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 게임폐인 인기 속 진짜 현실은?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3.14 10:28:11
  • 댓글 0개

게임하는 남자! “시르다~ 완전 시르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tvN의 간판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2>에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유행어로 사랑받고 있는 라이또팀의 ‘게임폐인’ 개그가 연일 화제다. 게임에 푹 빠져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게임폐인들은 주변 사람들의 걱정거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게임 하는 이성에 대한 싱글남녀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싱글남녀 89%, “게임은 솔로탈출에 부정적 영향 미친다”
남23% “게임하는 여성 좋아”, 여78% “게임하는 남성 싫어”

신개념 소개팅서비스 ‘이음’은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20~30대 성인 미혼남녀 1214명을 대상으로 ‘게임과 연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게임이 솔로탈출에 미치는 영향은?’이라는 질문에 전체 설문참여자 중 89%에 해당하는 1080명이 “게임은 솔로탈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커플이 되기 위해서는 게임보다는 현실세계에서 조금 더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는 다수의 의견을 보였다.

게임이야? 나야?

또 ‘게임 하는 이성의 호감도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남성의 23%는 “게임하는 여자는 매력이 넘친다”는 의견을 보였고, 여성의 78%는 “게임하는 남자는 매력이 별로다”라고 답해 게임하는 이성에 대한 남녀 사이의 의견차이가 확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이아름(27.여)씨는 “게임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단순히 게임에 재미가 들려서 잠깐 빠졌다가 금방 식상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한 게임에 매달려서 잠도 안자고 끼니도 잘 챙겨먹지 않고 하더라”며 “만약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게임중독이라고 하면 더 깊은 사이가 되기 전에 정리할 것 같다. 게임에 밀려 내 존재감이 사라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미혜(26.여)씨는 “과거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친구와 잠깐 만났던 적이 있는데 만나자고 전화하면 남자친구는 ‘그래 나 지금 어디어디 PC방에 있으니까 거기로 와’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처음에도 적응이 안됐고 나중에도 적응이 안 돼 결국 헤어졌지만 얼마 전 소식이 닿아 연락을 해보니 아직도 PC방에 하루 9시간씩 있다고 하더라. 게임 좋아하는 사람은 이제 정말 말도 섞기 싫다”고 털어놨다.


싱글남녀들의 평균 게임시간은 남성(41%)과 여성(74%) 모두 주중 1시간 미만이라 가장 많이 답하였고, 게임을 하는 이유에 남성은 ‘재미(44%)-솔로라서(23%)-스트레스 해소(20%)-친구교류(13%)’를 꼽았고, 여성은 ‘재미(69%)-스트레스 해소(15%)-솔로라서(10%)-친구교류(5%)’의 순으로 집계됐다.

싱글남녀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의 종류로는 남성의 34%가 ‘롤플레잉 게임(MMORPG)’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고, 여성은 55%가 ‘소셜네트워크 게임(애플리케이션 게임)’을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남녀 설문참여자에게 ‘게임에서 만나 연애하고 싶은가?’라고 질문한 결과, 남녀 모두 “게임은 게임일 뿐, 그냥 현실 속 이성과 교제하고 싶다(76%)”를 “게임 속 이성과 연애하고 싶다(24%)”보다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연인이 나보다 게임을 더 좋아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남성의 42%가 “게임보다 나를 더 좋아하도록 매력을 어필하겠다”를, 여성의 36%가 “바로 헤어진다”를 선택하여 게임 취미생활과 연애 사이의 조율에 있어 남성보다 여성이 더 게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박모(30.남)씨는 “여자 친구에게 강제적으로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면 귀담아 듣지도 않고 악영향만 미칠 테니 그럴 경우 추억을 만들어 주기위해 노력할 것 같다”며 “온라인상의 재미 뿐 아니라 운동, 놀이공원 데이트 등을 하면서 오프라인 상의 즐거움을 줘서 자연스레 게임에서 벗어나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모(24.여)씨는 “대학생이었을 때 전 남자친구가 게임폐인 수준이었는데 진짜 데이트라곤 게임하는 것밖에 없었다”며 “일단 남자친구가 게임중독 수준까지 왔다면 끝! 정말 참다 참다 환장할 지경까지 갈 것 아니면 헤어지는 게 정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너한텐 중독 안됐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음소시어스의 김윤진 홍보팀장은 “사랑도 게임도 하면 할수록 중독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참 비슷한 것 같다”며, “하지만 사랑은 게임처럼 쉽게 조작할 수 없음을 명심하고, 서로의 여가시간은 존중하되 연애할 때만큼은 게임보다는 연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게임중독자들은 게임을 자신을 표현하는 일부로 생각하고 현실에서도 그것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현실과 게임의 모호한 경계선이 생겨나고 나중에는 현실보다 게임을 위주로 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며 “하루 중 컴퓨터를 켜고 끄는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놓고, 혼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또 조금씩 신체적 활동을 하는 시간을 늘린다거나 사이버 공간이 아닌 현실 공간에서의 대인관계를 늘려 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