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과몰입’ <핸섬 타이거즈> 안재철 PD가 바라본 인기 비결

“‘농구 붐’ 다시 일으키고 싶었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예능 하지 마.” 심기가 불편해보이는 서장훈 감독의 쇳소리가 코트를 가른다. SBS 예능 프로그램 <핸섬 타이거즈>서 서 감독은 예능 대신 농구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진짜 농구의 참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어쭙잖게 웃기는 것을 거세하고 농구에만 집중한다. 12명의 선수는 약 43일 동안 엄청난 연습량으로 아마추어 최강팀들과 결전을 펼친다. 조별리그 1경기가 방영 중인 가운데 <핸섬 타이거즈> 안재철 PD를 만났다. 
 

▲ ▲ 핸섬 타이거즈 안재철 PD ⓒSBS

금요일 밤 11시10분 <핸섬 타이거즈>가 방영되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해당 프로그램 관련 글로 도배된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물론 서장훈 감독의 리더십이나 타팀 선수들에 대한 평가도 잇따른다. 시청자들의 몰입 정도가 굉장하다. 과거 tvN <더 지니어스> 시리즈나 채널A <하트시그널> 수준의 과몰입이다. 대중은 각종 커뮤니티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가 하면, 의견이 맞지 않을 때 ‘농구 안 해보셨죠?’라고 비아냥대는 등 특정 사안을 두고 다투기도 한다.

<핸섬 타이거즈>는 이상윤과 줄리엔 강, 서지석, 김승현 등 스포츠 예능서 눈부신 활약을 했던 스타들과 함께 차은우, 문수인, 유선호 등 젊고 파릇파릇한 신예를 한곳에 모아놓고 국내 최고의 강팀들과 한판 대결을 펼치는 농구 예능이다. 43일의 짧은 훈련 기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한 선수들은 어느덧 강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에이스 문수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전술적인 공격과 속공은 빼어나며, 지칠 줄 모르는 움직임을 통한 압박 수비를 통해서는 승리를 집념이 느껴진다. 그 진심이 엿보였는지, 시청자들은 <핸섬 타이거즈>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농구대잔치’부터 프로 농구 출범까지, 농구는 약 20년 전 국내 겨울 스포츠 부동의 1위였다. 어디를 가도 작은 농구장이 있었고, 그곳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반코트 혹은 올 코트 경기를 뛰었다. 그땐 농구선수 못지 않은 개인기를 가진 일반인들이 즐비했다. 그랬던 농구가 최근 들어 야구·축구는 물론 배구에도 밀려나고 있다.

서장훈이 현역으로 뛰던 시절과 향기 자체부터가 다르다. 그런 가운데 스포츠국 PD였던 안재철 PD와 서장훈이 ‘농구 붐’을 일으키고자 하는 일념으로 <핸섬 타이거즈>를 기획했다. 


지난 21일 방송분이, 경기도 교육청 ATP와의 조별리그 1경기, 3세트 초반부까지만 드러난 가운데 가장 폭발적인 반응이 예상되는 28일 방송을 앞두고 안 PD를 서울 목동 SBS 사옥서 만났다. 새벽까지 편집본을 들여다본다는 안 PD는 꽤 피곤한 모습이었음에도 “선수들과 감독, 시청자들 사이서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다음은 안 PD와의 일문일답.
 

▲ ⓒSBS

-<핸섬 타이거즈>의 인기가 놀랍다. 이 정도의 인기를 예상했나?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다들 농구에 대한 애정이 강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진정성’이 통한 것 같다. 다들 진심이 있으니까 시청자에 전달된 것 같다. 

-농구 예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아마추어 리그전에 참여시킨다는 기획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작년 5월부터 시작된 것 같다. <동상이몽>을 통해 서장훈 감독과 친분이 생겼다. 서 감독이 여러 제안을 받았었는데, 그 나름대로 고심하고 있었다. 농구의 인기가 서 감독이 은퇴할 때보다도 현저히 떨어졌다. 올해는 좀 올라갔지만, 이미 배구에 밀린 형세다. 특히 여자 배구는 야구 수준으로 올라섰다. 

서 감독이 농구인으로서 농구에 이바지할 방법을 오래 전부터 고민했다. 농구가 얼마나 재밌는 스포츠인지 어떻게 하면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가 ‘직관’(직접 관람)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상안이 나왔다. 

예능보다는 ‘찐 농구’의 재미
뜨거운 반응 ‘예상 못한 과몰입’


-그래서 나온 방법이 리그 대회인가?

▲SBS서 한 대회를 만들었다. 아마추어 리그 최강전 형식으로 팀들을 모셨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대학 농구에서는 최강팀으로 불린다. 또 경기도 교육청과 폴리스, S전자, 국내 아마추어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아울스와 업템포까지 불러 총 8개 팀으로 조별리그 후 토너먼트를 치루는 방식이다. 서 감독이 각 팀들과 함께 규정도 만들었다. 

-리그를 직접 만들었는데, 왜 43일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나. 일각에서는 제작진이 아마추어 리그를 쉽게 본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데... 

▲절대 만만히 본 게 아니다. 다만 방송을 제작하는 입장서 제작 비용 등 어려운 지점이 많았다. 좋은 경기장은 하루 대관하는 데 최소 500만원 이상이 든다. 어떤 곳은 1000만원도 넘는데, 그마저도 늘 꽉 차 있다. 경기장 빌리는 게 가장 난관이었다. 각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자 했으나 그조차도 쉽지는 않았다.  

우리팀 선수들 스케줄 맞추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타팀 스케줄을 맞추는 건 더 어려운 일이었다. 대부분 생업에 종사하고 있고, 1년 내내 리그가 진행된다. 해당 리그가 진행되지 않는 1~2월에 맞춰 대회를 연 것인데 전반적으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SBS서도 이 프로그램을 위해 굉장히 많은 지원을 해줬다. 선수들이나 서 감독, 또 시청자들이 보기에 아쉬운 점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작한 나도 아쉬움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현 상황이 최대치라고 생각한다.

-이상윤이나 줄리엔 강, 서지석, 김승현은 이미 여러 방송서 농구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일부 선수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어떤 기준으로 캐스팅했나.

▲농구에 대한 애정을 봤는데 선수마다 이유도 있다. 예를 들면 요즘 10대들은 농구를 하지 않는다. 유선호가 19세인데 5:5 농구 경험이 없다. 그만큼 농구를 하는 사람 자체가 적다. 이상윤, 서지석, 김승현이 81년생인데, 이 세대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이미 운동능력이 상당한 사람들이라서 캐스팅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은우는 중3때까지 농구에 미쳐서 살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아마 축구를 농구보다 더 잘 하는 데다 운동광으로 알고 있다. 양희종 선수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 엄청 바쁜 와중에 잠도 거의 못 자는데 한 시간가량 운동하고 집에 들어간다. 본업을 잊고 농구에 올인하고 있다. 농구할 때 눈빛이 달라진다. 외모와 다르게 굉장히 남성적으로 가장 터프하게 움직인다. 차은우의 열정과 노력이 오히려 잘생긴 얼굴에 묻히고 있다고 생각된다. 
 

▲ ⓒSBS

-에이스는 문수인이다. 어떻게 발굴하게 됐나. 

▲<버저비터>에 나온 적은 있는데 그리 부각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천대학교 시절 영상을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 서장훈 감독에게 보여줬는데 ‘찐 웃음’을 보였다. 알음알음해서 섭외하게 됐다. 

앞으로 <핸섬 타이거즈>는 문수인이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우리팀 최고의 ‘스코어러’라서 그의 공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패턴도 다 바꿨다. 다른 선수들은 문수인이 골을 넣는 데 쉽게 하려고 다양한 움직임을 펼칠 것이다. 연습경기 때 문수인을 막을 수 있는 팀이 별로 없다. ATP도 네 사람이 달라붙어서 막지 않나. 선수 출신이 아닌데도 정말 잘한다. 

-‘문수인이 1경기서 부상당했다’는 소문이 있다. 사실인가?


▲아니다. 건강하다. 잘 뛰어주고 있다.

-초반부에 서장훈의 강도 높은 훈련이 시청자들 사이서 논란이 됐다. 아마추어 선수들을 너무 강하게 압박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장훈 감독은 정말 좋은 ‘츤데레’다. 제작 환경까지 일일이 생각하고, 출연자나 제작진 모두 다 챙긴다. 그런 사람이 호랑이 같은 모습이 나온 건 제작진 탓이다. 우리도 열심히 준비했지만, 43일이라는 짧은 시간밖에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엄하게 가르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심지어 대회 일정도 좀 늦췄다. 서 감독이 ‘이런 상황이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말해서 좀 미뤘다. 

제가 죄송한 일이다. 최소한 2~3개월은 필요한데, 만족할 수 있는 만큼 제공한 건 아니니까. 제 입장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있을 것이다. 만약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많이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선수들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서 감독도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멋진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선수들에 대한 배려심과 존중이 시간이 거듭될수록 더 보인다. 인간적으로 서 감독을 존경한다. 

“에이스 문수인 막을 팀 없다”
“‘시즌2’ 말하기엔 아직 일러”

-첫 전술 훈련 때 엄청 강했는데, 제작진 입장서 놀라지는 않았나?


▲엄청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됐다. 평상시 성격을 알고 있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저한테도 엄청 강하게 할 거라고 어필했었다. 굉장히 영리한 감독이고, 의견이 분분할 때 자세히 보면 다 그의 말이 맞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전술을 변경한다. NBA서 나온 전술을 접목하기도 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늘 희망적이다.

-제작진이 선수나 감독에게 주문한 것이 있나?

▲없다. 저와 서 감독은 출연진에게 한 번쯤 농구선수의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웃겨달라’거나 ‘개인기를 해달라’와 같은 주문은 일절 없었다. 최대한 선수들이 농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서 감독이 ‘예능 하지 마’라고도 했는데, 제작진과 이미 다 입이 맞춰진 상황이었다. 

-이상윤과 서 감독 사이에 부딪히는 장면이 있었다. 당시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파이어’가 됐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나?

▲나는 벤치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황을 잘 알 수가 없다. 농구를 좋아하는 승부욕 있는 사람들끼리 한 번 튀긴 게 아닐까. 개인적으론 그 장면을 보면서 이상윤이라는 사람이 ‘뜨거운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라마나 <집사부일체>서 보여주지 않았던 진짜 모습이 나온 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나. 진짜 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서 감독이다. 그런 사람들이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으니까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다. 

배우 이상윤이 그렇게 터프한 느낌이 있는 사람이라는 건 드러났던 적이 없지 않았나. 이젠 액션이나 강렬한 악역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배우로서 더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얼굴이 나온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 ▲▲ ⓒSBS

-매니저 조이의 역할이 작다는 의견도 있다. 형식적인 캐스팅 아니었느냐는 말도 나온다.

▲모든 선수가 남자다 보니 조이가 있고 없음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아무리 진짜 농구를 표방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릴렉스는 필요하다. 그 역할을 조이가 해주고 있다. 조이는 농구를 잘 아는 연예인인데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을 직접 찾아가 기운을 복돋아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역할이 컸는데, 조만간의 전지훈련서 조이의 능력과 활약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습경기 내내 졌다. 대회 때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JTBC <뭉쳐야 찬다>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방송에 나오지 않을 때도 5:5 연습경기가 있었는데, 그땐 많이 이겼다. 정말 문수인을 막을 수 있는 팀이 없다. 방송에 나간 팀들은 국내 농구 동호회 중 최강팀이다. 타팀 일부 선수 중 2m3cm, 197cm의 장신 선수들도 있는데 피지컬로는 프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 팀들과 붙어 이겨야 리그전서도 잘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을 제작진과 서 감독이 동시에 했다. 시간은 부족한데 그런 강팀과 붙으니 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과정을 지켜본 입장으로써 대회서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프로그램 제작의 방점은 어디에 뒀나?

▲직관이었다. 개인적으로 농구는 ‘직관할 때’ 가장 재밌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관을 염두해 경기장을 빌렸다. 그 강렬한 에너지를 원했는데 코로나19 로 1경기만 관중이 있었고, 나머지는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경기장이 갑자기 취소되는 등 난관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관중 없이 경기한 점이 제일 아쉽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핸섬 타이거즈>는 서 감독과 출연자 모두가 열심히 뛰어줬기 때문에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이다. 뿐만 아니라 퀀텀 스킬 트레이닝 랩의 김현중 대표는 서 감독과의 친분과 농구 붐이라는 취지 때문에 전폭적으로 선수들을 도와줬다. 경기장과 연습경기 팀 섭외, 선수들이 다치지 않도록 몸 관리하는 부분 등 전반적으로 도와줬다. 여러 도움 속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정말 고맙다. 

-리그서 떨어지면, 끝나는 것으로 예정된 프로그램이다. 혹시 시즌2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나. 

▲대성공을 거둔 <스토브리그>도 시즌2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와 JTBC <이태원 클라쓰> 사이서 화제성을 거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시즌2를 논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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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