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자유한국당 세월호 막말 종결자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4.22 10:16:34
  • 호수 12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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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장사’부터 ‘징글징글’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의 ‘5·18 망언’에 이어 ‘세월호 막말’로 파문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5주년을 추념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의 막말은 국민들을 공분케 했다. 자유한국당의 세월호 참사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국민들을 공분케한 자유한국당의 세월호 막말을 총정리했다. 
 

▲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비난 발언을 사과한 데 이어 당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5주년을 앞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처먹는다”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도 “세월호 좀 그만 우려먹으라, 이제 징글징글하다”는 글을 인용했다. 

폄하에 모독
유가족 상처

두 정치인은 세월호에 대해 ‘막말을 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글이 인터넷서 논란이 되자 ‘세월호 유가족들’을 ‘세월호 유가족 중 일부 인사들’로 고쳤다. 그래도 비난이 커지자 결국 글을 삭제했다. 차 전 의원은 유족들에게 사죄했고 정 의원도 논란이 확대되자 글을 삭제 처리했다. 

당 안팎서도 거센 비판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강병원 대변인은 “한국당은 ‘황교안을 지키자’고 유가족과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세월호와 함께 저린 심장을 안고 살아온 국민은 한국당에 묻고 있다. ‘당신들도 뜨거운 심장이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서 “세월호 참사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한 반사회성 인격장애 ‘소시오패스’의 전형적 모습”이라며 “황교안 대표도 당 내부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차 전 의원을 제명하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차 전 의원은 그따위 참혹한 막말을 내뱉고도 대명천지를 무사히 거닐 수 있는 대한민국이 문명국가임에 항상 감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한국당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황 대표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5주년 전후 또다시 망언
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에 질타 쏟아져

한국당은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을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세월호 관련 발언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리위는 조만간 소집되는 대로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이 세월호 참사나 유족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글을 올린 목적과 경위 등을 확인한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차 전 의원을 고소할 방침이다. 세월호 유족과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의 배서영 사무처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차 전 의원에 대한 고발 계획을 전했다. 

배 사무처장은 “지금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함께 고소,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에게 오늘은 자식이 돌아오지 못한 날”이라며 “지난 토요일 가수 이승환씨가 한 말로 대처하자면 ‘못나고 못됐고 추악하기 그지없다’는 말로 대신해야 할 것 같다”고 첨언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세월호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박근혜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한 새누리당의 후신이 한국당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새누리당은 세월호를 ‘교통사고’ 정도로 치부하고 ‘수억원의 보험금’ 운운하며 유족을 모독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뱉은 세월호 막말을 모았다.

당대표가 
사과 해도…

▲한국당 민경욱 의원= 2014년 5월24일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의원은 비공식석상서 기자들에게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의 민간 잠수사들에 대해 ‘시신 수습 시 500만원’을 운운해 물의를 빚었다. 민 의원은 “민간잠수사가 일당 100만원, 시신 1구 수습 시 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한국당 이완영 의원= 2014년 6월30일 이완영 의원은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 보고 과정서 지지부진한 진행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족을 불청객 취급했다. 이 의원은 “내가 당신(세월호 유족)에게 말했냐. 경비는 뭐 하나”라고도 했다. 또 2014년 7월2일 세월호 국정조사에서는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보고받던 중 “가족이 전문지식이 있습니까, 이성이 있습니까?”라며 유가족을 비하하기도 했다.
 

▲ 자유한국당 소속의 이른바 세월호 막말 종결자들

▲한국당 심재철 의원= 2014년 7월20일 심재철 의원은 카카오톡으로 세월호 참사 비하 메시지를 당직자와 지인들에게 보냈다. 심 의원은 “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달라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세월호 사망자들이 수억원의 보험금을 받는다”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들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이라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 2014년 7월24일 주호영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서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했다. 주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저희의 기본 입장은 교통사고다. 그래서 선주나 선박회사를 상대로 소송해서 판결받으면 그것으로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특수한 케이스니까 재판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가가 일단 전액 대납해주고 나중에 절차를 거쳐 받자는 설계다. 이것도 이전 사고에 비해 상당한 특례”라고 말했다. 

싸늘한 여론 
고소·고발로

▲한국당 김태흠 의원= 2014년 8월1일 김태흠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19일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을 노숙자 취급해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본청 앞에)줄 치고 옷(빨래) 걸어놓고, 그게 모양새가 뭐냐. 그 모습이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정의화 국회의장이 (유족들의)농성을 허가해줘서 그런 거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억울할 때마다 (국회에)와서 그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순례 의원= 2015년 대한약사회 부회장이었던 김순례 의원은 세월호 유족들이 사망자 전원을 의사자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시체장사를 한다’고 모욕했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 ‘국가유공자 연금액의 240배나 되는 보상금을 요구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기도 했다. 또 ‘거지근성’ 등의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 특별법을 비하하는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대한약사회는 당시 부회장이었던 김순례 약사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새누리당 김종태 전 의원= 2015년 10월24일 김종태 전 의원은 국회 농림해양수산부 예산심사소위서 세월호 청문회를 ‘분탕질’에 비유했다. 김 전 의원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특조위)가 제출한 청문회(5개 조사 파트가 각 4회씩 총 20회)용 예산 1억6000만원을 두고 “청문회를 20회 하면 많은 것 아니냐. 청문회를 통해 사고 조사되는 것 아니다”라며 “청문회 20회 해서 신문에 나고 하면 또 분탕질난다”고 발언했다. 

어떻게 저런 말을 쉽게… 
무슨 생각으로 내뱉나?

▲한국당 원유철 의원= 2015년 11월19일 원유철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서 세월호특조위의 대통령 행적 조사를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원 의원은 “특조위가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본연의 임무는 내팽개치고 정치 공세만 하려는 것은 유감”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조사 착수는 정치적 중립성 의무에 위반되는 것으로 특조위 이탈과 월권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2015년 12월2일 김용남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서 세월호특조위를 ‘세금 낭비’라고 폄훼했다. 김 전 의원은 “활동기한 내내 사실상 하는 일이 아무 일도 없이 국민 세금만 낭비하고 있는 세월호특조위 관련 예산을 점검해야 되는 것이 시급하다”며 “특조위가 사실상 과거 소위 운동권 경력이 있거나 그쪽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120명을 거의 다 채워놓고 엉뚱하게 세월호 침몰 당일의 대통령 7시간 행적을 조사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 2016년 12월5일 정유섭 의원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은 ‘놀아도 된다’고 두둔했다. 정 의원은 “세월호 7시간 동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전두환정권 때 경제가 왜 잘됐나. 대통령이 관심 없어서 잘된 것”이라며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했으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 대통령에 충체적인 책임은 있지만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발언했다. 

역대급 
망발 보니…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2017년 3월24일 홍준표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서 세월호 참사를 ‘좌파가 이용했다’고 발언했다. 홍 전 대표는 “(오히려 박근혜정권이)이용을 당했다”고도 말했다. 이틀 뒤인 26일엔 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TV 토론회서 “좌파들이 해난사고를 정치에 이용한 지 3년이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 이철우 의원= 2017년 11월 이철우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기 퇴진과 개헌을 주장하며, 세월호를 비유해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조기 퇴진하되 탄핵 대신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대로 있으면 세월호 학생들처럼 다 빠져 죽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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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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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