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소개팅이건 첫 만남이건 간에 어색하고 썰렁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상대방의 경계심을 늦추면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칭찬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모태솔로도 솔로탈출에 성공하게 만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상대에게 맞지 않는 칭찬을 꺼냈을 때 호감을 끌긴 커녕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듣고 보니 기분 나쁜 칭찬들. 그렇다면 이성에게 잘~먹히는 칭찬과 하고도 욕먹는 칭찬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만남에서 듣고 싶은 최고의 칭찬 “매력 있네요”
여성이 꼽은 최악의 칭찬 1위 “건강해 보이시네요”
언뜻 들으면 칭찬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자들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말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건강해 보인다’는 말이다.
특히 이 말은 첫 만남에서 듣기 싫은 ‘최악의 칭찬’으로 꼽혀 눈길을 끈다. 상대의 과한 칭찬 역시 경계 대상이었다.
소셜데이팅서비스 이츄가 20세 이상 미혼남녀 1,279명(남 695명, 여 584명)을 대상으로 ‘이성 간 칭찬의 효과’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1%가 ‘소개팅 자리에서 이성에게 듣고 싶지 않은 칭찬이 있다’고 답했다.
칭찬이야? 악담이야?
이성에게 듣기 싫은 ‘최악의 칭찬’을 구체적으로 묻자 남성은 ‘편하다’(12.7%)를, 여성은 ‘건강하다’(17.9%)를 1위로 꼽았다. 상대의 의도와 달리 ‘이성적 매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기분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남성은 ‘개성있다’(10.9%), ‘귀엽다’(9.7%), ‘인기 많아 보인다’(9%) 등의 칭찬을 꺼려했다. 여성은 ‘성숙해 보인다’(16.9%), ‘카리스마 있다’(12.1%), 귀엽다’(7%) 등의 칭찬을 불편해 했다.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여자치고 체격이 좀 있는 편인데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가 상대방으로부터 ‘과거에 운동권에 있으셨나봐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콤플렉스인 부분을 마치 칭찬하듯이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걸 보고 기분이 매우 상했고,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대로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 어떤 칭찬 멘트가 효과적일까. ‘소개팅 자리에서 이성에게 듣고 싶은 칭찬’으로 남성(30.6%)과 여성(36.8%) 모두 ‘매력 있다’를 선택했다.
다음으로 남성은 ‘센스 있다’(13.4%), ‘잘생겼다’(11.5%), ‘멋있다’(6.2%) 등의 말을 듣고 싶어 했고, 여성은 ‘예쁘다’(27.9%), ‘센스 있다’(8.9%), ‘인기 많아 보인다’(6.7%) 등을 최고의 칭찬으로 꼽았다.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를 칭찬하는 목적’에 대해 남성은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30.5%) 아부성 칭찬을 가장 많이 했다. 이어서 ‘서먹한 분위기를 해소하려고’(29.2%), ‘사실이 그렇기 때문에’(28.8%) 칭찬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여성은 ‘서먹한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35.3%) 칭찬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이 그렇기 때문에’(31.5%) 칭찬한다는 솔직한 답변과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25%) 칭찬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그러나 칭찬이 과할 경우 오히려 상대의 의심을 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칭찬 역시 과유불급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과분한 칭찬을 해주는 이성에 대한 느낌’으로 전체 43%의 응답자가 ‘칭찬하는 속마음이 의심스럽다’고 답한 것이다.
특히 남성은 ‘칭찬하는 속마음이 의심스럽다’(31.5%)‘는 의구심과, ‘나를 칭찬하는 상대에게 호감이 간다’(28.8%)와 ‘기분은 좋아진다’(25.3%)는 긍정적 의견이 엇비슷했으나, 여성은 ‘칭찬하는 속마음이 의심스럽다’(56.7%)는 역효과 의견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서 여성 역시 ‘기분은 좋아진다’(20.5%)는 반응을 보였지만, ‘나를 칭찬하는 상대에게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10.3%에 불과해 칭찬의 힘이 상대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적었다.
직장인 서모(29.여)씨는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방이 내 교육수준이나 지성에 대해 하는 칭찬을 늘어놓은 적이 있는데 별로 신뢰가 가지 않더라”며 “나와 마주앉은 남자가 정말 나라는 존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기 보다는 나의 소개팅용 이력서를 그대로 읊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과한 칭찬은 독이야!
그렇다면 ‘주선자에게 미리 듣는 칭찬’은 어떤 결과를 불러 올까. 소개팅을 주선하는 입장이라면 만남 전에 미리 칭찬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42.2%의 응답자는 ‘상대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주선자의 평가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잔뜩 기대하고 나가 실망감부터 든다’(34.5%)는 의견이 2위를 차지해 역시 과용은 금물이었다.
한상권 이츄 팀장은 “칭찬은 어색한 자리를 친밀한 분위기로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과도한 칭찬은 오히려 믿음이 안가는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고 말하며 “상대에게 신뢰를 잃지 않도록 칭찬은 구체적이되 지나치지 않은 정도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