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만인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계절, 봄이다. 그래서인지 이맘 때 쯤 짝을 찾기 위한 솔로들의 소개팅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막상 소개팅 날짜가 다가오면 어떻게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되기 마련이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인연을 만들기는커녕 상대에게 ‘진상’이란 이미지만 심어 주며 끝나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낯선 자리,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호감을 주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모습이 좋을까.
소개팅 자리에 슈퍼마켓 패션으로 나타난 남자, 소개팅 하는데 나보다 밥에 더 관심 많은 남자, 여자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안하고 자기자랑만 늘어놓는 남자, 마치 판다를 연상케 하는 격한 스모키 화장을 하고 나타난 여자, 분위기 띄우려는 남자가 뭐 말만하면 뚱한 표정으로 대답만 하는 여자. 자, 과연 이 중에 소개팅 자리에서 가장 만나기 싫은 이성은 누구인가?
이러니 모태솔로?
여성들은 ‘삼척동자 남성’을, 남성들은 ‘단답형 여성’을 최악의 소개팅 상대로 꼽았다.
소셜 데이팅 서비스 ‘이츄’가 20세 이상 미혼남녀 1812명(남성 972명, 여성 840명)을 대상으로 ‘최악의 소개팅 상대’에 대해 설문한 결과 남성 중 무려 41.5%가 ‘단답형으로 일관하는 여성’을 1위에 올렸다. 대화는 남성만의 몫인 듯 어떤 질문을 던져도 ‘예’, ‘아니오’로 대답하는 상대는 소개팅 꼴불견 1순위라는 것이다.
이어서 ‘있는 척, 배운 척, 잘난 척하는 삼척동자 여성’(13.8%)이 2위를 차지했으며, ‘도도, 시크, 까칠한 상대’(12.8%)가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계산서는 나 몰라라 무조건 먼저 나가는 상대’(8.8%)와 ‘급한 일 생겼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여성’(6.6%) 등이 피하고 싶은 소개팅녀로 꼽혔다.
같은 질문에 여성 29%는 ‘있는 척, 배운 척, 잘난 척하는 삼척동자 남성’을 최악의 소개팅 상대로 지목했다. 은근하게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는 것은 몰라도 노골적인 자기 자랑은 거북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호시탐탐 스킨십 기회만 노리는 남성’(15.8%)과 ‘단답형으로 일관하는 남성’(12.6%), ‘슈퍼마켓 패션, 촌티 패션, 난해한 패션테러리스트 남성’(9%), ‘후룩 쩝쩝 소리 내며 폭풍 식사하는 남성’ 등이 차례로 워스트 소개팅남으로 선택됐다.
‘마음에 들지 않는 소개팅 상대를 거절하는 방법, 즉 폭탄 제거법’에 대해서는 남녀가 같은 대처법을 내놓았다.
남성 34.5%와 여성 43.6%가 ‘헤어지자마자 연락처를 지우고 잠수 타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답했다. 직설적으로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솔직히 말한다’(남 32.5%, 여 24.9%)는 그 뒤를 있었다.
기타 응답으로 남성 12.1%는 ‘상대가 싫어할 만한 행동으로 나 역시 거절을 당한다’고 했으며, 여성 14.5%는 ‘중요한 일을 깜빡 했다며 자리를 뜬다’고 답했다.
있는 척, 배운 척, 잘난 척 남 vs 대화는 내 몫? 단답형 여
첫 만남 필수 에티켓…남 ‘스마트폰 끄기’, 여 ‘담배 끄기’
그렇다면 어렵게 만든 소개팅 자리를 망치지 않으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미혼남녀들은 먼저 ‘소개팅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로 남녀 공히 ‘과거의 연애 이야기’를 꼽았다. 남성 24.9%와 여성 21%가 처음 만난 이성과 지나간 연애사까지 공유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남성은 이어서 ‘학점, 연봉 등 스펙 이야기’(22.7%)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종교 이야기’(14.7%)와 ‘키, 몸무게 등 신체 콤플렉스 자극하는 이야기’(12.1%) 역시 나누고 싶지 않은 대화 소재에 포함시켰다.
여성은 다음으로 ‘신체 콤플렉스 자극’(20.6%)을 꺼리는 대화로 꼽아, 외모에 대한 언급은 조심해줄 것을 당부했다. 기타 ‘정치 성향’(17.5%)과 ‘학점, 연봉 등 스펙’(15.1%)도 소개팅 상대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에 속했다.
이 밖에 ‘연예인 뒷담화’(남 9.4%, 여 7.7%)와 ‘집안이나 가족’(남 3.4%, 여 5.3%), ‘스포츠’(남 1.2%, 여 1.9%) 등의 대화 소재는 상대적으로 꺼리는 정도가 낮았다.
‘소개팅에서 반드시 지켜주길 바라는 에티켓’은 남녀의 의견이 엇갈렸다. 남성 42%는 ‘스마트폰은 잠시 넣어두고 소개팅에 집중해 줄 것’을 원해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하는 상대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반면 여성 37.6%는 처음 만나는 상대 앞에서는 ‘담배를 참아줄 것’을 첫 번째로 부탁했다. 결국 스마트폰과 담배 모두 ‘손 안의 절친’이지만 소개팅 자리만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소개팅 필수 에티켓
남성이 희망하는 소개팅 에티켓에 ‘커피 값이라도 계산해 주는 부분 더치페이’(30.9%)가 2위로 나타나 상대의 작은 성의를 기대하고 있었다. 나머지 응답으로 ‘초면에 반말하지 않기’(6.9%)와 ‘흡연 자제’(6.1%) 등이 있었다.
여성이 바라는 에티켓 2위는 ‘스마트폰 대신 소개팅에 집중하기’(20.8%)였으며, 기타 답변으로 ‘초면에 반말하지 않기’(19.4%)와 ‘첫만남 리드는 남자가 하기’(11.1%) 등이 꼽혔다.
한상권 이츄 팀장은 “이성과 처음 만나는 소개팅 자리에서는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또 소개팅 자리에서 과거 연애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다른 물건에 한눈을 파는 것은 새로운 상대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