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칠 때 떠나는 ‘달인’ 김병만

노력하는 ‘작은 거인’ “목숨 걸고 웃겼다”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김병만이 KBS 2TV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인 ‘달인’을 떠난다. 지난 2007년 첫 방송 이후 3년11개월만이다. 달인은 그간 숱한 부침 속에서도 꾸준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 달인을 떠나보내는 시청자들의 표정엔 아쉬운 기색이 역력하다. 섭섭하기는 김병만도 마찬가지. 달인이야말로 지금의 김병만을 만들어 준 코너기 때문이다. 박수를 받으며 떠나가는 김병만이지만 그 뒷모습이 사뭇 쓸쓸해 보이는 이유다.

두개골 골절에도 노동판 전전하며 생계유지
소싯적 개그맨 꿈 이루기 위해 무작정 상경

김병만은 전북 완주군 화산면의 작은 산골마을의 가난한 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여기에 아버지가 영농자금을 빌려 시작한 하우스 농사를 태풍으로 망치면서 가세는 완전히 기울었다. 집안이 빚더미에 올랐다.

산골마을 찢어지게
가난한 집 장남

어머니는 식당 허드렛일로 집안을 책임져야 했고, 누나는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봉제공장에 다녀야 했다. 두 여동생의 생활 역시 다르지 않았다. 김병만도 고교 졸업과 함께 건설현장 막일을 피할 수 없었다. 4층 건물에서 떨어져 두개골이 골절되는 중상에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시 아파트 현장으로 향해야 했다.
김병만의 꿈은 어릴 적부터 개그맨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던진 말에 사람들이 웃는 것을 보고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계기가 됐다. 김병만은 19세가 되던 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단돈 30만원을 손에 쥔 채 무작정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개그맨이 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건물철거, 신문배달, 보조출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개그맨 시험에 올인 했지만 생활이 녹록치 않았다. 방세가 없어서 무술체육관 바닥에 몸을 뉘어야 했고, 라면 살 돈이 없어 라면 하나를 사골처럼 고아서 먹기도 했다.

이렇게 배고픈 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개그맨 공채시험에 도전했다. 그러나 그 때마다 결과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김병만은 MBC와 KBS 공채 개그맨 시험에서 각각 4번, 3번씩 모두 7번 고배를 마셨다.

주변에서는 158.7cm의 작은 키 때문에 방송출연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수면제 40알을 사들고 포기하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김병만은 거듭된 실패 속에 스스로 체득한 교훈으로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뜻이 있는 자에게는 길이 있었다. 김병만은 지난 2002년 여덟 번째 만에 개그맨 합격 통보를 받고 KBS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그야말로 칠전팔기인 셈이었다. 김병만은 벅차오르는 감격에 말없는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꿈에도 그리던 개그맨이 됐지만 방송 출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김병만은 불평하지 않았다. 대신 항상 웃길 준비를 했다. 동료 개그맨들이 방송에 나가 웃음을 주며 대중의 사랑을 받을 때에도 무대 뒤편에서 묵묵히 웃음의 무기들을 갈고 닦았다.

그런 김병만의 화려한 날갯짓이 시작된 건 지난 2007년 KBS2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달인을 맡으면서다. 당초 이 코너에 대한 제작진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과거에도 비슷한 포맷의 코너들이 있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반대에도 김병만은 달인을 밀어붙였고 보기 좋게 성공했다.

달인에서 김병만은 트램펄린의 달인, 추위를 못 느끼는 오한의 달인, 흡입의 달인, 몸 그림의 달인, 링 위의 달인, 미각을 못 느끼는 달인, 잠수의 달인 등을 연기하며 그간 쌓아 올린 무기를 아낌없이 선보였다.

스탠딩 개그가 대세일 때 그는 슬랩스틱 개그로 시청자에 웃음을 선사했다. 외줄과 외발자전거 타기는 물론 각종 격투기와 묘기에 가까운 차력쇼 등 신기에 가까운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줬다.

수많은 부상조차도
그에겐 영광의 상처

상상을 초월한 개인기와 관객반응과 상황에 따른 기막힌 애드립, 허를 찌르는 코믹 연기 등 매회 달라지는 달인을 보며 수많은 시청자들은 갈채를 보냈다. 2분짜리 브리지 코너로 시작한 달인이 <개콘>의 최고 인기코너로 자리 잡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단순히 뛰어난 개인기와 코믹 연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매회 고도의 육체적 고통과 어려움을 동반하는 달인 아이템을 완벽하게 소화하기위해 온몸을 던지는 김병만의 노력과 피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 김병만이 매주 달인을 위해 들인 노력은 매우 특별하다. 그의 사무실에는 외발자전거가, 차 안에는 카우보이들이 쓰는 채찍이 항상 준비돼 있다. 달인 코너를 준비하기 위한 트레이닝은 이미 생활이 됐다. 5분 남짓한 꼭지를 위해 1주일 내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구르고, 맞고, 뛰는 만큼 그의 몸은 휘어지고, 부러지고, 뒤틀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그에겐 영광의 상처다. 달인이 김병만에 의한, 김병만을 위한, 김병만의 코너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웃음을 위한 그의 끝없는 노력은 김연아와 함께 하는 SBS <키스 앤 크라이>에서도 잘 드러난다. 김병만은 첫 번째 경연 당시 인대부상에도 불구하고 여자 파트너와 놀라운 호흡으로 멋진 연기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다. 평발이라는 약점과 스케이트를 처음 타보는 악조건에서도 혹독한 연습을 거듭한 결과다.

8번 만에 공채 합격했지만 출연 못해
뼈와 살 깎는 노력 끝에 최고의 개그맨

당시 연기를 끝내고 심사평을 듣는 순간 김병만은 심사위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무릎을 꿇은 채 심사평을 들었다. 김병만은 “난 정말 꾀병 같은 건 부리기 싫다. 너무 너무 죄송한데 도저히 서 있을 수 없었다. 연기할 땐 모르지만 연기가 끝나면 통증이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말해 시청자도 울리고 김연아도 울렸다.

주위에선 몸으로 하는 게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하지만 김병만은 힘  닿는 데까지 ‘몸으로 웃기는’ 개그맨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말로 웃기는 개그맨’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병만은 이처럼 선천적인 몸개그와 뛰어난 운동감각, 지독한 연습과 노력,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로 웃음의 포인트를 가장 잘 잡는 예능인으로, 그리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코믹 연기력을 갖춘 이시대의 최고의 광대로 우뚝 섰다. 이를 바탕으로 김병만은 2009년 제4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예능상과 제21회 한국PD대상 코미디부문 출연자상, 2010년 KBS연예대상 코미디부문 남자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동안 쉴 새 없이 달려온 김병만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달인을 떠난다. 지난 2007년 12월 첫 선을 보인 후 4년여만이다. 이날 마지막 녹화를 마친 김병만은 “달인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라며 “여기까지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참 길게 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벌써 새로운 시작을 고민 중이었다. 김병만은 “(개콘을) 관두는 분위기처럼 됐는데 아니다. 다시 또 새로운 코너를 준비할 것”이라면서 “달인을 이길 수 있는 코너를 선보여야 할 것 같아 부담이 크다. 복귀는 2~3주 뒤가 될 수도 있고, 빠르면 다음 주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병만은 새로운 코너에서도 달인에서 호흡을 맞춘 류담, 노우진과 함께할 계획이다.

웃음 위한 노력
‘현재진행형’

빚더미 아버지, 식당일 하는 어머니, 봉제공 누나, 그리고 노가다 김병만. 이것이 젊은 시절의 그를 규정했던 가혹한 현실이다. 그러나 깊은 아픔 속에서도 그는 화려한 꽃을 활짝 피워 냈다. 최고의 개그맨으로 저 높은 곳에 우뚝 섰다. 그럼에도 관객들에게 더욱 큰 웃음을 주기 위한 그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저는 거북이입니다. 언제 도착할지는 모를지언정 쉬거나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더 빨리 움직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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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