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대전경찰은 최근 장기미제 사건 중 하나인 ‘대성동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붙잡았다. 사건 발생 8년 만이었다.
사건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12월5일 오전3시께 대전 동구 대성동의 한 아파트를 순찰하던 경비원 A씨는 주차장 길 한복판에서 이상한 차량을 발견했다.
비상등을 깜빡인 채 정차된 차량에 다가선 A씨는 한 중년여성이 조수석 쪽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것을 확인했다. 차량번호를 조회한 A씨는 이 여성의 가족들을 불러 함께 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당시 A씨는 경찰에서 “피를 많이 흘린 상태였다”며 “119를 불렀지만, 이 여성은 이미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경찰은 문모(당시 42·여)씨가 흉기로 인한 과다 출혈로 숨졌다고 밝혔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강력계 전담팀을 편성, 동일수법전과자 등 용의자 1천500여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수사를 펼쳤지만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결국 장기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미궁에 빠진 듯한 사건을 8년 만에 해결할 수 있었던 실마리는 흉기의 손잡이 부분에서 발견된 ‘쪽 지문(지문의 일부)’이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채취한 유일한 단서인 이 지문에 대해 “너무 작아 신원파악은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대전지방경찰청이 장기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을 신설하면서 기존 기록을 재검토 하는 한편 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이용 이 지문의 주인을 찾아 나섰다. 흉기를 사용한 강도 전과자 79명을 상대로 일일이 지문을 대조한 결과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로부터 증거와 일치하는 김모(53)씨의 인적사항을 통보받았다.
경찰에 붙잡힌 김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우발적이었다”고 입을 뗐다. 당시 사채업을 하던 김씨는 “내게 돈을 빌려간 사람을 찾던 중 우연히 주차장에 있던 피해자를 발견하고 쫓아가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가 차 안에서 자신에게 대항하는 문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훔쳐 달아난 것은 현금 40만원이었다.
자칫 영구미제로 빠질 수 있었던 이 사건은 수년이 흐른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한 끝에 범인 검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로써 미제사건 해결의 포문을 열었지만 아직도 국내에는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이 이들의 추적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