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이슈메이커 김혜경 수수께끼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1.26 16:18:19
  • 호수 1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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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진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혜경궁 김씨’ 논란이 뜨겁다. 최근 경찰은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아내 김혜경씨라고 결론냈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혜경궁 김씨는 정말 이 지사의 아내였던 걸까. 
 

▲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계정‘(@08__hkkim)’ 소유주로 알려진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씨

경찰이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계정‘(@08__hkkim)’ 소유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지목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 지사 측은 “경찰의 수사 결과는 전적으로 추론에 근거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에게 유리한 증거는 외면한 것으로서,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여배우, 조폭…
이번엔 아내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은 지난 4월 불거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전해철 의원과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이 한창이었다. 당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가 ‘전해철이 자유한국당과 손을 잡았다’는 비방 글을 올렸다. 

당시 전 의원 지지자들은 트위터 계정에 이용된 휴대 전화번호 끝 두 자리와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가 44로 같다는 점 등 몇 가지 단서를 토대로 트위터 계정 주인이 이 지사의 부인 김씨라는 주장을 했다. 

계정주에게 ‘혜경궁 김씨’라는 별명을 붙였다. 전 의원은 이 트위터 계정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지난 4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경기도선관위에 신고했다. 이후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며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전 의원은 지난달 당내 화합을 이유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지난 6월에는 이정렬 변호사가 3000여명의 고발인을 대리해 김씨를 문제의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고발장을 통해 “피고발인 김혜경은 트위터 '@08__hkkim' 계정주로, 2016년 11월28일경부터 12월28일까지 39회에 걸쳐(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취직 등과 관련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에 아들을 특혜 취업시켰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앞서 혜경궁 김씨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 지사의 정치적 경쟁 상대였던 문 대통령을 겨냥해 악의적인 비방을 쏟아냈다. 세월호 참사를 거론하며 다른 계정 사용자들을 비난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혜경궁 김씨 계정주는 지난 2016년 12월 “아들 취직 시킨 문재인은?”이라며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대선과정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지난 1월 이 지사를 비판하는 의견에 대해서 “적어도 품위 있게 아들 취직시키고 실수였다는 일 따위는 안 하겠죠?”라고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문재인이나 와이프나 생각이 없다. 생각이” 등 문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들을 다수 올렸다. 문준용씨의 채용비리 의혹은 지난해 11월 무혐의로 결론났다.

‘혜경궁 김씨’ 사태 일파만파 
고발→수사→기소의견 검찰로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모욕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해당 계정주는 2016년 12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꼭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을 꼭 보자. 대통령 병 걸린 놈 보다는 나으니까” “노무현 시체를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 가상합니다! 파이팅”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것도 모자라 세월호 참사를 거론하며 패륜적인 말을 내뱉기도 했다. 혜경궁 김씨는 2016년 2월 일부 트위터 계정 사용자에게 “너의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되길 학수고대할게” “딸이 꼭 세월호에 탑승해서 똑같이 당하세요”라는 글을 보냈다. 

경기 남부경찰정 사이버수사대는 해당 계정의 게시물 4만건을 분석하고 김씨를 지난 10월24일과 이달 2일에 두 번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검찰 송치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재판과정서 이 지사 측 주장을 반박할 목적으로 감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13년 만들어진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는 성남 거주 여성이며 군대에 간 아들이 있고, S대서 음악을 전공했다. 휴대전화 뒷자리 번호가 ‘OO44’로 끝난다. 김씨와 모두 일치한다.

트위터 계정주는 2016년 7월 휴대전화를 안드로이드폰서 아이폰으로 교체했다. 공교롭게도 김씨도 2016년 7월 아이폰으로 바꿨다.

또 하나는 김씨가 두 차례 올린 사진이다. 김씨는 2014년 1월15일 오후 10시40분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10분 뒤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20분 뒤에는 이 지사의 트위터에 각각 올라왔다.
 

▲ 혜경궁 김씨 트위터

2013년 5월18일 이 지사가 올린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사진도 마찬가지다. 이 사진은 지난 19일 낮 12시47분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에, 같은 날 오후 1시에 이 지사의 부인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각각 올라왔다. 김씨는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이 사진의 캡처 시작도 12시47분으로 표기돼있다. 결정적인 스모킹 건은 없지만 너무도 많은 우연이 겹쳐 있어 김씨가 아니고서는 생각할 수 없다는 게 경찰 측 입장이다.

자신의 부인과 혜경궁 김씨와의 연관성을 줄곧 부인해온 이 지사로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듯 입장을 밝혔다. 

꼬리 문 의혹
스모킹건 있나

이 지사는 지난 19일 오전 9시경 도청 신관 입구서 기자들을 만나 “계정에 글을 쓴 사람은 제 아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이미 목표를 정하고 ‘이재명 아내’라고 맞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이재명 부부에 대해서 왜 이렇게 가혹한지 모르겠다”며 “아내에 대해서는 6명의 전담 수사관을 편성하고 (19일 검찰 송치에 대해)이틀 전 미리 영화 예고편 보듯 틀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때릴려면 이재명을 때리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에게 뱉어라”며 “죄 없는 무고한 가족과 아내를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저들이 바라는 바 저열한 정치 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서 ‘의혹이 사실이면 사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뇌물을 받았다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에 죄지었다고 하는 것은 프레임”이라고 말해 사실상 지사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진실 밝히기는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문제의 트위터 계정 소유주와 로그 기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만 미국에 있는 트위터 본사가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입증하려면 아이디 간의 유사성과 같은 간접 증거 외에도 본인의 자백이 필요하지만 김씨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결국 결정적인 다른 증거나 김씨의 자백을 받을 수 있느냐가 검찰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아무런 결정적 증거 없이 의혹만을 가지고 기소를 했겠느냐”며 “법정서 결정적 증거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다음달 13일까지다. 3주 정도 남은 시간 검찰이 얼마 만큼의 증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사실상 처음부터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수원지방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그동안 계정 주인을 찾기 위해 엄청 노력했고, 그 결과 계정주가 김씨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의 의견”이라며 “그 계정주가 누군지도 중요하고,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 지도 처음부터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와 관련된 의혹은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분당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직권 남용 및 허위사실 공표 등 4건으로 늘어났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 본인 100만원, 후보자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이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무효가 된다.

만약 맞다면…
정치인생 끝?


이 지사는 여배우 스캔들과 조폭 연루 등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도 꿋꿋이 버텨왔지만 이번 문제는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이 지사의 정치적 터전인 민주당의 수장인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저격한 내용이 다수 담겨있어 사실로 결론날 경우 이 지사의 정치적 입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는 주말 내내 “이재명 아웃(OUT)” 요구로 들끓었다. 문 대통령의 팬카페 ‘문팬’은 ‘경찰 발표에 대한 입장’을 통해 “분노하고 경악한다”며 “사법 절차를 떠나 이 지사는 대통령님께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민주당을 탈당하라”고 했다.

혜경궁 김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혜경궁닷컴’도 “민주당은 즉각 이 지사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하고 반할 시 즉각 제명 조치하라”고 했다.

김씨가 혜경궁 김씨라는 경찰 수사결과 발표로 더불어민주당은 난감한 모습이다. 지도부에선 내홍을 경계하며 언급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벌써부터 ‘사퇴론’까지 거론하며 대선 구도 변화를 관측하고 있어 여권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지난 18일 민주당은 경찰 수사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했다. 경찰 발표 직후인 전날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이 구두로 “법원 판단을 보고 나서 당의 최종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와중에 섣불리 입장을 냈다간 자칫 당내 분열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발대식이 끝난 뒤 이 지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문제는 이 지사 측의 완강한 혐의 부인으로 추후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최종 사태의 매듭까지는 오랜 시간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 지사가 자당 소속 핵심 지방자치단체장인 데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향후 공방이 장기화된다면, 당 입장에선 명백한 악재다. 이 지사 문제가 당내 권력 암투로 인식돼 비판적 국민 여론이 확산될 경우 향후 총선과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관성 줄곧 부인한 이재명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표면적으론 언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선 이 지사 책임론도 언급된다. 표창원 의원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씨라면 이 지사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고, 거짓말로 많은 사람을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 지사 측과 대립했던 친문(친 문재인) 진영에선 벌써부터 ‘탈당론’까지 거론하는 상황으로 최종 결론에 따라 당내 역학 구도는 물론이고 차기 대권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지사가 지난 대선 경선 때 친문 그룹과 각을 세운 후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이 지사까지 하차할 시 당내 비주류 후보 군은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된다. 

이 지사를 벼락 끝으로 몰아넣고 있는 아내 김씨는 누구일까. 서울 태생인 김씨는 숙명여대 피아노과 85학번으로, 1990년 이 지사와 연애를 시작해 1991년 결혼식을 올렸다. 1992년과 1993년 연년생인 두 아들을 낳았다. 김씨의 어머니와 이 지사의 셋째 형수가 종교활동을 통해 맺은 인연으로 처음 만났다고 알려져 있다.

‘성남시장 이재명’의 부인으로 살다가 김씨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이 지사가 ‘친형 강제입원’ 사건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면서부터다. 김씨로 추정되는 여성과 이 지사의 친형 고 이재선씨의 딸로 추정되는 인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것.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던 2012년 보건소장 등 소속 공무원들에게 친형 재선씨에 대해 강제입원을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에 따라 환자를 입원시킬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정신과 전문의 대면상담 절차가 누락돼 있는데도 관계공무원에게 강제입원을 지속적으로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 1일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로 추정되는 여성은 재선씨의 딸에게 “주영아 전화 좀 받아라. 미안하지만, 아침 일찍 작은 엄마가 너의 문자를 봤는데 작은 엄마가 무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그러느냐”며 “길거리 청소하는 아줌마한테도 그 따위 문자는 안 보내겠더라. 네가 집안 어른을 어떻게 봤길래, 노숙자 부부한테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전화 매너를 갖고 있느냐”고 했다. 

불똥 튈라
여, 전전긍긍

또 “너가 엄마 아빠 입장서 생각할 것 같아 얘기 안 해준다고 했지. 네 엄마한테 들으라고”라며 “네가 판단한다고 하지 않았냐? 니가 그렇게 판단한 것 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어떻게 그 따위 문자를 보낼 수 있냐. 내가 집안 어른 아니냐?”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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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