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이슈메이커 김혜경 수수께끼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1.26 16:18:19
  • 호수 1194호
  • 댓글 0개

충격적 진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혜경궁 김씨’ 논란이 뜨겁다. 최근 경찰은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아내 김혜경씨라고 결론냈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혜경궁 김씨는 정말 이 지사의 아내였던 걸까. 
 

▲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계정‘(@08__hkkim)’ 소유주로 알려진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씨

경찰이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계정‘(@08__hkkim)’ 소유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지목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 지사 측은 “경찰의 수사 결과는 전적으로 추론에 근거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에게 유리한 증거는 외면한 것으로서,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여배우, 조폭…
이번엔 아내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은 지난 4월 불거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전해철 의원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이 한창이었다. 당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가 ‘전해철이 자유한국당과 손을 잡았다’는 비방 글을 올렸다. 

당시 전 의원 지지자들은 트위터 계정에 이용된 휴대 전화번호 끝 두 자리와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가 44로 같다는 점 등 몇 가지 단서를 토대로 트위터 계정 주인이 이 지사의 부인 김씨라는 주장을 했다. 

계정주에게 ‘혜경궁 김씨’라는 별명을 붙였다. 전 의원은 이 트위터 계정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지난 4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경기도선관위에 신고했다. 이후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며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전 의원은 지난달 당내 화합을 이유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지난 6월에는 이정렬 변호사가 3000여명의 고발인을 대리해 김씨를 문제의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고발장을 통해 “피고발인 김혜경은 트위터 '@08__hkkim' 계정주로, 2016년 11월28일경부터 12월28일까지 39회에 걸쳐(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취직 등과 관련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에 아들을 특혜 취업시켰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앞서 혜경궁 김씨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 지사의 정치적 경쟁 상대였던 문 대통령을 겨냥해 악의적인 비방을 쏟아냈다. 세월호 참사를 거론하며 다른 계정 사용자들을 비난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혜경궁 김씨 계정주는 지난 2016년 12월 “아들 취직 시킨 문재인은?”이라며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대선과정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지난 1월 이 지사를 비판하는 의견에 대해서 “적어도 품위 있게 아들 취직시키고 실수였다는 일 따위는 안 하겠죠?”라고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문재인이나 와이프나 생각이 없다. 생각이” 등 문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들을 다수 올렸다. 문준용씨의 채용비리 의혹은 지난해 11월 무혐의로 결론났다.

‘혜경궁 김씨’ 사태 일파만파 
고발→수사→기소의견 검찰로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모욕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해당 계정주는 2016년 12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꼭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을 꼭 보자. 대통령 병 걸린 놈 보다는 나으니까” “노무현 시체를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 가상합니다! 파이팅”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것도 모자라 세월호 참사를 거론하며 패륜적인 말을 내뱉기도 했다. 혜경궁 김씨는 2016년 2월 일부 트위터 계정 사용자에게 “너의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되길 학수고대할게” “딸이 꼭 세월호에 탑승해서 똑같이 당하세요”라는 글을 보냈다. 

경기 남부경찰정 사이버수사대는 해당 계정의 게시물 4만건을 분석하고 김씨를 지난 10월24일과 이달 2일에 두 번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검찰 송치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재판과정서 이 지사 측 주장을 반박할 목적으로 감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13년 만들어진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는 성남 거주 여성이며 군대에 간 아들이 있고, S대서 음악을 전공했다. 휴대전화 뒷자리 번호가 ‘OO44’로 끝난다. 김씨와 모두 일치한다.

트위터 계정주는 2016년 7월 휴대전화를 안드로이드폰서 아이폰으로 교체했다. 공교롭게도 김씨도 2016년 7월 아이폰으로 바꿨다.

또 하나는 김씨가 두 차례 올린 사진이다. 김씨는 2014년 1월15일 오후 10시40분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10분 뒤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20분 뒤에는 이 지사의 트위터에 각각 올라왔다.
 

▲ 혜경궁 김씨 트위터

2013년 5월18일 이 지사가 올린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사진도 마찬가지다. 이 사진은 지난 19일 낮 12시47분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에, 같은 날 오후 1시에 이 지사의 부인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각각 올라왔다. 김씨는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이 사진의 캡처 시작도 12시47분으로 표기돼있다. 결정적인 스모킹 건은 없지만 너무도 많은 우연이 겹쳐 있어 김씨가 아니고서는 생각할 수 없다는 게 경찰 측 입장이다.

자신의 부인과 혜경궁 김씨와의 연관성을 줄곧 부인해온 이 지사로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듯 입장을 밝혔다. 

꼬리 문 의혹
스모킹건 있나

이 지사는 지난 19일 오전 9시경 도청 신관 입구서 기자들을 만나 “계정에 글을 쓴 사람은 제 아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이미 목표를 정하고 ‘이재명 아내’라고 맞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이재명 부부에 대해서 왜 이렇게 가혹한지 모르겠다”며 “아내에 대해서는 6명의 전담 수사관을 편성하고 (19일 검찰 송치에 대해)이틀 전 미리 영화 예고편 보듯 틀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때릴려면 이재명을 때리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에게 뱉어라”며 “죄 없는 무고한 가족과 아내를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저들이 바라는 바 저열한 정치 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서 ‘의혹이 사실이면 사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뇌물을 받았다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에 죄지었다고 하는 것은 프레임”이라고 말해 사실상 지사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진실 밝히기는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문제의 트위터 계정 소유주와 로그 기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만 미국에 있는 트위터 본사가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입증하려면 아이디 간의 유사성과 같은 간접 증거 외에도 본인의 자백이 필요하지만 김씨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결국 결정적인 다른 증거나 김씨의 자백을 받을 수 있느냐가 검찰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아무런 결정적 증거 없이 의혹만을 가지고 기소를 했겠느냐”며 “법정서 결정적 증거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다음달 13일까지다. 3주 정도 남은 시간 검찰이 얼마 만큼의 증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사실상 처음부터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수원지방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그동안 계정 주인을 찾기 위해 엄청 노력했고, 그 결과 계정주가 김씨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의 의견”이라며 “그 계정주가 누군지도 중요하고,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 지도 처음부터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와 관련된 의혹은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분당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직권 남용 및 허위사실 공표 등 4건으로 늘어났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 본인 100만원, 후보자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이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무효가 된다.

만약 맞다면…
정치인생 끝?

이 지사는 여배우 스캔들과 조폭 연루 등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도 꿋꿋이 버텨왔지만 이번 문제는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이 지사의 정치적 터전인 민주당의 수장인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저격한 내용이 다수 담겨있어 사실로 결론날 경우 이 지사의 정치적 입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는 주말 내내 “이재명 아웃(OUT)” 요구로 들끓었다. 문 대통령의 팬카페 ‘문팬’은 ‘경찰 발표에 대한 입장’을 통해 “분노하고 경악한다”며 “사법 절차를 떠나 이 지사는 대통령님께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민주당을 탈당하라”고 했다.

혜경궁 김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혜경궁닷컴’도 “민주당은 즉각 이 지사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하고 반할 시 즉각 제명 조치하라”고 했다.

김씨가 혜경궁 김씨라는 경찰 수사결과 발표로 더불어민주당은 난감한 모습이다. 지도부에선 내홍을 경계하며 언급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벌써부터 ‘사퇴론’까지 거론하며 대선 구도 변화를 관측하고 있어 여권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지난 18일 민주당은 경찰 수사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했다. 경찰 발표 직후인 전날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이 구두로 “법원 판단을 보고 나서 당의 최종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와중에 섣불리 입장을 냈다간 자칫 당내 분열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발대식이 끝난 뒤 이 지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문제는 이 지사 측의 완강한 혐의 부인으로 추후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최종 사태의 매듭까지는 오랜 시간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 지사가 자당 소속 핵심 지방자치단체장인 데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향후 공방이 장기화된다면, 당 입장에선 명백한 악재다. 이 지사 문제가 당내 권력 암투로 인식돼 비판적 국민 여론이 확산될 경우 향후 총선과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관성 줄곧 부인한 이재명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표면적으론 언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선 이 지사 책임론도 언급된다. 표창원 의원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씨라면 이 지사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고, 거짓말로 많은 사람을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 지사 측과 대립했던 친문(친 문재인) 진영에선 벌써부터 ‘탈당론’까지 거론하는 상황으로 최종 결론에 따라 당내 역학 구도는 물론이고 차기 대권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지사가 지난 대선 경선 때 친문 그룹과 각을 세운 후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이 지사까지 하차할 시 당내 비주류 후보 군은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된다. 

이 지사를 벼락 끝으로 몰아넣고 있는 아내 김씨는 누구일까. 서울 태생인 김씨는 숙명여대 피아노과 85학번으로, 1990년 이 지사와 연애를 시작해 1991년 결혼식을 올렸다. 1992년과 1993년 연년생인 두 아들을 낳았다. 김씨의 어머니와 이 지사의 셋째 형수가 종교활동을 통해 맺은 인연으로 처음 만났다고 알려져 있다.

‘성남시장 이재명’의 부인으로 살다가 김씨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이 지사가 ‘친형 강제입원’ 사건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면서부터다. 김씨로 추정되는 여성과 이 지사의 친형 고 이재선씨의 딸로 추정되는 인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것.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던 2012년 보건소장 등 소속 공무원들에게 친형 재선씨에 대해 강제입원을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에 따라 환자를 입원시킬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정신과 전문의 대면상담 절차가 누락돼 있는데도 관계공무원에게 강제입원을 지속적으로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 1일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로 추정되는 여성은 재선씨의 딸에게 “주영아 전화 좀 받아라. 미안하지만, 아침 일찍 작은 엄마가 너의 문자를 봤는데 작은 엄마가 무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그러느냐”며 “길거리 청소하는 아줌마한테도 그 따위 문자는 안 보내겠더라. 네가 집안 어른을 어떻게 봤길래, 노숙자 부부한테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전화 매너를 갖고 있느냐”고 했다. 

불똥 튈라
여, 전전긍긍

또 “너가 엄마 아빠 입장서 생각할 것 같아 얘기 안 해준다고 했지. 네 엄마한테 들으라고”라며 “네가 판단한다고 하지 않았냐? 니가 그렇게 판단한 것 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어떻게 그 따위 문자를 보낼 수 있냐. 내가 집안 어른 아니냐?”라고도 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