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토로>해고노동자 백승철이 밝힌 '두 얼굴의 한국3M' 고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6.29 15: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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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제2의 김진숙’ 여전히 많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작년 가을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300일이 넘는 크레인 고공농성은 우리사회의 ‘희망버스’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결의를 보여줬다. 끝이 보이지 않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희망버스 투쟁의 힘으로 ‘1년 후 재고용’ 약속을 받아낸 것. 비단 한진중공업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는 수 없이 많은 해고 노동자들이 있고, 그들은 하루하루 생계의 절박함과 싸우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3M으로부터 징계해고를 받은 뒤 힘든 투쟁을 계속해 나가는 있는 백승철(35)씨도 그 중 하나다. 그를 만나 노동조합원의 삶과 고민, 그리고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09년 5월, 인간존중 윤리기업·노사 상생의 손꼽히는 외국투자 기업으로 알려진 (주)3M에서 민주노조가 만들어졌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노동자들이 받는 비인간적 대우와 차별에 더 이상 당하고 살 수 없었다”는 노동자들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꿈을 함께 꾸고자 금속노조 3M지회를 출범시켰다. 당시 90%이상의 노동자들이 그 자리에서 노조에 가입했다.  
   
노동탄압 왕국?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고 2006~2008년까지 4천억원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회사는 임금 동결에 이어 2009년엔 임금을 5% 삭감했어요. 2008년 말에는 구조조정이란 이유로 일부 직원을 내쫓고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작업복을 제공하지 않거나 산재를 당했다는 이유로 근무평가에서 불이익처분을 받아왔죠. 또 대부분의 여성노동자는 정규직이 되더라도 연간 상여금을 받지 못하고 승급도 되지 않는 등 차별을 받았고요. 회사의 경영방침과는 너무도 다른 비인간적 대우와 차별에 맞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됐죠.”

그러나 3M노조가 결성된 뒤 상황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노조 측과 백승철씨에 따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탄압이 경기 화성공장, 전남 나주공장에서 일어났다.

또 600여명의 조합원에서 이 같은 사측 탄압과 탈퇴 및 회유 공작으로 인해 조합원이 50여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당시 ‘노조파괴의 달인’으로 알려진 박원용 경영지원본부장이 영입되고 임금협약이 체결되면서 본격적인 노사갈등이 시작됐어요. 처음엔 여성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해주고 근무평가제도도 어느 정도 개선되나 싶더니 그 뒤부터 무차별적인 징계, 해고, 차별 등이 오고갔죠.”

임금협약 체결 이후 사측은 단체협약 체결은 시간끌기로 일관하면서 조합원 160여명을 징계하고 5명은 해고했다. 또한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 고발이 진행됐다.

‘노조 탈퇴’를 미끼로 계약직 조합원들에 대한 노조 탈퇴공작이 이루어지고 인맥을 총동원한 탈퇴공작을 벌이기도 했다. 탈퇴가 이루어지지 않은 조합원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부서 전환배치가 강요됐다.

노조탈퇴 거부한 죄로…여름에 ‘풀’ 뽑고 겨울엔 ‘눈’ 쓸기
노조를 바라보는 사회인식 아쉬워 “노사는 상생해야 한다”

“부서에서 일을 잘 하고 있는데도 조합원들에게만 부서전환배치를 강요시켰어요. 안 간다고 하면 6개월 정직을 맞거나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면 더 힘든 데로 가게 됐죠. 특히 한 부서에서 5~10년 이상 일한 조합원들은 다른 부서로 이동시켜 일을 안 시켰어요. 여름에는 땡볕에서 풀베기를 시키고 겨울에는 낙엽 쓸기? 눈 쓸기, 공장 바닥 페인트 제거작업을 한다든지 화장실 청소, 기계 녹 제거작업 등을 했죠. 나주공장의 경우 아예 그런 부서를 만들어서 다른 부서에 땜빵이 있으면 거기 가서 일을 도와주는 식이었어요.”

또한 시설물 보호차원이라는 명목으로 고용한 용역경비를 동원해 노조 사무실과 천막농성장을 침탈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여름, 백씨 등 노조원들과 용역경비들이 집회물품을 반입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고, 사측은 그 자리에서 백씨를 포함 조합원 7명을 해고했다.


“지난 2월에 노조활동 과정에서 직원을 해고한 조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음에도 사측은 대법 판결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말만 내놓고 있어요. 죄 없는 직원을 고소까지 해놓고 판결이 났으면 복직을 시켜야 하는데 사실상 조합원을 다시 회사에 들여오기 싫다는 거죠.”

그럼에도 백씨를 포함한 19명의 해고자들은 “끝까지 싸워서 꼭 복직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복직이 된다고 해도 노조를 탈퇴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노조가 깨진 사업장들이 죽음의 현장이 된 경우가 많은 만큼 노동자들이 어깨 펴고 살기 위해선 노동조합이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노동조합은 우리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노조가 있어야만 노동자의 권리도 찾을 수 있고, 부당함에 대한 요구도 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에 노조가 없었다면 죄 없는 직원을 내보내도 그냥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텐데 노조를 통해 같이 힘을 모아 대응할 수 있죠.”

“귀족노조 아냐”

백씨는 또 노조를 바라보는 사회 인식이 아쉽다고 말한다. 시민들의 인식개선과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 백씨는 트위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편 1인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에서 파업한다고 하면 월급 많이 받고 배부른 소리 한다는 식의 ‘귀족노조’라는 비아냥이 많아요. 다른 나라들을 보면 소방대원, 군인 노조까지 있는데 말이죠. 노조가 있음으로 해서 이 사회가 더 투명해지고 발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민 모두가 아셨으면 좋겠어요.”

1130일. 이제는 갈 데까지 갔다. ‘파국’인가, ‘화합’인가! 선택은 이제 온전히 회사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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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