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재벌딸’ 낚아챈 평범남 성공기

봉잡은 김 대리…한방에 인생역전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LS일가 잔치’가 주목받고 있다. 구씨일가의 딸이 곧 결혼하는데, 남편 될 사람이 평범한 샐러리맨이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만큼 재벌과 서민의 로맨스가 쉽지 않고 흔치 않다는 얘기다.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는 그들만의 로열 혼맥을 뚫고 ‘대궐’에 입성한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억세게 운 좋은 인생역전 사나이들을 꼽아봤다.

대한민국 최상위 로열혼맥 뚫고 ‘대궐 입성’
초고속 승진…처가 회사서 종횡무진 맹활약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의 둘째 딸인 소희씨가 내년 초 결혼한다. LS산전 측은 “지난달 21일 양가 가족이 모여 약혼식을 치렀다”며 “내년 1월8일 결혼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평회 E1 명예회장(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동생)의 3남 구 부회장은 현재 슬하에 2녀(소연-소희)를 두고 있다. 이번에 약혼한 차녀 소희씨는 뉴욕 시라큐스대 마케팅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국제통상학과를 수료한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 LS산전 사업지원팀에서 근무하다 최근 결혼 준비를 위해 사직했다.

샐러리맨들의 꿈

‘LS일가 잔치’는 세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소희씨의 남편 될 사람이 일반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기 때문이다. 재벌 딸과 직장인이 로맨틱한 연애 끝에 결혼까지 한 것이다. 소희씨의 시댁도 재벌가 등 유명 명문가가 아닌 서민 집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약혼식은 서울 모처에서 양가 가족들만 모여 검소하게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LS일가는 그동안 삼성가, 현대가 등 ‘빵빵한’로열패밀리와 사돈을 맺어왔다는 점에서 이 결혼은 더욱 시선을 끈다.

재벌가의 ‘끼리끼리 사돈’은 창업 세대에 비일비재했다. 그저 사세 확장을 위해 자녀들을 커플로 엮어준 ‘정략결혼’이 다반사였다. ‘금이야 옥이야’키운 딸의 경우 특히 더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재벌가의 결혼 풍속도도 바뀌고 있다. 반강제적인 중매가 아닌 학교와 유학 등을 같이 다니면서 인연을 쌓고 자유연애 끝에 혼인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렇다면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는 그들만의 로열 혼맥을 뚫고 ‘대궐’에 입성한 사나이들은 누가 있을까.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둘째 사위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이른바 ‘남데렐라’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담 회장은 고조부가 한국으로 건너와 경북 대구에서 약재상을 운영하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나 서울외국인고교 재학 시절 같은 학교에 다니던 이 창업주의 차녀 이화경 오리온 사장과 만나 10년 열애 끝에 1980년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둘의 결혼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담 회장이 화교란 이유로 이 사장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 당시 이 사장은 “먼 미래에 중국 시장이 열리게 되면 이 사람의 가치를 보자”며 가족을 설득해 어렵게 결혼을 승낙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이 사장과 혼인한 담 회장은 1989년 이 창업주가 별세한 직후 가족 간 협의를 통해 오리온 계열을 이끌다 2001년 이 창업주의 맏사위 현재현 회장(부인 이혜경씨)이 맡은 동양그룹에서 독립해 재계에 ‘사위 전성시대’를 열었다.

삼성가에도 억세게 운 좋은 남자가 있다. 바로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다. 작은 개인사업을 하던 집안의 장남이었던 임 전무는 1999년 8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결혼했다. 당시 임 전무는 삼성물산 도쿄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 혼사는 이 회장의 장녀 결혼이란 점에서 시선을 끌었지만, 이 보다 국내 최고 상류가문인 삼성가 맏사위가 삼성 평사원이란 점에서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단국대 전자계산학과를 나온 임 전무가 삼성물산에 입사한 것은 1995년 2월. 그해 5월 이 회장의 한남동 자택 개발 프로젝트에 파견되면서 이 사장과 첫 대면 뒤 서로 눈이 맞았고 호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연인사이가 된 결정적인 계기는 사회봉사 현장에서다. 임 전무가 소속된 부서는 격주로 한 아동보호시설을 찾았는데 마침 이 시설은 이 사장이 연세대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첫 입사한 삼성복지재단이 봉사활동을 펼치는 곳이기도 했다. 사회시설에서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 이들은 커플링을 나눠 끼운 연인에서 부부가 됐다.

임 전무는 이 사장과 결혼한 뒤 곧바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가 2005년 삼성전기 상무보로 복귀했다. 2007년 상무로 승진한 뒤 2009년 전무가 됐다. 당초 삼성가에선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지만, 이 사장이 집안 어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직접 설득에 나섰고 이들의 사랑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범삼성가인 신세계일가에도 샐러리맨 출신의 사위가 있다. 문성욱 신세계I&C 부사장은 2001년 2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외동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과 화촉을 밝혔다. 둘은 경기초교 동창 사이에서 한 이불을 덮는 사이로 발전했다. 당시 문 부사장은 소프트뱅크코리아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후 2004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2005년 신세계I&C 상무로 승진한데 이어 2008년 부사장에 올랐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도 ‘잘 나가는’집안과 거리가 먼 현대 평사원을 사위로 맞았다. 주인공은 정희영(선진종합 회장)씨다. 정 창업주의 유일한 사위인 정씨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입사 동기다. 정씨는 현대건설 입사 후 뛰어난 업무 능력을 발휘해 정 창업주의 눈에 들었다. 정 창업주는 외동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정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 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결혼 이후 정씨는 선진종합을 갖고 독립했다.

정 창업주의 맏손녀 은희씨는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평사원이었던 주현 IHL 대표와 연애 끝에 1995년 8월 화촉을 밝혔다. 정 창업주는 일찍 세상을 떠난 큰아들(몽필)을 대신해 은희씨의 손을 잡고 식장에 입장해 화제를 모았다.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IHL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주 대표는 한때 현대차그룹 계열이었던 에코플라스틱 부사장 등을 거쳐 2007년 4월부터 IHL 부사장을 맡다 지난해 8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배려로 IHL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1남3녀(성이-명이-윤이-의선)를 뒀다. 이중 3녀 윤이(현대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씨의 남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도 ‘현대맨’출신이다. 둘은 1995년 신 사장이 그룹 계열인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수출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만나 결혼했다. 신 사장은 1998년 현대하이스코로 자리를 옮겨 2001년 이사, 2002년 전무, 2003년 부사장, 2005년 사장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최근 국수를 돌린 현대가 역시 정략과 거리가 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큰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는 지난 9월 외국계 금융회사에 근무 중인 신두식씨와 결혼했다. 평범한 집안에서 2남 중 차남으로 태어난 신씨의 부친은 올초 세상을 떠났다. 모친은 신혜경 서강대 명예교수. 일각에선 신씨의 현대그룹 입사가 점쳐지고 있다.

경영권 물려받기도

SK일가도 서민 집안과 사돈을 맺었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막내딸 기원씨는 그룹 계열인 선경정보시스템 차장으로 근무하던 김준일씨와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두 사람의 오작교 역할을 했다. 당시 선경마그테틱의 기획부장으로 일했던 최 회장이 평소 눈여겨봤던 김씨를 여동생에게 소개했다.

최신원 SKC 회장은 2006년 5월 평범한 샐러리맨을 사위로 들였다. 최 회장의 장녀 유진씨는 미국의 금융회사에 다니는 구본철 씨를 남편으로 맞았다. 구씨는 범 LG가와 ‘먼 친척’이지만 10촌이 넘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남남이다. 두 사람은 유학 도중 자연스럽게 만나 수년간의 연애를 거쳐 웨딩마치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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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