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풍 몰고 온 4?11 총선] ③ 희비 엇갈린 야권 잠룡들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친 ‘문풍’에 웃고 울고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4?11 후폭풍에 야권이 쓸려가는 양상이다. 대선의 전초전인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선전하면서다. 야권은 전국적 연대까지 형성하며 똘똘 뭉쳤지만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총선 피바람에 잠룡들의 온도차는 미묘하다. 대세론을 구축하던 ‘문풍’의 파괴력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치면서다. 무주공산이 된 야권 대선티켓을 두고 울고 웃는 잠룡들의 엇갈리는 희비쌍곡선을 들여다봤다.

여권의 자살골도 못 받아먹고 총선 말아먹은 야권

파괴력 약해진 문풍에 잠룡들 표정 미묘한 온도차

야권이 총선 성적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간 ‘내곡동 사저’ ‘디도스 파문’ ‘불법사찰 논란’ 등 정부여당에 대형악재가 겹치며 MB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속화됐다. 총선을 앞둔 야권입장에서는 ‘천재일우’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때문에 야권은 바닥 치는 민심을 등에 업고 전국적 연대를 형성해 이번 4?11 총선에서 ‘압승’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장밋빛 전망 야권

총선정국서 죽 쒀


하지만 투표함의 뚜껑이 열리자 예상 밖의 결과가 쏟아졌다. 총선 개표 결과 새누리당이 152석, 민주통합당이 127석, 통합진보당이 13석을 확보한 것.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19대 국회 역시 현재와 같은 ‘여대야소’ 형국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 같은 결과에 야권 잠룡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이번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총선 성적표가 대선가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실제로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진 지난 1992년 상황과 비교하면 이번 선거의 충격을 짐작해볼 수 있다.

당시 15대 총선에선 민주자유당 149석, 민주당 97석, 통일국민당 31석, 기타 22석의 결과가 나왔다. 그해 12월에 실시된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잠룡들 간의 온도차가 느껴진다. 야권에서 대세론을 형성하던 ‘문풍’ ‘안풍’의 위력이 반감되면서다. 때문에 야권 잠룡들의 희비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먼저 낙동강벨트 형성으로 PK(부산?경남)공략에 나섰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문풍’ 확장에 한계가 드러나며 대권가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부산 사상에 출마한 문 고문은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며 새누리당의 아성을 깼다. 하지만 PK지역에서 민주당이 얻은 의석은 단 3석이다. 자력으로 당선된 조경태 의원을 제외하면 문 고문과 민홍철 당선자 등 2명뿐이다. 1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기대에는 한참 부족한 셈이다. 낙동강 벨트의 저조한 성적으로 문풍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쳤다는 평이다. 때문에 문 고문의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상태다.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이 지역을 5번이나 방문하며 문풍을 차단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때문에 문 고문은 자신의 정치고향인 부산에서조차 박 위원장을 넘지 못하고 지역구에만 갇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게다가 문 고문은 선거기간 부산에 발이 묶여 전국적인 행보를 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자신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해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면 내세울 콘텐츠가 없는 것도 흠이다. 이는 곧 대선주자 교체론의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다른 잠룡들의 도전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정치 1번지 접수한

정세균, 대권도 탄력

‘한미FTA 저격수’를 자임하며 적진의 심장인 강남을에 파고든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한미FTA 전도사’인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에 크게 패했다. 생사가 불투명한 불모지에 뛰어들며 희생정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미지가 구축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0년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뒤 2002년 대선에서 화려하게 재기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정 고문이 벤치마킹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정 고문의 측근인 이종걸?정청래 후보를 제외한 대부분 측근들의 국회 입성 좌절로 당내에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이다. 때문에 향후 정 고문의 대권가도 역시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당선됨으로써 정치적 위상이 높아짐과 동시에 대선 가도에도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정 고문의 눈높이는 대선에 맞춰져 있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거쳐 갔던 종로입성을 두고 정 고문은 한층 고무된 상태다.

이번 총선에서 정 고문의 측근인사들 역시 선전하며 당내의 확고한 입지도 넓어질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당선된 신기남ㆍ오영식 ㆍ윤호중ㆍ이미경ㆍ전병헌ㆍ최재성 후보 등이 정 고문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광범위하게 포진한 친노 그룹까지 포함하면 정 고문의 대선 동력은 그만큼 더 강력해진 셈이다. 특히 이번 총선으로 정 고문은 ‘호남 터줏대감’에서 ‘전국 주자’로 격상됐다는 평이다. 하지만 정 고문은 당내 폭넓은 지지기반과 달리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비록 비례대표 당선에 실패했지만 전국적으로 당이 선전하며 표정이 밝은 상태다. 유 대표는 통합진보당의 정당지지율을 20%로 장담하면서 비례대표 12번을 선택했지만 실제 지지율이 이에 미치지 못해 당선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선전해 제3당으로 자리 잡으며 정치적 리더십을 인정받게 됐다. 때문에 당내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대선주자로서 적당한 시점에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문재인?정동영 한풀 꺽이고 정세균?김두관 활짝 웃고

무주공산 ‘대권행’ 백가쟁명 혈투 예고된 야권리그전

이번 총선에서 백의종군한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지원 유세에 동참했기 때문에 총선 성적의 영향권 내에 있다. 손 고문은 특히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 공략에 나섰다. 민주통합당이 수도권 지역에서 선전한 점을 감안하면 손 고문은 반사이익을 나눠 가질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친손학규계’인 이춘석·이찬열·송두영·신학용·양승조 후보가 당선되며 손 고문의 체면치레를 해줬다. 원내 기동력을 상당히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손 고문은 자신의 지역구(경기 분당을)를 물려받은 김병욱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지만 끝내 원내 진입에 실패함으로써 전체적인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태다.


야권 대선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총선에 관여하지 않았던 김두관 경남지사는 총선 결과의 직접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다. 하지만 PK지역에서 문풍이 미풍에 그치며 김 지사는 반사이익으로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상태다. 문풍 확장성의 한계로 친노 세력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김 지사에게 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PK를 근거지로 두고 있는 김 지사의 향후 대선 행보는 가변적인 상황이 된 상태다. 특히 김 지사는 동네 이장·군수부터 장관·도지사의 막강한 내공에 정치경험까지 더해져 공공연히 대선판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유력 잠룡으로 꼽혀왔다. 게다가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던 평소 움직임을 감안하면 적절한 시점에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선구도가 ‘박근혜 대 문재인’ 대결로 굳어지지 않는다면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게 점치고 있다.

잠재적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 원장의 대권 가도는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원장이 투표 촉구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가 없다는 평이다.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9일을 포함해 연속적인 투표독려 메시지를 보냈지만 투표율이 54.3%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못 미치는데다가 오히려 지역감정이 악화하는 쪽으로 투표행태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외곽에서 간접적인 정치를 하는 안 원장의 ‘신비주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안 원장의 향후 대선행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더 치열해진

야권 ‘안방리그전’


하지만 안 원장은 젊은 세대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야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안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야의 정쟁으로 ‘정치 피로증’이 쌓일수록 안 원장의 입지는 그만큼 커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대권도전이 점쳐지고 있는 안 원장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총선 이후 대선정국으로 접어들며 야권에서는 무주공산의 대권행을 두고 본격적인 백가쟁명식 치열한 혈투가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문풍과 안풍의 영향력 반감으로 야권 잠룡들의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게다가 잠룡들의 갖은 승부수가 예측되며 ‘대권행’의 주인은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다. 또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돌발변수에 대권행은 더욱더 안개국면이다. 이제 단 하나뿐인 대선티켓 확보를 위한 야권 잠룡들의 안방리그전은 피 튀기는 혈투가 벌어질 전망이다. 과연 어느 잠룡이 대선티켓을 확보하고 마지막까지 웃게 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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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