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4조원대 다단계 사기사건의 주범 조희팔(55)씨. 이 희대의 사기 사건은 2004년 10월 대구에 본사를 둔 (주)BMC라는 의료기구 임대 사업체에서 비롯됐다.
이 업체의 회장인 조씨가 투자자로부터 돈을 끌어 모아 골반교정기, 안마기, 가요반주기 등을 사고 이를 빌려준 뒤 수익금을 돌려준다는 것이었다.
조씨는 “안마기 등 건강용품 판매 사업에 투자하면 연 48%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선전하면서 삽시간에 투자자 5만명을 모았고, 경남·서울·인천 등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들의 사기 방식은 감쪽같았다. 업체 이름을 ‘리브’, ‘리젠’ 등으로 여러 차례 바꿔가며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가 하면 실제로 매일 소액을 수익금을 낸 것처럼 투자자의 통장에 넣었다. 그러나 실제 조씨 일당이 투자자로부터 의료기 값을 받아 임대해 수익을 낸 적은 없었다.
사기행각이 들통 난 것은 지난 2008년 9월. 투자자들의 내부 직급을 높여주는 수법으로 영업망을 넓혀갔으나 뒤에 가입한 사람의 돈으로 이전 회원에게 이자를 내주던 구조가 한계에 이르면서 피해를 본 일부 사람들이 충남 서산경찰서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서산에서 수사가 시작되자 조씨와 공범들은 대구 본사에 있는 전국 전산망을 파기하고, 투자자로부터 끌어 모은 돈을 인출한 뒤 도피했다. 조씨 일당은 지난 2008년 12월 9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중국으로 밀항했다.
이들이 가로채간 돈은 4조원 대. 당시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사건’으로 꼽힌 제이유그룹 사건의 피해액보다 2배 많은 규모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