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콩가루 집안’ 설왕설래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05.11 20:26:42
  • 댓글 0개

더러운 재벌 영화…알고보니 ○○그룹 회장님 이야기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영화 <돈의 맛>의 실제 모델 찾기로 인터넷이 뜨겁다. 지저분한 재벌가를 소재로 한 이 영화가 실제 국내 대기업 오너 집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디인지를 네티즌 수사대가 추적 중이다. 재계 호사가들도 캐고 있다. 그 후보에 유명 로열패밀리가 오르내린다.

<바람난 가족>, <하녀> 등의 메가폰을 잡았던 임상수 감독의 7번째 영화 <돈의 맛>이 장안의 화제다. 제65회 칸 국제영화제(5월16일∼27일)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 영화는 돈에 중독된 국내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 그 속에 재벌들의 탐욕과 욕망을 담아냈다.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 돈에 중독돼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그녀의 남편 ‘윤회장(백윤식)’. 그리고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김강우)’과 그런 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다가가는 재벌가 장녀 ‘나미(김효진)’.

“누구나 보면 안다”

돈을 지배한, 돈에 지배된 이들의 얽히고설킨 권력, 욕정, 집착 등을 사실적으로 만들었다는 평이다. 특히 재벌가의 더러운 욕망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는데, 최상류층의 은밀한 섹스를 노골적으로 묘사해 주목받고 있다. 파격적인 베드신과 강렬한 섹스신이 지금까지의 멜로 영화들과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배우들은 “이렇게 난이도 있는 정사신은 처음이다. ‘공사’작업까지 했다”며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화끈한 정사신 만큼 화제가 되는 대목은 지저분한 재벌가를 소재로 한 이 영화가 실제 국내 대기업 오너 집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돈의 맛> 제작진은 최근 기자들에게 “영화를 보면 생각나는 재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있었던 사건을 각색한 영화”라며 “어떤 그룹인지 밝힐 수는 없지만, 아마 센스 있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영화를 보면 어떤 재벌가의 이야기인지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제작진의 귀띔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인터넷은 난리가 났다. 네티즌들은 영화의 모델이 어디인지 추적 중이다. 재계 호사가들도 캐고 있다. 물론 그 표적은 네티즌들과 같다. 그 후보에 유명 로열패밀리들이 오르내린다.


일단 네티즌들은 A그룹을 지목한 상태.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상에서 <돈의 맛> 실제 주인공이 된 집안이 A그룹 일가란 소문이 돌고 있다. <돈의 맛> 연관검색어로 A그룹이 뜰 정도다. 네티즌들은 A그룹 오너의 지저분한 사생활을 그 이유로 꼽는다. 실제 이 오너는 본부인이 있지만 이른바 ‘세컨드’가 여럿 있다.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배다른 자녀’도 있다.

증권가에선 B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이 역시 회장의 ‘아랫도리’얘기로 이어진다. 이 회장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섹스광’이란다. 매일 같이 최고급 룸살롱을 출입하면서 2차는 기본. 아예 접대부에게 살림을 차려주고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또 요트에서 변태 선상파티를 열었다 등의 추잡한 소문엔 빠짐없이 그가 등장해왔다. 요즘엔 해외 출장을 자주 나가는데, 현지처를 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최상류층 탐욕 담아 주목…화끈한 섹스신 화제
“실제 모델 어디냐” 유명 로열패밀리 오르내려

그나마 재계 사정에 밝은 호사가들은 배우 윤여정씨가 맡은 재벌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C그룹 사모님과 극중 캐릭터가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 것이다.

그룹 총수의 부인인 그는 좀처럼 바깥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내조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 베일에 싸인 만큼 C그룹 사모님을 둘러싼 뒷말도 적지 않다. 재계에 회자된 가장 대표적인 소문이 유명 연예인과의 부적절한 만남이다. 이 소문에 따르면 바쁜 남편의 무관심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던 사모님은 평소 눈여겨봤던 모 연예인을 지인의 소개로 만난 뒤 ‘섹스 파트너’로 삼았다. 돈맛을 아는 연예인도 흔쾌히 수락했다고.

이후 사모님은 자주 이 연예인을 불러 허전함을 달랬고, 이 연예인도 잘 따랐다고 한다. 몇년 전 증권가 정보지에 단둘이 해외로 밀월여행을 떠났다는 불륜 스토리가 올라 떠들썩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 연예인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후문이다.

영화 한편으로 구설에 오른 각 기업들은 하나같이 시치미를 뚝 떼고 있지만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A그룹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재계뿐만 아니라 사회에 지저분한 일만 터지면 우리 그룹 회장이 언급되는데 아주 미치겠다”며 “이번엔 영화라니 할 말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인터넷상의 추정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B그룹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룹 측은 “아직 영화가 개봉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뭐라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흉흉한 소문으로 고초를 겪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듯이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C그룹은 영화와 전혀 무관하다고 발뺌했다. 그룹 한 직원은 “도대체 무슨 소리냐. 영화가 오너일가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측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사모님은) 절대로 그럴 리 없다. 만약에 실명을 보도하거나 기사화할 경우 즉각 해당 언론을 상대로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펄쩍 뛰었다.

뻥튀기 마케팅?

<돈의 맛>의 실제 모델이 확인되거나 밝혀진 사실은 없다.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이 두세 군데 정도 거론되지만 아직까지 추정일 뿐이다. 일각에선 영화 제작진이 시선을 끌기 위해 슬쩍 흘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손님을 끌기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최근 영화계에서 유행되고 있는 ‘논픽션 소스’를 가미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영화는 이달 17일 개봉된다. 관객들은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까.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