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찾는 ‘막장 트로이카’ 열전

“만화도 아니고…” 욕하면서 본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사건과 사건 사이에 떨어지는 개연성, 출생의 비밀과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비상식적 윤리의식을 가진 캐릭터, 왜곡된 인간관계 등의 문제점을 노출한 드라마를 두고 흔히 ‘막장 드라마’라고 한다. 막장 드라마의 범주 안에서 문제점을 적잖이 보완하고,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끈 3대 작가가 있다. ‘막장 트로이카’로 불리는 김순옥, 임성한, 문영남 작가다. ‘막장 대모’로도 불리는 이들이 안방을 찾는다. 
 

▲ (사진 왼쪽부터)김순옥·임성한·문영남 작가 ⓒSBS·KBS·MBC

드라마를 볼 때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극도로 이기적이며 감정적이고 때론 폭력적이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출생의 비밀이 한 작품에만 여럿 나오기도 하며, 지인의 아내 혹은 남편과의 불륜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드라마가 아무리 상상력이 가미된 매체라고 하지만,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장면이 너무 많았다. 

김순옥 작가와 임성한 작가,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 구조는 이렇게 설명된다. 

불륜 

세 작가는 결이 조금씩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피로감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피로감은 시청률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별일 아닌 다툼도 소리를 지르고 싸우면 큰일이 났나 싶어 쳐다보게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평단과 시청자들의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지만, 시청률만큼은 최고의 수준으로 올려놓는 ‘막장 트로이카’ 세 작가가 브라운관을 수놓는다. 


SBS <아내의 유혹>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최악의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을 탄생시킨 <왔다! 장보리>에 이어 MBC <내 딸, 금사월>, SBS <황후의 품격>까지, 공전의 히트작을 내놓은 김순옥 작가가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김 작가의 신작이다. 명성에 걸맞게 단 2회 만에 10.1%(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펜트하우스>는 상류사회에 입성하기 위해 질주하는 흙수저 여인을 중심으로 집값과 교육의 1번지에서 벌어지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그리겠다고 예고했다. 배우 유진과 김소연, 이지아, 윤주희, 엄기준, 봉태규, 윤종훈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초반부터 김 작가의 작품은 달랐다. 초반 5분 만에 피 칠갑을 한 여인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자극적인 모든 것을 다 욱여넣은 느낌이다. 일각에선 이 드라마를 두고 ‘3단계 매운맛’ 혹은 ‘마라맛’으로 비유한다. 

극 중 인물들은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잔뜩 화가 난 채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악다구니를 지른다. 폭력은 물론 여자들끼리 혈흔이 낭자한 혈투를 벌이며, 지인의 배우자를 탐하는데도 거리낌이 없다. 

과거에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현실적인 분석으로 명민하게 드라마를 흡수한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김순옥, 자극적인 요소 모아모아
5년 만에 돌아온 임성한 이번엔?
‘고구마 스토리’ 전매특허 문영남은?


드라마를 대하는 대중의 태도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작가는 <펜트하우스>에서 더욱 견고해진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인다. 단 2회 만에 이런 판단을 내리는 것이 시기상조일 수도 있겠지만, 2회에 걸친 김 작가의 파괴력은 그만큼 강했다.

다음 타자는 임성한 작가다. MBC <압구정 백야> 이후 절필 선언을 했던 그는 5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다. 임 작가의 신작은 TV조선 오는 12월 방영 예정인 <결혼작사 이혼작곡>이다. 잘나가는 30‧40‧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상상도 못 한 불행이 닥치는 가운데, 진실한 사랑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성훈과 이태곤, 이가령 등 임성한 작가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배우들이 합류하고 박주미, 이민영, 전수경, 전노민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인어 아가씨> <하늘이시여> 등 수많은 히트작을 배출한 임성한 작가가 선보이는 첫 미니시리즈다. 
 

▲ 펜트하우스 ⓒSBS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전대미문의 대사로 지탄을 받았으며, 극중 인물들이 개그 프로그램을 보다 웃음이 지나쳐 사망하는 등 급작스러울 뿐 아니라 연달아 발생하는 죽음으로 인해 ‘임성한식 데스노트’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문영남 작가 역시 내년 1월 가족극으로 찾아온다. 신작의 제목은 <즐거운 남의 집>으로 배우 김경남과 전혜빈, 이태란과 고원희 등이 대본을 받아 검토 중이다. 

신작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춘들의 성공과 실패를 담아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문난 칠공주> <왜그래 풍상씨> 등 가족 드라마에 유달리 강세를 보여왔던 문 작가는 통속적인 대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답답함에 가슴을 치는 스토리로도 유명하지만 팬층은 두터운 편이다.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을 소품처럼 활용하다 못해 ‘빌런’으로 만들어버린다.

이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은 마치 고구마를 삼킨 듯 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최근 국내 시청자들은 JTBC <SKY 캐슬> <부부의 세계>, SBS <스토브리그>, tvN <비밀의 숲>과 같은 웰메이드 드라마에 꽤 익숙해졌다.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대중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 이러한 작품의 소재가 ‘막장 대모’가 다루는 소재와 크게 빗나간 것만은 아니다. <SKY 캐슬>은 상류사회, <부부의 세계>는 불륜이 주 소재였다.

그럼에도 놀라운 사랑을 받은 배경은, 본질에 접근하는 방식과 세밀한 감정선, 현실적인 반응과 이야기, 밀도 높은 연출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폭력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세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다른 드라마의 인물들보다 목소리가 세 톤은 더 높다. 평온하게 접근할 수 있는 사건도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려 보여준다.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이러한 드라마를 보는 게 현실”이라며 “세 작가 모두 자신의 재능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형태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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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방첩사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여론전에 나서려 한 게 골자다. MB·박근혜정부 때의 악몽이 재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계엄이 유지됐다면 여론 공작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까지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정보기관 간부들은 이 계획을 준비하려 했던 인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아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인형은 댓글 공작을 지시한 사람일 뿐 계획한 사람은 노상원이다.” 한 군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부정선거 수사만을 담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복수의 군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 특히 사이버작전사령부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진보 성향 진급 제외 공수처는 이달 초 복수의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들로부터 군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된 진술을 받아냈다. 한 방첩사 간부는 공수처에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정치 성향, 개인정보 등 신원 검증을 진행했다. 진보 계열 정치인과 친분이 있거나 알고 지낸 적이 있는 군 간부에 대해서는 신원 검증을 더욱 철저히 했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방첩사가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정권 ‘코드 인사’가 정해지면 댓글 공작팀을 구성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확보한 블랙리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방첩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엔 사이버사령관 관련 블랙리스트 문건도 포함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이 문건들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수차례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보고 시점이다.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해 초부터다. 김 전 장관이 군 인사에 개입하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보다 영향력이 강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방첩사의 댓글 공작 플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조원희 사이버사령관이 사이버 정예 요원 28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정찰 TF’를 구성해 2024년 10월7일∼12월27일 약 3개월간 운영할 계획이었다”며 “사이버사가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 그동안 비상계엄에 협조해 온 기관과 연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지전·심리전을 하려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전단 살포 등 기존 심리전에 더해 SNS를 통한 사이버 여론전까지 포괄한다. 실제 방첩사는 예하 보안연구소에 인지전을 전담하는 ‘정보종합통합대응팀(대응팀)’ 신설을 계획했다. 이 대응팀은 방첩사가 인지전 조직 설립을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닥치자 만들어진 TF(태스크포스) 성격의 팀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원을 보안연구소로 이동시켜 TF를 꾸린 뒤 인지전 조직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사이버사 통해 인지·심리전 작업 선관위 서버 탈취 성공하면 서포트 여 전 사령관은 보안연구소에 인지전 전문가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 여 전 사령관이 추천한 인사는 지난해 12월2일 보안연구소 연구기획팀에 임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여 전 사령관실에 있던 소령이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인지전 내용이 포함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았던 건 그의 비서실장이던 정성우 전 1처장과 최측근인 소형기 전 방첩사 참모장(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정 전 1처장은 보안처와 방첩처에 인지전 관련 조직 신설을 지시했으나 간부 대부분이 ‘업무 관련성이 없다’며 거부했다. 소 전 참모장은 지난 2023년 11월6일 인사를 통해 여 전 사령관과 함께 방첩사로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사 이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부장과 계획편제차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방첩사는 육·해·공군 장성급 직책과 국방부 예하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안도 작성했다. 이 인사안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부터 방첩사 신원보안실과 군사정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본래 육·해·공군 각군 인사참모부에서 인사 계획안을 작성하면, 해당 인물의 세평 등 정보를 수집·조사해 검증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이 지난 2023년 11월 방첩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 측근들로 구성돼 군 인사와 비상계엄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원보안실장을 맡고 있는 나모 실장(대령)은 지난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상계엄을 나흘 앞둔 11월29일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검증과장 등을 맡았던 진모 당시 중령은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인사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내란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6일 육군 제5군단 방첩부대장으로 부임했다. 공수처 진술 확보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계획 문건을 만들고,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그 자리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맡고 있었으나 박 전 총장 임기 만료 전이던 지난 4월 인사에서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여 전 사령관 지시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은 2017~2020년, 군 법무관 출신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과 근무 시기가 겹치거나 만난 적이 있다는 군 판사·검사 명단을 30명 가까이 정리해 둔 문서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2020년 3월 청와대 직원 직무감찰과 군을 포함한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관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명단에는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과 서성훈 중앙지역군사법원장(대령) 등 비육사 출신 군 법무관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법무실장을 국방부 검찰단장직에 보임되는 일을 막기 위해 그를 강제 전역시킬 방안을 연구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에 관련 혐의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장군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치 성향 등 단순 세평 수집이 아닌 각 군에서 작성한 인사안을 검토하거나 직접 작성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한 군 정보 소식통은 “정보사를 포함해 계엄에 협력할 만한 인물을 정리한 문건도 방첩사가 관리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해 계엄에 반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은 모두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조 사령관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4월 사이버사령관으로 부임했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부임 6개월도 안 된 해군 출신이던 이동길 전임 사령관을 교체하고 조 사령관을 임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군 내부의 시선이다. 사령관 추천 노 ‘오케이’ 조 사령관은 평소 여 전 사령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장관이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시절(2015~2017년) 작전본부 중령으로 근무했다. 방첩사 출신 군 관계자는 “여 전 사령관이 노상원을 멀리 했으나 계엄을 놓고 본다면 자신의 측근이자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사이버사령관으로 둬야 했을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에게 조 사령관을 추천, 노상원이 ‘오케이’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초부터 김 전 장관과 연락하면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하려 계엄사령부 산하 수사2단을 지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를 계획했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조 사령관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로 노 전 사령관에게 협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전 사령관의 선관위 서버 탈취 계획이 성공했다면 조 사령관이 사이버사 산하 해킹 부대인 900연구소를 중심으로 댓글 및 여론 공작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은 댓글·여론 공작의 다음 플랜이 ‘민간인 사찰’이라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 탈취에 성공하면 진보 성향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SNS를 들여다볼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부정선거가 사실이었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계엄이 2~3주 정도 유지됐다면 방첩사와 노상원이 지휘하는 수사2단이 주체가 돼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동향 파악은 기본이고 실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방첩사가 사이버사를 통해 댓글·여론 공작을 하려 했던 건 ‘윤석열의 계엄이 옳았다’는 헛소리를 유포하기 위함이다. 노상원이 김용현에게 조언했고 MB·박근혜 때의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을 참고해 시나리오를 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노, MB·박정부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 참고 여, 블랙리스트 김용현에 직보…김·노 논의 여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를 통해서만 댓글·여론 공작을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 직접 국정원에 방첩 업무를 담당할 도·감청 전문가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의 요청을 거절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자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에 따르면, 계엄사는 합동수사본부 지원을 맡는다. 합동수사본부는 예하에 수사1·2·3·5국을 둔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의 계엄 대비 문건에는 합동수사본부장은 방첩사령관이, 수사5국은 국정원이 맡는다고 적혀 있다. 당시 문건에는 ‘국정원은 국정원법을 이유로 계엄사령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 내재’ ‘이럴 경우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라고 기록됐다. 여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을 계획했느냐’는 <일요시사>의 여러 질문에 대해 “너무 구체적이다.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답하기 곤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며 “수사를 앞두고 있어 답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공수처는 방첩사의 댓글·여론 공작 의혹과 군 간부들에 대한 평가와 사찰에 대한 문건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는지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여 전 사령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내란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모든 자료를 특검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부터 방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의 매일 진행 중”이라며 “포렌식이 오래 걸리는 건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통해 윤 전달?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는 별개로 방첩사 관련 사건을 입건해 사건번호를 부여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지난 5일 내란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조만간 특별검사 수사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공수처는 특검 출범 이후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기존 고발 사건 수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고 자료 요청이 오면 당연히 자료를 넘겨야 하지만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