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레포츠 ③남해 두모마을과 송정솔바람해변

쪽빛 바다 가르며 ‘카약 타고 서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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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때는 바다로 향한다. 청정한 바다에 풍덩 빠지면 몸도, 마음도 후련해진다. 사면이 바다인 경남 남해는 바다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남해에서 해양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은 많지만, 두모마을과 송정솔바람해변이 눈길을 끈다. 소박한 어촌인 두모마을에서는 카약을 비롯해 스노클링, 바나나보트 등 해양 레포츠를, 송정솔바람해변에서는 여유롭게 서핑을 즐길 수 있다.

▲ 두모마을 입구에서 내려다본 바다놀이터

상주면에 위치한 두모마을은 박씨·손씨·김씨·정씨 집성촌으로 구성되며, 주민들은 반농반어 생활을 한다. 고즈넉해 보이는 마을이지만, 바다에 맞닿은 ‘바다놀이터’에 가면 활기가 넘친다. 마을에 들어서면 반짝이는 초록빛 계단식 논이 먼저 인사한다.

해양 레포츠 종류가 메뉴판처럼 쓰인 이정표는 어떤 종목에 도전할지 행복한 고민을 안긴다. 캠핑장이 들어선 아담한 솔숲과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갯벌이 보이면 바다놀이터 입구다.

▲ 바다놀이터에서 카약을 타고 열심히 노를 젓는 가족

인기 종목 ‘카약’

바다놀이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카약이다. 초보자가 도전하기 쉽고, 직접 노를 저으며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 교육을 받고 노 젓는 법을 익힌 뒤 카약에 오른다. 바다를 가르고 나가는 기분이 상쾌하고, 볼에 닿는 바람이 부드럽다.

노를 젓던 아이가 “아빠, 나 팔심이 세진 것 같아!”라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온몸이 바닷물과 재미에 흠뻑 젖는다.

체력에 자신이 있다면 카약을 타고 노도까지 다녀와도 좋다. 노도는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다. <사씨남정기> <서포만필> 등을 이곳에서 집필했다. 자연과 함께 문학 여행까지 일석이조다. 카약 외에도 스릴 만점 바나나보트,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모터보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청정 바닷속 풍경을 구경하는 스노클링 등 각양각색 해양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 두모마을은 바다를 둥그렇게 감싸는 모양 때문에 드므개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두모마을 바다놀이터는 다양한 여행자가 찾지만, 특히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움푹 들어간 모양이라 파도가 잔잔하고, 바다놀이터 직원 모두 수상 안전 요원 자격증을 보유한 덕분이다. 두모마을은 드므개마을이라고도 불렸다. ‘드므’는 궁궐 처마 밑에 있는 큰 항아리로, 드므개마을이라는 이름은 바다를 둥그렇게 감싸는 마을 모양에서 유래했다.

두모마을은 꽃으로도 유명하다.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가을에는 하얀 메밀꽃이 한들한들 춤춘다. 너른 들판에 핀 꽃도 아름답지만, 계단식 논에 꽃이 피는 두모마을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꽃이 흐드러지게 필 즈음에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벽화도 있어,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여유롭게 서핑할 수 있는 송정솔바람해변

요즘 남해에서 서핑이 뜨고 있다. 보드를 타고 파도를 오르내리는 서핑은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남해는 사람이 몰리지 않아 다른 지역에 비해 여유롭게 서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송정솔바람해변에 자리한 황원태 남해서핑스쿨 대표는 “창원이 고향인데, 남해를 여행하다 이곳 바다에 반해 서핑 스쿨을 차렸다. 송정솔바람해변은 파도가 부드러워 초보자에게 적당하다”고 소개한다.

해양 레포츠 제격인 남해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어

초보자 강습은 약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모래밭에서 한 시간 동안 기본 동작을 익히고 바다에 들어가 실전에 돌입한다. 운동신경에 따라 익히는 속도가 다르지만, 수영을 못해도 탈 수 있다. 서프보드와 발목을 연결하는 리시 코드(줄 모양 보조 장비)가 있어, 물에 빠지더라도 줄을 잡고 보드에 오르면 된다.

카약과 서핑을 하고 나서 바닷가를 걷고 싶다면 상주은모래비치로 향하자. 2km로 이어진 모래가 곱고 아름답다. 반달 모양 백사장을 감싸는 울창한 솔숲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망중한을 보내기 좋다. 뒤쪽으로 남해 금산(명승 39호)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수심이 완만하고 물이 차지 않아 가족 휴가지로 사랑받는다.

해변에서 줄이 긴 그네를 타는 이들의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 바다 위를 걷는 듯 아찔한 남해보물섬전망대 스카이워크

남해의 핫 플레이스, 남해보물섬전망대가 송정솔바람해변에서 가깝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이래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등대 모양을 형상화한 전망대에서 쪽빛 바다와 점점이 박힌 섬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2층에서 카페를 이용한 뒤 3000원을 추가로 내면 바다 위를 걷는 듯 아찔한 스카이워크를 체험할 수 있다.

유자아이스크림도 잊지 말자. 상큼하고 부드러운 맛에 눈이 번쩍 뜨인다. 1층에는 남해 특산물을 전시·판매하고, 3층은 옥상정원으로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남해보물섬전망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현재 휴관하므로,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문의하고 떠나자.

▲ 바람개비가 인상적인 바람흔적미술관

뜨거운 남해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면 바람흔적미술관이 좋다. 대형 바람개비 조형물이 반기는 미술관에 들어서면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가을에는 앞산의 단풍과 내산저수지에 비친 그림자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바람흔적미술관

설치미술가 최영호가 만든 이곳은 평면공간과 입체공간, 조각공원으로 구성된다. 독특하고 예쁜 미술관을 천천히 걷다 보면 남해의 추억 한 페이지가 오롯이 완성된다. 바람흔적미술관 외부 공간은 휴관 때도 둘러볼 수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두모마을→송정솔바람해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두모마을→상주은모래비치 
둘째 날: 송정솔바람해변→남해보물섬전망대→바람흔적미술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남해군 여행 http://tour.namhae.go.kr
- 남해서핑스쿨 https://arkclub.modoo.at
- 상주은모래비치 https://sangjubeach.com
- 남해보물섬전망대 https://namhaeskywalk.modoo.at 

문의 전화
- 남해관광안내 1588-3415
-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8594
- 두모마을 바다놀이터 010-3839-5915
- 남해서핑스쿨 010-5116-1883
- 상주은모래비치 055)863-3573
- 남해보물섬전망대 010-6357-0043
- 바람흔적미술관 010-7542-3034

대중교통
[버스] 서울-남해,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8회(07:10~19:30) 운행, 4시간30분~5시간 소요. 남해공용터미널 정류장에서 남해-미조(두모·대량·상주) 농어촌버스 이용, 두모 정류장 하차, 두모마을 바다놀이터까지 도보 약 500m.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남해공용터미널 055)863-5056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통영대전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사천 IC→창선교→두모마을

숙박 정보
- 두모마을캠핑장: 상주면 양아로533번길, 010-8500-5863 
- 남해스포츠파크호텔: 서면 스포츠파크길, 055)862-7900 
- 아난티 남해: 남면 남서대로1179번길, 055)860-0100

식당 정보
- 해살이(물회·소라·멍게): 남면 남서대로, 055)863-1555 
- 공주식당(갈치구이·갈치회): 미조면 미조로, 055)867-6728 
- 우리식당(멸치쌈밥): 삼동면 동부대로1876번길, 055)867-0074 
- 평산횟집(모둠회·하모회): 남면 남면로1739번길, 055)863-1047

주변 볼거리
금산 보리암, 노도, 설리해수욕장, 섬이정원, 다랭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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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