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 탐사보도> ②한국대학야구연맹의 운영 주체

막무가내 생떼…도대체 왜?

[JSA뉴스] 유준호 기자 = 우리나라 대학야구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대학야구연맹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국내 아마추어야구를 총괄하는 중앙 경기단체다. 각 시도에 지부들과 산하 연맹체들을 두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규모로 가맹 팀들이 소속돼있는 곳이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서울시야구협회).

문제 제기

··고 전체 약 70개 팀들이 소속돼있는 서울시야구협회는 올 2019 시즌부터 선수 일인당 등록비를 8만원으로 인상했다. 특히 중학교 선수들의 선수등록비는 10만원으로 인상, 통보했다. 따라서 소속 선수들 전원은 모두 시즌이 시작되기 이전에 선수등록비의 납부와 함께 선수등록 절차를 완료한 바 있다.

덧붙여 서울시야구협회는 그동안 무료로 개방돼왔던 협회 주관의 구의야구장 경기에 관중들의 관람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인상된 선수등록비와 함께 관람료 징수에 대해 많은 불만의 소리들이 나왔으나 협회의 재정 안정, 더 나아가 재정의 자립이라는 대의에 결국에는 대다수가 동의했고, 차질 없이 시즌에 돌입하게 됐다.

기실 야구를 비롯한 국내 스포츠 관련 경기단체들의 재정은 스포츠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열악하기만 하다.


일반적인 야구의 경기단체들이 한 해에 필요로 하는 재정의 사용처는 경기단체가 주관하는 대회의 운영비와 사무처의 유지비로 나눌 수 있다. 대회의 운영비는 경기장사용료·심판들의 수당·기타 운영경비로 구성되고, 사무처의 유지비는 직원들의 인건비와 사무실 유지비·기타 운영비 등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대회운영비는 국고보조나 상위단체의 보조·지자체의 보조금 등으로 충당이 되는데, 예를 들면 현재 한국대학야구연맹(이하 연맹)이 주관하는 대학 ‘U-리그의 대회운영비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전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보조를 해주고 있는 식이다.

그런데 연맹이 주관하는 경기는 U-리그 대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기 대학야구선수권대회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등 연맹이 자체적인 재원을 동원하여 수행해야 할 몇 개의 단일대회가 해마다 존재한다.

▲ 선수등록비 집행내역 양식.

연맹은 얼마 전 사무국()을 한양대동문회관서 강남 지역으로 이전했다. 한양대학교 측에서 해당 사무실을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코자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했던 기존의 사무실을 포기해야만 했기에 연맹은 재정적인 부담을 더 많이 질 수밖에 없게 됐다.

연맹의 재정적인 부담은 거의 온전하게 집행부의 몫이지만, 운영에 관한 주체는 크게 세 단위로 나뉜다. 연맹규약에 명시된 바와 같이 이사회대의원회’, 그리고 연맹 외 별도의 독립기구인 한국대학야구 감독협의회’(이하 감독자협의회).

선수등록비만 사용처 내용 공개 요구
회계 개념 몰라서? 알면서 억지논리?

감독자협의회는 연맹에 소속돼있지 않은 별도의 독립된 주체이지만, 사실 연맹을 운영하는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자협의회의 결정 사항이 이후 연맹의 이사회에 반영되어 실행되며, 특히나 많은 감독들이 연맹의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감독들이 실질적으로는 소속 대학을 대표한 위임인의 자격으로 대의원회의에도 참석해 예결산을 포함한 대의원회의 의결사안에 가부를 결정한다.

연맹의 이사회는 연맹의 사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한다.(연맹규약 제27) 그리고 대의원회는 그러한 사업의 결과와 결산에 관해 심의하고 의결한다.(연맹규약 제20)

선수등록비의 금액은 사실 많으면 많을수록 연맹에 소속된 각 대학팀들과 선수들에게 좋은 것이다.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용처가 투명하고 공개적이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연맹은 과거 3년 동안의 선수등록비에 대한 사용처에 관한 사안 중 2016년 등록비와 2017년 등록비에 대한 심의는 이미 회계연도 결산을 해당연도 대의원총회서 심의·의결한 바 있다.

그런데 2018년도 사용처에 관한 심의·의결을 위해 소집했던 대의원총회는 단 한 명의 대의원도 참석치 않아 무산·연기된 바 있다. 이를 빌미로 일부 대의원()이 과거 사용처의 공개와 임원진의 전원해임을 요구하며 연맹을 둘러싼 대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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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대학교체육부장협의회공문(2019.3.14)

이런 과정을 보면 과거 3년 중 2016년도 회계와 2017년도 회계에 관한 대의원총회의 의결 등은 깡그리 무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의 경기단체서 이뤄진 공적인 의결사항이 완전히 무시된 것이다.

선수등록비는 아주 크고 중요한 연맹의 수익이지만, 그것이 수익의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등록비만을 별도로 관리하는 회계시스템은 있을 수가 없다. 연맹은 전체의 수익금을 관리할 뿐이고 그 전체의 회계, 관리 내역을 감사받은 후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받는다.

그런데 선수등록비에 대해서만 사용처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일반적인 회계, 관리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억지논리를 만들려는 의도된 행동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오히려 선수등록비의 사용내역만 따로 공개하는 것이 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회계서 수익과 사용처는 대차되는 것이고, 양쪽의 대차현황서 구분은 가능하지만 구분된 항목끼리 연결 가능한 회계시스템은 아직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비상식적인 것이다.

현 임원진 흔들기?
의도된 행동 의심

물론 이 문제를 제기한 일부 대의원들은 급격히 인상된 선수등록비의 금액에 대하여 불만을 가질 수도 있고, 과거의 선수등록비에 대한 사용처가 충분히 궁금할 수 있다. 그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궁금한 내용의 공개요구를 연맹이 소집했던 대의원총회서 논의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 절차를 건너뛴 것이다. 공개 자료는 보러오지 않은 채, 공개를 않고 있으니 임원들을 해임하겠다는 논리가 형성된 것이다.
 

▲ 전국대학교 체육부장 협의회 공문(2018.10.26)

한편으로는 문제를 제기한 주체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애초에 이 문제를 제기했던 주체는 전국대학교 체육부()장 협의회였다. 그런데 사실 이 체육부장 협의회는 연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다.

현재 연맹 대의원들이 소속돼있기는 하지만, 사실 공공단체로서의 체육부장 협의회가 연맹에 자료 공개를 요구하거나, 연맹으로 선수등록비 납부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있는 자격과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다. 체육부장 협의회에 소속되어 있는 연맹의 대의원이라면 2018년도 결산을 위한 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먼저 문제의 제기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연맹의 일부 대의원들 사이서 제기됐던 과거 3년 동안의 선수등록비 사용처에 관한 공개 요구와 그에 따른 임원들의 해임요구 사안은 그 원인을 차치하고,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순서와 절차, 그리고 요구하는 자료의 내용도 너무 어긋났다. 앞서도 너무 앞서 나간 것이고, 기본적인 회계처리의 내용서도 틀린 것이다.

규정과 절차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대학은 국내 최고의 지성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다. 이른바 가장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민주적인 절차를 지키는 것에 익숙한 집단인데 그런 지성들이 모여 있는 집단서 자신들이 속한 공공 경기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있어 절차와 순서 등을 모두 지키지 않은 채 무리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소위 말하는 지식인들의 오만일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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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