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탈세 의혹’ 연예인 리스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0.29 10:13:34
  • 호수 11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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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겨둔 ‘톱스타 비자금’ 턴다

[일요시사 취재 1팀] 박창민 기자 = 그동안 연예인 탈세는 좀처럼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 국세청이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대기업·중견기업 사주 일가를 비롯해 의사와 교수, 연예인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연예계 탈세가 수면 위에 올랐다. 거물급 연예인들이 탈세로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탈세로 구설에 올랐던 연예인들을 짚어봤다. 
 

지난 9월부터 국세청이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대기업·중견기업 사주 일가를 비롯해 의사와 교수, 연예인 등 93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세청은 “조세회피처를 이용하거나 해외 현지법인과 정상거래 위장 등으로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 65개와 개인 28명에 대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 대상에는 대기업·대자산가 외에 해외 투자나 해외 소비 시 돈의 출처가 불분명한 중견기업 사주 일가, 고소득 전문직 등이 포함됐다. 고소득 의사·교수 등과 일부 펀드매니저, 연예인도 조사 대상에 들어갔다. 

세금 안 내고…
조세도피처로?

국세청은 조세회피처를 이용하거나 미신고 해외 계좌를 이용해 국외로 재산을 도피한 사례, 해외 현지법인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과 편법 상속·증여 등의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조사 대상은 탈세 제보, 외환·무역·자본거래, 국가 간 금융정보 교환 자료, 해외 현지 정보 등을 종합 분석해 선정됐다. 특히 이번에는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와 BVI(영국령 버진아일랜드)로부터 받은 금융 정보를 활용했다.

국세청은 올해엔 금융 정보를 제공받는 국가가 스위스를 포함, 78개국서 98개국으로 확대될 예정인 만큼 조사 효율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역외탈세 조사는 대기업·대재산가 위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중견기업 사주 일가와 연예인 등 고소득 전문직까지 검증 대상이 확대됐다.

역외탈세 자금의 원천이 국내 범죄 혐의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범죄 혐의와 관련된 내용은 정부 차원의 '해외 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공조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탈세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한 단순 소득·재산 은닉서 지주회사 제도 등을 악용해 탈세한 자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복잡해지는 추세다. 친인척 등의 미사용 계좌를 이용한 재산 은닉은 미신고 해외신탁·펀드를 활용하거나 차명 해외법인의 투자금으로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은밀해지고 있다. 

탈세 유형이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하게 진화한 배경에는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조력이 있는 것으로 국세청은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세무조사 대상에 오른 연예인들의 이름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지난 지난달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서 “조사받는 유명 연예인의 정확한 숫자는 말하기 곤란하다”며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으로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사람이다. 탈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세무조사를 받은 연예인들의 명단이 서서히 오르내리고 있다. 

내조의 여왕, 김남주

최근 배우 김남주가 국세청 조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삼성세무서 조사과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일정으로 김남주에 대한 개인 통합세무조사를 진행했다.

개인 통합세무조사란 소득세뿐 아니라 개인 사업과 관련된 부가가치세, 원천세 등을 함께 조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속세와 증여세, 양도소득세 등 재산과 관련된 세금은 조사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국세청은 김남주에 대한 세무조조사에서 경비 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수입 금액 누락 여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는 약 15일간 진행됐고, 추징금 규모는 현재 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남주 측은 “김남주는 성실납세자라 15년 만에 랜덤으로 받은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라며 “조사 끝에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꽃미남 배우, 장동건

연예계와 사정기관에 따르면 강남세무서 조사과는 이달 초 배우 장동건을 상대로 한 개인 통합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동건의 개인 통합세무조사가 연예인 탈세 조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동건 측은 “장동건은 그간 성실납세자라 세무조사를 몇년간 받지 않았다. 이번에는 수년 만에 랜덤으로 진행된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다. 조사를 잘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동건은 앞서 탈세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2017년 11월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의 한국인들 2017’서 장동건이 대주주로 있던 회사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영화 관련 페이퍼컴퍼니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세청 연예계 전격 세무조사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

<뉴스타파>는 버뮤다 법률 회사 애플비의 유출 문서를 통해 장동건이 출연한 영화 <워리어스 웨이>이 관련된 문서들을 발견했다. <워리어스 웨이>를 제작한 한국의 보람엔터테인먼트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한 페이퍼컴퍼니의 계약서였다. 

페이퍼컴퍼니의 이름은 ‘론드리 워리어 리미티드’. ‘론드리 워리어’는 영화 <워리어스 웨이>의 기획단계 명칭이었다. 보람엔터테인먼트는 저작권을 포함해 영화와 관련한 일체의 권리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 ‘론드리 워리어 리미티드’에 넘겼다.

영화 <워리어스 웨이>와 관련된 또 다른 계약서도 발견됐다. 스타엠이라는 한국 회사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있는 페이퍼컴퍼니 론드리 워리어 리미티드에 투자를 한다는 내용이다. 투자 금액은 1000만달러(110억원) 가량이다. 투자금은 론드리 워리어 리미티드가 지정하는 뉴질랜드의 은행 계좌에 넣도록 돼있다.
 

그런데 스타엠은 장동건의 매니저 출신이 설립한 회사다. 장동건 역시 회사 설립 당시 5% 이상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였다. 조세도피처의 페이퍼컴퍼니와 계약이 체결됐던 2007년 11월에는 3%서 4%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스타엠의 주가는 장동건이 유상 증자를 받을 때나 론드리 워리어에 대한 투자 계약이 공개됐을 때 이른바 연예인 효과로 인해 급등하기도 했다. 그동안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자신의 음악 저작권을 옮겨둔 사실이 밝혀졌다. 

연극계 대모, 윤석화

배우 윤석화도 국세청의 타깃이 됐다. 국세청은 최근 윤석화와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을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국세청이 지난 12일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과 개인을 자체 선별한 후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할 때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윤석화 부부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요원들을 전격 투입했다. 

국제거래조사국은 여느 지방국세청 조사국과 달리 국내외 기업이 소득이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이른바 역외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곳이다.

윤석화 부부는 2013년 5월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3차 명단을 공개할 당시 1990년부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프리미어 코퍼레이션 등 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김 전 사장은 버진아일랜드에 1990년 프리미어코퍼레이션과 2001년 자토 인베스트먼트, 1993년 PHK홀딩스리미티드를 세웠다. 1993∼2005년 사이 윤석화는 김 전 사장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가운데 멀티-럭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  STV아시아, 에너지링크홀딩스의 주주로 등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사장은 국내서 처음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이 회사 이름으로 주식을 매매해 수익을 얻는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이었다. 

서울대(경영학과)와 미국 하버드대를 나온 그는 주식과 국제 금융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후 외화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고 중앙종금은 부실기관으로 지정된 후 파산했다.

당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윤석화는 자신이 발행인으로 있는 월간 <객석>을 통해 “남편의 사업을 돕고자 이름을 빌려줬던 사실은 있지만,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고, 여기에 임원으로 등재한 사실은 몰랐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일각에선 조세피난처가 개인과 기업의 대규모 탈세 창구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는 여느 조사와 달리 강도 높게 진행될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거액의 세금 추징과 함께 검찰 고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엘레지 여왕, 이미자

가수 이미자는 지난 9월, 세금 부과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서 패소했다. 2년 전, 탈세 의혹에 휘말려 세무조사를 받은 이미자는 이번 소송서 패소하면서 세금 19억90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은 “공연료 수입액보다 턱없이 적은 금액만 신고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은닉행위를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19억9000만원의 세금 중 일부를 취소해달라는 이미자의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세무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자는 지난 2006년부터 10년간 가수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 76억원 중 58%에 해당하는 44억원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그간 매니저를 통해 현금으로 공연수익금을 받거나 아들에게 현금 증여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탈루 방식 복잡·정교하게 진화
그동안 구설에 올랐던 스타는?

그의 탈세 의혹은 지난 2016년 8월 16년간 이미자의 공연을 관리했던 공연기획사 이광희 하늘소리 대표에 의해 폭로됐다. 당시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미자가 10년간 공연료 소득 35억원을 10억원으로 축소 신고했다”며 “25억원의 소득을 누락 신고하고 자사에 대납을 요구해 금전적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그는 “이미자 스스로 탈세한 사실을 밝혔다”며 이미자와의 전화통화 육성 녹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류스타 장근석

배우 장근석은 2015년 100억원 이상의 추징금을 납부한 바 있다. 당시 장근석의 순수 탈세액만 100억원에 육박하며, 소득신고 누락액은 수백억원대로 추정됐다. 장근석은 중국 등 해외활동 수입의 상당 부분을 신고하지 않았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를 적발해 추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에 대해 별도의 고발 조치 없이 세무조사를 마무리했다. 
 

장근석의 해당 탈세 사건 조사는 2014년 11월에 종결됐다. 그해 6월부터 반년에 걸쳐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장근석은 100억원대 추징금을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는 이에 대해 반박했다. 장근석이 외화수입 탈세로 인한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것도 아니고 장근석이 소속돼있는 소속사의 정기적인 세무조사였다고 주장했다. 또 정기 세무 조사에는 성실히 임했고, 관계당국의 조사과정서 당사의 회계상의 오류로 인한 일부 잘못된 부분에 대해 수정신고 후 납부를 완료한 상태라고 했다. 

당시 소속사 측은 “실체적, 절차적인 부분에 맞춰 납부의무를 명확히 이행하였고 관계당국도 고의성이 없음을 인정해 고발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검찰조사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보도과정서 마치 장근석이 거액의 추징금을 내고 탈세한 혐의가 있다는 추정 보도를 내며 그것이 사실인양 지속적인 보도가 돼 대중들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배우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에 당사는 심히 유감을 느낀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연예인에 대한 국세청 탈세 조사가 역외탈세에 국한돼있다. 하지만 세무업계는 연예인들 사이서 최근 재테크 수단으로 자주 활용하는 빌딩(단독주택 등)을 매입 후 관리하는 과정서 소득탈루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 홍대나 이태원, 강남 등에서 빌딩이나 단독주택을 매입 한 후 리모델링을 거쳐 카페나 음식점으로 용도를 변경해 영리활동에 나서는 연예인들이 종종 있는데 가족이나 친척에게 영업장 관리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소득세, 부가가치세, 증여세를 탈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상가나 사무실을 특수관계인에게 무상 임대했다면 주변 상권의 크기가 같은 상가나 사무실이 내년 임대료를 기준으로 10%를 부가가치세가 추징된다. 만약 무상 임대한 것과 크기가 똑같은 상가나 사무실이 없다면 세법이 정한 계산방법에 따라 과세표준이 결정된다.

소문 속 주인공
계속 나올 전망

무상으로 임대해준 연예인은 부당행위계산 부인 문제가 발생한다. 현행 소득세법은 특수관계인에게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부당하게 조세부담을 감소시킨 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한다. 

무상으로 상가를 빌려 쓴 가족이나 친척은 증여세 추징이 발생할 수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특수관계인이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이익을 얻는 경우, 이를 특수관계인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

증여재산가액은 무상사용한 날로부터 5년마다 5년간의 무상사용을 이익을 한꺼번에 과세하는데, 5년간 증여재산가액이 1억원 미만이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경우 바쁜 스케줄로 인해 자신이 직접 빌딩을 관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역외탈세의 경우 그 규모가 매우 크고 복잡한 반면 국내 탈세 유형은 비교적 흔히 일어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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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