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과몰입’ <핸섬 타이거즈> 안재철 PD가 바라본 인기 비결

“‘농구 붐’ 다시 일으키고 싶었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예능 하지 마.” 심기가 불편해보이는 서장훈 감독의 쇳소리가 코트를 가른다. SBS 예능 프로그램 <핸섬 타이거즈>서 서 감독은 예능 대신 농구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진짜 농구의 참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어쭙잖게 웃기는 것을 거세하고 농구에만 집중한다. 12명의 선수는 약 43일 동안 엄청난 연습량으로 아마추어 최강팀들과 결전을 펼친다. 조별리그 1경기가 방영 중인 가운데 <핸섬 타이거즈> 안재철 PD를 만났다. 
 

▲ ▲ 핸섬 타이거즈 안재철 PD ⓒSBS

금요일 밤 11시10분 <핸섬 타이거즈>가 방영되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해당 프로그램 관련 글로 도배된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물론 서장훈 감독의 리더십이나 타팀 선수들에 대한 평가도 잇따른다. 시청자들의 몰입 정도가 굉장하다. 과거 tvN <더 지니어스> 시리즈나 채널A <하트시그널> 수준의 과몰입이다. 대중은 각종 커뮤니티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가 하면, 의견이 맞지 않을 때 ‘농구 안 해보셨죠?’라고 비아냥대는 등 특정 사안을 두고 다투기도 한다.

<핸섬 타이거즈>는 이상윤과 줄리엔 강, 서지석, 김승현 등 스포츠 예능서 눈부신 활약을 했던 스타들과 함께 차은우, 문수인, 유선호 등 젊고 파릇파릇한 신예를 한곳에 모아놓고 국내 최고의 강팀들과 한판 대결을 펼치는 농구 예능이다. 43일의 짧은 훈련 기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한 선수들은 어느덧 강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에이스 문수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전술적인 공격과 속공은 빼어나며, 지칠 줄 모르는 움직임을 통한 압박 수비를 통해서는 승리를 집념이 느껴진다. 그 진심이 엿보였는지, 시청자들은 <핸섬 타이거즈>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농구대잔치’부터 프로 농구 출범까지, 농구는 약 20년 전 국내 겨울 스포츠 부동의 1위였다. 어디를 가도 작은 농구장이 있었고, 그곳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반코트 혹은 올 코트 경기를 뛰었다. 그땐 농구선수 못지 않은 개인기를 가진 일반인들이 즐비했다. 그랬던 농구가 최근 들어 야구·축구는 물론 배구에도 밀려나고 있다.

서장훈이 현역으로 뛰던 시절과 향기 자체부터가 다르다. 그런 가운데 스포츠국 PD였던 안재철 PD와 서장훈이 ‘농구 붐’을 일으키고자 하는 일념으로 <핸섬 타이거즈>를 기획했다. 


지난 21일 방송분이, 경기도 교육청 ATP와의 조별리그 1경기, 3세트 초반부까지만 드러난 가운데 가장 폭발적인 반응이 예상되는 28일 방송을 앞두고 안 PD를 서울 목동 SBS 사옥서 만났다. 새벽까지 편집본을 들여다본다는 안 PD는 꽤 피곤한 모습이었음에도 “선수들과 감독, 시청자들 사이서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다음은 안 PD와의 일문일답.
 

▲ ⓒSBS

-<핸섬 타이거즈>의 인기가 놀랍다. 이 정도의 인기를 예상했나?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다들 농구에 대한 애정이 강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진정성’이 통한 것 같다. 다들 진심이 있으니까 시청자에 전달된 것 같다. 

-농구 예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아마추어 리그전에 참여시킨다는 기획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작년 5월부터 시작된 것 같다. <동상이몽>을 통해 서장훈 감독과 친분이 생겼다. 서 감독이 여러 제안을 받았었는데, 그 나름대로 고심하고 있었다. 농구의 인기가 서 감독이 은퇴할 때보다도 현저히 떨어졌다. 올해는 좀 올라갔지만, 이미 배구에 밀린 형세다. 특히 여자 배구는 야구 수준으로 올라섰다. 

서 감독이 농구인으로서 농구에 이바지할 방법을 오래 전부터 고민했다. 농구가 얼마나 재밌는 스포츠인지 어떻게 하면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가 ‘직관’(직접 관람)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상안이 나왔다. 

예능보다는 ‘찐 농구’의 재미
뜨거운 반응 ‘예상 못한 과몰입’


-그래서 나온 방법이 리그 대회인가?

▲SBS서 한 대회를 만들었다. 아마추어 리그 최강전 형식으로 팀들을 모셨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대학 농구에서는 최강팀으로 불린다. 또 경기도 교육청과 폴리스, S전자, 국내 아마추어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아울스와 업템포까지 불러 총 8개 팀으로 조별리그 후 토너먼트를 치루는 방식이다. 서 감독이 각 팀들과 함께 규정도 만들었다. 

-리그를 직접 만들었는데, 왜 43일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나. 일각에서는 제작진이 아마추어 리그를 쉽게 본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데... 

▲절대 만만히 본 게 아니다. 다만 방송을 제작하는 입장서 제작 비용 등 어려운 지점이 많았다. 좋은 경기장은 하루 대관하는 데 최소 500만원 이상이 든다. 어떤 곳은 1000만원도 넘는데, 그마저도 늘 꽉 차 있다. 경기장 빌리는 게 가장 난관이었다. 각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자 했으나 그조차도 쉽지는 않았다.  

우리팀 선수들 스케줄 맞추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타팀 스케줄을 맞추는 건 더 어려운 일이었다. 대부분 생업에 종사하고 있고, 1년 내내 리그가 진행된다. 해당 리그가 진행되지 않는 1~2월에 맞춰 대회를 연 것인데 전반적으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SBS서도 이 프로그램을 위해 굉장히 많은 지원을 해줬다. 선수들이나 서 감독, 또 시청자들이 보기에 아쉬운 점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작한 나도 아쉬움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현 상황이 최대치라고 생각한다.

-이상윤이나 줄리엔 강, 서지석, 김승현은 이미 여러 방송서 농구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일부 선수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어떤 기준으로 캐스팅했나.

▲농구에 대한 애정을 봤는데 선수마다 이유도 있다. 예를 들면 요즘 10대들은 농구를 하지 않는다. 유선호가 19세인데 5:5 농구 경험이 없다. 그만큼 농구를 하는 사람 자체가 적다. 이상윤, 서지석, 김승현이 81년생인데, 이 세대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이미 운동능력이 상당한 사람들이라서 캐스팅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은우는 중3때까지 농구에 미쳐서 살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아마 축구를 농구보다 더 잘 하는 데다 운동광으로 알고 있다. 양희종 선수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 엄청 바쁜 와중에 잠도 거의 못 자는데 한 시간가량 운동하고 집에 들어간다. 본업을 잊고 농구에 올인하고 있다. 농구할 때 눈빛이 달라진다. 외모와 다르게 굉장히 남성적으로 가장 터프하게 움직인다. 차은우의 열정과 노력이 오히려 잘생긴 얼굴에 묻히고 있다고 생각된다. 
 

▲ ⓒSBS

-에이스는 문수인이다. 어떻게 발굴하게 됐나. 

▲<버저비터>에 나온 적은 있는데 그리 부각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천대학교 시절 영상을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 서장훈 감독에게 보여줬는데 ‘찐 웃음’을 보였다. 알음알음해서 섭외하게 됐다. 

앞으로 <핸섬 타이거즈>는 문수인이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우리팀 최고의 ‘스코어러’라서 그의 공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패턴도 다 바꿨다. 다른 선수들은 문수인이 골을 넣는 데 쉽게 하려고 다양한 움직임을 펼칠 것이다. 연습경기 때 문수인을 막을 수 있는 팀이 별로 없다. ATP도 네 사람이 달라붙어서 막지 않나. 선수 출신이 아닌데도 정말 잘한다. 

-‘문수인이 1경기서 부상당했다’는 소문이 있다. 사실인가?


▲아니다. 건강하다. 잘 뛰어주고 있다.

-초반부에 서장훈의 강도 높은 훈련이 시청자들 사이서 논란이 됐다. 아마추어 선수들을 너무 강하게 압박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장훈 감독은 정말 좋은 ‘츤데레’다. 제작 환경까지 일일이 생각하고, 출연자나 제작진 모두 다 챙긴다. 그런 사람이 호랑이 같은 모습이 나온 건 제작진 탓이다. 우리도 열심히 준비했지만, 43일이라는 짧은 시간밖에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엄하게 가르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심지어 대회 일정도 좀 늦췄다. 서 감독이 ‘이런 상황이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말해서 좀 미뤘다. 

제가 죄송한 일이다. 최소한 2~3개월은 필요한데, 만족할 수 있는 만큼 제공한 건 아니니까. 제 입장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있을 것이다. 만약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많이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선수들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서 감독도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멋진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선수들에 대한 배려심과 존중이 시간이 거듭될수록 더 보인다. 인간적으로 서 감독을 존경한다. 

“에이스 문수인 막을 팀 없다”
“‘시즌2’ 말하기엔 아직 일러”

-첫 전술 훈련 때 엄청 강했는데, 제작진 입장서 놀라지는 않았나?


▲엄청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됐다. 평상시 성격을 알고 있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저한테도 엄청 강하게 할 거라고 어필했었다. 굉장히 영리한 감독이고, 의견이 분분할 때 자세히 보면 다 그의 말이 맞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전술을 변경한다. NBA서 나온 전술을 접목하기도 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늘 희망적이다.

-제작진이 선수나 감독에게 주문한 것이 있나?

▲없다. 저와 서 감독은 출연진에게 한 번쯤 농구선수의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웃겨달라’거나 ‘개인기를 해달라’와 같은 주문은 일절 없었다. 최대한 선수들이 농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서 감독이 ‘예능 하지 마’라고도 했는데, 제작진과 이미 다 입이 맞춰진 상황이었다. 

-이상윤과 서 감독 사이에 부딪히는 장면이 있었다. 당시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파이어’가 됐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나?

▲나는 벤치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황을 잘 알 수가 없다. 농구를 좋아하는 승부욕 있는 사람들끼리 한 번 튀긴 게 아닐까. 개인적으론 그 장면을 보면서 이상윤이라는 사람이 ‘뜨거운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라마나 <집사부일체>서 보여주지 않았던 진짜 모습이 나온 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나. 진짜 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서 감독이다. 그런 사람들이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으니까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다. 

배우 이상윤이 그렇게 터프한 느낌이 있는 사람이라는 건 드러났던 적이 없지 않았나. 이젠 액션이나 강렬한 악역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배우로서 더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얼굴이 나온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 ▲▲ ⓒSBS

-매니저 조이의 역할이 작다는 의견도 있다. 형식적인 캐스팅 아니었느냐는 말도 나온다.

▲모든 선수가 남자다 보니 조이가 있고 없음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아무리 진짜 농구를 표방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릴렉스는 필요하다. 그 역할을 조이가 해주고 있다. 조이는 농구를 잘 아는 연예인인데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을 직접 찾아가 기운을 복돋아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역할이 컸는데, 조만간의 전지훈련서 조이의 능력과 활약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습경기 내내 졌다. 대회 때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JTBC <뭉쳐야 찬다>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방송에 나오지 않을 때도 5:5 연습경기가 있었는데, 그땐 많이 이겼다. 정말 문수인을 막을 수 있는 팀이 없다. 방송에 나간 팀들은 국내 농구 동호회 중 최강팀이다. 타팀 일부 선수 중 2m3cm, 197cm의 장신 선수들도 있는데 피지컬로는 프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 팀들과 붙어 이겨야 리그전서도 잘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을 제작진과 서 감독이 동시에 했다. 시간은 부족한데 그런 강팀과 붙으니 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과정을 지켜본 입장으로써 대회서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프로그램 제작의 방점은 어디에 뒀나?

▲직관이었다. 개인적으로 농구는 ‘직관할 때’ 가장 재밌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관을 염두해 경기장을 빌렸다. 그 강렬한 에너지를 원했는데 코로나19 로 1경기만 관중이 있었고, 나머지는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경기장이 갑자기 취소되는 등 난관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관중 없이 경기한 점이 제일 아쉽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핸섬 타이거즈>는 서 감독과 출연자 모두가 열심히 뛰어줬기 때문에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이다. 뿐만 아니라 퀀텀 스킬 트레이닝 랩의 김현중 대표는 서 감독과의 친분과 농구 붐이라는 취지 때문에 전폭적으로 선수들을 도와줬다. 경기장과 연습경기 팀 섭외, 선수들이 다치지 않도록 몸 관리하는 부분 등 전반적으로 도와줬다. 여러 도움 속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정말 고맙다. 

-리그서 떨어지면, 끝나는 것으로 예정된 프로그램이다. 혹시 시즌2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나. 

▲대성공을 거둔 <스토브리그>도 시즌2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와 JTBC <이태원 클라쓰> 사이서 화제성을 거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시즌2를 논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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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