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터지면 ‘해외로 꽁무니’ 빼는 MB 노림수

예전엔 ‘오비이락’! 요즘엔 ‘엠비폭락’?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옛말에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더니 요즘은 ‘엠비폭락(M飛爆落)’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사자성어를 빗대 만든 말로 ‘MB(이명박 대통령)가 날자 폭탄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내에서 사건만 터지면 해외로 꽁무니를 뺀 것을 두고 쏟아지는 비아냥이기도 하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산이었을까? 권력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이 터지면 해외순방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돌려 여론 환기를 노린 이른바 ‘나꼼수’가 아니었겠느냐는 지적이다.

‘다이아 게이트’ 돌파하려 자원외교 보따리 새로 꾸렸나?
‘내곡동 사저’ ‘디도스 파문’ 확산 때도 해외로 발길 돌렸다

임기 말 이명박 대통령의 ‘외치(外治)’가 더욱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지금껏 약 43회에 걸친 해외순방으로 전·현직 대통령 중 최다 순방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가장 많이 해외를 다녔다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7회 해외순방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횟수이다.

더욱이 임기 말 대형 악재 등이 줄줄이 터진 미묘한 시점에 잦아지는 이 대통령의 바깥나들이에 의혹의 눈초리가 따가운 실정이다.

자원외교 재시동으로
막판 스퍼트 올리나?  

‘카메룬 다이아 스캔들’이 정국을 휘감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얼마전 중동행 특별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4일부터 일주일간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를 차례로 방문한 것. 자원외교에 재시동을 건 이 대통령은 중동 순방을 통해 ‘빅딜’을 성사시키는 알찬 순방보따리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아딜레 술탄 궁전에서 ‘실권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의 단독회동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2년여 동안 중단됐던 20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원전건설사업 협상을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한국과 터키 양국 간 FTA(자유무역협정)도 올 상반기 내에 타결 짓기로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특히 터키가 원전재개 및 FTA를 강력 요청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무협상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사우디·카타르·UAE 방문을 통해 에너지·국방·건설·보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세 나라는 우리가 필요한 원유의 50% 이상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중동 산유국이다.

특히 사우디는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원유의 3분의 1을 공급한다.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광물부 장관은 한국의 비상 위기상황 시 안정적 원유공급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긍정적 입장이다. 때문에 이번 순방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대비해 원유수입선을 다변화하는 전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중동행 보따리에는 자원외교 등 성과물이 두둑해 보인다. 하지만 세간의 시선은 아직 따갑기만 하다. 다이아 스캔들로 정국이 초토화된 가운데 사태해결에는 수수방관하고 이 대통령이 다시 자원외교를 빙자해 해외순방에 나서며 여론 환기를 노렸다는 의심 때문이다.

두둑한 중동보따리는
MB의 여론 환기 꼼수? 

그간 정부는 자원외교에 역점을 두며 카메룬 다이아몬드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하지만 이는 각종 의혹과 비리로 얼룩지며 비판이 들끓고 있다. CNK그룹이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과정에서 정권실세의 개입 의혹과 다이아몬드 매장량 뻥튀기·주가조작 등의 혐의가 드러나며 권력형 게이트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건의 배후로 이 대통령의 측근·친인척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실정이다. 때문에 여론은 이 대통령의 두둑한(?) 자원외교 보따리를 반색하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그간 요란하게 홍보했던 정부의 자원외교의 헛발질도 한두 번이 아니다. KMDC가 개발권을 따낸 미얀마 해상광구는 탐사 시추 결과 ‘빈 광구’로 드러나 현재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직접 아랍에미리트까지 달려가서 추진했던 원전수주 역시 ‘제2의 중동 붐’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이면계약 내용이 뒤늦게 공개되며 비난여론이 빗발쳤다. 총 공사비의 절반가량인 100억달러를 한국수출입은행이 비싼 이자로 해외에서 빌려 싼 이자로 UAE에 대출한다는 내용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스캔들이 터진 미묘한 시점에 이 대통령의 해외행은 이번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히 ‘내곡동 사저’와 ‘디도스 파문’으로 정국이 들끓었던 지난해 말경 이 대통령은 거의 해외에서 체류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입주할 계획이던 내곡동 사저가 ‘의혹백화점’으로 급부상하면서 거센 파문이 일었다. 먼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명의로 거래가 이루어진 부분에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편법증여’ 논란이 제기됐다.

여기에 시형씨는 토지를 공시지가보다 낮은 반값에,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대통령실은 공시지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며 결과적으로 사저 부지 매입에 혈세투입 의혹을 받으며 강하게 공격받았다. 때문에 이 대통령 스스로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으며 파장이 일파만파 퍼졌다.

비슷한 시기 연이어 ‘디도스 파문’이 터지며 다시 한 번 정국을 뒤흔들었다. 헌정사상 최초의 사이버 부정선거라는 중대한 사태에 여권 및 청와대의 핵심인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거론되며 폭발력이 커졌다. 그야말로 2011년 4/4분기는 MB정부에 대형 악재들이 겹치며 만신창이로 추락한 시기였다.

한미FTA 국회통과 시 MB 자리 비워 ‘윗선지령’ 의심 키워
MB측근들 거론된 돈 봉투 살포 폭로 있던 뒷날도 중국행

여러 가지 덫에 한꺼번에 걸려들며 숨을 헐떡거리던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두드러졌다. 11월1일 러시아 정상회담과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길에 올랐고, 이어 11일에는 APEC 참석차 하와이로 떠나 청와대를 비워뒀다. 17일에는 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및 아세안 정상회의를 이유로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무려 한달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체류했던 셈이다.

한미FTA 비준 동의안이 한나라당의 단독처리로 국회를 통과한 민감한 시기에도 이 대통령은 아예 청와대를 비워둔 상태였다. 지난해 11월22일 이 대통령이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시점과 딱 맞아떨어진 날치기를 두고 당시 ‘청와대 지령’이란 의혹에 무게가 실렸다.

한 언론사를 중심으로 세간에는 저자세의 한미FTA는 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BBK사건과 연관 있다는 ‘빅딜설’이 파다했다. 미국 검찰의 BBK 수사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었지만 내년 선거정국을 앞두고 다시 거론될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때문에 다급한 청와대가 여당에 밀명을 내렸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며 의심을 더욱 키웠다.

이른바 ‘고승덕 폭로’로 공공연히 떠돌던 ‘전당대회 돈거래설’의 실체가 밝혀지며 정국이 떠들썩했던 상황에도 역시 이 대통령은 해외행을 택했다. 올해 초 고승덕 새누리당 의원의 폭로로 그간 쉬쉬하며 닫아두었던 금권정치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며 그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어 고 의원은 1월8일 검찰에 출두해 지난 2008년 한나라당 7·3 전대 당시 돈 봉투 살포 용의자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전격 지목했다.

금권정치의 판도라 상자
열린 다음 날도 해외행

박 전 의장은 지난 7·3 전대 당시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당대표에 당선됐다. MB정권 집권 초기에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청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었다. 당시 이 대통령이 직접 전당대회에 참석해 당의 단합을 호소할 정도였고, 박 전 의장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거들고 나섰던 전대에 돈 봉투 살포라는 악재가 터지며 폭발력이 커진 상황이다. 게다가 배후로는 청와대 고위 인사의 이름까지 거명된 상황이다. 물론 이 대통령은 여기서도 하루 뒤인 1월9일 중국 국빈 방문을 이유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처럼 일만 터지면 여지없이 해외로 꽁무니를 빼는 이 대통령. 이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상황에 앞으로 디도스 특검 및 BBK의혹 재점화, 돈 봉투 살포 파문 등 정국을 뒤흔들 핵뇌관들은 수두룩하다.

벌써부터 향후 있을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 시점을 놓고 세간의 따가운 시선이 쏠리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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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