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면 나오는’ 판박이 트롯 코드의 한계

지겹다, 뽕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요즘 트로트의 확산세를 보면 좀비영화서 좀비가 확산하는 것을 보는 것 같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성공한 후 출연진 대다수가 각 방송사 주요 프로그램의 패널로 출연한 데 이어, 비슷한 트로트 예능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모양이 꼭 좀비 떼가 늘어나는 형상과 비슷하다. ‘오디션 열풍’과 ‘프로듀스 열풍’에 버금가는 트로트의 인기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로트 코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늘어난 나머지 피로감도 급증하고 있다. 
 

▲ ‘트로트 광풍’의 시조 격으로 통하는 TV조선 미스터트롯 ⓒTV 조선

트로트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변방의 장르였다. 발라드, 아이돌 후크송, 힙합, EDM 등 10대서 30대를 아우르는 음악 사이서 트로트가 설 자리는 없었다. 

그러다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과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 연이은 성공을 기록한데 이어, MBC <놀면 뭐하니?>서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이 트로트 열풍에 힘을 보태면서, 명실공히 주류 음악으로 떠올랐다. <미스터트롯>이 세운 35%의 기록적인 시청률이 이를 방증한다. 

커지는 피로감

광풍에 가까운 수준으로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인기를 끌자 TV조선은 <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 학당>을 론칭했고, 첫 방송 이후 두 자릿수 시청률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TV조선 <뽕숭아 학당>(12.8%) <사랑의 콜센타>(17.7%) MBN <보이스트롯>(12.8%), SBS <트롯신이 떴다>(10.7%)로 트로트 예능 대다수가 시청률 10%를 넘기고 있다. 

SBS <미운우리새끼>(14.2%)와 MBC <놀면 뭐하니?>(11.85) <나혼자 산다>(10%) KBS1 <아침마당>(10.4%), <전국노래자랑>(10.1%)이 트로트 아닌 예능 중 10%를 넘긴 방송에 해당한다. 

이를 보면 트로트가 가히 TV 매체를 잠식했다는 말이 꼭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이뿐 아니라 트로트 가수나 <미스터트롯> 출신들은 각종 예능에 출연하고 있다. 지나치게 소모적인 방식으로 출연진을 혹사시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임영웅과 영탁, 이찬원, 장민호 등이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아이돌 팬덤 못지 않게 엄청난 팬층을 구축한 이들은 이른바 ‘트로트 코인’이라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은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증명했다. 

트로트의 확산을 반기는 시청층이 있는 반면 10대부터 30대까지의 대다수 시청자들은 트로트에 지겨움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트로트가 지겹다며 토로하는 글들을 적잖이 확인할 수 있다. 

트로트가 지겨운 이유는 새로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선함 부재의 가장 큰 원인은 트로트 관련 인재풀이 매우 적은 데 있다. 설운도, 주현미, 장윤정, 박현빈, 김연자 등 트로트 스타는 많지 않다. 겨우 30명 못 미치는 가수들이 이곳저곳에 출연해 비슷한 이야기와 노래, 리액션을 선보인다. 신선한 인물을 발굴하는 대신 기존에 봤던 스타들을 재탕하고 있다.

성인가요 인재풀 부족…신선함 부재 
예능은 많은데 잘 나가는 신곡 없다

그러다 보니 동시간대 편성과 겹치기 출연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봤던 인물과 비슷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보는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것. 트로트만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는 불만이 나온다. 

트로트의 지나친 소모로 인해 피로감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방송가는 끊임없이 트로트 예능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미스트롯> 이후로 수많은 트로트 예능이 제작됐다. 송가인을 주축으로 한 TV조선 <뽕따러 가세>를 비롯해 MBN <트로트퀸> <보이스트롯>,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SBS PluS <내게 온(ON) 트롯> 등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서 잇따라 트로트 예능을 론칭했다.
 

▲ (사진 왼쪽부터)뽕숭아학당 보이스트롯 트롯신이 떴다 ⓒTV조선·MBN·SBS

지상파도 달려드는 모양새다. 먼저 뛰어든 SBS는 <트롯신이 떴다>를 시작했으며, MBC는 <트로트의 민족>과 <최애 엔터테인먼트>, KBS2는 <트롯 전국체전>을 방송할 예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앞선 사례서 많이 나타났다. 오디션과 먹방, 육아예능, 힙합 오디션 등 특정 채널서 인기를 모으면 너도 나도 비슷한 방송을 만들었다. 다른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적당히 바꾸는 행위를 빗댄 기자 은어인 ‘우라까이’가 방송가서도 벌어진 셈이다. 트로트 예능도 같은 맥락이다. 

다른 예능이야 인물과 포맷이라도 조금씩 바꿔가면서 차별을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만, 요즘 보이는 트로트 예능은 모두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너무도 무성의한 기획에 젊은 층은 나가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트로트 예능이 더욱 가열되는 형태를 띠자 TV매체의 노쇠화가 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예능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중장년층을 겨냥한 프로그램 아니냐는 것. 실제로 시청률 10%가 넘는 예능 프로그램 중 10∼30대가 많이 보는 프로그램은 <놀면 뭐하니?>와 <나혼자 산다>뿐이다. 

TV 노쇠화

또한 트로트 예능의 성장을 트로트의 발전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음원 사이트서 차트인을 하거나 엄청난 화제를 모은 트로트 신곡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노래를 답습하는 형태라면 트로트 열풍은 곧 식어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각 방송사에서 지나치게 트로트를 악용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고 기존에 나온 것들로 이익을 챙기려는 속셈만 훤히 보인다. 트로트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는다. 진정 트로트가 발전하려면, 새로운 스타와 새로운 음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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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