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포스트 아베’ 스가 총리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9.22 09:54:05
  • 호수 12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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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보다 더한 ‘간신’이 떴다

[일요시사 취재2팀] 구동환 기자 =일본 총리 ‘아베 신조’가 건강상의 문제로 물러났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후임을 맡게 됐다. 그는 2012년 12월 2차 아베 정권이 들어섰을 때부터 관방장관을 맡으며 정권 2인자로서 위기를 관리했다. 
 

▲ 스가 신임 일본 총리

자민당 스가 요시히데 총재가 지난 16일, 일본 제99대 총리로 선출됐다. 스가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임시국회 중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 투표서 전체 465표 가운데 314표를 득표했다.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134표를 얻었으며 일본유신회 가타야마 도라노스케 공동대표는 11표를 얻는 데 그쳤다.

2인자서 
1인자로 

그 다음으로 열린 참의원 투표서도 스가 총리는 245표 가운데 142표를 획득했다. 에다노 대표는 78표, 가타야마 공동대표는 16표를 얻었다. 이후 스가 총리는 총리 관저서 연정 파트너인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와 회담한 뒤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한다.

일본 방송 <NHK>에 따르면 20명으로 구성되는 스가 내각에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등을 포함한 아베 내각의 주요 인사 11명이 계속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 총리는 취임 첫날 기자회견서 외교와 관련해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겠다”며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가까운 이웃 여러 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쌓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한국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스가 총리는 북한에 대해서는 주요하게 언급했다. 그는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는 현 정권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전후 외교의 총결산을 목표로 하고, 특히 (북한에 의한 일본인)납치 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전임자인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워진 것도 납치 문제가 계기가 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의 새 정권이 향후 한일 관계보다는 북일 관계 개선에 중점을 두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한을 보내 스가 총리 재임기간 중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뜻을 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고려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해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있다.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에게도 쾌유를 기원하는 서한을 보냈다. 강 대변인은 “건강 문제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담은 서한을 보내 그간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아베 전 총리의 기여를 평가하고 조속한 쾌유와 건강을 기원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1948년 12월6일 아키타현 오가치군 오가치정(현재 유자와시)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친 스가 와사부로는 남만주 철도 직원으로서, 당시 만주국의 수도였던 퉁에서 일본의 패전을 맞이했다.

한국에 대해서 언급 없어
중국·러시아 등 외교 집중


고국으로 돌아온 뒤 고향 아키노미야서 농업에 종사한 부친은 ‘아키노미야 딸기’를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했다. 아키노미야 딸기 생산출하조합의 조합장과 오가치정의회 의원, 유자와시 딸기 생산집출하조합 조합장 등을 역임하며 생을 보내다가 지난 2010년 93세로 사망했다. 

일본의 문화평론가 후루야 츠네히라는 “스가의 아버지 카즈사부로는 아키타현 오가가쓰정 마을 의회 의원을 4번 연임했으며, 딸기 농사로 성공해 1959년 지역 조합장이 된 인물”이라며 “2010년 별세 후 욱일장(훈장)을 받았을 정도로 성공적인 지역 명사였다”고 평가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1980년대 딸기농가 판매액이 3억7000만엔(약 41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모친와 숙부·숙모는 전직 교사였으며, 두 누나도 고등학교 교사가 됐다. 정계에선 아주 오랫동안 빈농의 자식, 흙수저 출신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으나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후 거짓 미담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이미지에 흠집이 났다.

여성 대학 진학률이 낮던 당시 누나들이 대학을 나와 교사가 됐다는 것도, 학창 시절에 이발소를 자주 다니면서 머리를 관리받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집안이었다고 한다.

스가 총리가 골판지 공장서 막노동을 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선 농촌의 젊은이들이 집단으로 도시 공장에 취업하는 ‘집단취업’이라고 표현했었는데, 이도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왔다.
 

▲ 아베 전 일본 총리로부터 꽃다발 건네 받는 스가 신임 총리

<슈칸분슌>은 스가 총리가 골판지 공장 취업 후 2개월 만에 퇴직했다고 했다. 또 대학 야간부를 다닌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호세이대 정치학과 주간부를 정식으로 졸업했다.

아베 전 총리와의 인연은 2002년부터였는데 당시 일본은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하면서 반북 정서가 강했다. 자민당 총무였던 스가 총리는 이 문제를 빌미로 북한의 화물여객선 입항 금지를 주장했다. 이로 인해 아베 전 총리의 눈에 띄면서 협력을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졌다.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3차 개각서 총무부대신에 임명됐던 스가 총리는 이듬해 자민당 총재선거 재도전지원의원연맹에 참가, 아베 전 총리(당시 총리)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한국?
패싱∼

같은 해 아베가 총리에 취임하면서 스가는 총무 대신으로 입각한다. 아베 총리가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퇴하자,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게 “재기하면 된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2012년 9월 아베 전 총리가 2차 집권을 하게 되면서 스가 총리는 동시에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됐다. 같은 해 말부터는 관방장관을 맡으며 줄곧 정권 2인자로 활약하게 된다.


스가 총리가 늘 아베 전 총리의 ‘그림자’였던 것은 아니다. 2013년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땐 “경제가 우선”이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전 아베 전 총리의 사학 스캔들, 벚꽃 스캔들 등에 대해 자주 스가 총리 탓을 하면서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후루야 평론가는 “스가 총리가 고생한 사람이라는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건 스가 총리의 정치 인생이다. 일본은 세습정치가 유명한데 보통 부친이나 조부 때부터 출마해온 지역구에 자식이 출마에 손쉽게 정계에 입문하는 것이 관례다.

아베 전 총리는 10선 의원이자 전 자민당 간사장과 외무상을 역임했던 부친 신타로를 비롯해 ‘A급 전범’이자 전 총리인 기시 노부스케를 외조부로 둔 엘리트 정치집안의 후광을 입었다. 결국 가문이 득세하던 지역구서 정계에 무혈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도 이전 총리인 부친의 지역구를 시작으로 중앙정치에 입문했다. 반면 스가 총리는 첫 정계 입성부터 경쟁자들의 공격을 뚫어내고 혼자 힘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2009년 이후부턴 당내 어느 파벌에도 속해 있지 않았다. 그만큼 정치적 수완만큼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일 일본 인터넷 경매 사이트 아마존 재팬에는 스가 총리가 8년 전 쓴 책 <정치가의 각오-관료를 움직이게 하라>가 9만9700엔(약 111만원)의 호가에 올라왔다. 2012년 분게이슌주서 나온 이 책의 정가는 1300엔(약 1만4500원). 정가의 약 80배까지 가격이 오른 셈이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책에서 스가 총리는 자신이 총무상으로 추진했던 정책 등을 소개하면서 관료를 잘 다루는 정치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본인이 쓴 책 뿐 아니라 <총리의 그림자-스가 요시히데의 정체> 등 스가 총리와 관련된 책들이 뒤늦게 일본 정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 메루카리에서는 스가 총리의 명함이 최고가 1만7000엔(약 19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꼬인 
역사관

스가 총리는 과거 장관으로 재직한 2014년, 중국에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한 후 “안중근은 우리나라의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아베 전 총리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스가 총리의 망언이 한국과 중국서 논란을 빚은 후 아베 총리는 이 같은 발언이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냐는 질문을 받고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망언을 일삼았다. 스가 총리는 두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언급하며 “청구권 문제는 이미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징용 문제에 대해선 한국 대법원이 2018년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한일청구권협정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한국 측이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대법원이 피고기업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국내 자산 압류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한국기업에 대한 대출과 송금 중단 등 모든 종류의 보복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에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이 1993년 위안부 강제 동원을 사과하는 ‘고노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 “강제 연행을 입증하는 자료가 없는데도(이를 인정한 것이) 큰 문제였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아베 전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가 군이나 관에 의한 강제 연행 증거가 없고, 위안부 동원은 민간의 주도 하에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 군이나 관헌에 의한 강제 연행을 직접 나타내는 기술이 눈에 띄지 않았다”며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2002년 아베 전 총리와 인연
일 정계 정치적 수완 고평가

또 “일본군 위안부가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협정을 통해 이미 법적으로 해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와 스가 총리는 쌍둥이처럼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 집권 후 일본은 외교청서를 통해 매년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어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해왔다. 동해 표기에 대해서도 일본해가 유일한 호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가 총리는 한국의 독도방어훈련에 항의하며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스가 총리가 아베 전 총리보다는 유연한 역사관을 가졌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스가 총리는 2014년 일본 주간지 <선데이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서 “솔직히 말하자면 제게는 국가관이란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가 그간 개인적 정치 신념을 드러내기 보다는 한일 관계가 경색된 상황서 일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말려왔다. 2012년 12월 관방장관 직을 맡은 이후 스가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았다. 스가 총리 시대의 개막과 함께 부인 마리코 여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쿄신문>은 지난 17일, 마리코 여사는 공식석상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대신 스가 총리를 헌신적으로 내조해왔다고 보도했다.

마리코 여사는 통상 부인들이 지원에 나서는 선거 유세전에도 잘 등장하지 않았다. 자민당 총재 당선이 확정된 지난 14일,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을 제외하면 유세에 참여한 유일한 기록이 지난 2017년 이뤄진 중의원 선거로 알려져 있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잇따르는 상황서 위기관리를 총괄하던 스가 총재가 도쿄를 떠날 수 없게 되자 그를 대신해 마리코 여사가 유세차에 올랐다고 한다.

마리코 여사는 선거 등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남편의 정치입문에 동의했으며 총리가 되는 것에도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개각서 자신이 추천한 장관들이 줄줄이 출마하며 스가 총리가 위기에 빠지자 “이걸(남편의 정치적 기반 약화)로 총리 부인이 되는 일 없이 끝낼 수 있다”며 좋아했다는 주간지 보도도 있었다.

툭하면 
망언 논란

실제로 지난 9일 자민당 총재선거 토론회서 “총재 선거 출마와 관련해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받기 가장 어려웠던 사람이 부인”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돌출 행동이 많았던 직전 퍼스트 레이디 아키에 여사와는 정반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키에 여사의 경우 아베 전 총리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모리토모 스캔들의 발단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코로나19 기간 중 벚꽃놀이에 나서는 등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가 총리 연봉은?

스가 총리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지난 17일 <닛칸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가 총리는 보직이 바뀌면서 연봉이 약 1억2000만원 늘어났다.

현재 일본 총리의 월급은 201만엔(약 2250만원)이며 여기에 지역수당 40만2000엔을 포함하면 월급은 241만2000엔(약 2700만원)이다.

흔히 보너스로 불리는 연말 수당에 여러 가지 조정 금액을 다 포함하면 일본 총리의 연봉은 약 4049만엔(약 4억5000만원)이 된다.

스가 총리의 이전 직책이었던 관방장관을 포함한 일본 국무대신들의 월급은 146만6000엔이며 지역수당 29만3200엔을 더하면 175만9200엔(약 1970만원)이 된다.

연봉으로는 약 2953만엔(약 3억3000만원)을 받는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에 비해 연봉이 약 1096만엔(약 1억2000만원) 늘어났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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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