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LTE요금제'의 비밀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08.30 14: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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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처럼 쓰다간 훅 간다" 데이터 소모속도 '빠름~빠름~빠름~'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통신3사가 LTE가입자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카오톡 등 데이터기반 메시징·음성서비스에 밀려 수익에 차질이 생기자 '무제한데이터서비스'를 없앤 LTE서비스가 '구세주'로 떠오른 것이다. 치열한 마케팅 공세에 LTE가입자 1000만명 시대로 접어드는 가운데 대다수의 LTE사용자들은 데이터 소모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나섰다. 하지만 통신3사는 이 같은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언론으로 '꼼수'까지 부리며 어떻게든 LTE가입자수를 늘리려 혈안이다.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서며 국민 10명 중 6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됐다. 통신업계는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이처럼 급속히 증가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4G(4세대) LTE(롱텀에볼루션) 시장의 확대를 꼽았다. 지난해 말부터 LTE가입자수가 급속도로 늘어나 지난 17일 920만명을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내달 안에 LTE가입자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용자 세 명 중 한 명은 LTE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3000만명
LTE가입자 1000만명

최근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이하 이통3사)는 LTE가입자수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7월 LTE서비스가 상용화된 데 이어 지난달 말 LTE 전국망이 완성되면서 마케팅전쟁은 더욱 치열해진 양상이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 덕에 이통3사의 지난 2분기 마케팅 비용은 사상 최대, 실적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그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은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SK텔레콤은 3846억원, KT는 3717억원, LG유플러스는 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2.8%, 14%, 94.8% 떨어진 수치다.  

순이익도 뚝 떨어졌다. SK텔레콤은 작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1206억원을 기록했고 LG유플러스는 32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KT 역시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KT의 순이익이 2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LTE가입자 유치 경쟁이 너무 치열한 나머지 제 살을 깎아 먹고 있는 것이다.

이통3사가 이처럼 모든 것을 내걸고 LTE가입자 유치에 애를 쓰는 건 무제한데이터서비스를 없애버린 LTE서비스가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을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순수익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LTE서비스가 시작되던 당시 무제한데이터요금제를 없앤다는 소식에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강한 우려를 표했다. LTE서비스가 3G WCDMA보다 4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만큼 데이터 소모속도도 3G보다 몇 배는 빠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무제한데이터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3G서비스를 고수하려는 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당시 갤럭시노트, 갤럭시S2, 옵티머스 LTE 등 최신 단말기로 교체하려면 LTE요금제가 강제되어 많은 이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LTE서비스에 가입해야 했다. 최신기기를 공짜로 준다며 2G 및 3G에서 LTE서비스로 전환을 유도하는 통신3사의 안내전화는 예나 지금이나 극성을 부리고 있다.

통신3사, LTE 가입자 선점에 모든 것 걸었다
LTE에 '무제한데이터요금제' 없는 이유 "있다"

이통3사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LTE가입자는 1000만명을 바라보게 됐다. 동시에 LTE서비스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포털에서 'LTE 데이터 소모량' 등으로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LTE의 빠른속도는 만족스럽지만 그만큼 데이터가 소모속도가 너무 빨라 제공되는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특히, 휴대폰 공동구매 사이트로 잘 알려진 '뽐뿌'를 중심으로 이 같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아이디 agaxxx는 "LTE는 빠른 만큼 데이터 소모량이 폭탄"이라며 "체감하는 데이터 소모속도가 3G에 비해 몇 배 이상 빨라 동영상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한다"라고 성토했다. 아이디 kokoxx는 "속도가 빨라 동 시간에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데이터 소모량이 턱없이 많은 것 같다"며 "데이터 전송방식이 3G와 다른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외에도 "3G 쓰듯 LTE를 썼더니 하루 만에 데이터 1GB 우습더라" "핫스팟으로 옥션 쇼핑검색 3시간 했더니 데이터 5GB가 빠져나가서 놀랐다" "유튜브에서 10분짜리 고화질 영상 두 개 봤을 뿐인데 300MB나 소모됐다" "멋도 모르고 개그콘서트 동영상을 2시간 동안 봤더니 한번에 900MB가 줄었더라" 등 수많은 사례가 올라와 있다. 또 한 블로거는 벤치비(모바일속도측정프로그램) 테스트를 통해 데이터 소모량이 3G보다 5배 많은 것을 보여주며 "광고를 보면 '겁나 빠른 LTE'라면서 속도 경쟁을 하지만, '겁나 빠르게 데이터 요금을 빼먹겠습니다'라 말을 하는 것과 같다"며 꼬집었다.

쇼핑검색 3시간에
5GB 빠져나가기도

실제로 이통3사의 LTE 데이터 전송속도는 최근 최고 50MBps까지 자랑한다. 즉 30MBps로 고화질 동영상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10초만 지나도 300MB가 소모되는 셈이다. 따라서 웹서핑을 하다 실수로 동영상을 클릭하면 즉시 취소했다 하더라도 상당량의 데이터가 순식간에 날아가게 된다. 또 만에 하나 주머니 속에서 잘못 클릭되어 많은 용량의 동영상이 다운되는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기라도 하면 단번에 한 달분 데이터를 모두 날려버리거나, '폭탄요금' 통지서가 날아오는 참사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데이터 소모속도가 빠른 원인을 직접 밝혀내려는 이들도 생겨났다. 아이디 네모xxx는 "같은 페이지를 볼 때 LTE가 3G보다 속도가 빠른 건 데이터가 전송될 때의 패킷 크기가 커졌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예를 들어 3패킷단위의 페이지를 볼 때 3G는 최소단위인 3패킷만 쓰지만 LTE는 기본으로 움직이는 패킷 단위가 10패킷 정도로 크기 때문에 같은 페이지를 보아도 차이 나게 되는 것"이라며 나름대로 근거를 대며 주장했다.

이를 두고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LTE와 3G는 데이터 차감률에 차이가 없다"며 "단지 속도가 빨라 소모되는 데이터양도 많은 것으로 체감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취재기자의 "데이터 계산방식에 시스템적으로 차이가 전혀 없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LTE사용자들은 데이터 소모속도가 3G와 차이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LTE서비스 사용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데이터 소모량이 많은지 확인하는가 하면, 데이터를 아껴 쓰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데이터 폭탄요금'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LTE사용자가 지켜야 할 철칙 중 하나는 언제 어디서든 일단 무료 와이파이가 잡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라 한다. LTE사용자에게 '무료와이파이존'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트래픽 폭증 걱정하더니 이젠 적게 쓴다고 걱정
무제한데이터 3G도 곧 2G운명 맞게 될 것

그런데 지난달 모 언론에서 '62요금제 가입했는데…데이터 반도 못써'라는 제목으로 위에서 언급한 LTE사용자의 의견과는 정반대 성격의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다. 물론 이통3사의 입장을 적극 반영한 기사였다.

기사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LTE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소진량은 2.06GB 수준"이라며 "LTE폰 사용자들이 처음 가입할 때는 무제한 데이터 수준인 62요금제에 가장 많이 가입하지만 사실은 제공한 데이터의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데이터를 너무 많이 쓰는 것도 문제지만 데이터를 쓰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통신3사는 적정한 데이터 사용량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사 밑엔 기사내용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350여개가 넘는 반박 댓글을 달아놓을 만큼 논란이 뜨거웠다. 아이디 ekanxxxx은 "62요금제 8개월째인데 난 데이터 항상 모자라는데 데이터 줄이려는 수작이네"라는 의견을 남겼고, jsh1xxxx는 "내 손안의 영화관 LTE라고 광고해 놓고 주는 데이터는 고작 6GB, 한 편에 2GB가 넘는 영화를 어떻게 받나?"라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82요금제 13GB 주는데 아끼고 아껴 써도 지금 500MB밖에 안 남았거든?" "사람들 저것밖에 안 쓰니 과부하 걸릴 일도 없겠네, 62요금제에 무제한 만들라" "오버 될까 봐 항상 사용량 체크하면서 노심초사하는데, 조사에 신뢰도가…. 통신사 소속 기자인가?" 등의 다소 과격한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영화 한편 못 보는
내 손안의 영화관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데이터무제한요금제 폐지' 논란에서 당시 이통3사들은 한목소리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로 인해 트래픽이 폭증해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며 "앞으로 출시될 LTE뿐 아니라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도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 LTE서비스를 확장하는 과정에선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너무 적게 쓴다고 걱정해주고 있는 것이다. LTE서비스를 사용하면 데이터가 부족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해 LTE가입자수를 늘리려는 숨은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LTE 요금제는 단계별로 제공되는 데이터양에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통3사마다 다소차이가 있지만 기본 월 6만2000원이 청구되는 62요금제를 선택해야 6GB라는 넉넉한 데이터를 제공받는다. 한 단계 아래인 52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2~2.5GB로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고, 42요금제는 또 1.1~1.5GB 수준으로 떨어진다. LTE서비스는 데이터 소모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62요금제 이하로는 동영상은커녕 웹서핑도 마음 놓고 못할 수준의 데이터가 제공되는 셈이다. 이처럼 이통3사 모두는 요금제별 제공되는 데이터양에 차등을 두어 사실상 62요금제 이상을 강제하고 있다.

종합하면 이통3사가 바라보는 LTE에 대한 입장은 명확해 보인다. 바로 가입자로부터 더 많은 요금을 거둬들이는데 LTE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


실제로 이통3사는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어 음성서비스 매출이 한계에 다다르자 데이터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2009년 말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때부터 3G 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요금제가 정착단계에 접어들었고 이통3사는 무제한요금제를 내세워 데이터 요금 폭탄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내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LTE서비스 실체
'빨리 쓰고 많이 내라'

최근 들어 국민 10명 중 6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정도가 되자 무제한데이터요금제를 없앤 LTE서비스가 황금어장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통3사는 LTE가입자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더 빠른속도는 결국 더 많은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LTE요금제하에선 데이터요금을 3G보다 훨씬 비싸게 지불해야 하는 형국이다. 이것이 바로 LTE서비스의 실체인 것.

한편 우여곡절 끝에 무제한데이터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3G도 머지않아 2G처럼 사라지게 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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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