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①> 백운비의 천기누설 -2019 국운 대예측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1.29 09:46:51
  • 호수 1203호
  • 댓글 0개

“내 말이 틀렸기를 간절히 바란다”

[일요시사 취재 1팀] 박창민 기자 = 백운비역리원 백운비 원장은 올해 국운이 암담하다고 진단했다. 백 원장은 “국운이 좋지 못해 나라가 계속 어려울 것이다. 내 말이 틀리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백 원장은 대한민국 모든 구성원이 ‘수신재가(修身齊家)’의 마음으로 올해를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요시사>는 백 원장에게 올해 국운을 물었다.
 

▲ 신년 기자회견 갖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올해는 파류침선(波流浸船)하지만 어쩔 수 없다. 수신제가(修身齊家)의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2019년 올해 국운에 대한 백운비 원장의 한마디다. 배가 침몰하는 것처럼 방향도 잃고, 모든 것이 무너지며, 꿈과 희망도 모두 사라진다. 남 탓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닦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국운이 좋지 못해 나라가 어렵다. 어떤 사람은 대통령 탓을 하는데, 국운이 안 좋으면 좋은 대통령도 별수 없다”고 말했다. 

파류침선
수신제가

그는 “운기상재(運氣上在)”라는 말도 언급했는데 이는 ‘운과 기는 높은 곳에 존재하는 것이니 인간은 미미한 존재’로, 쉽게 말해 ‘운이 최고의 능력’임을 뜻한다. 


현재 국운이 좋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장기적인 불황이다. 국민들의 삶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내 경제는 현재 구조적 불황에 직면했다. 정부서 내놓은 각종 경제 정책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는 이유다.

이 같은 현상은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1월1일 KBS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의 국정 평가는 ‘매우 잘했다’ 14.2%, ‘대체로 잘했다’ 41.0%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5.2%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으며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도 65.0%에 달했다. 특히 민생 경제의 핵심 지표로 꼽히는 자영업 종사자의 41.6%가 ‘전혀 성과가 없었다’고 답해 다른 직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불만을 나타냈다.

경제 전문가와 학계에선 그 이유를 국제 정세와 국내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짚었다. 우선 대외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미중 무역전쟁인데 일단 올해 3월까지 휴전하기로 했다.

기해년 국운 대체로 좋지 못해 
“누가 대통령 되어도 그랬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또 다시 자존심 싸움을 한다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 되기 때문에 올해 세계 경제의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계 반도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우리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경제의 경우 상당히 복잡하다. 우선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바이트 플랫폼인 알바콜이 자영업자 회원 240명을 대상으로 ‘2019년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7%가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난관으로는 규제 혁파를 위한 법안 마련이다.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야 하는데 여소야대 국면서 여야 모두 자당 이기주의에 빠지면서 규제 개혁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미 여러 번 규제 개혁과 관련된 법안 처리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여야의 이해관계에 막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계의 협조도 난관이다. 이미 탄력근로제 확대적용에 대한 반발을 하고 있는 민노총이 문정부에게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라는 대타협 기구를 통해 노동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문정부가 경제를 망쳤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7일 국회서 ‘경제비상 극복,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긴급간담회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정권의 실험적 소득 주도 성장과 규제 일변도의 반기업 정책 때문에 대한민국 경제가 IMF 때보다 더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시류를 감안한 듯 문 대통령은 올해 “경제에 모든 걸 걸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서 ‘경제’ ‘성장’ ‘혁신’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회견문을 통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경제로, 총 35번 언급됐다. 지난해 신년회견서 경제가 9번 언급된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민심 흉흉해져
경제가 문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정하게 경쟁하는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 취지”라며 “미래의 희망을 만들면서 개천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국운이 안 좋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느 대통령이 와도 지금처럼 안 좋았을 것”이라며 “국운이 좋아 나라가 잘되면 나쁜 대통령도 좋은 대통령이 된다. 국운이 나빠 나라가 잘 안 되면 좋은 대통령도 나쁜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도 빼놓을 수 없는데 한반도의 평화는 북한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백 원장은 “올해 북한이 ‘흥진북두(興進北斗)’하고 있다. 한국의 좋은 기운이 그(북)쪽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남북관계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격한 진전을 이뤘다. 이와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며 국제 사회에 정상 국가로서의 지위를 알렸다. 


지난해 초 남북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개통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남북 정상이 만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연락망 복원’이 남북관계 복원의 시발점이 돼 지난해 남북 정상은 3차례나 만났다. 
 

▲ 남대문시장

남북이 화해의 물꼬를 트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이다. 판문점 연락망이 개통된 지 일주일이 채 안 된 지난해 1월9일 남북은 고위급회담을 갖고 평창올림픽 북한 대표단 파견과 군사당국회담 개최 등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이어 지난해 1월17일 평창 실무회담에서는 남북 개막식 공동입장·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에 합의했다. 

흥진북두
북 너무 믿지마

지난해 2월에는 북한정권의 실세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하며 “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간에 북한 방문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 

지난해 3월에는 김여정 특사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우리 측의 대북 특별사절단 방북이 있었다. '대북전략통'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대미관계 핵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국내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투톱이 방북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하며 본격적인 남북교류의 길을 텄다.

지난해 4월27일엔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12일에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서 트럼프 대통령과 1차 북미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전 세계에 정상 국가의 원수로 얼굴을 알렸다. 


좋은 기운 북한에 몰리고 있어  
문화·체육·관광 분야 대성

북한은 올해도 정상 국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미국과 2차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받은 친서에 답장을 했다는 사실이 백악관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CNN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편지에 답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두 번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준비를 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원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한반도 평화가 중요하지만 현재 모든 상황이 북한에게만 이득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런 경우 가까운 사람끼리 파국이 온다. 아군이 적군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정치권에선 북한 문제와 관련해 ‘비핵화 번복’ ‘퍼주기 논란’을 거론하며 ‘천안함 폭침 사건’ 등으로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백운비 원장

백 원장은 북한 문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는 것을 경계했다. 

대체적으로 국운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문화·예술·체육 분야서 2019년 큰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백 원장은 내다봤다. 백 원장은 “한국 예체능은 매우 흥행할 것이다. 토(土) 운이 작용하고 있다. 문화 예술이 오행으로 말하면 토에 속한다”고 말했다. 

모든 예측
틀렸으면…

백 원장은 올 한 해가 대체로 어렵다고 내다봤다. 곳곳에 먹구름이 끼며 원성과 한탄의 함성이 요동친다는 것. 백 원장은 “이런 말들이 모두 틀리기를 바란다. 올해는 모두가 수신제가의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재정비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열심히 사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cmp@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인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그는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당시 ‘정적 죽이기’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검찰 내부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검찰 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 포함해 취임 전 법원·검찰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고 선거 과정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차례 대립각 이재명정부서 문재인정부 시절 ‘미완’으로 끝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완성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문정부 때부터 줄곧 추진해 온 검찰개혁 방안과 유사하다. 문정부 당시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만을 검찰에 남겨두고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로 옮겼다. 하지만 윤정부 들어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과 수사준칙 개정 등으로 여타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일부 복구됐다. 이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문정부와는 궤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을 신설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징계 제도’까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대통령령인 수사 준칙 상향 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특례 규정 내용이 담긴 수사 절차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검찰총장 임명 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도록 하고, 검사의 영장 청구권 독점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상 무소불위였던 검찰 권력을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현재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정부서 검찰이 수사·기소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다른 법조인은 “앞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모두 헌법재판소서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 이 대통령 공약대로 기소권 남용 통제, 검사 징계 파면 등이 도입된다면 검찰에 대한 견제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힘을 실어준 뒤 두 기관을 적극 활용해 이른바 ‘적폐 청산’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수사청과 기소·공소청 분리 원칙 줄사표 신호탄…내부는 ‘초긴장’ 검찰 내부에서는 착잡한 기류가 팽배하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사 탄핵이나 특활비 전액 삭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검찰의 운명은 민주당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재명정부와 여당이 된 민주당이 몰아칠 텐데 검찰의 협상력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개혁을 하든, 무엇을 하든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여야지 별 수 있냐”며 “다들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개 검찰을 지원하는 이유가 국가에 대한 사명감 때문인데, 검찰개혁에 포함된 검사징계법에 파면을 명문화하게 되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4~5명의 평검사가 각 부서에 있어야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지금도 2~3명의 평검사만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개혁 이후에는 부장 검사 밑에 직접 수사를 할 평검사가 전혀 없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인사보복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개혁 이전에 인사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사석에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반면, 일선 형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우리에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다만, 형사부·특수부 검사들이 공감대를 이루며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과거 문정부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바 있는데, 이번 검찰개혁으로 경찰이 영장 청구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검찰 단계서 경찰의 영장청구를 판단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내부서 특수부와 형사부가 갈리는 상황에 이들을 모을 구심점도 없다. 과거 문정서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 검사들이 단일대오로 뭉쳐 저항했던 것처럼 먼저 움직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수사로 검찰의 존재 의의를 보여야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선거개입 의혹 등 굵직한 주요 사건 관련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있다. 특검이 시작되면 검찰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선 직후 대규모 인사도 예상된다. 당장 고검장·지검장 물갈이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맡았던 검사들의 줄퇴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직서는 지난 3일 수리됐다. 검 운명은 민주당에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엔 성남FC 및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미 2022년부터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매년 100명 이상의 검사들이 퇴직했는데 이번엔 이보다 더 큰 규모로 검찰 대탈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윤정부가 들어섰던 해인 2022년엔 직전 해(79명)보다 2배쯤 많은 검사 142명이 퇴직한 바 있다. 다만 퇴사를 희망하는 검사가 많더라도 대형 로펌에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실제 퇴사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속도전이 아닌 과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반추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정책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으로 인한 수사권 조정 등으로 인한 영향을 복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다 예상했던 것들로 놀랍진 않지만 수사가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으면 좋겠다”며 “과거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이 왜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겠나? 수사권 조정 등 앞선 검찰개혁에 대해 복기한 다음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수사기관 간 견제는 경쟁으로 이어진다”며 “수사는 합리적이고 치밀하게 해야 하는데 다른 기관을 의식해 무리하게 하다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한 부장검사는 “구조적인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며 “수사권, 수사력의 문제도 있지만 법 자체가 구조적으로 난점이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등 근간이 되는 법에 속도전으로 나선다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수사 때처럼 향후 여러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수사기관끼리 경쟁하게 되면 결국 윤 전 대통령 내란 수사처처럼 어느 사건이든 번번이 망가질 것”이라며 “검찰 등 수사기관, 학계, 정계 등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에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정부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수사기관 개혁과 사법개혁도 같이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은 축소하면서 경찰과 공수처의 권한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 정원을 현행 25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확대하고, 고위 공직자의 모든 범죄에 대해 영장 청구 및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꼼꼼히 설계해야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급한 수사기관 확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실패하는 등 수사력 한계를 노출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에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자 수사권을 주장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검찰의 수사 성과를 냉정히 평가한 뒤 수사권 분리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개혁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법개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파기환송을 결정하고, 다음날에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그달 15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공판기일을 지정한 지 5일 만에 다시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인 오는 18일로 변경했다. 연기 사유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일련의 과정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부 개혁이 대선 국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관 증원 법안을 연달아 발의했고, 박범계 의원이 법조인이 아닌 사람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발표한 공약집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의 하위 범주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공약했다. 대법원 등 사법기관도 엎는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의견도 공약집에는 실제 증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도 발의됐으나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철회했다. 대법관이 증원되면 현재 1인당 연평균 약 4000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이 줄면서 ‘재판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상고심 적체 현상은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갈등에 해답을 제시하는 최고 법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30명이 모두 모여 깊이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따라 이 대통령 임기 중 총원의 절반이 넘는 대법관이 대통령 임명을 받아 합류하면 사법부 구성이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의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는 ‘재판 소원’이 도입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법원이 법률을 헌법에 어긋나게 해석·적용하거나, 재판의 절차적 측면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된 경우 헌재가 결정으로 위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헌재가 법원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헌법 101조에 반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해 왔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재판소원 추진 논의가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점에서 대법원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의 ‘4심제’가 돼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이 약화하고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헌법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안전망을 두텁게 만든다는 점에서 도입을 긍정하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오랜 기간 재판소원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헌재 역시 최근 국회에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을 냈다. 이밖에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공개변론 중계 의무화 추진,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등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 등도 이 대통령 임기 중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사법개혁 문제는 최우선 문제에 속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제도 개혁이나 특히 사법·경찰·검찰개혁은 중요하다. 수사권 조정이든 다 중요하다”면서도 “여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생이 우선 일단 후순위 이후 지난 6월4일 취임사에선 “먼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및 사법개혁이 중요하지만 민생 회복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로 인해 검찰·사법개혁은 후순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