하는 유탄소는 유금으로 이덕무의 지인이고, 이우촌의 이름은 이조원(李調元)으로 청나라 학자다.

또 낙화생은 ‘떨어진 꽃에서 열매를 맺는다’는 의미인데, 땅콩을 지칭한다.


땅콩 즉 낙화생의 이름이 혜함의 책에도 없다고 했다.

혜함은 중국 진나라 지한(嵇含, 263~306)으로 혜함의 책은 남방초목장(南方草木状)을 지칭하는데 그곳에도 이름이 없다는 의미다. 

여하튼 땅콩과 관련된 이덕무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그의 작품 ‘입연기(入燕記, 북경 기행문)’에 실려 있다. 

면주(綿州, 중국 사천성) 사람 이정원(李鼎元)을 만나 낙화생을 선물로 받았다.

낙화생은 서촉(西蜀, 사천성 일대)과 민중(閩中, 복건성과 절강성 동남부) 지방에서 생산된다. 

4월에 꽃이 피었다가 진 뒤에 그 꽃줄기가 흙속에 묻혀 자연 결실이 되는 것인데, 모양은 콩 같으면서도 콩보다 크고, 겉에는 마르고 흰 포락(包絡)의 껍질이 있다. 


그 껍질을 부수면 혹 한두 개의 열매가 있는데, 자황색의 연한 껍질이 입혀 있는 것이 마치 비자(榧子)와 같다.

바탕은 희고 맛은 참깨와 같은데, 이것을 가루로 만들어 모든 국에 조미하면 맛이 제법 좋으니, 과일 중에 특이한 품종이라 하겠다.

내친김에 이덕무 보다 한 세대 후 인물인 추사 김정희의 이야기를 덧붙여보자.

그의 작품인 ‘서독’(書牘)에 실려 있다. 

「낙화생은 남중(南中) 사람으로 종자를 전해온 자가 있는데, 이것은 촉중(蜀中)의 진기한 과실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재배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하나의 기이한 과실로서 충분히 수선화와 아름다움을 견줄 만합니다. 감히 식단의 한 가지에 대비하는 바이니, 이것은 반드시 껍질까지 통째로 볶아서 익힌 다음에야 먹을 수 있습니다.」

이덕무와 김정희의 글을 살피면 땅콩의 유래와 전래 과정을 살필 수 있다.

그렇다면 땅콩이란 이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혹자는 중국 당나라 시절 당에서 도입되어 ‘당콩’이라 지칭하던 것이 땅콩으로 변화됐다고 하는데, 그저 웃고 말 말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이 땅에 땅콩 재배가 본격화하게 되자 낙화생은 땅 속에서 나는 콩이라 하여 지두(地豆)라 지칭되고 후일 즉 1930년도 초반에 우리말로 땅콩이라는 이름이 생겨난다. 

땅콩 재배와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 

1921년에 일이다. 대한제국 순종의 장인이며 순정효황후의 아버지인 윤택영이 북경으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뚝섬에서 낙화생 재배 실패로 인한 빚 독촉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중국으로 망명해 베이징에 체류하다 1935년 10월 객사하게 된다.

황후 아버지의 말로치고는 참으로 비참하다.

그런데 필자에게 문득 그런 생각이 일었다.

빚도 빚이지만 혹시 땅콩 재배를 위해 북경으로 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낙화생은 ‘떨어진 꽃에서 열매를 맺는다’는 의미
측천무후가 즐겨 마시던 메추리로 만든 ‘암순주’

메추리알


메추리알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메추리와 관련된 뜨거운 논쟁이 있어 소개한다.

발단은 장자(莊子)로부터 시작됐다. 

장자는 ‘소요유(逍遙遊,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니며 노님)’에서 “붕새의 등은 태산 같고,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아서, 회오리바람을 타고 구만 리를 올라가 구름을 벗어나고 푸른 하늘을 등에 진 다음에야 남쪽으로 간다. 그가 남쪽 바다로 갈 적에 메추리가 쳐다보고 웃으면서 말하기를 ‘저 새는 장차 어디를 가려는 걸까. 나는 뛰어올라 봤자 고작 두어 길도 못 오르고 도로 내려와 쑥대밭 사이에서 빙빙 돌 뿐이지만, 이것도 최고로 나는 것인데, 저 새는 장차 어디를 가려는 걸까’”라면서 “성인이란 메추리처럼 일정한 거처가 없이 살고, 새 새끼같이 주는 대로 먹으며 새처럼 허공을 자유로이 날아다녀도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천하에 도가 베풀어지고 있으면 만물과 함께 번성하고, 천하에 도가 베풀어지고 있지 않으면 자기 본래의 덕을 닦으며 고요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메추리를 성인에 비유했다.

이에 대해 <시경>에서는 “무릇 금조(禽鳥, 날짐승의 총칭)의 족속이 날아가도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법인데 유독 메추리만은 그렇지 않다”고 언급한다.

사냥하는 자가 쫓아가면 달아나서 더욱 멀리만 가기에 메추리는 일정한 거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서>(字書)에 이르기를 “‘밤이면 떼를 지어 날고 낮이면 풀 속에 잠복한다’했으니, 이는 정히 음탕한 계집의 행동과 같다”며 메추리를 문에 기대어 유객행위를 하는 창녀에 비유했다.

메추리에 대한 극과 극의 평가에 대해 어느 설이 옳다고 정의내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메추리 고기가 음탕함의 기본인 정력 증진에는 탁월한 듯 보인다.

당나라 측천무후가 애용했던 메추리 고기로 빚은 암순주(鵪鶉酒), 일명 무후주(武后酒)와 관련된 일화다. 

측천무후는 남편인 고종이 죽자 권력을 잡고 신하와 미소년은 물론 길거리의 고약장수까지 침실로 불러들여 여든살이 넘어서까지 왕성한 정력으로 쾌락에 빠져 지냈다고 한다.

측천무후가 즐겨 마시던, 메추리 고기로 빚은 암순주 덕에 가능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때 메추리 고기는 물론 메추리알도 정력 증진에 좋다고 해 우후죽순 식으로 메추리 농장이 세워지고 메추리를 사육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1950년대 후반의 일이다.

그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자.

당시 메추리가 경제 동물로 급부상하자 정부 부처 간에 알력이 발생하게 된다.

메추리 수입과 관련해서다.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일을 두고 상공부와 농림부가 서로 경쟁을 벌였는데 그 과정에 상공부가 판정승을 거뒀다.

그런데 수입을 본격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공부는 메추리 수입은 자신들이 주관하고 메추리알 수입은 농림부가 관장하라고 주장했다.

상공부 관계자가 일본의 수출상으로부터 전해 듣게 된 한마디 ‘한국이 메추리도 비싼 값으로 잘 사주고 있으니 한국은 일본에게 고마운 나라’라는 말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를 접한 농림부 당국자는 ‘메추리알의 영양 가치는 달걀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반에 공표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여하튼 그 시절 이후 메추리알이 본격적으로 식용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농림부 당국자의 말과는 다르게 알려지고 있다.

즉 메추리알이 단백질, 지방, 무기질 함량 그리고 글루타민산을 비롯한 일부 아미노산의 함량은 달걀보다 높다고. 

메추리알과 달걀의 성분을 비교하면 비타민 A는 달걀이 3배가량 많으나, 비타민 B2는 메추리알이 3배가량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아울러 메추리알에는 어린이 성장발육에 필요하고 회복기 환자 치유에 필요한 성분인 라이신, 메티오닌, 트립토판 등이 함유돼있다고도 한다. 

그러니 메추리알을 굳이 달걀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저 그 조그마한 메추리알이 달걀에 비해 조금도 손색없다는 측면에서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떠올리며 메추리알 장조림을 ‘심심풀이 땅콩 먹듯’ 섭취할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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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